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B Discrete DAC 이 R2R DAC이 탐나는 5가지 이유

조회수 2019. 10. 8. 15: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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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B Discrete DAC 추천기

▲ 마이텍(Mytek)의 Manhattan(맨하탄) II DAC

현재 필자는 마이텍(Mytek)의 Manhattan(맨하탄) II DAC을 쓰고 있다. 네트워크 렌더러 모듈이 없는 모델로, 솜(SOtM)의 USB 네트워크 트랜스포트 sMS-200 Ultra(울트라)에 물려 잘 쓰고 있다. 아날로그 입력단과 볼륨단이 있어 프리앰프로도 활용 중이다. 성능이 꽤 괜찮은 헤드폰 앰프도 내장해 이래저래 마음에 드는 DAC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미련 같은 게 하나 있다. 그것은 MSB DAC이다. 상위 세 모델(Select II, Reference, Premiere)은 필자 입장에서는 넘사벽 가격대라 진작 마음을 접었지만, 막내 Discrete(디스크리트) DAC은 조금만 더 무리했더라면 손아귀에 들어올 수도 있었다. R2R DAC 테크놀로지에 관한 한 ‘투 톱’(다른 한 곳은 토탈DAC)이라 할 MSB DAC의 유저가 되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가격 문제와 함께 당시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위 모델 프리미어 DAC에 대한 비교였다. 가격이 1000만원 정도 더 비싸지만, R2R 모듈 개수와 클럭 품질을 비롯해 출력 임피던스 같은 일부 스펙에서 확연히 ‘막내’ 디스크리트 DAC을 앞서 있었던 것이다. 실제 두 DAC 소리를 비교해봐도 프리미어 DAC이 앞섰다. 이러다 보니 필자는 거의 선택장애를 일으키다시피 했고 그러다 시간만 흐르고 말았다. 


최근 풀레인지 시청실에서 디스크리트 DAC을 또 들었다. 지난 4월에도 한차례 들었으니 5개월만에 다시 만난 셈이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 다르다. 4월 시청은 리뷰를 위한 것이었고, 이번 시청은 ‘내가 구매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임한 것이다. 잘 아시겠지만 이 차이는 매우 크다. 따지고 감안할 변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글은 이러한 필자의 사심을 최대한 솔직히 담았다. 이 점을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좋겠다.

▲ MSB DAC 라인업
디스크리트 DAC는 라인업 중 가장 막내급이다.

디스크리트 DAC 옵션 및 가격 비교

▲ MSB Discrete DAC. 우측의 검정 섀시로 된 전원부 모듈은 2개까지 확장가능하다.

풀레인지 시청실에 있는 디스크리트 DAC은 외장 전원부(Desktop Power Supply)가 2개 물려 있었다. 기본은 1개인데 음질 향상을 위해 하나 더 추가한 것이다. 또한 최대 2개까지 집어넣을 수 있는 입력 모듈로 네트워크 렌더러 모듈과 쿼드 레이트 DSD & MQA USB 모듈이 장착된 상태다. 전에 리뷰할 때 확인한 것이지만, MSB DAC에서 네트워크 렌더러 모듈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라고 본다.


이 상태에서 디스크리트 DAC과 프리미어 DAC의 가격을 비교해봤다. 기본 옵션만 놓고 보면 프리미어 DAC이 딱 2배 비싸다. 이렇게 적나라하게 가격을 비교해놓고 보니, 확실히 프리미어 DAC은 여전히 부담된다. 그런데도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고 귀가 얇은 것이, 디스크리트 DAC에 아무리 전원부를 하나 더 추가하고 입력 모듈을 2개 확장해도 ‘막내’ 라는 것이 자꾸 신경쓰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프리미어 DAC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긴 마찬가지. 그 위에 또다른 레벨의 레퍼런스와 셀렉트2 DAC이라는 둘째형과 큰형이 버티고 있으니 말이다.


디스크리트 DAC 다시 살펴보기

오디오 기기로서 디스크리트 DAC과 프리미어 DAC의 차이가 뭐길래 가격이 ‘더블’ 차이가 나는 것일까. 원점에서 다시 살펴봤다. 참고로 필자는 올해 두 DAC을 리뷰(디스크리트 DAC 4월, 프리미어 DAC 5월)하면서 이렇게 한 줄 요약했었다. ‘디스크리트 DAC : 인간계로 내려온 MSB의 막내, 프리미어 DAC : 챔피언스 리그의 결승전 후보’.

▲ (위) MSB Premier DAC의 모습. (아래) 전원부와 본체의 뒷모습

하지만 당시 두 모델은 전원부에서 큰 차이가 있었는데, 디스크리트 DAC은 외장 기본 전원부가 2개인 모델이었고, 프리미어 DAC은 공동구매가 기준 800만원짜리 전원부인 프리미어 파워베이스(Premier Powerbase)에 물려있었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던 셈이다.


