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는 실현할 수 없는 실키함과 미려함의 백미

조회수 2019. 3. 25. 15: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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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ga Premium 5.2 스피커

생긴 것만 보고 음질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아니 정확하게는 생긴 것과 만듦새를 보면 음질을 추측할 수 있지만, 단순히 눈에 보이는 디자인만 보고 음질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특히 스피커의 경우는 그 스피커가 만들어진 재질과 디자인 방식에 따라 음질이 모두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좀 더 향상된 음질을 위한 재질의 사용과 설계법이 투입된 제품을 단순히 시각적 디자인만으로 품질 전체에 대해서 오해를 해서는 안된다. 


최근 유독 초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는 나무 재질이 아닌 알루미늄 재질 스피커의 인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알루미늄 재질 스피커가 알려지기 전부터 꾸준히 알루미늄 재질의 스피커를 제작해온 제작사가 있다. 


스위스의 피에가 스피커다. 


피에가 스피커는 현존 최고급의 공예품을 제작한다는 스위스에서도 대표적인 스피커 제작사다. 알루미늄 재질의 스피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스피커 브랜드였으며, 거기에 한가지 더해서 리본 트위터를 가장 잘 이용하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비싸지만 전형적인 럭셔리 고급 스피커

필자에게 피에가 스피커는 너무 비싸서 써보기 힘들었던 스피커였다. 스위스 제작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건 어쩔 수 없었다. 가장 정교하고 미세한 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제품들이 스위스에서 만들어지는만큼 가격이 비싼 것이 일반적이었다.


직접 소장하지는 못하더라도 음질을 들어볼 기회는 많았다. 


필자가 과거부터 들어왔던 피에가의 음질은 그야말로 미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우며 럭셔리함의 대표적인 음질이었다. 귀족적이면서도 일반 나무 스피커에서는 도저히 구현되기 어려운 미려하고도 고우며 극도로 투명하며 해상력이 대단히 뛰어난 음질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디자인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던 때였다. 대부분의 오디오 선배 마니아들도 오디오는 음질이 중요하지 디자인이 무슨 소용이냐? 라는 말들을 입에 달고 살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한 잔재가 있지만, 스피커다운 디자인이라면 당연히 전통적인 나무 무늬가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것이 보수적인 편견이었으며, 더욱이 부피가 커야 좋은 스피커라는 고정관념도 여전하다.

그렇지만, 과거에 스피커의 재질이 나무였던 것은 나무가 많았고 나무가 저렴했으며, 나무가 가공하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무로 제작했을 때, 앰프나 스피커 유닛 자체에서 만들어내는 에너지의 부족함을 소위 통울림이라는 요소로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기술력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나무가 유리한 점도 있었다.


물론, 나무로 제작했을 때의 장점도 있지만 나무로 스피커를 제작했을 때는 그 특유의 불필요하고 제어하기 힘든 통울림 때문에 깔끔하고 미려한 음질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소리라는 것은 입력된 신호에 따라 스피커 드라이버 유닛에서만 재쟁되도록 제어해야 되지만, 나무통의 구조나 부피에 따라 제어하기 힘든 울림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소리에 번짐이 발생해서 미려하며 깔끔한 음이 지저분해지게 되고 정확도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피에가는 일찍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피커통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소위 나무 스피커에서 느낄 수 있는 통울림으로 인한 음악의 섬세함이나 부품림의 느낌을 보완하기 위해 돔트위터보다 중고음의 배음과 하모닉스를 더욱 더 풍부하게 재생하는 리본 트위터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중저음은 좀 더 단단하고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재생하며 중음이나 고음은 리본 트위터 특유의 미려하면서도 곱고 실키한 음을 재생하게 된다. 사실 직접 청음해 보기 전까지 디자인만 보고는 어지간해서는 연상하기 힘든 음이다. 대부분의 피에가 스피커에 대해서 경험해 보지 못한 오디오 유저들이 피에가 스피커의 디자인만 보고 다소 차갑고 날이 선 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전형적인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갖게 되는 편견이자 오해라고 할 수 있겠다.



