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진동판이 내주는 SOUL(혼)이 깃든 사운드

조회수 2019. 11. 22. 16: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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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hion Argon 0 & Helium 510 스피커


최근 들어서 오디오적 쾌감은 무엇이고 오디오 음질을 통한 음악적 교감과 음악적 감동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기술적인 테크니션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음악적 감동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대적인 물량투입이나 현대적인 설계법을 아예 무시하고 좋은 소리를 만든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엄밀하게는, 오디오 유저 입장에서 청음을 해본다고 해서 그 스피커가 클래시컬한 음을 내는 스피커인건지 아니면 초현대적인 음을 내는 스피커인건지 알기가 쉽지 않다. 왜냐면, 필자의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청음샵이 그걸 별로 고려하지 않고 매칭하거나 들려주는 매니져도 비교적 입문기 가격대에서는 그걸 잘 의식하지 않고 들려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클래시컬한 음을 내는 스피커와 현대적인 음을 내는 스피커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스피커가 생긴대로 음을 낸다고 했었다. 현대적인 음을 낼려면 겉모양도 현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겉모양을 통울림이 많이 발생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 놓고 가장 현대적인 음을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건 마치 따뜻한 아이스커피라는 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이면서 재생하는 음질은 과거 전형적인 클래시컬 디자인의 스피커와 유사한 음을 내는 경우도 있다. 기술이 설계법과 디자인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 최근 다양한 디자인의 스피커들이 나오면서 스피커가 하나의 "오브제" 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네모난 박스 모양의 스피커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동그란 스피커도 있으며, 가죽이나 금속을 스피커 제작에 사용하기도 한다. 혹은 트위터 주변에 패브릭을 붙이기도 하며 동그랗게 트위터 주변을 깍아서 혼형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이 과거의 클래식을 넘어서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앰프온 스피커에서 음질은 정의하고 연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몇가지 있다. 일단 가장 청명한 음을 낸다는 티타늄 트위터다. 둘째는 티타늄 트위터에서 재생되는 음을 원형의 2차 혼형 진동판을 통해서 음의 확산을 직진성을 살리기 보다는 아날로그적이고 우아하게 펼쳐지도록 설계했다. 셋째, 헬륨 시리즈는 통을 가볍고 울림이 있도록 만들어서 중저음을 강하게 강조하지 않지만, 전체 음색이 소프트하고 솜사탕처럼 느껴지도록 제작했으며, 반대로 아르곤 시리즈는 통을 무겁게 제작하면서 특유의 청량하고 아방가르드한 분위기의 중고음에 탄탄한 밀도감과 단단함의 저음까지 갖춘 스피커인 것이다.

앰피온은 다른 음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다른 필자들도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오디오 평론을 하는 이유는 뭔가 다른 음질을 즐기기 위함이다. 바꿔서 말하자면 더 좋은 것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 목적이 아니다. 좋은건 많다. 그렇지만, 좋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입증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사람들이 일관적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마니아로서 더 좋은 것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다른 매력을 가진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예컨데, 일반적인 영국 오디오와 미국 오디오의 성향은 많이 다르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오디오를 사용하는 공간의 차이가 가장 클 것이고, 국민성에 따라 미국인들은 워낙 호방하고 스케일감이 좋고 쭉쭉 뻗어주면서 꽂히는 음을 좋아하지만, 영국에서는 그와는 반대로 절대로 자극이 없는 오디오들이 대부분이다. 너무 적극적이지도 않으며, 너무 화끈하지도 않으며 너무 호방하지도 않다. 전통적으로 영국에서 인기가 좋았던 스피커들은 대부분 섬세하면서 포근해야 하며 온기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톨보이 스피커가 인기가 좋지만, 영국에서는 압도적으로 북쉘프 스피커가 더 많이 팔린다고 한다. 규모의 차이인 것이다.

