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테크놀로지의 최전선을 달린다

조회수 2019. 3. 29. 15: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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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D 스에나가 토모히로 엔지니어, 마케팅 담당 데이빗 홉스 인터뷰

이번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조금씩 TAD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단 개인적으로 이쪽 부스의 진행을 맡아서가 아니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물어보면 확실히 TAD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또 궁금증을 갖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적극적으로 시청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과는 달라도 확실히 달랐다.


TAD는 “Technical Audio Devices Laboratories”의 약자다.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철저하게 기술중심주의며, 스피커뿐 아니라 소스기와 앰프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마지막 단어가 회사가 아닌 연구소라는 점도 흥미롭다. 한 마디로 최상의 음질을 추구하기 위해 온갖 기술을 마다하지 않고 추구하는 것이다.

▲ 이번 전시에 사용된 E1 - TX

사실 작년에도 TAD 부스를 진행하고,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나가히타 준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인터뷰 말미에 튜닝에 대해 언급했더니 일체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왔다. 제품을 만들기 전, 모든 연구와 제조에서 이미 답이 나왔기 때문에 굳이 튜닝 과정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테크놀로지에 자신있다는 뜻이 아닌가? 이 부분은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내겐 매우 신선하고 또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번에는 TAD의 스피커 부문 엔지니어인 스에나가 토모히로씨와 마케팅 담당 데이빗 홉스씨가 함께 자리를 했다. 주로 토모히로씨에게 기술적인 내용을 들었고, 전시에 쓰인 신작 E1-TX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 (가운데) TAD의 스피커 부문 엔지니어 스에나가 토모히로, (가운데에서 오른쪽 첫번째) 마케팅 담당 데이빗 홉스

** 편의상 토모히로씨의 영문 이니셜인 ST로 표기하고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


Q. 반갑습니다. 이번 기회에 몇 가지 기술적인 부분을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CST 드라이버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ST :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그 배경부터 알아야 합니다. 저희 TAD의 모회사인 파이오니아의 경우, 현재 여러 전자 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스피커 제조로 시작했습니다. 창업자인 마츠모토 노조무씨 자체가 순수 엔지니어이고, 당초 최상의 풀레인지 드라이버의 개발을 목표로 삼았거든요. 


Q. 아하, 그렇군요. 


ST : 이래서 1937년에 일본 오디오사에서 빛나는 A8이라는 명 유닛이 나옵니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 차츰 다양한 형태의 드라이버를 제조하게 됩니다. 이후 1950년대에 오면 본격적인 동축형을 개발하게 됩니다. 사실 풀레인지 드라이버로 가청주파수 대역을 커버하기 힘들었으니까 그 대안으로 동축형이 제안된 것이죠. 이래서 PAX12A가 1952년에 나오고, 2년 후인 1954년에 PAX10A가 나옵니다. 바로 이 드라이버가 CST의 모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12A의 경우, 미드베이스의 콘 위에 트위터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미드베이스의 진동이 고스란히 트위터에 반사되었죠. 이를 개량해서 10A에 오면 미드베이스의 꼭지 부분에 트위터를 집어넣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의 마그넷으로 미드베이스 및 트위터를 동시에 구동하는, 이른바 “원 마그넷 더블 캡” 구조가 실현됩니다. 이것은 그대로 CST로 계승됩니다. 단, CST는 오로지 트위터 및 미드레인지만 커버하고, 우퍼쪽은 별도의 드라이버를 동원했습니다. 그러므로 전체적인 구경은 12A나 10A 보다 작죠.


Q. CST의 핵심 기술중 하나가 베릴륨 트위터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알려주시죠.

▲ TAD 만의 독자적인 기술로 적용된 CST 드라이버의 구조

ST : 트위터에 입력되는 음성 신호의 파형을 보면, 위 아래의 폭은 작지만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즉,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진동판이 동원되어야 이 신호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베릴륨 소재에 주목했습니다. 이미 1970년대에 개발이 될 정도로, 저희는 원천 기술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타사와 구별되는 증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자의 조성을 유지하면서 입자를 결합시키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타 금속에서 생각할 수 없는 높은 강성과 적절한 내부 손실을 겸비하게 되죠.


