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 D 앰프의 패러다임 대변화

조회수 2018. 7. 23. 11: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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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메어 I35 DAC 인티앰프 간담회

인간이 개발한 기술은 끝이 없이 변화하고 진화한다. 이러한 기술 발전에 과거에는 1억원에 사서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이제는 1천만원 정도면 그 기술과 제품을 누릴 수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에 통화나 문자정도로만 생각했던 폰으로 음식주문이나 은행업무를 본다는 걸 상상이나 했겠는가? 다소 장황하지만 이러한 기술 발전은 오디오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하이엔드에서만 적용되었던 기술이 점차 내려와 중급기에게까지 트리클다운되고 있다.


▲ I35 청음회를 진행한 풀레인지 보조청음실 전경
이 앰프는 열이 나지 않는다.
이 앰프는 전기 소비력이 낮은 앰프다.
이 앰프는 가볍고 부피가 작다.
이 앰프는 고장 부담이 적다.

그렇지만 이 앰프는 거의 모든 오디오 관련 스펙이 더 우수하며, 더 정확하고 더 선형적인 주파수 특성을 갖고 있다.


저전력이면서도 더 효율적으로 더 우수한 신호 증폭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하이엔드 음질 구현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음의 해상력과 정교함, 음의 이탈력과 스피드, 탄력적이며 정확한 저음의 표현력을 갖추고 있는 앰프다.


실제 가정공간과 가능한 비슷한 환경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7.5평정도의 공간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본다. 특별히 룸튜닝이랄 것도 별로 없고, 좌우측에는 선반이나 오디오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룸튜닝재같은 것을 시공하지는 않았다.


좌우폭은 3.8미터정도로 그다지 넓지 않지만, 뒤로는 6.8미터정도 되는 공간이다.


중립적인 성능을 판단해보기 위해 스피커는 5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의 톨보이 스피커를 3가지 연결해 보았다.

▲ (좌측부터) 다인오디오 X38, 모니터오디오 PL 200 II, 펜오디오 SARA S

다인오디오 X38은 7.2인치 우퍼 유닛을 2개나 탑재하고 있는 모델이어서 실제 가정에서 사용할 때는 종종 저음이 과잉되거나 답답한 음을 낸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 스피커다. 스피커에 문제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저음이 많이 나오는 스피커인데 공간은 좁고 일반적으로 앰프의 매칭도 그것을 단정하게 통제할 수 있는 앰프를 매칭하지 않기 때문이다.


좌우폭이 좁은 상태에서 중저음에 부밍이 생기는 것이 아닐지 걱정을 했는데, 다인오디오 특유의 탱글탱글한 근육질의 느낌은 잘 유지를 하면서 거기에 프라이메어 I35가 탄력과 스피드를 더해주고 있다.


중음이나 고음의 세세하고 디테일한 표현력도 다인오디오 스피커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초롱초롱하면서도 세세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그렇다고 다인오디오 고유 장점을 잃어버리면 안될텐데, 다인오디오 스피커가 가지고 있는 중음과 저음에서의 묵직한 밀도감과 탄력은 잘 유지해 주면서 다인오디오 스스로가 약점이 될 수 있었던 중저음의 탄력이나 스피드, 그리고 높은 음역대에서의 투명한 표현력과 입체감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주고 있다.

다음 스피커는 근본 성향이 중저음이 많지 않은 펜오디오 사라S와의 매칭이다.


펜오디오 성향이 근본적으로는 밝고 구동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성향이어서 앰프의 성향이 많이 반영될 수 있는데, 딱히 거칠다거나 산만한 경향이 부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투명함과 디테일, 해상력 등이 기반이 되면서 대단히 미려한 음이 하이엔드적이면서도 고급스럽게 표현되는 것은 펜오디오 사라S쪽이 가장 좋은 듯 하다. 저음은 충분히 탄력적이고 단단하고 해상력 좋게 표현되며 일체의 지저분함이나 풀어지는 느낌이 없지만, 양감이 많은 편은 아니다.


