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레트로풍 진공관에 블루투스와 USB DAC를 담다

조회수 2019. 3. 19. 1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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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CO EVA 진공관 인티앰프

▲ Ekco Audio 의 설립자, Eric Kirkham Cole

EKCO EVA 진공관 인티앰프를 진행하기 전에 제작사인 에코 오디오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에코 오디오가 그럭저럭 괜찮은 진공관 앰프를 만드는 제작사 정도로 알고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것까지는 오디오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에코 오디오는 영국에서 시작된 오디오 제작사다. Eric Kirkham Cole에 의해 설립이 되었으며, 처음 공장을 만들어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 1927년 런던에서 1시간 거리의 Leigh on sea에 50~100명 규모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라디오 등을 제작하게 되었는데, 시대를 감안하자면, 상당히 큰 규모의 제작사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도 에코 오디오는 통신, 레이더, 전자 및 핵 장비까지 개발을 했으며, 1950년 전부터 인도에서 라디오 수신기 및 관련 전기 장치와 부품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급성장한 에코 오디오는 지금으로부터 벌써 60년도 더 전부터 830평의 공장을 운영하면서 자동차 내장 라디오 및 TV, 전기램프 등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였고, 1958년에는 버킹검 궁전에서 영국 여왕으로부터 왕비로부터 CBE 상을 받게 된다. 일종의 수출산업훈장 같은 것이다.

일찍이 이만한 브리티시 오디오 제작사도 없었던 것이다. 에코 오디오의 에릭 콜(Eric Cole) 대표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회사의 새로운 사업자로 필립스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국 2005년 International Audio Group Ltd. 에서 에코 오디오를 인수하여 진공관 전문 브랜드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게 되었다.


진공관 오디오 황금기의 로망과 빈티지 레트로풍 디자인을 함께..

최근의 에코 오디오에서는 과거 에코 오디오가 라디오 생산을 하던 황금기의 성공을 이해하고 당시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복고풍 제품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잘 살린 제품에 대한 이해력을 통한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진공관을 이용한 일종의 로망과 복고풍의 매력적인 디자인을 살리면서 뛰어난 품질과 즐겁고 매력적인 음질이라는 측면들을 함께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속속 잘 만들어진 제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 (좌측부터) EV55SE, EV55ST, EV80M

대표 제품으로 EV55SE, EV55ST, EV80M 등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중상위 그레이드의 고품위진공관 앰프로서, KT88 관과 KT120 관을 출력관으로 사용한 제품들이다.


그런데 이번에 에코 오디오의 트레이드 마크인 복고풍 디자인을 미니 사이즈로 재정비하고 거기에 최신 트랜드라고 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능과 USB DAC까지 탑재한 미니 진공관 앰프가 선보여졌다.


디자인만 보고도 누구나 갖소 싶게끔 하는 이 제품의 이름은 EKCO EVA다.


블루투스 수신 및 USB DAC 와 헤드폰 앰프 탑재 2개의 볼륨 메타와 고급 목재 패널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디자인

▲ Ekco Eva Vacuum Tube Integrated Amplifier

디자인에 대한 평가와 칭찬에 대해서는 유독 박한 편이다. 과연 이정도 가격의 제품의 디자인이 얼마만큼 좋아질 수 있을까? HIFI 스테레오 관련 제품들이 대부분 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편이기 때문에 이정도 가격대에서 판매되는 오디오 제품들이 디자인이라는 것이 그동안 특별할 것은 없었다.


물론, 대중적인 제작 브랜드에서는 유독 디자인에 집착하여 제작한 제품들도 없지는 않지만, 결국 오디오 평론을 하면서 디자인만 좋아서 칭찬할 일은 없다. 결국 오디오 평론가 입장에서 디자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견고하고도 정교한 만듦새이며,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음질이다.


음질에 대한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이 제품의 기본적인 만듦새와 디자인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필자 입장에서도 사랑스러운 미소를 감출 수 없게끔 한다.

대부분의 오디오 제품은 금속 섀시로 마무리가 되게 되는데, 종종 좌우측 손잡이나 패널에 아름답게 마감된 목재 패널을 사용했을 때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감층 같은 것이 있다. 이 색상도 진한 위스키 색상을 띄고 있는데, 그 색상의 부피가 크게 넓지 않은데도 이 제품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색상의 인상이 검정색에 대한 인상보다는 진한 위스키 색상의 나무 패널에 집중되게 된다.