Q. 다른 메이커도 베릴륨 트위터를 생산하는데, TAD만의 기술이 따로 있나요?

▲ (좌) TAD Reference One , (우) Reference One 모델에 적용된 트위터와(상) 과 우퍼(하)의 구조

ST : 저희가 2007년에 본격적으로 컨슈머 시장에 진출하면서 내놓은 " 레퍼런스 원 "이라는 모델을 보시죠. 여기엔 트위터뿐 아니라 미드레인지도 베릴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미드레인지에 베릴륨을 사용한 업체는 없습니다. 이것으로 저희 기술의 높은 완성도를 상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군요. 동의합니다. 현재 레퍼런스와 에볼루션 시리즈가 있는데, 모두 베릴륨 트위터가 들어갑니까? 


ST : 네. 들어갑니다. 단, 구경이 좀 다릅니다. 레퍼런스에는 35mm 구경의 트위터가 배치되어 100KHz까지 재생합니다. 하지만 에볼루션에는 25mm 구경이 들어갑니다. 60KHz까지 커버하죠. 


Q. 60KHz나 100KHz는 실제 들을 때 크게 차이가 날 것같지 않습니다. 60KHz만 해도 상당한 광대역이니까요. 그럼 레퍼런스에는 베릴륨 미드레인지가 장착되고, 에볼루션에는 뭐가 들어갑니까?

▲ TAD Evolution One 에 장착된 마그네슘 콘

ST : 마그네슘 콘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마그네슘이라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같습니다. 금속 밀도를 보면 마그네슘은 베릴륨에 육박합니다. 베릴륨이 1.87이고, 마그네슘이 1.78이니까요. 알루미늄이 2.7이고, 티타늄이 4.4, 종이가 0.2~0.8, 세라믹 카본이 1.4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밀도와 강성이 높은 물질이라 하겠죠.


Q. 그렇군요. 사실 베릴륨 미드레인지라는 엄청난 기술적 성과 때문에 레퍼런스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에볼루션 시리즈 역시 실속이 좋아서 상당히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 (좌) 스에나가 토모히로, (우) 데이빗 홉스

ST : 소재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음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요는 이것들을 어떻게 요리하냐에 달렸죠. 저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해법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분할 진동, 피스톤 운동의 최적화 등 여러 요소를 도입해서 설계합니다. 마그네슘은 실용 금속 중 최고로 가볍고, 내부 손실이 큽니다. 그래서 일체 착색을 배제할 수 있죠. 참고로 에볼루션 시리즈에 들어가는 CST 드라이버는 구경이 9Cm입니다. 레퍼런스보다는 좀 작습니다. 하지만 위로는 60KHz까지, 밑으로는 420Hz까지 담당합니다. 그 아래 대역은 우퍼가 커버하고요.

Q. 여기서 우퍼 이야기를 해보죠. 아무래도 스피드가 빠르고, 반응이 뛰어난 CST 드라이버에 대응하려면, 우퍼 역시 이에 준하는 스펙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TAD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요?


ST : 저희는 MACC라는 특수 복합 물질을 진동판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Multi-layered Aramid Composite Cone”의 약자입니다. 우선 앞면에는 직조한 아라미드 패브릭이 동원되고, 후면에는 직조하지 않은 여러 소재의 패브릭을 엮어서 샌드위치 시켰습니다. 그 층이 여러 겹입니다. 이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면서, 양감이 풍부한 저역을 얻고 있죠. 강력한 대형 페라이트 마그넷을 붙여서 드라이빙 능력을 향상시킨 것도 빼놓을 수 없고요. 