피에가의 대표 모델 Premium 시리즈

피에가에는 소위 어마어마한 수준의 초하이엔드급 스피커들도 실제 판매가 되고 있고 해외 오디오 박람회 등에도 출품이 되고 있지만, 피에가의 가장 대표 라인업은 Premium 시리즈와 COAX 시리즈다.


COAX 시리즈에는 현존하는 가장 큰 면적의 리본 진동판이 탑재되었다. 그것도 고음을 재생하는 트위터부와 중음을 재생하는 미드레인지부가 함께 장착된 동축 형태이다. 이정도의 진동판을 직접 수공으로 제작할 수 있는 사람도 피에가에 단 2명밖에 없다고 한다. 그정도로 고급 기술인 것이다. 


Premium 시리즈는 부피를 다소 줄이고 리본 트위터를 피에가를 대표하던 LDR 2642 MK2 리본 트위터를 탑재하고 있다. 이 트위터는 오랜 세월동안 피에가의 명성을 만들게 해준 고음 재생용 부품이다. 


Premium 5.2에는 여기에 120mm 우퍼 유닛을 2개 탑재하였는데 저음의 느낌이 기대 이상으로 단단하고 탄력적이다.

사진상으로는 슬림해 보이지만 정확하게 좌우폭은 19cm여서 다른 경쟁 스피커들과 비교해 보면 수치상으로는 특별히 슬림한 편은 아니다. 다른 스피커들의 경우, 디자인상으로 슬림한 스피커들이 스펙상으로는 좌우폭이 20cm가 넘는 것으로 표기된 경우가 많지만, 의외로 하단 받침대를 포함한 수치인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스피커 자체의 폭은 20cm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피에가 Primium 5.2는 뒷면을 타원형으로 가공하고, 알루미늄을 섬세하고도 정교하게 마감하여 단순히 사진상으로 보이는 디자인보다도 실물이 훨씬 고급 제품임을 눈치챌 수 있다. 


무게도 21kg으로 부피가 좀 더 큰 다른 나무로 만들어진 스피커들보다 더 단단하고 무거운 것을 알 수 있다.



나에게 가장 행복했던 추억을 남겨준 바닐라 아이스크림

제품 테스트를 위해 3.8m x 6.5m 정도의 공간에서 오렌더 A100 과 몇몇가지 앰프를 매칭하여 테스트를 진행했다. 매칭한 앰프로는 유니슨리서치, 에코 진공관 앰프, 빈센트오디오 앰프 등이 이용되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다지 비싼 기기들의 매칭은 아니었다.

▲ Piega Premium 5.2의 내부 모습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키하면서도 투명하며 뛰어난 해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단연 동급 최고다. 같은 리본 트위터 탑재 모델이라 하더라도 이런 측면만큼만 놓고 본다면 해상력이나 미려하고 실키한 느낌이 최고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분야는 피에가의 전매특허다.


스피커의 폭이 슬림해 보이기 때문에 음이 너무 얇고 가볍게 재생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을텐데, 과도한 저음의 풍부함이라는 측면만 조금 다를 뿐, 그외에는 딱히 단점은 찾을 수 없다.

앰프의 매칭은 당연히 음을 자극적으로 만들거나 뻣뻣하게 만들거나 음을 얇게 만드는 매칭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당신이 만약 국이 짜다면서 불평을 하면서도 거기에 다시 소금을 넣는 취향이 아니라면 말이다.


