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문제의 해결사

조회수 2019. 7. 26. 14: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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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tM sNH-10G 기가비트 스위칭 허브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오디오를 좋아했고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펼쳐질 미래의 오디오에 대한 상상은 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너무나 당연히 집집마다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모든 사람이 음악 삼매경에 빠지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다. 현실은 상상과는 다르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실 압축된 MP 3 음원이나 MP3 스트리밍을 이용한 음악 감상이 대세가 되어갔다. 이런 과정을 경험하면서 대중적이라는 말에 대해서 곱씹어 본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건 마치 자연스러운 질감의 필름 카메라가 스마트폰의 내장 카메라에 잠식되어 명이 끊어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일 것이다. 물론 그 덕분에 유치원생조차도 원하는 순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cd streaming

2009년 뉴욕타임스는 컬러필름의 대명사 코닥 크롬의 생산이 중단되었다는 기사를 발표할 때 “미안 폴 사이먼, 코닥이 당신의 코닥 크롬을 보내버리기로 했다네(Sorry, Paul Simon, Kodak's taking your Kodachrome away)”라는 부제를 달았다. 1973년에 폴 사이먼이 코닥 필름을 예찬한 ‘코닥 크롬’이라는 곡을 발표했기 때문이었다. 2012년 파산했던 코닥이 회생하여 2017년부터 다시 필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지만, 디지털카메라가 대세인 현실을 바꿀 수 없듯이 사진보다도 먼저 CD로 디지털화된 음원 시장에서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많은 약점과 소비자의 아날로그를 향한 욕구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대세가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CD 역시 코닥 크롬의 뒤를 따르고 있고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한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단순 파일 재생이라고 해도 네트워크상에서 구동하는 NAS 하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네트워크를 이용한 음악 감상을 해보면 사용이 편하기는 하지만 CD 플레이어를 이용하는 것보다 음의 순도가 떨어지고 배경도 깨끗하지 못한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인터넷 및 USB 케이블을 타고 들어오는 각종 노이즈 때문이다. 음악 감상에서 이런 노이즈가 미치는 영향이 속속 밝혀지고 있고 그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이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제품과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 솜(SOtM) 오디오의 스위칭 허브 sNH-10G 역시 이런 네트워크상의 노이즈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품 중 하나이다.


솜 오디오는 2008년도에 국내에서 설립된 전문 오디오 기기 제조사로 정식 명칭은 에스오티엠(SOtM)이지만 발음이 친숙해서 그런지 솜 오디오로 널리 알려져 있다. SOtM의 스펠링만 보고 도대체 무슨 뜻인지 궁금한 분들이 계실 텐데 바로 Sound Of The Music의 약자이다. 필자가 처음 접한 솜 오디오의 제품은 지금은 단종된 DAC인 dAC-200이다. 아는 지인이 자신의 하이엔드 시스템에 dAC-200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에 관해 설명하기를 한번 내쳤다가 소리가 좋아서 다시 들였다고 말하여 관심을 가지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오래되기는 했지만, 배경이 깨끗하고 정갈하며 해상도도 높았던 소리로 기억하고 있다.

▲ 솜오디오의 가장 프리미엄, 얼터밋(Ultimate) 라인

솜 오디오의 제품 라인을 살펴보면 다양한 품종의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데 가장 상위인 얼터밋(Ultimate) 라인의 프리앰프 겸 DAC인 sDP-1000EX부터 어드밴스드(Advanced) I과 II 라인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DAC, 그리고 각종 액세서리와 케이블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특히 기본적인 성능과 관계되는 배터리 팩, 전원 공급 장치, DDC, USB 및 네트워크용 필터와 PCI 익스프레스용 USB 3.0 인터페이스 카드,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심지어 PC 내부의 쿨러용 DC 필터와 멀티탭까지 디지털 오디오 운용에 있어서 약점이 될 만한 모든 틈새를 철벽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오늘 리뷰할 스위칭 허브 sNH-10G를 포함하면 솜 오디오의 제품군은 가히 난공불락이라고 할 수 있다.


리뷰를 위해 전달받은 큰 박스를 열어보니 안에 8개의 개별 박스가 있었는데 솜 오디오 어드밴스드 II 라인의 모든 제품이 망라되어 있었다. 메인 리뷰 품목인 스위칭 허브 sNH-10G,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sCLK-OCX10, 네트워크 플레이어 sMS-200ultra, USB 허브 겸 오디오 신호 리제네레이터 tX-USBultra, 전원 공급 장치 sPS-500 2대, 랜 포트용 노이즈 필터 iSO-CAT6, 랜 케이블 dCBL-CAT7,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용 BNC 케이블 dCBL-BNC 등이다.

