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대하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진심
지난 5월 필자도 참관했던 뮌헨오디오쇼에서 오디오파일들의 귀를 의심케 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1982년 설립된 영국 뮤지컬 피델리티(Musical Fidelity)가 오스트리아 프로젝트 오디오(Pro-ject Audio)에 매각된 것이다. 뮤피의 설립자이자 CEO인 앤토니 마이클슨(Antony Michaelson)이 자신의 보유지분 전량을 프로젝트 오디오의 모기업인 오디오 튜닝(Audio Tuning)에 넘기는 형식이었다. 앤토니 마이클슨은 계속해서 뮤피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기업간 인수 및 합병이 오디오업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지만 이번 뮤피의 매각 소식은 국내 오디오애호가들에게는 꽤 큰 충격을 안겼다. 애호가들치고 뮤피를 한번쯤 거쳐갔거나 지금도 애용중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뮤피는 또한 대출력 앰프나 고스펙 DAC를 가성비가 꽤 좋은 상태에서 구매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이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CDP, CD리핑, 1TB 서버, 타이달, DAC에 225W 출력까지 갖춘 올인원 ‘M6 Encore 225’를 내놓으며 그 관록과 변함없는 의욕을 과시했던 터였다.
지난해 앤토니 마이클슨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한국에는 수도없이 왔던 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뮤지컬 피델리티와 M3scd, M3si
필자가 보기에 이번 시청기인 ‘M3scd’와 ‘M3si’는 최소의 비용으로 앤토니 마이클슨의 이같은 진심을 맛보 수 있는 조합이다. 우선 ‘M3si’가 출시된 것은 2014년 가을. 이미 그 때 DAC을 내장한 85W 출력의 인티앰프를 선보인 것이다. 2010년에 선보인 ‘M3i’에 24비트/96kHz DAC을 내장하고 전원부와 스피커 단자 등을 업그레이드한 모델로서 ‘M3si’가 탄생했다. 같은 시기 220W 출력을 내는 상급모델 ‘M6si’도 함께 출시됐다.
따라서 ‘M3si’를 요즘 시각에서만 보자면 대단한 스펙의 인티앰프는 결코 아니다. 32비트/384kHz에 DSD128 정도는 가뿐히 지원하는 DAC을 내장하고 출력도 200W를 훌쩍 넘기는 자이언트 인티앰프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M3si’는 MM 포노단이 추가로 마련된 점을 빼놓고는 아주 강력한 구매 포인트를 찾기 힘들 수도 있다. 스트리밍도 안되고 DSD 지원도 안되며 숫자로 본 85W는 웬지 미덥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M3si’의 가격표를 보면 이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 DAC과 MM포노단과 85W 출력의 인티앰프를 100만원대 후반에서 살 수 있다? 그것도 음질과 만듦새에 있어서 전세계 수많은 오디오애호가들의 검증이 끝난 뮤피의 제품을? 실제로 ‘M3si’를 같은 등급의 CD플레이어 ‘M3cd’에 물려, 그리고 타 브랜드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직결해 집중 시청해본 결과, ‘M3si’는 가성비 그 이상의 제품이었다. 포칼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Sopra No.2’를 너끈히 구동할 만큼 활기차고 기세가 좋았다.
2014년 겨울에 ‘M6scd’와 함께 출시된 ‘M3scd’도 마찬가지. CD플레이어이면서 USB, 동축, 광 단자를 통해 디지털 음원을 받아들일 채비를 갖췄다. USB-B 단자 입력시 24비트/96kHz까지, 동축 입력시 24비트에 192kbps까지, 광 입력시 24비트에 96kbps까지 지원한다. 요즘 기준에는 그리 눈길을 끌 만한 스펙은 아니지만 이미 4년 전에 그것도 엔트리 CD플레이어가 ‘디지털 허브’를 표방하며 디지털 파일에도 적극 대응하려 했다는 점이 대단하다.