그런데 같은 유럽이라도 영국과 다른 유럽 대륙의 지역 국가들간의 오디오도 성향 차이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독일, 덴마크, 이탈리아, 프랑스가 모두 다르며, 최근에는 핀란드 오디오도 독특한 개성을 무기로 틈새 공략을 잘 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영국은 전세계를 지배하던 왕국 아닌가? 오디오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오디오 산업의 역사를 만든 곳도 영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유럽이라도 다른 후발지역에서는 동일한 영국적 성향으로 승부를 보기는 힘들다. 그래서 당연히 다른 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고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핀란드의 앰피온은 영국이나 미국 오디오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가장 핵심은 청량한 중고음과 혼 트위터다.




혼 진동판이 내주는 SOUL(혼)이 깃든 사운드


심지어 혼 트위터는 미국제와 유럽제도 다르게 나온다. 미국의 혼은 사각형이 대세였다. 그런데 유독 유럽의 혼트위터는 원형이 일반적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원형 혼은 음이 아방가르드하게 재생된다. 아방가르드하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JBL이나 클립쉬 같은 미국의 혼트위터 스피커들은 음이 칼칼하고 시원시원하게 뻗는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것이 그들의 정체성이다.

그런데 유럽의 원형혼은 트위터에서 재생된 음을 원형으로 재반사를 시킨다. 그래서 청량하고 생생한 음이 재생되는 것은 맞지만 그 음이 다이렉트하게 바로 청음자에게 꽂히는 것이 아니라 아련하게 원형을 그리면서 재생되는 것이다. 입에 양손으로 나팔 모양을 만들어서 목소리를 내면 좀 더 살집이 붙으면서 아련하고 우아하게 울림이 생기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미국의 혼형 스피커를 설명할 때는 그 혼의 재질이 플라스틱인지 금속인지도 따진다. 진동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부위이니만큼 그 진동판의 재질까지 따지는 것이다. 그런데 앰피온은 나무다. 그것도 차이를 발생시킨다.

기본 트위터는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티타늄 트위터다. 같은 금속 트위터라도 알루미늄 트위터가 요즘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티타늄은 알루미늄 트위터보다도 더 청량한 음을 재생한다. 다만, 음의 개방감이나 생생함이 좋기는 하지만, 전혀 자극적인 음은 아니다. 원형 혼 덕분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청량하고 생생하면서도 이렇게 아방가르드하고 감미로운 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유저들과 함께 즐겨보고 싶은 심정이다.



헬륨 시리즈와 아르곤 시리즈와의 차이점은, 동일한 사이즈 대비 헬륨 시리즈가 더 가볍다. 거의 같은 사리즈인 헬륨410과 아르곤제로의 무게 차이가 1KG가량 난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헬륨410의 무게가 4KG이기 때문에 25프로 차이라고 환산하면 작지 않은 차이인 것이다.

헬륨510이 되면 부피가 커지고 우퍼 유닛도 더 커지면서 무게가 늘어나는데, 헬륨510은 중저음의 양감이 늘어나서 빈약하지 않은 음을 재생하지만, 아르곤제로에 비해 저음의 밀도나 당당함보다는 저음의 양감이 소프트하게 번지면서 소프트하고 투명하면서 솜사탕 같은 음을 내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아르곤은 중저음의 밀도와 당당함이 탄탄하다. 당연히 중저음은 중고음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치 중음의 재생력에 살집과 근력을 제공해 주는 느낌이어서 같은 브랜드라도 헬륨과 아르곤은 음색이 제법 다른 편이다. 아마도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서도 평가도 제 각각일 것이다.

이번 리뷰에서는 가격이 같지만 크기는 다른 헬륨510과 아르곤제로를 비교 평가했다.



이보다 더 예쁜 음이 또 있을까?


아르곤 0(제로)와 헬륨510을 비교해서 재생했다. 앰프는 유니슨리서치 유니코 프리모와 유니코 듀에를 사용해서 테스트 했다.

본래가 중립적인 기기들끼리만 매칭하면 중립적인 매칭은 될 수 있어도 뭔가 독특하고 매력적인 음은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립적인 매칭은 대부분 추천되는 매칭이지만, 때로는 아주 상반되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매칭으로 기대 이상의 매력적인 음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필자는 그런 재미가 있는 매칭과 생각치도 못했던 매력의 음질을 더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다.