평소 기기를 연결하고 테스트해 보는 것을 즐기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을 깊게 했다. 메인 리뷰는 스위칭 허브 sNH-10G에 관한 것인데 모든 기기와 케이블을 한 번에 연결하면 스위칭 허브는 물론이고 개별적인 기기의 성능이나 특성을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순차적인 방법으로 연결해 하나씩 변화하는 소리를 알아가야 하는 상황이기에 무엇을 먼저 연결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스위칭 허브,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USB 허브 겸 오디오 신호 리제네레이터, 전원 공급 장치, 랜 포트용 노이즈 필터 등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케이블을 제외한 모든 기기가, 있으면 소리가 좋아지지만 없다고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닌 기기들이다. 다시 말해 튜닝을 위한 기기이지 주가 되는 장비가 아니므로 그런 장비들을 한 번에 연결해서 각각의 소리를 파악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많은 리뷰와 테스트를 해보았지만 가장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뷰 중 하나였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sMS-200ultra

가장 먼저 연결한 기기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sMS-200ultra이다. 평소에 여러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해 보았는데 대부분의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나름의 편리함과 소리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기기의 문제가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의 면에서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고음질을 서비스하는 타이달 같은 경우 새로운 음반을 많이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하는 음반이 없는 경우가 매우 많았고 음질 역시 파일 재생에 비해 미세하게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이번 테스트는 네트워크상에 있는 NAS 하드의 음원으로 했다. sMS-200ultra의 음질을 가장 좋게 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기기들을 다 연결해야 하지만 다른 기기는 연결하지 않고 전원도 일단은 동봉된 어댑터로 해결했으며 랜 케이블도 CAT 5e 규격의 일반 케이블을 사용했다. 랜 케이블의 규격을 이해하기 위해서 CAT(Category) 규격 비교표를 만들어 보았다. 표를 보면 CAT 5e 케이블은 쉴드 타입이 UTP(Unshielded Twisted Pair Cable)로 쉴드가 없는 일반 랜 케이블이다. 필자는 CAT 8 규격의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지만, 테스트에서는 배제했다.

▲ 규격 비교표

sMS-200ultra의 소리는 일반 PC와 오렌더 A100으로 비교를 하였고 랜 케이블은 모두 CAT 5e 규격을 사용했으며 USB 케이블은 동일한 자작 케이블을 탈착하여 비교하였다. 옵션이 없는 sMS-200ultra는 일반 PC에서 재생하는 것과 비교해 배경이 깨끗한 느낌이었지만 오렌더의 A100보다는 그 배경의 깨끗함과 소리의 밀도가 조금 약한 느낌이었다.


USB 허브 겸 오디오 신호 리제네레이터 tX-USBultra

그 상태에서 USB 허브 겸 오디오 신호 리제네레이터 tX-USBultra를 연결하였다. 네트워크 플레이어 sMS-200ultra는 정품 어댑터를 사용하였고 tX-USBultra는 전원 공급 장치인 sPS-500을 통해 전원을 공급하였다. 물론 여기서는 하나의 변수가 있는데 tX-USBultra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2개의 USB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종류의 케이블이 있지만, 똑같은 케이블이 없어서 다른 자작 케이블을 하나 더 연결했다. 동일한 조건의 테스트에서 변수가 하나 생기기는 했지만 테스트 결과 확실한 것은 분명히 배경이 한 단계 더 깨끗해졌다는 사실이다. 다이애나 크롤(Diana Krall)의 < Turn Up the Quiet > 앨범 HD Tracks 24bit/192kHz 중 ‘Isn't It Romantic’을 들어보면 음악의 여백이 많아 기타 반주와 노래 사이의 배경을 정확히 들을 수 있는데 먼저 연결한 것보다 더 정숙하다. 이 정도면 충분히 하이엔드 느낌의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배경은 오렌더의 A100과 비슷하게 깨끗해졌으나 소리의 밀도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테스트해 볼 단계가 여럿 남아 있기에 소리가 얼마나 더 바뀔지 궁금증이 커지기 시작했다.


