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메어 르네상스를 꿈꾸다

조회수 2018. 8. 6. 11: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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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메어 I35 DAC

북유럽의 자존심

누구나 음향기기를 만들어낸다. 대기업부터 소규모 공방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음향 관련 제조사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그 중 독보적인 음질, 번뜩이는 음악적 개성과 철두철미한 기술적 토양을 갖추고 있는 메이커는 흔치 않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되는 체제에서 오직 최소의 자본으로 최대 이익을 얻는데 주력하는 대기업에서는 이런 기기를 만들어내기 힘들다. 20세기 후반 우리는 단 몇 명이 주도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무브먼트 앞에서 음악적 진실을 마주하며 로망에 젖곤 했다.


미국의 하이엔드 오디오는 거대한 스케일과 음장감을 무기로한 대형 스피커 그리고 1옴 하에서도 끄떡없는 앰프에 열을 올렸다. 영국은 조금은 온도감있고 포근한 탄노이 또는 BBC 모니터 출신 메이커를 중심으로 클래식 모니터가 오서독스한 전통을 이끌었다. 한편 북유럽 오디오 메이커들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고 있었다. 그들은 호쾌한 미국 스타일도 정밀공학의 대표주자 독일의 그것과도 달랐으며 정통을 고수하는 영국과도 대비되었다.


그 중 단연 눈에 띈 메이커가 스웨덴의 프라이메어다. 프라이메어는 기술적 천재성이나 압도적인 스펙 등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혁신보다는 자사만의 독창적인 음색 자체로 승부했다. 그 중심엔 천재 엔지니어 보 크리스텐센이 있었으며 이후 우리이겐 스레숄드의 후반기 바이오그래피로 익숙한 마이크 블라델리우스를 만날 수 있다.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과 함께 유럽권에서 프라이메어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흔치 않은 메이커였다. 그만큼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작가주의적 면모가 설계와 디자인 그리고 음악에 녹아났다. 그 이름 자체로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프라이메어는 북유럽의 자존심이었다.


2000년 전후 하이파이 오디오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프라이메어를 기억할 것이다. A301 같은 인티앰프 그리고 이후 출시된 A30 시리즈는 고유의 차분하고 약간 어두운 컬러에 미끌거리는 표면 텍스처 등으로 고유의 음색을 뽐내며 오디오파일의 감성을 푸르스름하게 물들였다. 때로 다인오디오 같은 메이커와 함께 어울려 북유럽의 풍광을 눈앞에 펼쳐놓듯 그들만의 카리스마를 멋지게 융합해냈다.


하지만 이후 프라이메어는 화장을 고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프라이메어의 페이스 오프. 과연 프라이메어는 대단히 큰 변화의 파고를 맞이했고 단지 새로운 라인업 추가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다. 가장 큰 변화는 D클래스 증폭과 스위칭 전원부의 도입이다. 기존처럼 아날로그 증폭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PWM 증폭은 프라이메어의 가장 큰 음색적 매력을 반감시키지 않을까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결국 I32 인티앰프에서 변화를 확인했다. 그러나 의외로 잘 잡힌 밸런스, 깊은 무게감보다는 빠른 반응, 기존의 윤기는 빠지되 담백한 맛이 살아났다. I32, I22 같은 인티앰프는 프라이메어의 새로운 시대를 예견하게 만든 대표적 모델이었다.

▲ (위쪽부터) 프라이메어 I32, I22

I35 인티앰프

새롭게 출시된 I35는 프라이메어의 D클래스 앰프 2세대를 천명하고 나섰다. 기존에 D클래스 모듈을 활용한 I32 또한 보 크리스텐센이나 블라델리우스 시절 프라이메어와 이격을 두었지만 이번엔 음질적으로도 더 완벽히 이별을 고하고 있다. 그 중심엔 기존 설계기조를 더 발전시킨 회로와 증폭 모듈의 진화 등 소자의 변화 그리고 내부 DAC 설계 변경 등이 자리하고 있다.


