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예술과 문화의 함축에 대한 창작품

조회수 2019. 3. 27. 16:29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오디아 플라이트 FLS - 10 인티앰프

▲ Audia Flight FLS - 10

"그윽하고 내추럴한 감성을 이해하게 해주는 이탈리아 앰프"

나라별로 확실히 오디오 기기는 추구하는 음악성이나 음색이라는 것이 다르다. 좋은 음질의 기준이라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각 국가별로 환경이 다른 점도 있고 국민성도 달라서 좋아하는 음질이 조금씩은 다른 것도 분명하다. 오밀조밀한 집에서 사는 영국 도심가 사람들이나 대부분 넓은 저택에서 사는 미국인들이나 좋아하는 음질이 같을 수가 없다. 또는 연배가 많은 장년층만 오디오를 구입하는 일본의 경우도 제작하는 오디오 제품의 컨셉이 젊은이들에게만 맞출 필요가 없다.


영국의 경우는 날씨의 영향으로 차갑고 날이 선 음색보다는 포근하면서 약간의 온기감이 느껴지는 음이 좋은 음질로 여겨져 왔다. 그리고 대부분의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 그런 음을 추구해 왔던 것이 분명하다. 반대로 미국이나 캐나다 브랜드의 경우는 넓은 곳에서 재생이 되기 때문에 일단은 음이 뻗어져 나오는 이탈력이 강하고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은 호방하면서 시원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영국 브랜드보다는 다소 강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영국과는 다르게 유럽의 경우만 하더라도 추구하는 음색 성향이 매우 다양하다. 독일, 스위스,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정도가 오디오로 유명한데, 다들 각자의 색깔이 분명하다.


독일은 고급스러운 기계적 느낌이나 기술 지향적인 면이 강하다면, 스위스는 정교하고 세련되며 섬세함이 앞선다. 프랑스는 풍부한 하모닉스와 배음, 볼륨감이나 아방가르드함이 드러나며, 이탈리아는 조용하고 한적하며 평화로운 이탈리아의 분위기만큼이나 크게 개성을 드러내진 않지만 전대역에 걸친 충실한 밸런스와 함께 일체의 자극이 없으면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음색을 추구한다. 소너스파베르, 오디오아날로그, 유니슨리서치, 오디아플라이트 등이 모두 그렇다.

이탈리아 브랜드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하자면, 이러한 특성이 처음 접할 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오디오 유저의 상당수는 어느정도 자극을 원하기도 하지만, 그에 반해 또한 상당수가 이런 자연스럽고 음에 밀도가 있으며 매끄럽고 평탄하고 내추럴하게 음을 내주는 성향을 고대하기도 한다. 그리고 오디오를 시작하고 한동안은 계속 더 짜릿한 자극을 찾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과정이 한동안 진행되고 나서, 그 끝에서는 결국 음악을 차분하게 듣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고 평탄한 성향을 찾게 된다. 이런 이유로 젊은 층보다는 연배가 어느정도 있으면서 음악을 차분하게 오랫동안 감상하는 유저들이 이런 성향을 더 선호하게 된다.

그러한 성향의 정점이 바로 이탈리아 오디오이기도 하다.


오디아 플라이트는 예술과 수공예라는이탈리아 문화에 대한 요약이다

오디아플라이트는 오디오 엔지니어인 마스시밀리아노 마르치(Massimiliano Marzi) 와 안드레아 나르디니(Andrea Nardini) 에 의해 1996년 이탈리아에 설립되었으며, 런던에서 70km쯤 떨어진 지중해 근처에서 모든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오래된 제작사는 아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제작 철학은 명확했다. 설계 방식이 복잡할수록 앰프 자체가 신호를 변경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여 설계 자체는 단조롭게 하되, 신호 처리의 신속성과 응답 속도로 인한 음질의 정확성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Art, as the way that it conveys emotions and, handicraft,

such as the ability to create beautiful objects. 

The sound, the “soul” of our products, 

then, is a mirror of our culture not only with its high tech research, 

but also of our culture and lives in Italy as well.”

