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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느끼는 감미로움

조회수 2019. 9. 26. 14: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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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la-Mola Makua 프리앰프

세상에 나쁜 개가 없는 것처럼 나쁜 오디오도 없다. 오디오는 거짓말도 하지 않고 사기도 치지 않는다. 그저 수준에 맞는 소리를 들려줄 뿐이다. 나쁜 오디오는 없지만 좋은 오디오는 분명히 있다. 그냥 좋은 것도 아니고 특별히 좋아서 소리나 제품의 만듦새가 예술 작품 수준인 오디오도 가끔 존재한다. 오늘 소개하는 몰라몰라(Mola-Mola)의 프리앰프 마쿠아(Makua)도 그런 특별히 좋은 오디오라는 판단이 들었다.

몰라몰라는 거대한 바닷물고기인 개복치를 뜻하는 말이다. 정확하게는 개복치의 학명인데 몰라의 어원은 라틴어로 맷돌이란 뜻이고 맷돌을 닮았다고 몰라몰라가 되었다고 한다. 2014년 8월 한국수자원공사 공식 페이스북에 개복치의 사망원인이 올라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3가지 원인 중 1위가 ‘아침 햇살이 강렬해서’이고 2위가 ‘바닷속 공기 방울이 눈에 들어가서 스트레스를 받아서’이다. 나머지 이유도 예민한 성격으로 인한 것들이 많았다. 몸길이가 4m까지 자라고 다 자라면 몸무게도 2,000kg 이상인 개복치가 예민하기로는 세계 최고인 것이다. 별명이 ‘유리 멘탈’ 이란다. 몰라몰라의 마쿠아 역시 매우 예민한 음을 들려주는데 이런 개복치의 습성을 알고 이름을 지은 것인지 궁금해졌다. 한 인터뷰에서 작명 사연을 찾을 수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홍보 에이전시에서 몰라몰라의 이름과 로고를 생각해 냈는데 세련되고 엉뚱하며 잊을 수 없다는 이유로 멤버들이 바로 그것을 좋아하게 되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에서 브루노 푸제이(Bruno Putzeys)와 얀 페터르 반 아메롱겐(Jan-Peter van Amerongen)에 의해 2012년에 설립된 몰라몰라는 얼핏 보면 시장에 도전하는 또 하나의 신생 업체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내력을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의 시대가 존 컬(John Curl),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넬슨 패스(Nelson Pass), 댄 다고스티노(Dan D'Agostino) 같은 천재들의 시대였다면 클래스 D 앰프의 시대는 단연코 그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탁월한 엔지니어가 바로 브루노 푸제이이다.


브루노 푸제이(Bruno Putzeys)

브루노 푸제이는 1973년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외할아버지와 증조부는 이미 1930년대에 라디오를 제조하는 상점을 운영했다. 만난 적이 없고 일찍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1950년대에 강력한 앰프가 성냥갑에 들어갈 때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고 브루노 푸제이는 그 예언 같은 주장에 중독되어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 역시 12세에 앰프와 스피커를 만들기 시작한 오디오 집안이었다. 여느 엔지니어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10대 때부터 음악과 오디오에 관심을 가졌는데 16살 때 집에 방문한 아버지의 친구가 가져온 푸시-풀 EL84 앰프의 소리를 듣고 다른 앰프가 낼 수 없는 소리를 내는 것에 매료되어 독학으로 진공관 앰프 제작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브뤼셀에 있는 국립 라디오와 영화 기술 학교(National Radio and Film Technical Institute)에 들어가 전기 공학을 전공했는데 이 학교는 1963년도에 아버지가 졸업한 곳이었다. 재학 중 네덜란드의 거대 전자 기업인 필립스의 후원을 받으며 클래스 D 오디오에 대한 논문을 썼는데 1995년 학사를 졸업하고 바로 벨기에 루벤(Leuven)의 필립스 응용 기술(Philips Applied Technologies)에 취업하게 된다.