I35라는 직물을 짜는 데는 UFPD2 (Ultra Fast Power Device2) 증폭 기술이라는 씨줄과 APFC 전원부라는 날줄이 동원되어 새로운 패턴을 구성하고 있다. 일단 UFPD2는 기존 I32 인티앰프에 사용했던 D클래스 증폭 모듈의 새로운 버전으로 여러 부분에서 수정을 거쳐 탄생한 것. 기본적으로 A, AB 클래스 증폭보다 적은 전류를 소비하면서도 훨씬 더 높은 증폭 효율을 보이는 D클래스 앰프다.


그러나 프라이메어는 효율은 기본이며 음질적으로 더 뛰어난 성능을 위해 다시 한 번 UPFD2로 혁신을 꾀하고 있다. 가정대역을 넘어서는 초고역까지 THD를 극단적으로 낮추었으며 스피커에 걸리는 로딩 임피던스가 극도로 낮아지는 경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했다. 이 외에 D클래스 음질의 중요한 캐스팅보트로 작용하는 필터 부분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고역에서 저역까지 더 선형적인 주파수 특성과 노이즈 저감 효과를 얻고 있다.


한편 전원부는 APFC(Active Power-Factor Correction) 테크놀로지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모델에서 사용하던 것에서 효율이 더 높아졌다. 만일 구형 전원부가 550W를 사용한다면 신형 전원부는 500W와트만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하며 전류를 세밀하게 컨트롤해 순수한 사인파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I35 DAC 모델은 그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DAC를 내장하고 있어 뮤직서버나 스트리머 또는 PC/MAC 과 연결해 디지털 음원을 스트리밍할 수 있다. 내부에 장착한 DAC 칩셋은 일본 AKM의 레퍼런스 베리타스 시리즈 중 AK4497EQ를 사용하고 있다. 굉장히 높은 SN비과 THD를 자랑하는 칩셋으로 에소테릭 등 하이엔드 메이커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칩셋. 기본적으로 768kHz PCM 및 22.4MHz DSD 포맷까지 모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엔드 메이커처럼 별도의 DSP나 클록 등 주변회로를 개발해 넣진 않은 구조로 모든 프로세싱을 DAC 칩셋 자체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음원 재생에서는 AKM 자체 사운드가 지배적이다.


셋업

인터페이스는 무척 간단하다. 한 조의 스피커에 대응하는 바인딩포스트 그리고 XLR입력단 두조 및 네 조의 RCA입력단이 마련되어 있고 광입력 네 개, 동축 두 개, USB B 타입 한 개 그리고 동축 디지털 출력 한 개가 마련되어 있다. 별도의 리모컨이 제공되며 볼륨 콘트롤 및 입력 전환, 메뉴 세팅 등에 활용 가능하다.


크게 만질 부분은 없으나 입력 세팅에 들어가면 좌/우 밸런스 및 시작 볼륨, 최대 볼륨, 뮤트 볼륨 등을 세팅할 수 있으며 이 외에도 디스플레이 밝기 등 세밀한 부분까지 세팅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입력단 이름을 변경할 수도 있으며 스탠바이 시간 설정도 실제 사용시 유용할 듯하다. 더불어 다양한 시스템에서 활용될 것을 감안해 입력 게인을 –30dB에서 최대 30dB까지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놓았다. 입력단별 발생하는 게인 차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이 기능은 다양한 소스기기를 활용하는 유저에게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다.


리스닝 테스트

테스트를 위해 스피커는 다인오디오 C4 및 베리티오디오 피델리오 앙코르 그리고 앰프는 제프롤랜드 프리앰프 및 플리니우스 파워앰프를 활용했다. 한편 소스기기로는 웨이버사 WDAC3MKII 와 W코어 그리고 마이텍 맨하탄 II DAC 등을 사용했다. 실제 프라이메어 I35 음질 테스트는 USB 입력을 PC와 연결해 듣다가 이후 맨하탄 II DAC 로 변경해 네오복스 첼리비다케 XLR 인터케이블로 연결 테스트했다. 이후 음상이 더 내려오고 중, 저역 양감도 적당한 밸런스를 찾았다.