“우리의 창조물은 

예술과 수공예라는 이탈리아 문화에 대한 요약입니다. 

예술은 감정과 수공예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아름다운 물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제품의 소리인 "영혼"은 

첨단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의 거울입니다. 

연구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와 이탈리아에서의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작자는 유독 이탈리아의 문화와 이탈리아에서의 삶이라는 것을 슬로건 삼아 제품을 제작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탈리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필자 입장에서 영국이나 미국, 일본의 오디오 제품과는 확실히 다른 감각의 음을 들려줬다는 측면에서도 흥미로움을 갖고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어쩌면, 좋은 오디오를 꾸미고, 좋은 음질로 좋은 음악을 꾸준히 감상하며 심취하는데는 보편적인 성능이라는 요소보다는 이러한 음악에 대한 철학을 품질로 증명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힘이 좋다는 것의 양면성

힘이 좋다는 앰프의 성향도 두가지가 있다.


어떤 이들은 모든 음을 항상 변화없이 자연스럽고 적정한 밀도감을 유지한채 볼륨감있게 내줘야 힘이 좋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음의 경우는 다소 얌전하게 들리더라도 이런 경우를 힘이 좋다고 말하는 유저들이 많다. 유독 연배가 있는 유저분들 중에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의 경우도 많다. 종종 강력하게 한방씩 쳐줘야 힘이 좋은 것이고, 중음의 경우는 짜릿하고 시원스럽게 잘 이탈을 시켜줘야 힘이 좋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 (좌) 마이바흐의 자동차는 묵직하며 지극히 정숙하고 부드럽다. 반면 (우) 페라리 자동차의 경우 가벼운무게와 더불어 폭발적인 가속력이 나온다.

이것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살짝만 밟아도 툭툭 치고 나가며 초반 스퍼트가 빠른 차가 힘이 좋은 것일까? 아니면 시작도 부드럽고 가속도 부드러운 편이지만 그 승차감이 지극히 정숙하고 부드러우며 고속 주행에서도 잡진동이 없이 꾸준하게 힘 들이는 기색없이 밀고 나가는 차량이 힘이 좋은걸까?


해석하기 나름일 것이고, 선호하는 성향에 따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이렇다. 


누군가 벽돌 하나를 던져서 거기에 맞으면 당장에는 굉장히 통증이 크기 때문에 그것이 더 대단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옆에서는 벽돌 수천개로 만들어진 탑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탑이 움직여서 사람을 때리진 않더라도 벽돌 한 개를 빠르게 던지는 것보다는 쌓아진 벽돌 탑을 밀어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 더 힘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디오 플라이트 앰프의 힘을 논하자면 바로 그런 느낌이다.



인티앰프로는 기록적인 수준의 물량투입

오디오 구력이 어느정도 되는 유저라면 이해할 수 있을텐데, 정말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음을 내려면 오히려 과격한 음을 내는 앰프보다 더 구조적인 물량투입이 많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오디아플라이트 FLS10의 내부에 투입된 부품의 용량은 인티앰프로는 이례적인 수준이자, 최고 물량투입의 정점을 기록할만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전원부 트로이덜트랜스의 용량은 2,000VA 다. 이것은 비슷한 가격대의 앰프보다 200%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이 차이가 어느정도의 차이인지 비교를 하자면, 소비자가격 600~800만원대 앰프에는 일반적으로 700VA 용량 수준의 트로이덜트랜스가 탑재된다. 그리고 1000만원 내외가 되면 일반적으로 1000VA 용량의 트로이덜트랜스를 탑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1000만원 초반대 대표 유명 인티앰프들이 대부분 1000VA 용량의 트로이덜트랜스를 탑재하고 있다. 700~800만원대 제품과 1000만원 초반대 제품의 차이가 대략 130% 정도의 차이인데, 오디아플라이트 FLS10은 더 저렴한 제품과의 차이가 아니라 비슷한 가격의 대표 인티앰프들에 비해 200% 증가된 차이인 것이다.