유니슨리서치 유니코 듀에는 동생인 유니코 프리모보다 물량투입은 더 많이 되었지만, 오히려 또랑또랑한 느낌은 덜한 앰프다. 일부 유저는 동생인 유니코 프리모가 더 또랑또랑하고 중음에 힘이 실린 음을 낸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실제로도 그렇다.

그에 비해 유니코 듀에는 힘이 있는 음이라기 보다는 가능한 섬세한 음을 내는데 기획 의도가 맞춰진 음을 내고 있다. 배음이 많고 풍부하며 보푸라기의 느낌, 혹은 입자감을 한결 더 많이 낼려고 노력하는 앰프다. 그래서 밝은 성향의 스피커들과 잘 어울린다. 밝은 성향의 스피커들과 매칭하면 정말 아련히 깊고 소담스럽고 정겹고 지극히 대단히 섬세한 울림과 촉감의 음을 내주는 것이다.



Mozart: Piano Concerto No.21 In C, K.467 - 2. Andante

가면 갈수록 좋아하는 음질에 대해서 설명하기가 힘들어지는데....

맑고 투명하며 영롱함의 정점의 음이다. 물론, 비슷한 가격대비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유사한 가격대에서 이정도로 투명하고 영롱한 음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단순히 투명한 것만이 아니라 영롱하다는 표현을 쓴다. 영롱하다는 표현은 단순히 투명하게 뻗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아함과 섬세함과 약간의 볼륨감이나 보들보들한 솜결같은 촉감도 함께 갖추고 있어서 사용하는 칭찬이다.


앰피온 스피커는 트위터에서 재생하는 음을 원형 2차 진동벽 개념의 트위터 주변의 혼형 배플을 이용해 직진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넓게 펼쳐주면서 우아한 파동을 만들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분명 트위터 자체에서 재생하는 고음은 굉장히 청명한 음이다. 트위터 주변에 손을 대고 그쪽으로 귀를 대고 지향성을 살려서 귀로 바로 직접음을 들으면 오히려 너무 청명해서 귀가 자극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원형 배플에서 2차 진동이 이뤄지고 우아하게 넓은 원형의 반경으로 펼쳐지면서 그 음색이 지극히 투명하면서도 영롱한 음이 완성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딱딱한 성향의 앰프를 매칭하게 되면 결국은 섬세함보다는 딱딱하고 직진성이 살아나면서 피곤한 음이 될 수 있다.


아르곤 제로나 헬륨이나 저음의 양감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저음을 강조하는 스타일의 스피커는 아니다. 그렇지만, 저음을 아예 배제했다기 보다는 저음을 줄이고 중음의 청명함이나 투명함을 좀 더 살린 설계인 것이다.

아르곤 제로만 하더라도 우퍼 유닛이 북쉘프 스피커 중에서도 작은 편이다. 우퍼 유닛이 작더라도 중저음의 밀도나 살집을 표현해 주는 능력은 좋다. 저음의 양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늘어지는 양감을 더 늘리기 보다는 중음의 질감 보완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적절히 해주면서 대단히 매력적이고 관능적인 피아노 음을 완성하고 있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이보다 더 좋은 피아노 음을 거의 못 들어본 것 같다. (청음을 할 당시의 메모에는 전혀 못 들어봤다고 메모가 되어 있지만, 본문을 다시 작성하면서 ‘거의’ 를 추가했다)

헬륨과 아르곤의 가장 큰 차이는 저음의 응집력과 밀도감이다. 아르곤은 저음이 제법 옹골차게 나오지만, 헬륨은 중음의 상큼함을 더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앰프를 유니슨리서치로 물리니 헬륨도 저음이 허전하다는 느낌이나 중저음에 밀도감이 약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아르곤의 경우도 저음이 기본적으로 옹골차고 밀도감이 좋기 때문에 더 이상 앰프에서 저음을 단단하게 만들거나 저음의 임팩트나 단단함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오히려 음질을 망칠 수도 있다. 오히려 그 옹골찬 저음을 살짝 풀어헤쳐 주는 것이 더 낫겠다.

