말쑥한 라이프스타일 오브제

조회수 2019. 12. 13.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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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 S & D Space Full F35 & F20

북쉘프 스피커의 과제

▲ 미성 S&D 사의 스피커 스탠드 ST - 580. 기둥 속에 황토볼을 채워 진동을 억제하는 충진재를 넣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진동에 대한 연구와 해결작업은 종종 스피커제작과 설계로 연결되곤 한다. 물론 진동의 문제는 스피커의 전체가 아닌 한 부문에 해당하지만 좋은 스피커에 접근하는 중요한 관건이 되는 건 분명하다. 특히 하이파이 스피커가 사이즈는 축소하고 다이나믹과 대역은 확장시켜가면서 스피커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의 문제는 사운드 품질에 직접 관여하며 컨셉에 맞는 스피커 스탠드는 특정 스피커의 연장선이라 할 만큼 스피커 성능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어왔다. 알려진 바, 스테레오파일의 평론가들은 소형 스피커들을 추천기기 리스트에 올리면서 특정 스탠드에 거치했을 경우를 거의 예외없이 조건부로 언급하고 있다.





스탠드를 금속재질로 제작하는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90년대 이래의 북쉘프 스피커들을 접하는 동안 주로 금속 재질 스탠드가 주류가 되어왔으며 오히려 목재 스탠드가 드물었다. 파운데이션(Foundation)사의 제품을 전용으로 지정했던 BBC 모니터들이 그랬고 셀레스쳔이나 어쿠스틱 에너지, ATC의 제품들이 그랬다. 주로 제품 사이즈를 초월한 강력한 파워핸들링과 넓은 대역, 그리고 정교한 묘사를 구사하는 스피커들일 수록 스탠드의 중요성은 커졌고 공통적으로 금속제 스탠드를 디폴트로 하고 있었다.




미성 스토리


벌써 몇 번째 풀레인지 시청실에 올 때마다 눈에 들어오던 이 깜찍한 두 스피커를 정식으로 대면하게 되었다. 안그래도 궁금했던 건, 꽤 오래 전 월간지를 통해 익숙하던 제품을 닮아있어서 혹시 그 회사의 제품이 아닌가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90년대 일본판 스테레오 사운드에 간혹 등장하던 ‘ 리디머 ’라는 스피커가 있었다. 제작자나 기타 제품의 보급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어서 스피커를 정작 구경도 못했지만 마치 크리켓 배트 모양으로 생긴 이 스피커가 떠올랐다. 혹시 이 화이트 톤 스피커들이 그 리디머의 최근 제품들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나무 재질로 제작한 그 제품과는 서로 전혀 연관이 없겠지만 말이다.



제품에 대한 설명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워 구체적인 제품정보에 대해서는 제조사와 연락을 해야 했는데, 그 전까지 시청을 전후해서 필자가 이 ‘ 스페이스 풀 ’ 시리즈 스피커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던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 제품의 재질이 금속이다.

• 풀레인지 유닛 한 개 만을 사용한 싱글 유닛 구성이다.

• 제품 하단에 좌우 두 개의 방향으로 홀을 낸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이다.

• 음악과 사운드 품질에 경험이 많은 애호가가 제작했다.

• 전문가 수준의 디자인과 마감을 하고 있다.


제작사인 ‘미성 S&D’는 금속가공 및 디자인의 전문그룹이다. 1989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올해 꼭 30주년이 되는 중견업체이다. 필자를 포함해서, 굳이 금속가공 전문가가 아니라해도 ’스페이스 풀’ 두 기종을 잠시 살펴보면 가공방법이나 디자인이 최소한 하이파이 오디오 등급이라는 점을 그리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다거나 기교가 많이 들어간 외관은 아니지만 금속을 오랜 동안 다루어 온 전문가의 재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이파이 제작사 이전에 ‘미성 S&D'는 금속을 소재로 한 인테리어와 조형물 등 디자인과 표면가공에 특화된 사업을 오랜 동안 운영해 왔으며, 래커차량용 구조물과 같은 견고하고 물리적 성능이 관여하는 영역에까지 포트폴리오와 히스토리를 거쳐왔다고 들었다.



원통과 육면체의 중간형태를 하며 상단으로 좁아지는 구조는 얼핏 에스텔론의 YB나 익스트림 같은 제품의 미니어처 같은 인상도 느껴지는데 실물을 본 적 없는 채로 이미지검색을 해보니 이 제품이 스탠드 디자인을 원형으로 해서 스피커로 제조했음을 알 수 있었다. 스탠드와 같은 모양의 스피커… 매우 특이한 경우라 생각된다. 인클로저가 금속이라는 것도 근거리에서 관찰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제품을 무심코 지나치는 그 동안은 플라스틱 사출물이라 생각해왔었다. 