트랜스 외에도 전원부에는 전류를 모아둘 수 있는 전원 커패시터라는 부품이 있다. 이 캐패시터의 용량은 288.000µF 이 탑재되었는데, 1000만원 미만의 앰프들 중에서는 고작 100.000µF 가 되는 앰프도 흔치 않을 뿐더러 1000만원 초반대 앰프라고 하더라도 오디아플라이트 FLS10의 절반 수준인 144.000µF 가 되는 앰프도 찾아보기 힘들다.


신호를 증폭하기 위한 증폭 TR의 개수는 32개가 탑재되었다. 이 또한 인티앰프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이정도 수준은 대략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파워앰프들에나 탑재되는 수준이다.

물론, 물량투입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음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기본 FACT가 될 수는 있다.


FLS10은 이런 구성으로 8옴에 200W의 출력을 갖추고 있으며, 4옴에 380W의 출력을 발휘한다. 32bit 768kHz를 지원하는 최신 DAC 내장 보드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앰프의 무게는 무려 36KG이나 된다. 내장 DAC 보드는 Galvanic isolation 차폐 처리가 된 DAC 보드이면서 내장 옵션 보드로는 꽤나 출중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기보다도 가볍게 동력없이 하늘을 나는 듯한 비행

앰프를 오디아플라이트 FLS10으로 바꾸고 나니 재생음이 한결 중후해지고 더 넓은 대역과 더 넓은 공간감을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그윽하게 표현해 준다. 그 음의 촉감은 공기와 피부에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 있으며, 스피커가 재생할 수 있는 대역을 한층 아래로 끌어내려주면서도 더 넓고 많은 대역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해주어서 음악을 감상하면서 긴장감과 부담감을 줄여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른 오디오적 쾌감을 내세우거나 음의 이탈감이나 타격감을 내세우는 앰프들에 비해 음의 경직됨이나 피곤함이나 자극적인 느낌은 일체 없다.


스피커의 매칭은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중고음은 어떤 스피커를 매칭하더라도 크게 관계는 없을 듯 하지만, 저음은 어느정도 타격감과 중량감이 있는 스피커를 매칭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스피커는 포칼 소프라3를 매칭했고 소스기는 오렌더 A100만 매칭해도 최종적인 매칭 자체에서는 부족함을 별로 못 느꼈다.