프라이메어 I35 자체의 근본 성향이 저음의 양감을 더 늘려주는 성향은 아니어서 저음의 부스팅보다는 중음의 달콤함이나 티 없이 투명하고 단정하며 입체적인 음을 즐기려는 분들에게 어울릴만한 음이다. 오히려 저음이 단정하게 표현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스피커가 저렴한 가격대는 아니지만 아주 대단히 매력적인 음임에는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모니터오디오 PL 200Ⅱ 를 재생해 본다.


시청거리가 가깝고 좌우벽이 가까워서 1차 반사점의 각도 가깝다보니 오디오적 쾌감이나 오디오적인 사실적 표현력이 극대화 된다. 아마도 이런 느낌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겠지만, 케이블 등으로 약간만 음의 밀도와 음의 부드러움을 보완해 준다면, 셋중에서 가장 하이엔드적이면서도 올라운드적인 성능을 발휘해줬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간담회 전에 직접 이 구성으로 리뷰도 했었는데, 가격차이도 있기 때문에 먼저 테스트한 기종들의 장점들을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는 음이다.


기본적으로 스케일이 크고 왕성하게 표현되는 스피커인데, 그것을 단정하고 디테일하게 조절해 주고 있는 듯 하다. 리본 트위터의 광대역 능력도 잘 살려주고 있으며, 우퍼 유닛의 하이 스피드 재생 능력도 잘 살려주고 있어서 너무 과하지도 않고 너무 둔하지도 않은 하이엔드적인 음을 내주고 있다.


아마도 좌우폭이 3.8미터정도 되는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저음이 많이 나오는 류의 스피커일 것이다. 그런데 지극히 깔끔하고 정교하게 전체 음조를 잘 제어해 주고 있다는 인상이다. 이것은 앰프가 저음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저음을 가능한 정교하고 이미징과 탄력감을 뚜렷하게 제어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힘이 없어서 저음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제어력이 좋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아마도 이보다 더 큰 스피커를 물리더라도 저음이 지저분하게 표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저음을 늘려주는 앰프가 필요한 때는 지나고,

그 음들을 정교하게 통제하고 스피디하게 장점을 살려주는 앰프가 필요한 때

별도의 DAC 구입 비용까지 아낄 수 있으며, 내장 DAC로는 이 가격대치고 역대 가장 우수한 수준으로 나왔다.


추가 모듈을 장착하면 AirPlay, TIDAL, Spotify, 블루투스 및 구글 크롬 캐스트까지 지원하게 되는데 ROON이 크롬캐스트 지원 제품에서도 지원을 하도록 했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어서 ROON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실화 되었다.

기능적인 면을 차치하고라도 이 앰프가 내주는 음질을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음질이면서도 대단히 탁월한 음질이다. 다만, 과거의 앰프처럼 중저음을 빵빵하게 내줘야 좋은 앰프라는 관념에서 벗어날 필요는 있다. 왜냐면, 과거에는 중저음을 잘 내주는 스피커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고, 그러한 저음 잘 내주는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이 일종의 로망이었고, 부의 상징이었다면, 요즘 시대는 저음 잘 내주는 스피커가 너무 흔해졌기 때문에 오히려 프라이메어 I35처럼 중저음을 많이 부풀려주기 보다는 그 저음을 정교하게 통제를 해주고 음을 번지지 않게 하면서 정확하고 스피디하게 재생해 주는 앰프가 더 돋보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항상 새로운 것은 다소 부담스럽고 익숙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오래 가지 않아 이것이 꼭 필요했다는 것을 인정받게 된다.
아마도 프라이메어의 Class D 앰프, I35가 그럴 것이다.
글 : 주기표

클래스D 앰프가 들려준 선도가 높고 생생한 음

▲ (좌측부터) 프라이메어 청음중인 김편, 이종학, 주기표 님.