전원 공급 장치 sPS-500

이번에는 별다른 연결 없이 sMS-200ultra의 전원 공급을 sPS-500을 통해서 받고 sPS-500과 연결되어 있던 tX-USBultra는 정품 어댑터와 연결했다. 이렇게 연결한 이유는 최종적으로 전원을 연결할 기기가 sMS-200ultra, tX-USBultra, sCLK-OCX10, sNH-10G, 이렇게 4대이고 전원 공급 장치인 sPS-500은 2대인데 sPS-500 한 대당 Y 케이블로 2대의 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지만 필요한 전원이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sCLK-OCX10은 DC12V이고 나머지 3대는 DC9V라 결국 DC9V를 공급받는 기기 중 1대는 어댑터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대의 기기 중 중요도로 보기에 세 번째인 tX-USBultra에 어댑터를 연결하기로 했다. 결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배경의 정숙도는 tX-USBultra에 sPS-500을 연결했을 때보다 미세하게 감소하였지만 소리의 밀도가 높아지며 힘 있는 소리를 내주는 느낌이 상승했다. 다이애나 크롤이 노래한 ‘Isn't It Romantic’의 기타 반주에서 손가락이 기타 줄을 튕기는 느낌이 좀 더 명확하고 섬세해졌다. 전원 공급 장치 sPS-500의 성능은 확실하게 음악적이었다. sMS-200ultra과 tX-USBultra, 이렇게 2개의 기기를 사용하면서 1대에만 sPS-500을 사용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sMS-200ultra과 연결할 것이다.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sCLK-OCX10와 dCBL-BNC 케이블

여기까지 연결한 상태에서 이번에는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sCLK-OCX10을 연결해 보았다. 전원 공급 장치 sPS-500 뒤 패널에 출력 전압을 조절할 수 있는 셀렉터가 있는데 작은 일자 드라이버로 sCLK-OCX10의 입력 전압인 DC12V를 선택하고 전원을 공급했다. sMS-200ultra, tX-USBultra, sNH-10G 이렇게 3대의 기기에 sCLK-OCX10의 클럭 시그널 출력을 dCBL-BNC 케이블을 사용하여 전달할 수 있게 연결하였다. 물론 sNH-10G 스위칭 허브의 연결은 가장 마지막 순서로 정해 놓았기 때문에 아직 전원은 연결하지 않았다.


보통의 경우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마스터 클럭의 사용은 당연하면서도 일반적인 일이다. 스튜디오에서는 워드 클럭(Word Clock)으로 불리는데 디지털 연결에서 워드 클럭을 사용하지 않으면 지터 문제도 생기지만 두 기기 사이의 클럭이 일치하지 않아 전달된 신호의 길이가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다. 스튜디오에서 마스터 클럭이 사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고 음질을 높이는 것은 부차적인 효과이다. 그래서 고정밀 클럭이 아닌 제품도 사용되는데 sCLK-OCX10가 지원하는 10MHz의 속도는 스튜디오 장비 중에서는 최고급에 속하는 정도이다.

Fourplay - Quicksilver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sCLK-OCX10을 연결하자 배경은 더욱 정숙해지고 소리의 선명함은 증가하였다. 포플레이의 < Silver > 앨범 중에서 ‘Quicksilver’를 재생하여 비교하였는데 첫 부분에 나오는 투명한 기타 하모닉스 음색과 라이드 심벌의 소리가 마치 녹음할 때부터 마이크를 좀 더 가까이 댄 것처럼 선명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기기를 연결하기 전에는 오렌더 A100보다 배경의 깊이가 조금 덜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오렌더의 A100을 처음 들었을 때 깨끗한 배경과 넓은 스테이지, 그리고 풍부한 소리의 밀도까지 매우 좋게 들었으며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sMS-200ultra를 통해서 나오는 사운드가 이 정도라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아직 sNH-10G 스위칭 허브는 연결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이렇게 괜찮은 소리가 나온다면 sNH-10G은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까지 했다.