줄리아노 카르미뇰라 – BACH Violin
일종의 비장미가 느껴지는 이러한 바이올린 솔로 연주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종종 바이올린 솔로 연주를 재생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감상을 하다보면, 약간 날이 선듯한 생동감도 좋지만, 오히려 부드럽지 못하고 다소 얇게 표현되는 것을 사람들이 기피하거나 상대적으로 더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는 오디아플라이트 FLS10이 들려주는 바이올린 연주의 촉감은 지극히 사실적이면서도 공간감과 부드러움, 결의 촉감까지 대부분의 음악 애호가가 좋아할만한 질감을 선사하고 있다.
포칼 스피커에서 이정도로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풍부한 중역대에서 저음역대로의 뉘앙스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인상적이다.
음역대 톤은 아래로 한층 내려가기 때문에 아래에서부터 초고음까지 좀 더 넓고 많은 음을 중후하면서도 그윽하게 재생하고 있다.
BACH의 무반주 바이올린 솔로 연주의 경우는 종종 뻣뻣한 느낌으로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올린 음에서 생동감과 탁 트인 시원함과 함께, 거기에 윤기감과 풍부한 공기감까지 느껴져서 오디오적인 생동감과 함께 그에 못지 않은 음악적인 중후함까지 느낄 수 있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따로 언급을 하겠지만, 스피커의 매칭이 나름 쾌감이 있고 화려함이 있는 스피커인지라 오디오적인 음질과 앰프 본연의 음악적 중후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듯 하다.
포플레이 - 퀵실버
포플레이 - 실버라도
이런류의 일렉트릭 베이스가 강조되는 음악에 특화되어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역시나 헤비한 볼륨감과 근육의 느낌이 더해지고 중저음역대의 정보량이 한층 탄탄해지기 때문에 음악이 공간을 메워주면서 만들어 주는 리얼함의 분위기가 한층 향상되는 것은 분명하다.
저음의 느낌이 다른 조합에서는 뭔가 딱딱 끊어지는 느낌이었다면 오디아플라이트와의 매칭에서는 저음 전체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헤비한 느낌이 두드러진다. 저음의 단단함을 강조하려는 앰프와의 매칭에서는 저음이 헤비급 복서의 펀치처럼 느껴진다면, 오디아플라이트에서 느껴지는 저음은 펀치가 아닌, 아예 120KG의 거구가 어깨로 밀치고 들어오는 느낌의 저음이다.
깡마른 이소룡의 끊어치기가 더 치명적인지 아니면 2미터 거구에 100kg이 넘는 레슬러의 조이기나 몸전체로 밀어오는 힘이 더 치명적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스피드가 딱히 느리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다만, 전체 음조에 꽉찬 에너지감과 볼륨감, 탄력적이며 부드럽게 음과 음 사이가 넘어가는 느낌들이 좀 더 실연에 가까운 느낌을 주지 않나 생각된다.
Mats Eilertsen - 22
피아노 재즈 음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피아노 독주로 형성된 음악들이 투명하거나 청명하기만 해서는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재즈 음악에서 중요한 것은 굳이 꼭 더 선명한 특성이나 더욱 청명하고 분명한 음의 표현은 아니다. 고유한 그 연주 자체의 템포와 뉘앙스, 무드감을 잘 표현해 줘야 되는데, 그러한 무드감을 선명함이나 딱딱 끊어지는 절도감이 만들지는 않는다. 여유로움이 있어야 되는데 그 여유로움이라는 것이 힘이 없어도 만들어내기 힘든 것이다. 진정한 여유로움은 정말로 힘이 남아돌 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재즈 음악을 긴장하면서 음 하나하나를 집중하며 듣는다는 것을 별로 추천하고 싶지도 선호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적합한 음악 감상법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랜만에 재즈 음악을 끊지 않고 오랫동안 감상한 것 같다.
Brian Bromberg - Come Together
Tribute to Grover - Winelight
콘트라베이스를 마치 베이스 기타 음처럼 연주한 곡이다. 어쿠스틱 베이스 음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곡인데 넓은 청음실에서 이 곡을 근래에 감상하면서 항상 임팩트나 오디오적인 쾌감만 강조해서 감상했다면, 이번에는 말 그대로 실연에 가까운 리얼함이 표현되고 있다.
예컨데, 성능 좋은 Class D 방식의 앰프를 매칭했을 때는 마치 재생되는 음들이 치명적이고 화려하게 꽂히는 느낌이 있었다면, 오디아플라이트를 통해 듣는 음은 그런 과장과 화려함보다는 실제로 스피커의 주변에 무대감이 형성이 되고 그 소리가 만들어 내는 볼륨감과 저음의 형태가 만들어져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저음에서 뭔가 담벼락이 무너지는 듯한 육중한 음이 재생된다. 스피커는 다른 앰프를 사용할 때와 동일한 스피커로 듣더라도 그런 차이가 있다. 담벼락 무너지는 듯한 묵직함이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괴팍하거나 거칠거나 무식하게 들리진 않는다. 저음의 깊이감과 에너지나 묵직한은 상당하지만 그 질감은 지극히 탄력적이고 완만하고 근사하다.
이런 와중에도 트럼펫 음이라던지 고음역대에서 찰랑찰랑거리는 하이햇 두드리는 소리 등이 좌우로 번갈아가면서 너무 촉촉하게 들려줘서 기분이 좋다.
말러 5번 (Mahler Symphony No.5)
클래식은 대단히 숙연하고 깊으며 정중하다. 정중하다는 표현이 또 놀림거리가 될까 걱정이 되는데, 그만큼 차분하면서도 완곡하지만 지극히 바람직하다는 표현인데, 전대역을 모두 잘 내주지만 대단히 차분하고 정숙하게 재생한다. 한층 아래로 음역 톤이 가라앉아서 재생되고, 중고음에 잡음이나 날림이나 가벼움이 없이 재생이 되기 때문에 숙연하고 근사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깊고 육중한 에너지는 요란스럽지 않게 깔아주는 맛이 있다. 그런데 그 에너지가 분위기로 느껴지는 것이지 음색의 선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일체의 뻣뻣함이나 가벼움이 없이 전대역을 강인한 힘과 에너지로 누르고 응집시켜서 재생한다. 이러한 대편성곡에서 무게가 가벼운 앰프들과 확연한 차이가 느껴지게 된다. 이것은 마치 1500cc 자동차가 초반에서는 가볍게 치고 나가지만 속도가 올라갈수록, 혹은 도로가 좋지 않을수록 소음이 늘어나고 진동이 늘어나면서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과 3000cc 이상, 4000cc 급 되는 고급 세단을 타면 느껴지는 여유로움과 안정감의 차이에 비유할 수 있다.
클래식 대편성에서 가벼움이나 음의 날림이 발생하면 클래식이 중후하게 들리지도 않을 뿐더러 고급스러운 음악으로 들리지도 않게 된다.
비로소 이정도 앰프가 되어서야 클래식 대편성이 중후한 음악으로서 오랫동안 감상하면서도 편협하거나 요란스럽게 들리지 않고 숙연하게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식 슬로푸드