저음은 오히려 나무로 만들어진 스피커보다 훨씬 더 탱글탱글하며 단단하며 스피디하다. 거기에 적절한 탄력감과 밀도감을 갖추고 있어서 음악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다만, 나무로 만들어진 조금 더 부피가 큰 스피커에 비해 차이점이 있다면, 전대역에 걸쳐서 나무로 만들어진 스피커의 음이 약간 더 포근하고 풍부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나무로 만들어진 스피커가 약간 답답하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필자는 피에가 Premium 5.2를 가능한 넓게 배치하고 감상해 보았다. 스피커의 배치를 좁게 배치하면 재생되는 음이 중앙으로 집중이되어서 오디오적 쾌감이 극대화 되지만 스피커의 성능이 뛰어난 덕분에 스피커를 넓게 배치하더라도 매칭된 앰프의 성향이 자연스럽고 밀도감과 에너지가 풍부한 성향인 경우에는 그 넓은 공간도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펼쳐내서 촉촉하게 비가 내리는 것처럼 만들어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의외로 넓게 배치하고 하모닉스와 잔향감을 살려서 감상하는 것도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Diana Panton - Fly Me To The Moon
최고급 바닐라 크림을 먹으면서 행복했던 때를 상상해 보자. 아이에게 처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이고 아이가 좋아하던 때가 떠 오른다. 혹은 아내와 연애를 하던 시절에 함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나눠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던 때가 떠 오른다. 혹은 자취하던 때에 에어컨 없이 지낼 때, 혹은 너무 오랜만에 떠난 여행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산책로에서 초여름에 가족들과 걸으며 먹던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떠 오른다.
혹자는 이 스피커가 생긴것만 보고 소리선이 얇고 쏘는 음이 날 것이라 예상하지만, 직접 들어보고 나서 느낀 느낌은 고급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떠 오르는 것이다. 그것도 가장 행복하던 시절에 가족과 함께 나누었던 그 부드럽고 달콤하고 사랑스러움과 행복감이 느껴지던 그런 느낌이다.
이보다 어떻게 솜사탕같은 느낌을 만끽할 수 있을까?
볼륨이 작아도 너무 달콤하고 미려하고 달콤하며 실키하게 느껴진다는 것에서 놀랍고 다른 스피커들과 차별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클래식 소나타 - (Beethoven Moonlight Sonata)
미려함이 있으면서도 지극히 소프트하고도 투명한 음이 공기와 청자의 피부에 스며드는 듯한 음을 전달한다. 스며든다는 것은 꽂힌다는 표현과는 다른 표현이다. 꽂힌다는 표현은 오디오를 초기에 접했을 때, 당장에 쾌감은 있을 수 있지만, 쉬 피곤해지고 질리게 된다. 그렇지만 스며드는 음은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으며 촉감과 입자감이 우수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스며드는 음은 특정 음이 뾰족하게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고운 모래사장을 걸으면 모래바닥 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처럼, 혹은 따뜻한 물이 담겨져 있는 욕조에 몸을 담그면 온 몸에 그 온기가 스며들어서 몸의 근육이 이완되는 것처럼 온기감과 입자감과 음의 정보가 스며드는 느낌이 있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리본 트위터를 가장 잘 이용하는 제작사인만큼 음의 해상력이나 중고음의 정보량, 음의 입자감 등에서는 전혀 의심을 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종종 여기서 재생되는 음이 쏘는 느낌이 있거나 피곤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한가지만 유념하면 된다.
누가 그렇지 않다고 국물이 짠 음식에 소금을 더 넣겠는가?
여기에 딱딱하거나 쏘는 느낌이 있는 주변기기 매칭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딱딱하고 쏘는 느낌이 있는 매칭을 하고서 피곤하고 쏘는 음이라고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 실수만 아니라면 피에가 스피커는 너무나도 영롱하고 너무나도 촉촉하고 미려하고 아름다운 음을 내준다.
대단히 뛰어난 해상력을 기반으로 일체의 중저음의 늘어짐이나 지저분함이나 부정확함 없이 대단히 아름다운 중음의 하모닉스와 고급스럽고 수준 높은 촉감의 음을 들려주고 있다.