브루노 푸제이가 필립스에서 맡은 일은 파트너사 산요(Sanyo)의 모듈에 들어가는 클래스 AB 앰프를 설계하는 것인데 이 일만 하는 것이 지겨워 옆 부서 담당인 텔레비전을 위해 디자인한 클래스 D 오디오 칩을 테스트하는 책임까지 맡게 된다. 그런데 이 칩을 살펴본 브루노 푸제이는 상사에게 자기 같으면 한 달 안에 이보다 훨씬 우수한 것을 설계할 수 있다며 상사를 자극하게 된다. 결국, 그는 4명의 팀이 2년 동안 노력한 IC 증폭기보다 더 나은 성능을 가진 25W 클래스 D 앰프 모듈을 3주 만에 만들어 냈다. 그 가능성을 본 필립스 경영자 조지 아츠(George Aerts)는 2001년 연구비를 확보하여 브루노 푸제이를 지원하였고 다시 8개월 만에 클래스 D 모듈로 유명한 UcD(Universal Class D)를 완성하였다.

UcD의 성능은 탁월했고 필립스에서는 여러 제품에 UcD를 활용했지만 필립스 안에서 UcD는 그저 제품 안의 일부 파츠에 지나지 않았다. UcD가 빛을 본 것은 2003년 라이브 음향용 앰프 공급 업체로 1996년 설립된 하이펙스(Hypex Electronics)의 창업자 얀 페터르 반 아메롱겐이 UcD의 소문을 듣고 필립스를 방문하여 소리도 듣지 않고 오실로스코프의 출력 신호만 보고 1분 만에 UcD 라이선스를 사면서부터이다.

이후 2004년 브루노 푸제이도 10년간 몸담았던 필립스를 떠나 하이펙스 엔지니어로 재직하며 유명한 클래스 D 앰프 모듈인 Ncore를 만든다. UcD 회로를 최적화하고 루프 게인을 증가시켜 음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Ncore는 고조파 왜곡(THD)이 0.0003%에 불과한데 이 수치는 매우 우수한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보다 1,000배 이상 뛰어나며 진공관 앰프보다는 30,000배 뛰어난 수치이다. Ncore로 대표되는 하이펙스 모듈은 ATI, 제프 롤랜드(Jeff Rowland Design Group), 벨칸토(Bel Canto Design), 쎄타(Theta Digital), NAD, 티악(TEAC), 마란츠(Marantz), 프라이메어(Primare), 블루사운드(Bluesound), 오디오 알케미(Audio Alchemy) 등의 앰프 제조사와 YG 어쿠스틱스(YG Acoustics), 아방가르드(Avantgarde Acoustic) 등 하이엔드 스피커 업체의 액티브 모델에 사용되며 이 외에도 개인 자작품부터 브랜드명을 일일이 언급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브랜드의 클래스 D 앰프에 사용되고 있다.


브루노 푸제이는 자신의 고용주였던 얀 페터르 반 아메롱겐과 손을 잡고 2012년 몰라몰라를 창업하게 된다. 하이펙스 재직 시에도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가 제작한 그림 오디오(Grimm Audio)의 AD 컨버터 AD1은 채널 클래식의 엔지니어 겸 프로듀서 자레드 삭스(Jared Sachs) 같은 유명 엔지니어들에게 지난 10년간 호평을 받았으며 카르마(Kharma)의 의뢰를 받아 Matrix MP 150 같은 앰프도 만들었다. 또한, 음반 프로듀서 등의 활동도 했다. 현재에도 몰라몰라 외에 스피커 전문 업체인 키 오디오(Kii Audio)의 공동 창립자 겸 최고 기술 책임자로 왜곡 없는 스피커 유닛 개발과 룸 어쿠스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스피커 등의 컨셉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키 오디오 제품은 이미 스테레오파일 올해의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최고 성능의 스피커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것이 다가 아니라 자신과 함께 디지털 앰프 분야 최고의 엔지니어이며 토카타 테크놀로지(Toccata Technology)를 설립한 라스 리스보(Lars Risbo)와 공동으로 연구 전문 회사인 Purifi를 설립하였다. 이미 Purifi 1ET400A Class D 앰프 모듈을 출시하여 또 한 번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브루노 푸제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오디오 엔지니어이다.