그리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발생되는 친숙함도 있다. 앰프가 아직까지는 뛰어난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대부분 좌우폭이 42CM정도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지만 현대 시대가 되면서 오디오 제작에 투입되는 부품들의 성능의 월등히 향상이 되면서 이렇게 절반 사이즈로 앰프를 제작하더라도 제법 수긍할 수 있는 성능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 제품은 거기에 블루투스 기능과 USB DAC 및 광/동축 디지털 입력 단자까지 탑재하고 있다.

EL84 진공관을 출력관으로 4개 사용하고 있고, ECC83 과 ECC82 까지 포함하여 따스한 빛을 내는 진공관을 모두 7개 탑재하고 있다. 그리고 전용 덮개로 7개의 진공관을 덮고 있는 모습도 레트로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덮개를 간편하게 탈부착이 가능해서 원하는대로 디자인 연출이 가능하다.


부피는 작은 앰프지만, 디자인 요소들이 아주 알차다. 전면에 앙증맞는 사이즈로 노랑색 불이 들어오는 레벨메타 2개를 탑재한 것도 신의 한수라 생각한다. 사진상으로 보는 것은 실물로 보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작은 면적에 이런 디자인 요소를 꾸역꾸역 집어넣는 것이 항상 긍정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EKCO EVA의 디자인 디테일은 분명 사랑스러운 느낌이 있다. 커다란 크기의 제품에서 번쩍번쩍 드러나 있는 디자인 디테일들은 종종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오랫동안 자주 보면 식상하고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EKCO EVA의 경우는 2개의 노랑색 불빛을 내는 레벨메타와 좌우측 2개의 검정색 노브까지 통일성이 있어 보이면서도 크기가 작기 때문에 절대로 부담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레벨메타가 움직이는 안쪽을 보면 마치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의 시계 바늘 같은 기계적인 장치원리까지 볼 수가 있는데, 기계를 좋아하는 남자들이라면 사족을 못 쓸 정도의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 외에도 노브 하나만 만져 보더라도 저렴한 제품과 정성을 들여 잘 만들어진 제품을 판별할 수 있다. 저렴한 제품의 경우는 노브를 만져보면 노브에 유격이 많고 가볍다. 움직임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움직임의 질감도 어딘가에 마찰이 발생하는 등, 불안한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EKCO EVA의 이 작은 노브는 매우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유격이 없으며, 볼륨 노브의 움직임도 적당히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움직인다.

앰프의 하단 받침대도 인상적이다.


음질에 대한 이해력과 충분한 고려를 통해 만들어진 구조로 보인다. 전원부 트랜스가 갖는 무게중심을 아래로 내리면서도 스파이크 역할을 하는 탄탄한 금속재 받침대를 탑재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넓적하고 둥그런 스타일의 그런 흔한 받침에 비해 좀 더 음질과 정확한 지지에 대해서 신경을 쓴 흔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며 호들갑을 떨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에코 오디오가 추구하는 고전 진공관 앰프의 정체성이라던지 음악성에 대한 정체성 등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흔적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저렴한 오디오 제품에 비해 차별화 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 전면에 헤드폰 단자도 탑재하는 등, 기능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나 매우 인상적인 부분들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보기 좋은 진공관 앰프가 음질도 좋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과 기능을 선사한다 하더라도 오디오 장비가 음질이 매력적이지 못하면, 인테리어 제품에 불과하다. 어디까지나 오디오 제품은 음질이 좋아야 평론가 입장에서 칭찬을 할 수 있다.


아무리 비주얼이 좋고 춤을 잘 추더라도 노래를 못 부르면 가수가 아니라 댄서라고 부는 것처럼 음질이 좋지 않은 오디오는 아무리 기능과 디자인이 좋더라도 호의적으로 보일 수가 없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에코 EVA가 재생해 주는 음질에는 진공관 앰프스러우면서도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테스트를 위해 펜오디오 센야, 사라S, 피에가 Premium 5.0, 비엔나어쿠스틱 베토벤 베이비, 모짜르트, 모니터오디오 플래티넘 PL100Ⅱ 등이 사용되었고, 테스트 공간은 3.8m x 6.8m 정도의 공간에서 테스트 했다. 소스는 오렌더에서 디지털 출력으로 에코 EVA의 USB DAC를 사용했다.