외관과 스펙
‘M3si’는 첫 눈에 봐도 뮤피 제품을 알 수 있는 패밀리 룩을 갖췄다. 10mm에 다하는 두꺼운 전면 패널에 앙증맞게 달린 작은 버튼은 누가 봐도 2000년대 이후를 관통해온 뮤피 스타일. 왼쪽부터 전원 온오프 버튼, CD, USB, Phono, Tuner, Aux1/HT, Aux2 버튼 순이다. 해당 버튼을 누르면 위 LED에서 불이 들어온다. ‘HT’ 버튼은 ‘Home Theater’ 버튼으로, 이를 선택하면 홈씨어터 시스템에서 볼륨을 조정할 수 있다.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노브는 물론 볼륨 조절용이다.
후면은 스피커 바인딩 포스트, USB-B타입 디지털 입력단자, MM포노 입력단자 및 그라운드, 4개 RCA 입력단자, 2개 RCA 출력단자(라인아웃, 프리아웃), 전원 인렛 순이다. 포노단과 라인입력단 사이의 작은 스위치는 ‘Aux’와 ‘HT’ 선택용이다. 전작인 ‘M3i’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스피커 출력단자 품질이 높아졌다.
출력은 8옴에서 85W, 왜율(THD+N)은 0.014% 이하, 신호대잡음비(SNR)는 98dB 이상으 보인다. 전작인 ‘M3i’에 비해 출력(76W)과 SNR(96dB)이 모두 높아졌다. USB 입력단은 최대 24비트, 96kHz PCM 음원을 재생하 수 있다. MM포노 입력단의 임피던스는 50k옴, 감도는 3mV로 1.5mV 이상을 내는 고출력 MC카트리지에도 대응한다. 무게는 9.2kg.
‘M3scd’ 역시 ‘M3si’와 일맥상통하는 디자인을 입었다. CD트레이가 있고 볼륨 노브가 없고의 차이 뿐이다. 지터는 135ps 이하, SNR은 117dB 이상, THD+N은 0.003% 이하, 채널분리도는 105dB를 보이는 등 스펙은 이미 엔트리 레벨을 뛰어넘는다. DAC은 8배 오버샘플링 후 24비트 델타 시그마 방식으로 이뤄진다. 무게는 6kg.
설계디자인
‘M3si’는 기본적으로 출력단에서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푸쉬풀 구동, 8옴에서 85W를 얻는 클래스AB 인티앰프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 산켄(Sanken)의 ‘STD03P’와 ‘STD03N’ 트랜지스터가 달링턴(Darlington) 회로로 짜였다. 즉, 앞의 PNP 트랜지스터가 뒤의 NPN 트랜지스터를 드라이빙하는 구조다. 채널당 단 2개의 트랜지스터만을 투입하고도 85W 출력을 낼 수 있는 배경이다.
DAC칩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PCM1781’칩을 썼고, USB 입력 인터페이스는 역시 TI사의 ‘TAS1020B’ 칩셋을 통해 이뤄진다. 볼륨은 추정컨대 알프스(Alps) 같은 아날로그 타입이지만 버브라운의 ‘PGA2320’ 디지털 칩으로 제어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볼륨단 뒤에는 리모트 컨트롤용 작은 모터가 달렸다. 내부사진을 보면 단 한 장의 녹색 PCB 기판 위에 모든 부품들이 표면시장(SMD)된 점이 인상적이다.
전원부는 토로이달 전원트랜스와 각 채널당 2개씩 할당된 평활용 커패시터와 정전압 회로로 구성됐다. 평활용 커패시터와 정전압회로가 통상 트랜스가 아닌 출력석 쪽에 최대한 가깝게 배치된 점이 눈길을 끈다. 그만큼 배선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한편 76W 출력의 ‘M3i’에서는 평활용 전해 커패시터가 채널당 1개씩만 사용됐다.
셋업 및 시청
시청에는 오렌더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W20’과 포칼의 스피커 ‘Sopra No.2’를 동원했다. ‘M3scd’를 통해 CD를 들어본 다음, ‘W20’과 USB케이블로 각각 연결해 ‘M3scd’와 ‘M3si’의 내장 DAC 성능도 함께 테스트해봤다.