제품정보가 없는 상태에서는 내부에 가이드홀이라든가 체임버 구조를 갖춘 구조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그렇지 않다면 통제된 인클로저의 자체 공진을 기반으로 아래쪽 두 개의 리플렉스 홀로 상단에 장착한 유닛의 반사 울림을 내보내는 구성일 것으로 짐작되었다. 실제 제품이 그러했다. 강성이 필요한 외부는 스틸, 구조 및 어쿠스틱 디자인이 필요한 내부는 알루미늄 - 이렇게 소재가 조금 다른 2개의 레이어로 인클로저를 구성했다.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제작자가 감각적인 디자인을 발휘해서, 꽤나 공들여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품 전체의 외관이 그렇기도 하지만, 제품의 구석구석 - 예컨대 제품의 뒷면에 있는 제품 스펙을 표기한 골드 톤 플레이트를 보면 그 품질과 감각이 잘 담겨 있다. 시청한 두 제품의 스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F - 35 > 

                       

사용유닛                         3.5” ScanSpeak  

권장출력                         5~20w                   

재생대역                         40Hz ~ 18kHz        

능      률                         88dB(8Ω nominal)

사  이 즈                         205(w) x 900(h) x 245(d)mm

중      량                         12kg                 


< F - 20 >


사용유닛                    2” ScanSpeak

권장출력                    5~20w

재생대역                    60Hz ~ 20kHz 

능      률                    80dB(8Ω nominal)

사  이 즈                     150(w) x 646(h) x 200(d)mm  

중      량                     5.8kg




제품간 간격을 꽤 두기도 했지만 두 제품에 소리가 은근 다른 편이었다. F-20가 미니 F-35는 아니라는 의미이고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게 보였다. 어떤 면에서는 F-20이 보다 견고하고 응집력 있는 다이나믹스를 구사할 수도 있어 보였는데 파워핸들링이 충분한 앰프로 드라이브하면 어떤 결과가 될 지 궁금했다. 제조사의 권장출력은 그리 높지 않지만 인클로저가 충분히 견고하기 때문이다. 유닛의 내입력이 어떨 지 모르지만 시청해보면 음량이 높아져도 꽤나 안정적이고 두 제품 모두 대역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들린다. 여러 음악을 들어보는 동안 귀에 더 잘 들어온다거나 하는 특정 대역의 느낌이 없이 전 대역이 고르게 들리는 건 아마 이 스캔스픽제 풀레인지 유닛의 특성이 아닐까 싶다.



두 기종이 공히 그렇지만, 부스팅의 효과조차 의도하거나 허용하지 않은 F-20의 경우는 저역의 양감이 아쉽기는 했다. 사운드 컨셉이 그렇고 바디의 용적이 그렇다. 대역상의 한계가 물론 있지만 전술했듯이 재생대역내에서 특정 대역이 강조되거나 하는 경우가 없이 대역 내에서는 문자 그대로 플랫하게 대역이 유지된다. 원 유닛 구성이라고 해서 모두 이런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오디오파일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장착 유닛의 특성을 이해하고 스피커 바디 설계에 반영해서 유닛의 퍼포먼스를 잘 이끌어 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스피커 공히 가장 큰 장점으로는 청감상 매우 명쾌하다는 점을 우선 얘기해야할 것이다. 소스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모호해지거나 리듬이 엉키는 등의 경우는 일단 없었다. 복잡한 연주도 툭 하고 쉽게 풀어낸다. 스피커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에 충실하게 제작되어 있다. 둘을 비교하자면 F-35의 경우 좀더 유연하게 여러 악기와 옥타브 이동을 잘 반영해서 들려준다. 린 레코드 녹음 중에서 바하의 B단조 미사 첫 곡 ‘Kyrie Eleison’을 들어보면 억제된 느낌이나 긴장감 없이 쉽게 음의 입자들이 뿌려지는 느낌이다. 



스테이징의 사이즈가 크지는 않고 스피커 사이로 다소 컴팩트한 무대가 펼쳐지지만 입체감의 품질이 뛰어나서 음악에 몰입해서 스테이징의 사이즈를 의식하고 말고 할 새가 없을 듯 싶다. 인클로저 왜곡의 간섭 없이 잘 만든 북쉘프의 인상을 준다. 높은 대역의 정교한 장점에 비해서 그보다 약간 아래쪽 미드레인지에서 음색의 재미를 가미시켜 주는 윤기가 가끔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긴 했다.