카산드라 윌슨 ‘Another country’
이전까지 들어왔던 기억에 의존하면 프라이메어의 전체적인 토널 밸런스 및 음색 기조는 완벽히 달라졌다. 이제 약간 어두웠던 초창기를 지나 조금 더 밝아졌던 중기 그리고 작금의 프라이메어 D클래스 2세대에서 프라이메어는 완전히 다른 음질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카산드라 윌슨의 ‘Another country’를 들어보면 무척 맨하탄 II DAC를 소스기기로 사용해도 꽤 밝고 상쾌한 사운드를 내준다. 주파수 반응 특성은 과거에 비하면 무척 평탄한 특성으로 변화해 특별한 착색은 발견되지 않는 편이다.
앨리슨 발솜 ‘Gymnopedie No.3’
음색은 맑고 투명하며 대체로 밝게 뻗어나간다. 어둡고 진득한 느낌이나 또는 촉촉하게 여운을 남기지도 않는다. 마치 단단한 도자기 표면처럼 촉감처럼 매끈하고 산뜻하다. 앨리슨 발솜의 ‘Gymnopedie No.3’ 같은 곡을 들어보면 그녀의 트럼펫은 그 어느 때보다도 조금은 직선적이며 높게 뻗어 올라간다. 맨하탄 II DAC를 썼을 때는 몰라도 자체 DAC를 사용했을 때는 피델리오보다는 좀 더 어둡고 푸근한 다인 C4 쪽에서 더 좋은 밸런스를 얻을 수 있다.
켄트 ‘400 slag’
I35 DAC 인티앰프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와 리듬감이 강조되는 팝/록 음악에서 드러난다. 풋웍이 빠르고 배음을 많이 남기지 않는 소리. 더불어 엔벨로프 특성에서 어택이 빠르고 서스테인이 짧은 편으로 어떤 음악을 들어도 사뿐 사뿐 발걸음이 가볍고 순발력이 좋다. 예를 들어 프라이메어와 동향인 모던 록 밴드 켄트의 ‘400 slag’같은 곡을 들어보면 넓은 대역폭 안에서 일사분란하게 강약 대비를 보여주며 높은 추진력을 보여준다.
정명훈 지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
높고 스트레이트하게 뻗어나가는 고역에 반해 중역과 저역은 담백한 편이다. 특히 중저역은 양감은 생각보다 적은 편이며 ‘Way down deep’같은 곡에서 북소리는 매우 타이트하게 조여져있다. 깔끔하고 단단하나 슬램한 펀치력을 구사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정명훈 지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을 들어보면 초반 도입부 타악은 빠르고 간결하게 표현된다. 한편 전체적인 스테이징을 과거 프라이메어에선 경험하기 힘들었던 입체감이 살아난다. 좌우, 전후 넓이와 심도 또한 꽤 입체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평

프라이메어는 수년간의 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프라이메어 르네상스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D클래스 2세대 증폭 개념을 I35 시리즈에 수혈하는데 성공했다. 과거 독특한 개성과 북구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음색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오디오파일의 사랑을 받았던 그들이다. 마치 컬트처럼 기억되는 시대를 지나 이제 프라이메어는 높은 효율과 좀 더 플랫한 주파수 반응, 광대역 증폭을 통해 더 넓은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UPFD 2 2 x 150W 8 ohms / 2 x 300 4 ohms>
XLR 2 x stereo pair analog inputs
RCA 3 x stereo pair analog inputs
1 x stereo pair analog LINE output 1 x stereo pair analog LINE output
1 x stereo pair analog PRE output 1 x stereo pair analog PRE output
2 x digital input 1 x digital output 2 x digital input 1 x digital output
USB-A 1 x digital input
USB-B 1 x digital input
Toslink 4 x digital input
RS232 outboard system control port
Ethernet x 2
12V Trigger 3.5 mm output
DAC AKM AK4497
Prisma control and connectivity
Dimensions 430 x 106 x 420 mm (WHD)
Weight 11 Kg

Importer & Price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4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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