증폭방식을 놓고 음질을 예상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난 것 같다. 클래스A 앰프라고 해서 언제나 진득하고 매끄러우며 리니어한 음을 들려주는 것도 아니고, 클래스AB 앰프라고 해서 ‘넉넉한 구동력은 돋보이지만 왠지 특정 대역에서 슬쩍 정신줄을 놓아버린다’ 같은 비난을 받을 수도 없다. 마찬가지다. 클래스D 앰프라고 해서 ‘고효율과 경쾌한 풋워크는 매력적이지만 음은 어쩔 수 없이 딱딱하고 표면은 거칠다’는 식으로 볼멘소리를 할 필요도 없다. 역시 세상은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사실 필자 역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클래스D 앰프에 대해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몹쓸 편견을 가졌다. 오디오파일의 길을 접어들면서 처음 접했던 인티앰프가 클래스D 앰프였고, 저음량이나 여린 음에서는 아예 음 자체를 소멸시켜버리는 그 무성의함, 고역에서는 대놓고 바닥을 드러내는 그 얄팍한 밑천에 환장할 뻔했다. 아이스파워 모듈을 정성껏 손본 몇몇 인티앰프에서는 안도했지만, 직열 3극관인 300B를 싱글구동한 파워앰프의 그 촉감에 비하면 갈 길이 정말 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혀 아니올씨다’ 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최근 들어본 몰라몰라의 ‘Kaluga’ 파워앰프, 벨칸토의 ‘Black EX’ 인티앰프, TAD의 ‘M2500MK2’ 파워앰프 등은 모두 클래스D 증폭 앰프였고, 그들이 들려준 소릿결과 구동력, 리니어리티는 거의 클래스A 앰프와 유사했다. 그러면서 PWM 신호의 폭(width)을 고속 스위칭시켜 증폭하는 앰프답게 그 특유의 경쾌함과 준민함, 활달함은 독보적이었다. 요즘 같은 에너지 절약 시대에, 그것도 살이 데일 것 같은 폭염의 나날에, 클래스D 앰프의 서늘함과 고효율은 단연 돋보인다.


풀레인지 시청실에서 들은 프라이메어의 ‘I35 DAC’ 인티앰프는 진보한 클래스D 앰프의 현주소라 할 만했다. 저마다 개성이 강한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3기종에 물려 이종학씨와 주기표씨와 함께 집중 시청했는데, 듣는 내내 감탄했고 메모 하는 내내 분주했다. 게다가 모델명에 들어갔듯이 ‘I35 DAC’은 DAC을 내장해 디지털 음원도 직접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로 시청시에는 오렌더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N10’과 USB케이블로 연결해 내장 DAC 성능도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었다.

▲ Primare i35에 장착된 "Class D" 증폭 회로 모듈

‘I35 DAC’은 프라이메어가 자체 개발한 클래스D 증폭모듈 ‘UFPD2’을 써서 8옴에서 150W, 4옴에서 300W를 낸다. 사실 클래스D 앰프로 150W는 그리 큰 출력은 아니다. 더욱이 전원부는 클래스D 앰프의 단골 동반자인 SMPS. 과연 프라이메어의 ‘I35 DAC’은 다인오디오의 ‘X38’, 펜오디오의 ‘Sara S’, 모니터오디오의 ‘PL200II’를 어떻게 울렸을까. 그리고 필자는 어떤 대목에서 엄지척을 했을까. 지금부터 그에 대한 가감없는 시청기를 공개한다.