Q. 이번에 만난 TAD-E1 TX라는 모델은 신작에 속합니다. 드라이버 구성부터 간단하게 소개해주시죠.

▲ (좌) TAD ME - 1, (우) TAD CE - 1

ST : 일단 이 제품은 에볼루션 시리즈에 속합니다. 여기엔 이미 CE1, ME1 등이 있는데, 모두 북셀프입니다. 본격적인 톨보이 타입은 본 기가 유일합니다. 유닛 구성도 북셀프 타입엔 우퍼가 한 발인데 반해, 여기선 두 발이 쓰이고 있습니다.

Q. 당연히 광대역이겠군요.

ST : 맞습니다. 29Hz~60KHz까지 커버합니다. 드라이버는 앞에서 설명한 CST 드라이버가 중고역을 담당하고 있고, 여기에 16Cm 구경의 우퍼 콘이 두 발 탑재됩니다. 한편 양쪽 사이드엔 “Bi-directional ADS Port”가 투입됩니다. 그런데 북쉘프와는 좀 다르게 설계되었습니다. 사각형이 아닌, 둥그런 형태의 알루미늄 패널이 붙어있고, 그 주변으로 얇을 슬롯이 나 있습니다. 본체의 동그란 개구부에서 사방으로 나오는 음을 이 디스크가 적절하게 막아서 공기의 흐름을 컨트롤하고 있는 것이죠. 특히, 양쪽 대칭으로 음이 전후좌우 나오기 때문에 진동을 적절히 억제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Q. 그냥 포트를 뚫는 것보다 훨씬 진화한 기술이 아닐까 싶군요. 하단에 나 있는 베이스 플레이트도 튼실해 보입니다. 


ST : 일단 본체와 단단히 밀착되어 있습니다. 플레이트 자체는 15Cm 두께의 알루미늄을 동원했고, 3점 지지의 스파이크를 달았습니다. 앞에 두 개, 뒤에 한 개라는 구성이죠. 또 스파이크의 높이 조절이 가능해서 바닥의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수평을 맞추게 했습니다. 


Q. 드라이버부터 스파이크까지 뭐 하나 그냥 넘기는 부분이 없습니다. 오랜 기간 스피커를 제조해온 회사다운 만듦새입니다. 사실 이번 서울오디오쇼에서 ME1의 음만 갖고도 이 넓은 방을 충분히 커버했는데, 본 기를 틀어보니 오히려 공간이 모자랄 지경이더군요. 골드문트 텔로스 590과 매칭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ST : 기본적으로 저희 스피커들은 프로용 환경에서도 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일반 하이파이와는 근본적으로 내구성이나 잠재력이 다릅니다. 또 아무리 큰 음량으로 오랜 시간 틀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튼튼합니다.


Q. 사실 시연을 하면서 강력한 테크노 음악이나 록을 틀었을 때, 애호가분들이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 역시 대단한 스피커구나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차분히 기술적인 내용을 듣고 보니 더욱 더 매력적인 스피커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바쁜데 시간을 내줘서 감사합니다. 


ST : 감사합니다.


인터뷰 종료 후..

▲ (좌) TAD의 스피커 부문 엔지니어 스에나가 토모히로, (우) 마케팅 담당 데이빗 홉스

P.S.) 해외의 높은 평가에 비해 TAD의 명성은 아직 우리에게 약한 편이다. 그러나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선입견만 피한다면, 높은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핸드 메이드로 제작되는 전 스피커 라인업은 무척 매력적이다. 이번에 그 테크놀로지를 차분히 점검했으므로, 이 부분이 납득할 만하다고 판단이 되면 TAD에 더 많은 관심이 갈 것으로 생각한다.


또 하나는 일체 장르를 타지 않으며, 열악한 녹음 역시 관용도가 높다는 점이다. 많은 하이엔드 스피커들은 조금이라도 녹음이 부실하면, 기다렸다는 듯 지적한다. 그러므로 들을 수 있는 음원의 폭이 대폭 줄어든다. 그러나 TAD는 그렇지 않다. 녹음이 좋으면 좋은 대로 재생하지만, 좀 모자라도 충분히 음악적인 재생을 이뤄낸다. 여기서 동사의 깊은 내공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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