총평
지난 2013년 3월 필자의 블로그에 ‘1000만원대 인티앰프 입력임피던스와 주파수응답특성’ 표를 만들어본 적이 있다. 당시 인기가 높았던 인티앰프 중에서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갔던 기종들이다. 그때 비슷한 가격대에서 구매를 고민했던 제품들이 덴센의 ‘B-100Plus’, 에이프릴뮤직 ‘ai700’, 심오디오 ‘340i’, 그리고 뮤지컬 피델리티의 ‘M6i’였다. 결국 인연이 안돼 구매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뮤피는 필자에게 ‘믿고 듣는’ 그런 브랜드였다.
이번 시청기인 ‘M3scd’와 ‘M3si’는 뮤피에 대한 이러한 필자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 특히 ‘M3si’의 경우 첨단 스펙의 DAC과 고출력 파워단은 아니지만, 디지털 음원을 매끄럽게 소화했고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를 넉넉히 구동했다. 확실히 100만원대 후반에서 얻을 수 있는 소릿결 기대치를 훨씬 웃돌았다. ‘M3scd’를 붙였을 경우에는 웰메이드 디스크 플레이어가 선사하는 그 특유의 두껍고 중량감 있으며 밀도감이 높은 재생음을 즐길 수 있었다.
‘M3scd’와 ‘M3si’ 모두 뮤피가 음질 향상에 집중하던 시기의 제품인데다, DAC까지 수용했다는 점에서 음악 재생을 향한 뮤피의 진심은 오히려 지금 제품들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들 조합을 들으면서 자꾸만 “진실된 음악이 나의 꿈이었다”는 앤토니 마이클슨이 떠올랐던 까닭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Power output: 85 Watts | per channel into 8 Ohms |
THD(+ noise) | < 0.014 % typical, 20Hz to 20 kHz |
Signal to Noise Ratio | > 98dB ‘A’-weighted |
Frequency Response | +0, –0.1dB, 10Hz to 20 kHz |
4x Line Level RCA | Phono |
1x USB type ‘B’ connector | Asynchronous data stream at up to 24-bit/96kHz |
1x MM Phono input | |
Sensitivity (nominal) | 3mV (suitable for cartridges giving 1.5mV or more including high output MC types) |
Signal / noise ratio | >70dB ‘A’-weighted |
Input impedance | 50k Ohms |
Frequency response | RIAA/IEC ±1dB, 20Hz to 20 kHz |
Dimensions - WxHxD (mm) | 440 x 100 x 400 |
Weight (unpacked / packed) | 9.2 kg/ 13 kg |
Jitter | < 135 picoseconds peak to peak |
Frequency Response | 10Hz to 20 kHz -0.2dB max |
Signal to Noise Ratio | 117dB |
THD(+ noise) | < 0.003% 10Hz to 20 kHz |
Linearity | < 0.1dB down to -96dB |
Channel Separation | 105dB 20 Hz to 20 kHz |
DAC | 24 bit Delta-Sigma (bit stream) dual differential 8x over-sampling |
1x line level RCA | |
1x RCA coaxial connector | (Digital SPDIF) |
1x Toslink optical connector | (Digital SPDIF) |
1x Trigger output | 3.5mm (1/8”) mono jack +12V DC |
1x RCA coaxial connector | SPDIF 32-192 kbps (16-24 bit stereo PCM) |
1x TOSLINK optical connector | 32-96 kbps (16-24 bit stereo PCM) |
1x USB type ‘B’ | connector |
Asynchronous data stream at up to | 24-bit/96kHz |
Trigger in | |
Dimensions - WxHxD (mm) | 440 x 100 x 380 |
Weight (unpacked / packed) | 6.05 kg / 9.9 kg |
수입원 | 오디오 갤러리 (02-926-9084) |
가격 | 199만원 (2제품 셋트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