스위칭 허브 sNH-10G와 랜 케이블 dCBL-CAT7

스위칭 허브는 근거리 통신망 LAN(Local Area Network)을 구축하면서 여러 대의 장비를 연결할 수 있는 중계기를 말한다. 흔히 공유기라고 불리는 라우터(Router)와의 차이점은 라우터는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192.168.0.X와 같은 형태의 사설 IP를 부여하는 기능이 있고 스위칭 허브는 그런 기능이 없이 장치만 여러 대 연결하는 기능이 있다. 최근 제작되는 스위칭 허브는 PoE(Power over Ethernet)이라고 하는 LAN 케이블로 전원을 공급하는 기능을 내장하여 CCTV나 인터넷 전화에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포트 별로 트래픽과 대역폭 등을 조절하는 QoS 등 환경 설정이 가능한 제품도 있지만 sNH-10G은 음질을 위해 이런 잡다한 기능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스위칭 허브에 PoE 기능이 있으면 다용도 면에서는 좋겠으나 음악 감상용으로는 절대 좋을 수가 없기에 당연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sNH-10G를 사용하려면 먼저 공유기 하나는 필요하며 이미 공유기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회선 경로에서 공유기 다음에 sNH-10G와 단지 랜 케이블만 연결하는 것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sNH-10G는 전송 거리를 연장하기 위한 SFP 광 포트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사용하려면 옵션으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MiniGBIC 모듈을 구입해야 한다. sNH-10G가 음악 감상 전용으로 제작되었다는 점 외에 일반 스위칭 허브와 가장 큰 차이점은 클럭 입력 단자가 있어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sCLK-OCX10과 연결하여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위칭 허브 sNH-10G을 연결하면서 솜 오디오의 랜 케이블인 dCBL-CAT7을 라우터에서 sNH-10G 사이와 sNH-10G에서 sMS-200ultra 사이에 연결했다. 이 케이블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CAT 7 규격인데 두께로 보면 CAT 8 규격을 상회했다. RJ45 커넥터도 CAT 8 규격에 대응하는 텔레가트너(Telegärtner) 제품을 사용했다. 실제로 이 케이블의 성능만 따로 비교하여 보았다. 일반 CAT 5e에서 dCBL-CAT7로 케이블만 교환했을 뿐인데 배경의 깊이와 적막함이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차이는 인터 케이블이나 스피커 케이블을 교환한 것 이상이었다. dCBL-CAT7 케이블과 함께 스위칭 허브 sNH-10G를 연결하자 분명한 차이가 느껴졌는데 이런 느낌은 단지 소리가 좋아졌다는 느낌이 아니라 악기가 좋아지고 연주가 섬세해졌다고 표현할 만했다. 기타 사운드를 좋아하거나 일렉트릭 기타를 어느 정도 연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펜더와 깁슨 기타의 소리 차이를 구별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간혹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의 바이올린 소리를 구별한다는 경우도 있지만, 필자의 경우는 구별해본 경험이 없다. 가까이서 진품 악기를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펜더와 깁슨은 쉽게 구별하며 펜더 중에서도 스트라토캐스터와 텔레캐스터 역시 구별된다. 다만 드라이브나 이펙터를 많이 걸면 구별이 어려워진다. 어쨌든 필자는 기타 소리에 매우 예민한데 다이애나 크롤의 ‘Isn't It Romantic’에서 연주하는 기타 소리는 아까 듣던 소리가 아니었다. 악기가 몇 배 더 비싼 악기로 바뀐 소리이다. 바이올린 같은 경우도 그렇지만 기타 같은 경우에도 오래될수록 비싸고 비쌀수록 날카로움이 덜한데 sNH-10G를 연결한 후 소리가 더 부드럽고 연주도 섬세한 느낌이 되었다. 포플레이의 ‘Quicksilver’ 역시 스테이지의 폭이 넓어졌고 사운드의 입체감에서 깊어졌으며 악기 간의 다이내믹 차이가 훨씬 더 섬세하게 느껴졌다. 베이스는 피치를 더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NAS 하드 역시 공유기에 연결했을 때와 sNH-10G에 연결할 때를 비교했는데 sNH-10G에 연결할 때가 확실한 음질 향상이 있었다. 고음이 좀 더 화사해지고 선명하게 들렸다. 


모든 기기를 다 연결한 솜 오디오 시스템의 소리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소리였다. 기기를 하나씩 연결할 때마다 분명한 차이가 있었고 다 연결하자 세계 최고 수준의 소리를 내준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오렌더 A100과 비교해 음색의 차이는 약간 있었다. 오렌더는 전반적으로 기름기가 살짝 흐르는 소리이고 솜 오디오의 시스템은 섬세하고 예민한 느낌의 소리였다. 음의 질감은 흡사했지만, 배경의 깊이로 인해 생기는 입체감은 솜 오디오의 시스템이 오렌더 A100보다 조금 더 깊었다. 솜 오디오의 시스템은 기기를 연결할수록 소리의 깊이가 조금씩 깊어졌고 마지막에는 정말 영롱한 소리를 내주었다. 다만 마지막 테스트에서 오렌더 A100은 sNH-10G에 연결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sNH-10G에 연결하면 약간 더 성능 향상이 기대된다. 