엄밀하게는 이 앰프의 재생음이 투입된 물량만큼이나 강약 표현이 뚜렷한 것은 아니다. 이 앰프가 내는 음은 일체의 과장이 없고 음악을 깊고 넓으며 그윽하고도 맑게 재생하기 때문에 그 음악 재생력의 깊이감은 우수하지만 소위 흔하게 말하는 스펙터클이라거나 짜릿하다거나 하는 등의 오디오적 쾌감이 강한 성향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들어보지 못했던 없던 음을 내주는 오디오 기기라기 보다는 원래 있던 음을 좀 더 있는 그대로 리얼하게 재생해 주는 앰프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주변 지인들과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오디오 마니아가 좋아하는 음질이 따로 있고 음악 애호가가 좋아하는 음질이 따로 있다. 오디오 마니아는 오디오를 취미로 시작하는 순간 변화가 심한 오디오 제품이 성능이 좋은 오디오 장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으며, 자신이 기대하지 못했던 변화를 만들어 주는 장비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반대로 음악 애호가이거나 혹은 변화가 심한 오디오 장비를 오랜 세월동안 많이 사용해본 오디오 유저의 경우는 음악적인 느낌을 리얼하고 중후하며 지극히 자연스럽게 넓은 대역을 재생하는 느낌을 더 선호하게 된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오디오적 쾌감이 뛰어난 오디오 장비도 극찬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을 정말 말 그대로 긴장하지 않고 듣고자 할 때는 자연스러우며 소리 자체의 질감을 과장없이 들려주는 장비를 사용해서 음악을 감상한다. 그것이 바로 오디아플라이트가 추구하는 성향이다.


힘이 좋다는 표현보다는 스피커 지배력이 좋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스피커 지배력이 좋기 때문에 1000~3000만원 수준의 스피커들에서도 대단히 여유로운 음악 재생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힘이 있어야 여유로울 수도 있는 것인데, 단순히 원하는 볼륨이 볼륨 노브 12시 방향에서 나오기 때문에 볼륨 노브가 절반정도 남아돌아서 힘이 남아도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의 최고 속도가 200km인데 100km만 주로 이용한다고 해서 힘이 절반 남아도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 크고 무거운 고성능 스피커들에게서 중고음만 얇게 재생하는 것도 아니고 풍부한 대역을 마치 긴 시간을 누리며 잘 차려진 한정식 한상을 누린 것 같은 음을 들려주었다.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한잔의 탄산음료가 당장에는 더 좋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나는 절대로 탄산음료를 돈주고 사서 마시지는 않으며 가능한 그동안 못 누려봤던 슬로푸드를 음미하며 즐기고자 한다. 


오디아플라이트 FLS10이 들려주는 음이 바로 그런 슬로푸드 같은 음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유행을 타지 않고 싸구려틱해 보이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 음을 들려주니, 그것으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추천 기사
여유와 품격을 갖춘 이탈리아산 하이엔드 인티앰프 - Audia Flight FLS 10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