에릭 클랩튼 'Layla' MTV Unplugged
먼저 에릭 클랩튼의 ‘Layla’를 다인오디오 ‘X38’로 들어보면, 프라이메어의 장기인 경쾌한 풋워크가 단박에 눈에 띈다. 동급 클래스D 앰프들보다 훨씬 사뿐사뿐하다. ‘X38’의 유닛 4개를 보란 듯이 리드미컬하게 울리면서도 힘들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음 자체는 온화하고 예쁘지만 이는 다인오디오의 색깔로 봐야 할 것이다. 관심이 높았던 스피커 구동력의 부족은 느껴지지 않는다. 저역은 충분하다. 내장 DAC의 해상력 역시 AKM 칩 특유의 성정을 반영한 듯 꼬장꼬장하다. 애매하거나 색번짐이 전혀 없다.
엘리아후 인발 지휘,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 '말러 1번 1악장'
그러나 다인오디오와 매칭한 ‘I35 DAC’의 실력에 무릎을 쳤던 곡은 인발 지휘,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연주의 ‘말러 1번 1악장’이었다. 스피커 유닛 어디에서 들러붙지 않는 음, 노이즈가 없이 상쾌하고 촉촉한 음, 초반 여린 음에서도 그 존재감을 띄워주는 음이었다. 특히 내장 DAC의 성능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날로그에 가장 근접한 사운드’라는 DAC의 책무를 스스럼없이 해냈다. 디지털 냄새나 거친 맛이 안느껴지는 것만 해도 좋은데, 목관에서 목질향이, 현악에서는 우아함과 달콤함이 스르륵 풍겨나온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곡에서는 또한 앰프의 트랜지언트 능력도 돋보였다. 응답성이 좋은 것이다. 이는 어쩌면 웰메이드 클래스D 앰프가 태생적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인지도 모른다. 스피드, 슬루레이트가 돋보이는 음이지만 그렇다고 헐벗지도 않았고 유닛을 울리다 만다는 느낌도 없다. 응집력이랄까, 파워를 몰아내는 능력이 눈에 띄는 걸 보면 ‘I35 DAC’의 SMPS 실력이 예전보다 상당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음이 분명하다. 8옴에서 150W였던 출력이 4옴에서 정확히 2배인 300W로 늘어난 것이 그 결정적 증거다.

펜오디오의 2.5웨이 3유닛 ‘Sara S’로 바꿨다. 슬림한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인데 입맛이 돋을 만큼 달콤한 소리로 유명하다. 하지만 감도가 86dB에 불과하고 공칭 임피던스 역시 4옴으로 낮아 제대로 울리려며 매칭에 꽤 신경을 써야 한다. 첫 곡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을 재생하자 다인오디오 때보다 역시나 달콤한 소리가 나온다. 탄력감이나 배음도 상승했고, 음의 어조 역시 좀더 분명해졌다. 중역대 또한 좀더 실키해졌다.


에릭 클랩튼의 ‘Layla’ 에서는 기타 연주의 표현력이나 텍스처, 표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I35 DAC’의 노이즈 관리 능력은 정말 두고두고 칭찬해도 모자랄 것 같다. 풋워크는 경쾌하고, 중고역대는 싱싱하기 짝이 없다. 다인오디오 때와 비교해보면 재생음의 나이 자체가 훨씬 어려진 것 같다. 인발의 ‘말러 1번’에서는 음들 하나하나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꼼꼼함이 대단했다. 음악에 대한 집중력이 높은 앰프라 할 만하다. 기막힌 템포감도 계속해서 관찰된다.


모니터오디오의 ‘PL200II’ 에 물렸다. 풀레인지 시청실에 꽤 자주 들었던 3웨이 4유닛 스피커다. 무엇보다 MPD(Micro Plated Diaphragm) 트위터라고 이름 붙인 일종의 AMT 트위터를 장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신속하게 주름을 접을 수 있는 초고속 아코디언을 연상하시면 된다. 이 덕분에 고역 응답특성이 100kHz(저역은 35Hz)까지 올라간다. 공식 임피던스는 4옴이지만 감도가 90dB에 달해 노이즈가 낮은 앰프와 매칭이 필수다.

다이애나 크롤 'Temptation'
다이애나 크롤의 ‘Temptation’에서는 음의 입자가 굵고 윤곽선은 진해졌다. 양감이 다인오디오 ‘X38’보다 많아졌다. 좁은 공간에서라면 자칫 벙벙거리를 수 있는 저음인데 프라이메어가 잘 잡아주고 있다는 인상. 이밖에 펀치력도 늘었고 대역밸런스도 피라미드형으로 잘 잡혔다. ‘다인오디오의 저음과 펜오디오의 중음’이 한꺼번에 들린다고 얘기해도 될 것 같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인발의 ‘말러 1번’에서는 기대했던 대로 음의 실체감이나 양감, 부피감이 가장 앞서는 소리가 나온다. ‘PL200II’의 넉넉한 내부용적의 덕도 봤겠지만, 필자의 시선은 아무래도 앰프에 쏠릴 수밖에 없다. 이게 과연 클래스D 앰프로 구동한 소리일까 싶을 정도로 풍성함의 급이 다른 것이다. MPD 트위터 덕분에 고역에서는 순간순간 광채가 뿜어나온다. 클래스A 앰프로 이런 촉감을 맛보려면 ‘I35 DAC’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야 할 것이다.