음의 해상력과 투명함도 좋고, 투명하게 들리게 하기 위해서 중음의 특정 대역만 강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마치 중음의 넓은 대역이 미끈하게 스며드는 느낌이 들도록 매끄럽고 섬세하고 소프트한 음을 들려주기 때문에 절대로 피곤하게 들리거나 특정 대역만 강조되어서 들리는 것도 아니다.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기에 리본 트위터 탑재 스피커들이 유리하다는 것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Brian Bromberg - Come Together
오디오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상태에서는 저음의 양에 연연하게 된다. 당장에 그 차이를 구별하기가 쉽지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가격에 부피가 더 큰 스피커를 선택하지 않고 부피가 작은 스피커를 고려해야 되는 상황에서는 왠지 뭔가 손해를 보는 것처럼 불안해 하는 경우들 있다. 같은 가격에 좀 더 풍부한 중저음을 포기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서 저음의 질을 고려하게 되는 순간부터는 상당수의 유저들이 저음의 양감에 쏟는 관심과 중요도를 크게 보지 않게 된다. 예컨데, 좋은 반찬이나 좋은 요리를 먹는 것이 중요하지 공기밥을 두그릇 더 주는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는가?
글만으로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피에가 프리미엄 5.2이 내주는 저음은 동급에서 테스트해보고 있는 스피커들 중에서 그 저음의 단단함이나 탄력감, 탱글탱글함에 있어서 상당히 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이다. 탄력감은 충분히 좋지만 저음의 양 자체는 많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다.
우퍼 유닛의 크기가 작아서도 그렇지만, 우퍼 유닛의 크기에 비해 탱글탱글한 탄력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렇다고 높은 대역의 중저음이 딱딱하게만 표현되는 저음이 아니라 응집된 중저음의 탄력감과 단단함을 잘 표현해 주면서도 적절한 잔향감도 내주고 있어서 앰프만 잘 매칭해 준다면, 33평 아파트 거실정도에서도 중저음에 대해서는 그다지 불만없이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풍부하고 넘실대는 중저음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그런 쪽으로 특화된 스피커는 아니다. 항상 한명의 부모님과 배우자와 2명 이상의 자녀를 태우고 다녀야 되는 아빠운전사들은 커다란 승합차나 대형급 SUV를 선택해야지, 고성능 스포츠카는 꿈꾸기 힘들다)
Patricia Barber - Taste of Honey
과거에 자주 들었던 곡들을 음반을 모조리 꺼내서 밥도 먹지 않고 번갈아 가며 계속 듣게 된다는 표현이 있다. 워낙 음질의 변화 폭이 크기 때문에 익숙한 곡 위주로 당장에 감상해 보는 것이 재미가 있는 것이다. 필자도 과거에 자주 들었지만 항상 자주 듣지는 않는 펫 메스니의 'Are you going with me' 라던지 파트리샤 바버의 'Taste of Honey' 같은 곡들 다시 들어보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된다. Taste of Honey에서는 보컬의 목소리가 너무나 달콤하게 녹아 내리면서도 대단히 관능적이다. 그리고 이 곡은 1절이 끝나고 나서 연주되는 기타 반주가 명연주인데 그 기타 소리가 어찌나 간드러지게 느껴지는지.. 다른 움직임을 하지 못하고 말 그대로 숨죽이고 감상하게 된다.
Pat Metheny - Are You Going with Me
'Are you going with me' 같은 재즈곡의 경우는 아무래도 중저음의 배음까지 풍부하게 재생되는 스피커같은 경우가 더 표현력이 좋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보다도 더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저음에 묻혀서 리듬감을 나타내는 중역대가 묻히면 곡 특유의 서정적인 느낌과 침울함의 표현이 살아나지 못하게 된다. 결국은 중음을 너무 똑똑 떨어지는 느낌으로 명징하게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독이 되는 곡인데, 중고음을 에어리하고 몽환적으로 표현하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답답하게 들려서는 안되는 곡인데, 그런 느낌을 아주 잘 살려주고 있다. 그리고 연주 내내 톡톡 쳐주는 저음은 과도하게 강하게 표현될 필요 없이 살짝 볼륨감과 리듬감이 느껴질 정도로만 표현해 주면 되는데 그런 느낌을 아주 잘 살려주고 있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크지 않아서 오히려 더 음질이 좋을 수 있다