그런 점에서 유니슨리서치 같은 성향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Adam Ben Ezra - Flamenco (Pin Drop / Live Session)

아르곤은 확실히 보기보다 저음이 부족하지 않다. 순간적으로 꽝 하고 뚝 떨어지는 저음을 잘 내주는 편은 아니지만, 이 곡에서 현악기의 보잉을 넓고 그윽하게 표현하는 것은 정말로 크기 이상의 공간감과 자연스러움을 발휘해 준다.


6평이 넘는 공간인데 아르곤 제로 하나로도 리얼한 공간감이나 사실적인 표현력에서 딱히 부족함을 느낄 수가 없다.

콘트라베이스를 튕겼을 때의 볼륨감이나 탄력감도 충분하다. 순간적으로 강력하게 저음을 내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감미롭고도 탄력감 있게 내는 것이 중요한데, 기대 이상으로 그런 표현을 잘 해주고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은은하고도 그윽하게 중저음을 밀어주고 음색톤을 낮게 재생해 주는 유니슨리서치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기타 소리도 대단히 감미롭고 간드러진다. 중음의 생동감 있는 율동감과 이미징에 간드러지는 중저음의 탄력감까지 너무 잘 갖춰진 음이다.


특히, 혼 트위터 특성상 울림이 크고 넓다는 것이 이런류의 음악을 재생하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작지만 음악을 음악답게 재생하는 풍부한 표현력과 함께 넓은 공간감까지 너무 훌륭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심규선 (Lucia) - 부디 (Album Version)

원래가 이 곡은 국내 대중가요 특성상 대부분의 입문용 오디오로 재생하더라도 목소리 톤이 밝고 하이톤으로 투명하게 재생되는 곡이다. 왠만한 오디오에서 재생해도 대부분 좋게 들리는 곡이긴 한데, 유독 앰피온 스피커에서는 보컬의 목소리가 마치 빛이 나도록 세공되어 있는 것처럼 내고 있다. 중앙의 이미징이 약간 크게 표현되기는 하지만 중앙의 이미징이나 스테이징이나 입체감도 대단히 훌륭하다. 소스기로 오렌더를 사용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케이블도 30만원 넘는 케이블도 없다. 충분히 음이 밝고 개방적일 것 같아서 텔레륨Q 블루 스피커 케이블과 인터선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음의 투명도나 생동감 측면으로도 동급 최고 수준이지만, 이 촉감이 매우 섬세하면서도 감미로운 느낌이 있다. 그 목소리의 울림과 중음의 표현력이 아늑한 느낌이 있지만, 공간감이나 음장감이나 이미징의 느낌은 매우 뛰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존하기 힘든 아방가르드한 특성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이 기특할 따름이다. 이정도로 투명하고 개방적이면서도 이정도로 아늑하고 감미로운 음을 내는 스피커는 흔치 않았는데, 그런 특성들이 결합되어 오디오적인 기교도 좋지만 재생음의 촉감이나 질감이나 공간감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느낌으로 들려주고 있다. 매우 기특한 특성이다.


다이애나 팬톤(Diana Panton) – Moon River

일반적으로 금속 진동판을 사용한 돔형 스피커는 직진성이 강하다. 리본 트위터가 그에 비해 세세한 음을 재생하지만 직진성은 강하기 보다는 리본 트위터는 주변의 공기를 진동시켜서 공간감과 입체감을 형성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앰피온의 원형 혼 트위터도 공간감을 넓게 그리는 특성이다. 직진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넓고 우아하고 탁 트인 전망으로 공간감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 보컬을 감상하더라도 투명함과 함께 지극히 우아하고 아늑한 느낌으로 재생하는 느낌이 있다.

이런 이유때문에 스피커의 크기는 작지만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재생하더라도 중음은 뻗기만 하고 저음은 허전한 느낌으로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 제법 근사한 공간감과 무대감을 연출해 주는 것이다.


J. S. Bach Partita No. 2, in D minor.(Hilary Hahn)

사실 저음이 어느정도 나와주는 피아노 곡이나 목질감이 있는 보컬곡보다는 바이올린 곡이 좀 더 생동감이 극대화 된다. 다만, 생동감이 극대화 된다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좀 더 선열하고 좀 더 깔끔 단정하면서도 그 중음의 선이 정묘하게 묘사되는 것이다. 오히려 잡음이 적고 군더더기가 없는 것은 아주 좋다. 다만, 다른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스피커들에 비해 약간 더 차갑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은 참고를 해야 한다. 다만, 그게 듣기 싫을 정도는 아니며, 굳이 차가운 음을 내는 앰프를 매칭하지만 않으면 될 듯 하다.