랜 포트용 노이즈 필터 iSO-CAT6는 NAS 하드를 연결하는 용도로 사용하였고 케이블도 dCBL-CAT7에 연결하지는 못했다. iSO-CAT6 양쪽으로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기기를 다 연결하고 테스트를 해본 후 마지막에 NAS 하드 연결에 iSO-CAT6을 사용하니 다른 기기들처럼 확연하게 느껴지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미세하게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iSO-CAT6를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은 케이블을 이중으로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점이다. iSO-CAT6가 패시브 형태이기 때문에 한쪽 끝을 기기에 바로 접속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케이블을 2개 사용해야 하는 불편도 없고 시스템의 성능도 향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감상

Gidon Kremer – Philip Glass Violin Concertos 1악장
소리의 입체감이 마치 3D 영화를 보듯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낮게 깔리는 관악기와 위를 떠다니는 바이올린의 공간이 평소보다도 훨씬 생생하게 그려졌고 겹겹이 쌓인 소리의 레이어가 음악이 흐르면서 변하는 느낌은 환상의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몰입감을 더해주었다. 같은 음을 연주하면서 표현하는 다이내믹의 변화가 투명하게 전달되었고 플루트와 바이올린의 소리가 좀 더 명확한 위치에서 들렸다.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역시 확연하게 깊어진 무대와 음장의 깊이가 섬세하면서도 따듯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Handel - Messiah, Karl Richter - London Philharmonic (For unto us a Child is born)
역시 한음 한음의 소리가 힘이 있고 소리가 앞으로 나온 만큼 뒤쪽의 깊이도 잘 느껴진다. 공간의 울림이 느껴지지만, 개별 악기 소리가 뭉치지 않는다. 연주자들이 빠른 프레이즈의 음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더 자세히 느낄 수 있었다. 묻힐 수도 있는 하프시코드의 소리가 뚫고 나오는데도 튀지 않으며, 부드럽지만 윤곽선이 잘 드러난다. 특히나 볼륨을 줄여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으며 다성부 음악답게 각 성부의 음들이 각자의 멜로디를 가지고 따로 움직이는 곡을 연주도 잘했지만, 믹싱도 잘했고 그 믹싱이 잘 된 느낌을 정말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Thelonious Monk - Criss-Cross
1962년도에 녹음된 텔로니어스 몽크의 이 음반은 연주도 좋고 녹음이 잘 된 탓도 있겠지만 솜 오디오 기기의 깨끗한 배경과 선명한 음장으로 체스키 레코드의 사운드를 능가하는 공간감과 입체 음향을 들려준다. 비록 피아노는 오른쪽, 드럼은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반쪽짜리 스테레오지만 마치 무대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왼쪽으로 치우친 드럼의 울림은 어느 정도 오른쪽으로 넘어오고 색소폰도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있지만 그래도 양쪽에서 난다. 드럼의 울림이 인상적인데 공간의 자연스러운 반사음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 잘 느낄 수 있다. 공간감이 많이 느껴질 정도로 반사음이 있으면 직접 음은 둔탁해질 수밖에 없는데 직접 음도 선명하고 반사음도 선명하다. 피아노 소리 역시 반사음 때문에 약간 뒤에 있는 게 느껴지지만 연주하는 손가락이 상상될 정도로 선명하며 또랑또랑한 색소폰 뒤에서 받쳐주는 베이스의 울림이 무대의 깊이를 가늠하게 한다. 오래된 레코딩이지만 선명하면서 정갈한 느낌이 일품이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평

솜 오디오 어드밴스드 II 라인의 스위칭 허브 sNH-10G,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 sCLK-OCX10, 네트워크 플레이어 sMS-200ultra, USB 허브 겸 오디오 신호 리제네레이터 tX-USBultra, 전원 공급 장치 sPS-500, 랜 포트용 노이즈 필터 iSO-CAT6, 랜 케이블 dCBL-CAT7, 마스터 클럭 제네레이터용 BNC 케이블 dCBL-BNC를 리뷰하면서 기기들을 연결하고 각각의 특성을 파악하며 테스트를 진행하느라 어렵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테스트 시에 개별 기기들의 효과를 파악하고 그 외 기기의 효과를 배제하느라 리뷰에서 서술한 것보다 훨씬 많은 테스트를 했다. 예를 들어 sNH-10G에 NAS만 연결할 경우 음색에 변화가 있는지 실험하였고 그때에는 다른 기기는 연결하지 않고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라우터와 연결하여 테스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모든 테스트의 결과로 각각의 기기가 어떤 효과를 어느 정도 내주는지 잘 파악하게 되었고 각 기기의 연결은 놀라울 만큼 연속적으로 소리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었다. 스위칭 허브 sNH-10G도 단독으로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전원 장치와 dCBL-CAT7 케이블을 제외하고 단지 CAT 5e 랜 케이블과 전용 어댑터만으로도 배경의 적막함과 입체감의 확대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고 오디오 감상용 스위칭 허브로 네트워크 문제의 해결사 겸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다만 솜 오디오 제품들의 모델명이 마치 전자 부품의 부품명처럼 어렵게 느껴지는 점은 갈수록 기억력이 감퇴하는 필자 같은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데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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