몰라몰라 프리앰프 마쿠아

브루노 푸제이의 클래스 D 증폭 방식 제작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컨버터 제작도 검증을 받았는데 과연 프리앰프는 어떨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몰라몰라는 옵션 품목을 제외하면 프리앰프 마쿠아와 모노 블록 파워앰프 칼루가(Kaluga) 그리고 가장 최근에 출시한 단품 DAC 탐바키(Tambaqui)가 유일한 제품이다. 몰라몰라의 유일한 프리앰프이니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어 제작했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마쿠아는 다른 프리 앰프에서 볼 수 없는 혁신적인 기능과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디자인

W 420mm x H 110mm x D 345mm 크기의 마쿠아는 볼륨 놉을 포함해서 전체적인 실루엣이 물결같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단순하고 유려한 곡선으로 디자인되어있다. 케이스 외장의 무광 알루미늄은 매우 미세한 샌드페이퍼 촉감인데 개복치의 살결이 그러하다고 한다. 약간의 저항이 느껴지는 촉감과 무광의 조화는 고급스러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보이지도 않는 밑면에는 매끄러운 유광의 검정 아크릴이 사용되어 대조를 이루는데 보이지 않는 곳까지 신경 쓴 느낌과 함께 평범을 거부하는 현대 예술 같은 느낌이 인상적이다.


전면 중앙에는 볼륨 놉이 있는데 측면에 굴곡이 있어 본체와 일체감 있는 라인에 인체 공학적 설계가 느껴진다. 그 좌우로 각 3개씩 6개의 프리셋 버튼이 있다. 선택된 버튼 위쪽으로 흰색 LED가 켜진다. 볼륨 놉 위의 전면과 윗면이 만나 각이지는 부분에도 전원 LED가 있어 대기 상태에서는 빨간색, 전원이 들어오면 흰색 LED가 켜진다. 기기의 전원은 6개의 프리셋 버튼 중 아무 버튼이나 누르면 켜지고 역시 아무 버튼이나 1초 정도 누르면 꺼진다.

후면에는 Input 1~5까지 5쌍의 RCA/XLR 입력과 토글스위치가 있다. 주의할 점은 이 토글스위치를 조절해도 본체의 프로그램이 더 우선하여 입력 단자를 선택한다. 2조의 XLR 밸런스 출력과 4개의 12V 트리거 아웃이 있는데 이것 또한 프로그램된다. RCA 언밸런스 출력은 지원하지 않는다. 옵션으로 DAC와 포노앰프를 장착할 수 있는데 DAC 장착을 위한 패널 자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리뷰용 제품에는 DAC와 포노앰프가 장착되어 있는데 DAC 패널에는 AES/EBU, 옵티컬, USB B 타입과 향후 사용할 용도로 이더넷 단자가 있다.


릴레이 기반의 볼륨 컨트롤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기 전에 볼륨 놉을 돌려보는 순간 기기 안쪽에서 릴레이가 연속적으로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 느낌이 꽤 인상 깊었다. 소리의 섬세함이 기기의 밸류를 대변하는 느낌이었다. 과거 드라이브 모터가 달린 플래그십 필름 카메라로 연속 촬영을 했을 때 들을 수 있는 순수하고 기계적인 아날로그 소리였다. 약간만 움직여도 ‘다다다다’하며 반응하는 섬세한 조작감은 만져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권리처럼 느껴졌고 최고로 정교한 기계를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에 정신이 각성될 정도였다. 8기통 엔진의 으르렁거리는 울림과 더불어 남자의 심장을 뛰게 하는 바로 그 소리였다. 마쿠아는 이렇게 출력 스테이지 게인을 직접 제어하는 릴레이 기반의 볼륨 컨트롤을 사용하여 일반적인 스텝 어테뉴에이터에 비해 다이내믹 레인지와 선형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Mola Mola remote

프리셋 버튼과 볼륨 놉 외에는 전원 버튼이나 디스플레이도 없어 특별한 기능이 없는 단순한 프리앰프로 보이지만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전용 리모컨과 애플 리모컨을 사용할 수 있는데 리모컨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프리셋 선택과 볼륨 조절이 전부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전용 앱인 ‘Mola Mola remote’를 설치하면 기기의 모든 설정을 프로그램할 수 있어 비로소 마쿠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다기능 프리앰프로 탈바꿈한다. ‘Mola Mola remote’는 와이파이나 유선 네트워크를 이용하지 않으며 별도의 페어링 절차를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블루투스로 연결된다. 기본이 되는 세팅은 프리셋 버튼 별로 5쌍의 입력 중 몇 번 입력을 선택할지와 RCA, XLR 중 직접 선택하거나 후면의 토글스위치로 선택하는 것 중 고를 수 있다. 6개의 프리셋 별로 볼륨 오프셋을 설정해 다른 오프셋과의 볼륨 밸런스를 맞출 수 있으며 좌우 밸런스는 각각의 프리셋에서 개별 조절되지는 않으며 전체 출력만 조절할 수 있다.