마치 바로 앞에서 바이올린이 재생되는 것처럼 실체감이 두드러지는 음인 것이다. 군더더기가 없고 공기감까지 느껴질 정도로 정묘한 묘사력이다. 바이올린 소리가 공기와 맞닿아서 그 공기에서 다시 반사된 느낌의 홀톤까지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유니슨리서치 유니코 듀에가 워낙 그러한 배음이나 음의 보푸라기 같은 느낌을 좀 더 풍부하게 재생하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음인 것 같기도 하다. 이 음을 좀 더 딱딱하고 힘있게 조여서 재생하면 이런 공기감을 느낄 수가 없게 된다. 딱딱한 성향의 주변기기 매칭하지 말라는 의미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더 돋보이고 더 매력적인 것을 찾았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새롭고 독특한 오디오 기기를 너무 좋아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일 좋은 것 하나만 알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많이 해보면 해볼수록 제일 좋은 것을 사용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음질을 잘 이해하면서 즐겁게 즐기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포인트다. 유명한 쉐프의 비싼 식상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의 맛이 정말로 맛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일반 소비자의 입장과는 다르게 오디오 평론가들이 생소한 제품을 칭찬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이다. 오디오 평론가는 유명한 것과는 무관하게 더 매력적인 것을 중요하게 따지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오디오 제품을 반복적으로 테스트를 하는 필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A 제품은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면 너무 매력적이고 너무 재밌고, B 제품은 또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면 너무 매력적이고 너무 재밌고 하는데, 이런 이야기가 아마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뭐든지 다 좋다고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바꿔서 비유를 하자면, 돼지고기는 어떻게 조리해 먹으면 맛있고, 닭고기는 또 어떻게 조리를 헤먹으면 맛있다고 말하는 것인데, 뭐든지 다 맛있다고 비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헬리움은 파스텔, 솜사탕, 바닐라아이스크림.
아르곤 제로는 마치 단정하게 가공된 에메랄드 같은 음


본문에서도 설명을 했지만, 이 스피커들이 발휘하는 중고음의 청량감이나 투명도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이보다 청량감이나 투명도나 중고음의 펼쳐짐이 더 좋은 스피커를 찾기란 쉽지 않다.

물론, 청량감이나 투명도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음질이 최종적으로 완벽하게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지만, 앰피온 헬륨과 아르곤 제로는 중고음의 청량감과 투명도나 중고음의 펼쳐짐도 좋으면서 감성적인 음의 아련함이나 감미로움, 아날로적인 표현력까지 좋은 스피커다.

그리고 헬륨은 중저음의 밀도는 살짝 빼고 저음을 소프트하게 재생하면서 중고음의 투명함을 좀 더 부각시킨 스피커다. 그리고 반대로 아르곤 시리즈는 중저음의 밀도감까지 갖추고 있는 형태다.



구동은 당연히 아르곤 시리즈가 힘들고 헬륨 시리즈는 구동이 쉬워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앰프와의 매칭에서도 밀도감이나 당당함이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중고음의 투명함이나 예쁘고 입체적이며 초롱초롱한 느낌은 정말 예쁘게 표현된다. 그렇지만, 다소간의 음의 밀도가 떨어지고 가볍고 얇은 느낌이 싫다면 아르곤 시리즈는 선택하기 바란다. 아르곤 제로정도면 밀폐된 방은 물론, 앰프만 잘 물려주면 신기하리만큼 거실에서도 잘 어울리는 음을 내준다.

개인적으로는 앰프를 잘 매칭해서 아르곤 제로로 음악을 듣는 것이 더 취향에 맞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입문자일수록 헬륨쪽에 더 마음에 갈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음악 감상을 즐거움을 아낌없이 전달해 주는 아주아주 기특한 스피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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