약간 빠른 피아노를 들어보면 리드미컬한 스타일이 이 제품들의 좀더 큰 장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굳이 윤색을 아쉬워 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청량하고 정확한 페이스로 거침없는 연주를 들려준다. 머레이 페라히어가 연주하는 바하 영국모음곡 2번은 이보다 상급의 스피커들이 크게 부럽지 않은 말쑥함이 있다. 간결하고 빠른 비트를 굼뜬 느낌 없이 경쾌하고 깔끔한 터치로 들려준다. 높은 대역 쪽에 하모닉스가 좀더 화려하게 피어올라주고 낮은 대역의 묵직함이 짧은 순간 느껴지면 더 바랄 게 없겠지만, 그 부분만을 간단히 패치한다고 해서 이보다 상급기가 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건 공진을 훌륭히 해결하고 있는 두 제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F-35 쪽이 좀더 폭넓은 공간과 실제 피아노 사이즈가 느껴진다. 대역의 한계가 분명하지만 F-20의 응집력 있는 소리는 보다 젊은 연주자의 스트록으로 느껴지게 한다. 대역 구간의 구성이 다른 영향으로 높은 대역의 느낌만으로 보면 F-35에 비해서 좀더 트이고 밝게 느껴진다.




한편 베이스가 타이트하고 밀도감이 높으며 모호하게 끝을 흐리지 않고 선명한 해상력을 그려내며 마감된다. F-35의 경우 강렬한 슬램을 즐길 만해서 다이나믹 특성이 뛰어난 곡이나 영화를 보기에도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역이 넓고 재생대역내 베이스의 구간 그라데이션이 매끄럽게 감쇄하고 증가한다. 대신 이 단정하고 신호 반응이 빠른 마무리는 양감이나 역동적인 파워핸들링을 즐기기엔 다소 심심할 수도 있겠다. 



드레이크의 ‘One Dance’의 베이스 비트는 강한 에너지로 왕복해서 단정하고 깔끔한 마감이 맑은 감촉을 남긴다. 업템포 비트에서도 분해력이 좋고 녹음 소스에 좀더 충실해 있다. 대신 좀더 강렬한 열기를 좀더 푸짐한 양감으로 안겨주었으면 싶을 때가 있었으며, 보컬이 주로 출현하고 활동하는 미드레인지 이상의 대역에서 윤기가 좀더 흘러주었으면 싶은 부분들도 있었다.



여러 곡을 시청해보고 느낀 점은 이 스피커에 맞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스피커가 대동소이하지만, 미성 S&D 의 제품을 대역의 구사를 전제로 해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대략 4평 정도의 공간에 최적일 듯 싶다. 특히 F-20의 경우에서 양감을 좀더 늘려서 듣고자 한다면 서재나 개인 공간 정도의 사이즈가 적절해 보인다. 물론 6평이 넘는다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며, 어떤 앰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변화할 사안이긴 하다. 빠른 반응과 단정한 베이스를 감안해 볼 때 이 스피커의 장점을 살리면서 보편적인 사운드 스타일로 듣고자 한다면 MOS-FET 소재 출력석을 사용한 앰프들이나 푸쉬풀 구성의 진공관앰프들이 좋은 커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동감 넘치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영감


시청을 마쳤을 때, 내 옆을 지나가는 직원이 물었다.


“소리 어때요? 아직 자세히 들을 기회가 없었는데”


필자는 대답했다.


“어~ 꽤 들을만해요. 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지만 기대 이상이에요. 디자인에 만듧새까지 보태면 좀더 이득이 있겠네요”



사실 이 두 스피커를 짧게 요약하면 그 내용이 그러하다.

미성 S&D의 ‘스페이스 풀’ 시리즈 두 기종은 정확하고 안정적인 재생과 심플한 디자인을 포인트로 하고 있어보인다. 우선은 생활공간 그리고 사무공간에 오브제처럼 배치해놓고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놓기에 적당한 제품들이라는 가치가 크다. 하지만 이보다 작은 공간에서 대면하고 진지한 시청을 해도 소스에 충실한 정확한 음원을 감상할 수도 있는 제품들이다. 오디오파일 자신의 스타일대로 구사해보면 그에 화답할 것이다. 다만, 좀더 윤색을 더해서 다양한 표정과 온기가 흐르게 한다면 사용자의 폭이 좀더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향후 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서 2웨이 구성의 스피커를 디자인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높은 대역은 디퓨징시키고 낮은 대역은 가이드라인을 따라 리플렉싱을 하게 되면 좀더 바람직한 결과가 될 듯 싶었다. 물론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서 상위 라인업으로 개발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지금 상태로도 겨울 아침에 비발디의 ‘조화와 영감’을 들으며 커피 한 잔을 한다면 머리 속이 맑은 영감으로 채워질 것만 같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F - 35


사용유닛                         3.5” ScanSpeak

권장출력                         5~20w

재생대역                         40Hz ~ 18kHz

능     률                          88dB(8Ω nominal)

사 이 즈                          205(w) x 900(h) x 245(d)mm

중     량                          12kg


F - 20


사용유닛                         2” ScanSpeak

권장출력                         5~20w

재생대역                         60Hz ~ 20kHz


능     률                          80dB(8Ω nominal)

사 이 즈                          150(w) x 646(h) x 200(d)mm


중     량                          5.8kg


I M P O R T E R & P R I C E



수입원                          미성S&D (010 - 5336 - 7601)

가   격                          F - 20 : 99만원

                                   F - 35 : 1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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