이렇게 스피커마다 다른 질감의 재생음을 들려주는 것을 보면, ‘I35 DAC’은 매칭에서 꽤나 취미성이 높은 앰프다. 
어느 스피커를 만나서건 낯을 가리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식의 의기소침한 구석 역시 없다. 통통 튀는 탄력감과 음 하나하나를 분명하게 다루는 모습 또한 여전하다. 그 시크한 외모를 닮아 언제나 당당하고 담대하게 스피커를 대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언제나 선도가 높고 생생한 음. 이 모습이 진정 쿨하고 멋지다.

글 : 김편

스칸디나비아의 신비를 담아

▲ Primare 301

프라이메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301이란 모델이다. 커다란 노브 세 개가 전면에 나란히 박힌 이 제품은, 미적인 센스가 대단했거니와, 낯선 북구산이라는 점 또한 눈길을 끌었다. 아무튼 1990년대를 빛낸 인티 중 하나로 기억한다. 특히, 다인오디오같은, 태생이 같은 곳의 스피커와 좋은 매칭을 이뤄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유로파 사운드가 국내에 런칭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90년대를 돌이켜 보면, 희한하게도 하이엔드 업체들이 인티 앰프를 거대한 프로젝트로 삼아 인상적인 모델을 다수 내놨다. 마크 레빈슨, 제프 롤랜드, 크렐, 매킨토시, 골드문트 등, 명문가의 자제들이 서로 앞을 다퉈 기량을 뽐냈던 것이다.


이런 인티 앰프의 1차 전쟁이 끝나고 약 20년이 흐른 지금, 2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번 전투는 오로지 아날로그 인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DAC 인티”라는, 좀 생소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즉, 이전까지 단품 DAC와 인티를 별도로 구매하던 상황에서 과감하게 DAC를 인티에 집어넣는, 그야말로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컨셉의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CD 중심의 소스기가 스트리밍이라던가 USB PC 등으로 변화되면서, 필연적으로 이런 변화가 오지 않았나 싶다. 그 한편으로 LP의 로망을 간직한 분들에게 별도의 포노단을 선사한다거나 혹은 네트웍 플레이어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등, 아무튼 인티 앰프의 시장이 무척 뜨겁고 또 흥미롭다.


이런 와중에서 만난 프라이메어의 I35라는 모델은 여러모로 흥미를 자아낸다. 즉, DAC를 내장한 것은 좋은데, 이것을 클래스 D라는, 다소 낯선 방식으로 증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 아날로그단을 일정하게 거치면서, 독자적인 개발의 증폭단을 쓴다는 면에서 온고지신의 미덕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디지털 입력 신호를 바로 디지털 앰프로 증폭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음성 신호를 일단 아날로그로 변환한 다음, 정식으로 증폭단에 넘기는 것이다. 왜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가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나오겠지만, 무엇보다 아날로그의 장점을 지켜가면서, 클래스 D 방식의 미덕을 최대한 추구한 결과가 아닐까 풀이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대목에서 과연 클래스 A라던가 클래스 AB 또 클래스 D 등 여러 방식이 제안되고 또 응용되는 마당에, 방식간의 차이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클래스 A만 해도 발열이 많이 억제되고, 스피드가 빨라진 반면, D로 말하면 보다 밀도감이 높고, 아날로그적인 뉘앙스가 풍부해진 쪽으로 진화된 것이다. 이 점을 간과하고, 그냥 아 A 혹은 D 하는 식의 단답형 결론을 내는 것은 큰 코 다칠 우려가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방식에 그리 연연해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클래스 A 타입을 좋아하긴 하지만, 스피커를 바꾸면 어쩔 수 없이 앰프를 바꿔야 한다. 바꿈질 병을 없애면 아예 오디오파일의 자격이 없어지니, 결국 어떤 때엔 A, 또 어떨 때엔 AB를 쓴다. 뭐, D를 쓴다고 해도 음만 괜찮으면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 Primare I35 DAC 부분