물론 크다고 음질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크다고만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집단 주거 환경이 많은 경우라면 더욱 더 그렇다.


이런 곡들이 너무 큰 스피커에서 우렁찬 중저음을 동반하면서 번잡하게 표현되면, 오히려 듣는 내내 부담스럽게 되고 피곤할 때는 머리가 울렁이는 경우도 있다. 사실 밝고 투명한 톤의 중음이나 고음의 질감이나 촉감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다소 과한 저음을 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피에가 프리미엄 5.2가 들려주는 클래식이나 재즈 음악도 이정도 공간(3.8m x 6.5m)에서는 충분히 인상적으로 들을 수 있다. 


오히려 좀 더 큰 스피커였다면 벙벙거리는 저음이 공간을 울리는 느낌이 싫어서 음악을 자주 틀지 않게 될 것 수도 있다. 


필자는 이 스피커에 유니슨리서치의 신제품 앰프인 유니코 DUE 와 같은 이탈리아 앰프인 오디아플라이트, 에코 EVA 진공관 앰프 등을 매칭해서 만족스럽게 감상했다. 3가지 앰프 모두 매끈하고 자연스럽고 중립적인 밸런스를 가진 앰프이면서 절대로 단호하거나 중고음을 굳이 또렷하게 내려고 애쓰는 앰프들은 아닌 것이다.



디자인만 보고 음질을 잘못 연상해서는 안된다

피에가 스피커는 음질과 스피커의 만듦새만 놓고 봤을 때는 지극히 모범적인 기준이 될만 하다. 절대로 음질의 기준이 오로지 한가지 뿐일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짜릿한 오디오적 쾌감을 노린다면 이 스피커에 팽팽하게 음을 조율해 주는 앰프를 매칭하고 좁게 배치해 보자. 우리가 그 어떤 스피커보다도 더 짜릿한 오디오적 쾌감을 전해줄 것이며, 자극이나 공격성보다는 소프트하고 부드러우며 미려하고 에어리한 음으로 편안하게 음악을 듣고 싶다면 배음과 잔향, 음의 밀도와 함께 부드러운 음을 내주는 앰프를 매칭하고 넓게 배치해 보자. 극도로 투명하고도 미려한 음이 생각치도 못했던 수준으로 편안하고 부드럽게 재생될 것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스피커를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의 인식은 과도하게 나무 스피커만이 더 좋은 음질을 낼 것이라고 치우쳐져 있는 듯 하다. 그렇지만, 오디오적인 세부적인 특성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뜯어봤을 때는 알루미늄 케이스의 스피커와 리본 트위터를 탑재한 스피커가 나무로 만들어진 스피커나 일반 소프트 돔 트위터를 탑재한 모델들을 압도적으로 상회하고 있는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중고음의 미려함이라던지 항층 뛰어난 해상력과 생동감, 투명함과 촉촉한 표현력, 그리고 빠르면서도 넓은 입체감의 펼쳐짐, 실키한 촉감과 놀라운 수준의 입자감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앰프가 너무 부실하지만 않는다면, 저음도 제법 탱글탱글하고 단단하며 탄력적으로 재생하고 있어서 음악을 듣는 재미를 어떤 방식으로든 아주 잘 표현해 주는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남들과 비슷한 제품을 선택하면 남들과 비슷한 것을 체감하고 느낄 수 있지만 남들과 다른 방식과 다른 제품을 선택하면 남들이 못 느끼는 희열을 느낄 수도 있다. 


피에가가 바로 그런 즐거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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