Isn’t it romantic - 다이애나 크롤
오!! 유독 달콤하게 들린다. 적당한 볼륨감과 적당한 감미로움과 적당한 부드러움을 표현하면서 어느 특정한 대역에 지나침이 없다. 말 그대로 전형적인 진공관 앰프다운 음이다. 곡 자체의 특성이 그러기도 하지만, 그 느낌을 잘 살려서 달콤하게 목소리를 들려준다.
스피커를 북쉘프 스피커와 톨보이 스피커, 알루미늄 케이스나 리본 트위터를 사용한 스피커까지 여러가지를 매칭해 보았는데 대부분 음의 매끈한 연결감이나 부드러움, 무드감이 느껴지는 볼륨감의 표현력은 충분히 크게 칭찬해도 될만한 음이다.
이 음악만큼은 피곤한 몸으로 집에 귀가해서 감미롭고 편안하게 듣기에 대부분의 TR앰프보다 더 감미롭고 관능적으로 들린다. 살살 녹여준다는 표현이 지극히 잘 어울린다.
이 부드러움과 감미로움을 뭔가에 비유하고 연상하고자 머리에 떠올려 보았는데 결국 머리속에 떠오르는 가장 적당한 비유 대상은 버터라고 떠 올랐다.
일단은 듣기가 편안하다. 과도하게 오디오적인 음은 음악적 뉘앙스가 빈약한 경우가 많으며, 다소 경직되고 피곤하고 부담스럽게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EKCO EVA가 들려주는 음은 그와는 아예 반대되는 음이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힘이 없으면서 부드럽기만 한 음도 아니다.
스피커의 크기가 공간에 비해 과도하게 작지만 않다면 중음의 볼륨감 표현에 있어서 적당한 살집의 표현과 적당한 볼륨감의 표현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음이 너무 얇고 가볍거나 심심하게 들리는 면도 없다. 중저음부에서 월등히 고가의 앰프와 동일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충실한 볼륨감과 풍부한 중저음의 중량감과 안정적인 배음을 재생해 주기 때문에 음악이 가볍게 들리거나 심심하게 들리지 않는 것이다.
클래식 대편성 – 카를로스 클라이버 베토벤 심포니 No. 5
모든 오디오가 클래식 대편성에 특화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음이 풍부하기 때문에 클래식 대편성을 재생하는데도 특별히 부족한 느낌은 없다. 무엇보다도 부실한 성능의 TR앰프에 비해 중저음이 풍부하게 재생되고 볼륨감이 우수하다. 중음과 저음부까지 이어지는 이음새가 매끄럽게 처리되고 있어서 음이 중간중간에 빈약하게 비는 느낌이나 끊기는 느낌이 없다. 그러면서도 중저음까지 매끄러우면서도 풍부하게 재생해 주고 있다. 그 와중에 음의 이음새가 부드럽고 매끄럽기 때문에 확실히 TR앰프에 비해 클래식 음악을 유연하고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재생해 주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의 탁월한 성능의 TR앰프에 비해서 음이 시원스럽게 뻗어나오는 느낌은 덜하지만, 오히려 볼륨감과 중저음역대 질감이 빈약한 TR앰프에 비해서는 한결 풍부한 음을 포근하면서도 감미롭고 풍요롭게 재생해 주기 때문에 한결 재생되는 음악들이 더 정감있게 느껴지고 부담없이 우리가 알고 있던 정이 느껴지는 음으로 살갑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
개여울 – 말로
매칭된 스피커가 고가의 스피커라고는 하지만, 100만원대 DAC 내장 진공관 앰프가 내주는 보컬의 목소리로서 대단히 탁월한 감미로움과 관능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더 이상 무얼 바라겠는가? 목소리의 뉘앙스와 질감 표현력에 있어서는 진공관 앰프 전문 브랜드다운 실력 발휘가 여실히 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리 스피커가 고가의 스피커라 하더라도 여기에 100만원 초중반의 TR앰프를 물려서는 대부분 이런정도의 달콤한 볼륨감의 목소리를 들려주지 못한다. 특히, 대부분의 이정도 가격대 TR앰프들은 보컬곡을 재생함에 있어서 이보다 약간 더 또랑또랑하고 단정한 느낌이 있을 수는 있지만, 또랑또랑하고 단정한 것이 꼭 더 음악적으로 우수한 음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랑또랑하고 단정한 대신에 전체적으로 음악의 깊이와 풍부한 질감을 표현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정보량과 밀도, 볼륨감 등이 현격히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한 음질적 특성에서 비슷한 가격대 TR앰프보다 확실히 더 뛰어난 것은 분명하다.
클래식 - 바흐 Violin & Oboe
너무너무 부드럽다. 이 부드럽다는 특성은 거의 대부분의 진공관 앰프를 연상하면 떠 올릴 수 있는 이미지이긴 하지만, 모든 음악이 이렇게 부드러운 것은 아니다. 유독 클래식 현악 협주중에서도 바로크 클래식 음악의 경우, 너무 산뜻하면서도 화사하고 부드럽게 표현해 주고 있다.
대략 3.8미터 X 6미터 정도의 공간에 넘실대는 윤기감과 부드러움, 현악기와 입으로 부는 작은 관악기의 음성을 마치 고운 목소리의 새소리처럼 아름답게 표현해 주고 있다.
피곤한 몸이지만 유독 일체의 피곤함이나 뻣뻣함이 없이 피곤한 몸의 육체를 녹여주는 듯한 음을 들려주며 적당히 따스한 느낌까지 있어서 아주 만족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비교적 수입 오디오 제품들 중에서 그리 비싼편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날마다 틀고 싶은 음색 특성임에는 분명하다.
재즈 - The Eddie Higgins Trio
부드럽고 감미롭고 볼륨감 좋고 화사한데 재즈에서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스피커 매칭만 굳이 잘못하지 않는다면, 재즈는 물론 클래식과 보컬곡까지 매우 만족스럽다. 이 제품의 음질 테스트를 진지하게 3일에 걸쳐서 나누어서 진했는데 그때마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였을까? 일반 TR앰프에 비해 이러한 나긋한 듯 하면서도 적당한 탄력과 볼륨감, 윤기감의 느낌이 유독 음악적이고 유독 정감이 느껴지고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면서 특별한 불만없이 긴장감을 내려놓고 계속 감상하게 된다.
악기의 음들의 음에서 특유의 그 잔향감과 음의 여운이 있지만, 그 느낌이 매우 소프트하면서도 감미롭다. 그 소프트함과 감미로움이 마치 음악을 듣는 공간 구석구석과 소파와 바닥과 내 몸에까지 스며드는 느낌이다.
여기에 따뜻하게 정종이나 와인이라도 한잔 하고 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스럽다는 것.. 그것도 자체 USB DAC로..