디스크리트 DAC은 기본적으로 PCM은 최대 32비트/3072kHz까지, DSD는 최대 DSD512(22.4MHz)까지 컨버팅하는 R2R DAC이다. 디지털 볼륨단이 있어 프리앰프로도 쓸 수 있고, 외부 클럭과 동기화할 수 있는 입력단도 갖췄다. 아날로그 입력단은 없고 디지털 입력단으로 동축(RCA) 1개, 광 2개, AES/EBU(XLR) 1개를 기본으로 마련했다. USB 입력이나 MSB가 자체 개발한 Pro ISL 입력, 네트워크 렌더러는 옵션 모듈로 선택할 수 있다. 아날로그 출력단은 XLR 1조만 갖췄다.

디스크리트 DAC은 또한 전원부 분리형이다. 하프 사이즈의 별도 섀시에 담긴 전원부가 전용 케이블(듀얼 링크)을 통해 본체 DAC/클럭과 디지털 프로세싱/입력단에 각각 전원을 공급한다. 이번 풀레인지 시청 때처럼 전원부를 하나 더 추가하면 DAC/클럭과 디지털 프로세싱/입력단을 각각의 전원부가 커버한다. 때문에 SNR과 관련한 음질 향상을 얻을 수 있다. 본체에는 이를 위해 미리 전원부 입력단자를 2개 갖춰놓고 있다.


프리미어 DAC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우선 MSB가 제작한 R2R 디스크리트 DAC 모듈 ‘프라임(Prime) DAC’을 디스크리트 DAC은 2개, 프리미어 DAC은 4개 투입했다. 모듈 1개가 좌우 2채널을 모두 담당하고 각 채널은 플러스(+)와 마이너스(-) 위상을 각각 처리하는 풀 밸런스 방식이기에, 투입 모듈 수가 늘어날수록 다이내믹 레인지와 SNR에서 유리하다. 실제로 다이내믹 레인지의 경우 디스크리트 DAC은 138dB, 프리미어 DAC은 141dB를 보인다. 


옵션과 일부 스펙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아날로그 출력단의 경우 디스크리트 DAC은 밸런스만 갖췄고(프리미어 DAC은 밸런스/언밸런스 선택), 전면 LED 표시창의 픽셀수도 560픽셀(프리미어 DAC)에서 119픽셀로 줄었다. 클럭은 프리미어 DAC이 기본 모델(140펨토)에서 93펨토 모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만 디스크리트 DAC은 이게 불가능하다. 뒷단의 프리앰프나 파워앰프 매칭시 큰 변수가 되는 출력 임피던스도 150옴(프리미어 DAC)에서 300옴으로 늘어났다.


디스크리트 DAC 다시 들어보기

디스크리트 DAC을 다시 들어봤다. 4월 리뷰 때는 세팅된 그 상태로 들었지만, 이번에는 리모컨과 전면 3개 버튼을 이것저것 건드려 보며 유저 인터페이스도 유심히 살폈다. 인티앰프는 오디아플라이트의 FLS10, 스피커는 포칼의 Diablo Utopia Colour EVO(디아블로 유토피아 컬러 에보). MSB에 따르면 디스크리트 DAC을 프리앰프나 인티앰프에 물릴 경우 내장 볼륨 컨트롤을 ‘오프’시킬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시청은 룬(Roon)으로 타이달(Tidal)과 코부즈(Qobuz) 음원을 들었다. 입력 모듈로 장착된 네트워크 렌더러 모듈(Network Renderer V2)이 룬 플레이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룬 코어는 필자의 맥북인데, 룬 리모트 앱으로 확인해보니 ‘MSB Discrete DAC’이 룬 레디 네트워크로 뜬다. 네트워크 렌더러 모듈은 32비트/768kHz PCM, DSD256, MQA 풀 디코딩 스펙. UPnP/DLNA 플레이도 지원한다. 한편 4월 리뷰 때는 몰랐는데 리모컨의 조작감이 상당히 좋았다.