프리앰프 섹션

마쿠아 프리앰프는 각각의 스테이지에서 단일 구동 차동 증폭 방식(single-ended driven differential)을 사용했는데 전원 전압이나 온도의 변화가 출력되는 신호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노이즈 유입으로부터 안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프리앰프의 고조파 왜곡(THD)은 측정 불가능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예상치는 밝히고 있는데 DAC가 -140dB, 프리 앰프가 -150dB로 프리앰프의 고조파 왜곡이 DAC보다도 더 적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기기라고 할 수 있겠다. 마쿠아의 출력 레벨은 7.75Vrms, 출력 임피던스는 44Ω이다.

Diana Krall - Turn Up The Quiet
SPL 모노 블록 M1000과 신형 스펜더 클래식 100을 이용하여 마쿠아 프리앰프를 청음 해보았다. 마스터링을 하는 것처럼 소리를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 재생하는 느낌이 들었다. 소리가 뭔가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면 어떤 대역이 모자라거나 넘치는 등의 약점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런 약점이 없었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영롱하고 감미로운 소리만 울렸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소리보다도 더 좋은 느낌이 들었다.

몇몇 곡에서 들리는 피아노의 소리는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피아노의 음색이었다. 다이애나 크롤의 ‘L-O-V-E’에서 울리는 피아노의 음색과 공간감은 황홀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Pat Metheny - As a flower blossoms (I am running to you)
팻 메시니의 ‘As a Flower Blossoms’에서는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공간의 울림을 새롭게 발견하였다. 배경이 매우 깨끗하고 투명하여 공간의 울림을 표현할 때에는 더 넓은 스테이지를 느꼈다. 마쿠아 프리앰프는 재생하는 어떤 소리에서도 시끄럽거나 뭉침이 없고 오직 기분 좋고 감미로운 소리만 들렸다.

음악성이 있으면서 왜곡이 느껴지지 않고 투명하면서도 힘이 있으며 섬세하면서 박력도 있는 모순되어 보이는 요소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특히나 중음의 선명함은 실제보다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는데 그러면서도 전혀 소란스럽지 않았다. 이런 소리를 디자인할 수 있는 능력은 정말 비범하다고 느껴진다.

포노앰프 옵션

옵션 항목인 DAC와 포노앰프의 모든 설정도 개별 프리셋을 통해 저장할 수 있다. 포노앰프는 선택할 수 있는 항목과 변수가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경우의 수로 천 개를 넘어갈 것 같았다. 프리셋 중 하나에 포노앰프 입력을 세팅하는 과정을 간단히 말해 보겠다. 소스 타입에서 포노를 선택하고 인풋 소스 번호 1~5중 하나와 XLR, RCA, Switch 중 RCA 선택한다. 볼륨 오프셋 값을 설정한 후 페이지를 넘긴다. MM 카트리지를 선택하고 EQ 커브를 정하는데 기본 프리셋인 RIAA를 포함하여 44개의 프리셋 중에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이퀄라이저 밸류로 명명된 EQ 커브 프리셋은 Capital, Decca, Columbia (1938) (78rpm), RCA Victor (until 8/52), Victor (1947-52) (78rpm) 등 음반사의 레이블과 날짜, 회전수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이퀄라이저 밸류를 선택하면 부하 저항 R값과 정전 용량 C값, EQ의 턴오버 밸류, 롤오프 밸류 등이 디폴트 값으로 선택되지만, 사용자 임의로 다른 값을 선택할 수도 있다. 포노앰프와 관련된 변수의 종류와 디테일만 봐도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컨트롤을 보여준다. 