종종, 지극히 TR앰프스러운 음질을 좋아하시는 분께서 지극히 진공관 앰프스러운 진공관 앰프를 구입하시고 나서는, 진공관 앰프가 음질이 좋다고 해서 구입했는데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반대의 경우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부드럽고 감미로우며 나긋하며 음의 이음새나 연결감이 자연스럽고 매끄러우며 섬세하고 화사한 음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TR앰프보다는 아무래도 진공관 앰프가 더 어울릴 확률이 높다. 다만, 진공관 앰프들 중에서도 마치 TR앰프처럼 까랑까랑하고 또랑또랑한 음을 내는 진공관 앰프도 있으니 그점은 리뷰나 브랜드의 음색 성향을 잘 파악해서 선택하면 된다.


에코 EVA는 그런 측면에서 전형적으로, 우리가 진공관 앰프라고 하면 떠 올릴 수 있는 그런 감미롭고 화사하며 부드럽고 섬세한 음을 내는 앰프다. 진공관 앰프는 정확한 음을 듣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다는 것은 정교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고, 정교하고 정확하기 위해서는 스피드가 빠르고 소리와 소리의 연결감이 깔끔하고 깔끔하게 떨어져야 되는데, 진공관은 그런 정확성에서는 TR앰프에 비해 떨어지는 소자다.

그런데 바꿔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원론적인 의미에서 정확한 음이라는 것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우리들이 의례 알고 있는 좋은 음질이라는 개념 자체가 정확하게 똑똑 떨어지는 음질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의례 80년도와 90년도, 2000년 초반을 거치면서 정립된 좋은 음질의 개념이라는 것이 그다지 정확하고 깨끗하고 깔끔하게만 정리된 음질이 아니다. 한 오디오 전문가가 하는 말이 생각난다. 소리를 정확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이즈와 왜곡을 줄이면 줄일수록 음질이 듣기 싫어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 수치적으로 좋은 음질을 만드는 것과 인간 스스로가 감상해서 더 좋은 음질을 만드는 작업은 별개라고 한다.


에코 EVA가 기특하게 생각되는 것은 그러한 진공관스러우면서도 딱딱 떨어지는 정확성보다는 섬세하고 감미로우며 화사하고 부드러운 음으로서 지극히 우리가 예상하는 진공관스러운 음질을 만들어 주고 있으며, 감성적으로 마음에 들 수밖에 없는 따스하고도 정겨운 음으로서 오랫동안 음악을 듣기에도 싫증나거나 피곤하지 않은 음을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테스트 하는 동안에 자체 USB DAC로 작동을 시켰는데도 그러한 음질을 제공해 주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기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메인으로 쓰기에도 크게 부족하지 않지만, 서브로 사용하기에는 마치 늦둥이 또는 막내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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