Claudio Abbado, Berliner Philharmoniker ‘Tuba Mirum’(Mozart Requiem)
음에 기름기가 없고 배경이 무척 조용한 점이 눈에 띈다. 역시 전원부를 1개 더 추가한 점이 결정적 팩터일 것이다. 적막감이 돌 정도로 노이즈가 정말 낮다. 음끝이 소프트하고 나긋나긋하며, 음의 입자감이 고운 것은 MSB DAC의 공통된 특징. 이렇게 세밀하면서도 폭신폭신하며 매끄러운 음의 촉감이 개인적으로 MSB DAC에서 가장 부러웠던 요소다. 풍성한 배음, 성악가 4명과 오케스트라의 레이어감은 기본이고, 특히 바리톤과 테너 목소리가 촉촉하게 들린 점이 좋았다. 프리미어 DAC과 ‘굳이’ 비교해보면, 보다 촘촘하고 고운 입자감, 성악가 4명이 함께 노래를 부를 때의 입체감 등에서 프리미어 DAC이 낫다. 이 점을 애써 모른 척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어쨌든 첫 곡만으로도 감이 왔다. 1) 디스크리트 DAC은 하이엔드 DAC이다. 2) 디스크리트 DAC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전원부 추가는 필수다.
Anne Sofie Von Otter ‘Baby Plays Around’ (For The Stars)
안네 소피 폰 오터의 실체감이 장난이 아니다. 소름이 돋을 만큼 리얼리티가 대단하다.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난 과연 집에서 이런 촉감과 무대감을 느끼고 있는가.’ 최소한 이 곡에서는 보컬과 악기가 리얼리티 그 자체다. 그녀를 둘러싼 공기에서 따뜻한 체온과 숨결의 향이 느껴진다고 착각할 만큼 현실과 비현실을 오고 간다. 이 정도의 아날로그 컨버팅 음을 선사한 것은 지금까지 MSB DAC과 토탈DAC의 d1-tube-mk2, 오르페우스의 Heritage III, 코드의 DAVE 정도다. 무대 중앙의 오터와 오른쪽 피아노의 좌우 및 위아래 거리감 역시 생생하다. 그냥 스튜디오에서 그녀가 노래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 같다. 선명하고 색번짐이 없는 색소폰 소리에 감탄하고 있을 때, 필자 앞으로 훅 다가온 그녀의 숨결! 거의 정신줄을 놓을 뻔했다. 이 곡도 체감상 빨리 끝났다. 평소와 너무나 다르게 들렸기 떄문일 것이다.
Keith Jarrett ‘Part II A’(The Koln Concert)
요즘 집에서도, 리뷰 때에도 자주 듣는 곡이다. 디스크리트 DAC으로 들어보니, 고운 입자감과 풍성한 배음, 자연스러운 음색에 그저 감탄만 나올 뿐이다. R2R DAC을 제대로 만들면 이런 소리가 나오는구나 싶다. 키스 자렛이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도 이날따라 유난히 크게 들린다. 피아노 음을 한참 들으니 허기가 지는 점도 좀체 없었던 일. 고급 카스테라처럼 촉촉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현재 LP를 틀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쨍 하거나 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음이다. 아노다이징 처리를 한 알루미늄 표면처럼, 김연아의 스케이팅처럼 음의 표면은 계속해서 매끄럽기만 하다. 음에 은근히 온기가 도는 점도 MSB DAC의 특징. 피아노 현 울림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간이 이렇게 긴지도 거의 처음 알았다. 마이크로 디테일이 전혀 상처를 받지 않았다는 증거다.
Nils Lofgren ‘Keith, Don’t Go’(Acoustic Live)
이 곡은 마침 프리미어 파워베이스 전원부를 붙인 프리미어 DAC으로도 들었던 곡이다. 당시 리뷰를 소환해봤다.

프리미어 DAC(+프리미어 파워베이스 전원부) : 두 스피커 가운데에 등장한 일렉 기타가 꿈틀거리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그 위에 등장한 보컬이 감촉은 리퀴드하고 폭신폭신하다. 배경은 적막하고 무대의 안길이는 깊다. 음 하나하나가 반짝반짝 빛난 점도 매력적. 마치 금가루, 아니 다이아몬드 가루를 듬뿍 뿌린 것 같다. 막판 여러 악기들이 총출동한 대목에서는 숨을 못쉴 만큼 음들이 불꽃처럼 작렬한다. 이렇게 투명하고 생생한 음이 디지털 음원에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디스크리트 DAC(+2개 전원부) : 기타 음이 선명하고 또렷하다. 각 음에 에너지가 베어 있다. 특히 4분36초 무렵 작렬하는 에너지감은 정말 대단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손으로 기타 톱을 때리는 위치와 현 피킹 위치가 다른 것까지 구분이 되었다는 것. 그야말로 ‘세상에 이런 일이?’ 수준이다. 확실히 MSB의 아날로그 컨버팅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이크로 디테일 수준이 아니라 퀀텀(양자) 수준의 디테일이다. 관객 환호소리가 나올 때도 음이 뭉치거나 혼탁해지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원래 현장에서 공연을 보면 뭉치는 음은 하나도 없다. 디지털 음원을 컨버팅한 음이 아니라, 그냥 음악 자체를 현장에서 던져주는 것 같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디스크리트 DAC이 여전히 탐나는 5가지 이유

디스크리트 DAC을 다시 살피고 들어보니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디스크리트 DAC은 누가 시비를 걸 수 없는 하이엔드 DAC이라는 것. 그리고 R2R DAC을 이처럼 잘 만들면 LP 같은 소리가 난다는 것. 필자가 ‘아직도’ 디스크리트 DAC이 탐이 나는 이유를 정리해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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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0만원대 DAC에서 선택지는 디스크리트 DAC 말고는 거의 없다.

2) 웰메이드 R2R DAC이 선사하는 음은 확실히 격조가 있다.

3) 입력단이 모듈식이기 때문에 향후 디지털 및 네트워크 스펙 업그레이드에 적극 대처할 수 있다.

4) 네트워크 렌더러 모듈을 장착하면 ‘원 박스 룬 플레이’를 원없이 즐길 수 있다.

5) MSB 형제들과 비교해봐도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결론은 역시 디스크리트 DA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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