The Alan Parsons Project - I Wouldn't Want to Be Like You
포노 앰프를 통해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The Alan Parsons Project)의 ‘I Wouldn't Want to Be Like You’를 들어보았다. 베이스는 풍부하지만 퍼지지 않았고 기타와 일렉트릭 피아노의 질감은 매우 사실적이어서 저절로 귀가 기울여졌다. 크래쉬 심벌과 함께 나오는 드럼의 임팩트는, 마치 작은 폭발과 같은 강렬함을 선사했고 속이 다 시원했다.
Opern - Marsche: 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탈출’ 서곡을 오이겐 요훔이 지휘하는 바이에른 방송관현악단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오래된 LP이지만 음의 결이 곱고 디테일이 뛰어나며 박력도 살아있는 소리였다. 이퀄라이저 밸류(EQ 커브)를 바꿔보니 각각의 프리셋에서 소리의 특징이 섬세하게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DAC 옵션

마쿠아 DAC 모듈은 양산된 DAC 칩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DAC 회로와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PWM 기반의 DAC이다. AES/EBU, Optical, USB 단자가 있고 A2DP, APTX의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DSD256과 PCM 384kHz/32bits까지 지원되며 USB 입력은 PCM 192kHz/24bits까지 지원된다. 작동 시에는 먼저 입력된 데이터를 32bit/3.125MHz로 업샘플링 하여 PWM으로 변환하고 독립된 2개의 모노 DAC에서 디스크리트 32 스테이지 FIR DAC와 싱글 스테이지 4차 필터링 I/V 컨버터가 130dB에 이르는 신호 대 잡음비로 PWM을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구조이다. DAC 모듈의 고조파 왜곡(THD)은 프리앰프와 마찬가지로 측정 불가능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델타 시그마 계열 칩은 고음의 해상도는 높지만 산만한 느낌도 있는데 마쿠아의 DAC 모듈은 높은 해상도와 넘치는 에너지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소리를 내주었다. 마치 델타 시그마 방식과 R2R 방식의 장점만 취한 느낌이 들었다. 포노앰프도 그렇지만 DAC 소리의 느낌도 매우 훌륭해 이 프리앰프를 구매하는 오디오파일에게는 DAC와 포노앰프 모듈을 꼭 같이 구매하라는 추천을 하고 싶다.

Joss Stone - Fell In Love With A Boy
DAC를 통해 조스 스톤(Joss Stone)의 ‘Fell In Love With A Boy’을 들어보면 메인 보컬 좌우로 서 있는 코러스의 노래에서 정교한 정위감를 느낄 수 있었다. 듣기 어려운 음색이 포함된 곡은 아니지만, 보컬은 치찰음이 약간 들리는 매우 선명한 음색인데 높은 해상도 덕분에 정교한 느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소리보다 더 감칠맛 나는 소리였으며 산만한 느낌이 전혀 없어서 좋았다.
Lee Ritenour - Uptown
리 릿나워(Lee Ritenour)의 ‘Uptown’을 들어보면 더블 베이스 핑거링으로 인한 현의 울림은 스피커가 아닌 리얼 더블 베이스에서 듣던 바로 그 소리가 나는데 악기 음색의 대역이 두껍고 연주는 빠른 워킹 스타일로 베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피아노와 드럼 등 다른 악기의 어택이 전혀 묻히지 않았다. 부드럽지만 민첩하고 빠른 느낌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총 론

오디오든 음악이든 접하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값비싼 오디오를 구매하는 것은 단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아무거나 사지는 않는다. 비싼 오디오를 살 때는 그 오디오를 통해서 그 값만큼 감동하였기 때문이다. 감동이야말로 마음을 열어주고 지갑을 열어주는 매개체인 것이다. 몰라몰라의 프리앰프 마쿠아는 가격을 생각해봐도 그 가격 이상의 감동이 분명히 있었다. 세트로 나온 모노 블록 파워앰프 칼루가와 좋은 매칭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가장 편하게 매칭을 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소리를 완성하기 위한 프리앰프와 DAC, 포노앰프로 이렇게 매력적인 마쿠아를 선택한다면 가장 잘 어울리는 파워앰프를 찾아보는 일은 무엇보다 흥미진진한 일이 되리라 생각하며 원하는 소리를 찾게 된다면 그 만족감은 어떤 다른 프리앰프 보다도 크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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