본 기의 가장 큰 미덕은, 시청 내내 절감한 것이지만, 클래스 D보다는 오히려 DAC에 있다고 하겠다. 실은 4~500만원대 단품 DAC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들려준다. 이 정도 퀄리티라면 굳이 DAC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물론 예리하게 AB 테스트를 해서 단품 DAC의 손을 들어줄 애호가도 있겠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은 DAC 칩은 현존하는 최상급 사양을 투입했다. 바로 AKM이란 회사의 AK 4497. 이로써 PCM 신호는 32/768 사양으로 오버샘플링이 되고, DSD는 256까지 커버한다. 뭐 이 정도면, 인티 앰프라는 테두리에선 최상의 솔루션이 제공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클래스 D 방식도 자사의 꾸준한 R&D 끝에 다른 방식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이룩하고 있다. 동사는 이 기술을 “UFPD 2”라고 부른다. 2이라는 형번을 봐서 일종의 개량형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실제로 이전 모델에 썼던 것보다 훨씬 퀄리티가 뛰어나다고 하니, 이 또한 매우 고무적인 내용이라 하겠다.


I35가 이번 기사의 주인공인 만큼, 스피커는 총 세 종을 걸어봤다. 처음엔 다인오디오의 X38 이어서 펜오디오의 사라 S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니터 오디오의 PL200이다. X38의 가격이 제일 낮고, PL200이 제일 높다. 즉, 다양한 회사의, 다채로운 가격대를 커버한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확인한 것은, 어떤 스피커를 걸건, 일정한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결코 스피커에 휘둘리지 않고, 증폭기로서의 기본기에 무척 충실할 뿐 아니라, 최상의 DAC 솔루션으로 풍부한 음성 정보도 아끼지 않고 있다. 가격을 생각하면 무척 견실한 제품인 것이다.

특히, 시청 환경이 풀레인지의 작은 시청실, 그러니까 7.5평이라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우리네 주거 환경으로 볼 때, 약간 큰 거실이나 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정도 조합이면, 굳이 하이엔드로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장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확신도 얻었다. 이번 시청에서 부가적으로 얻은 소득이라 하겠다. 참고로 시청 트랙은 다음과 같다.


1) 다이애나 크롤 'Temptation'

2) 에릭 클랩튼 'Layla' (MTV Unplugged)

▲ (좌측부터)다인오디오 X38, 모니터오디오 PL 200 II, 펜오디오 SARA S

우선 다인오디오로 크롤을 듣는다. 7인치 우퍼가 두 발이 장착된 모델인데, 아주 넉넉하게 구동된다. 당연히 저역이 풍부하면서도 빠른 반응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클래스 D의 장점이 멋지게 발휘되고 있다. 도전적인 베이스 라인, 시원스런 심벌즈의 타격, 감촉이 좋은 보컬 등, 여러모로 빨려드는 요소가 많다.


이어서 클랩튼을 들으면, 약간 텁텁하면서도 풋풋한 보컬이 흥미롭고, 어쿠스틱 기타의 솔로는 불을 뿜는다. 묵직한 킥 드럼과 베이스의 조화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 전 악기들이 오소독스하게 엮여, 듣는 맛을 배가시킨다.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한 퀄리티라 하겠다. 한 마디로 X38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서 펜오디오를 들으면, 마치 LP를 듣는다고나 할까? 무척 어쿠스틱한 질감에 놀랐다. 크롤의 경우, 보컬에 일체 가식이 없고, 리듬 섹션은 고상하게 전개되며, 피아노의 터치는 영롱하면서 매혹적이다. 아무런 과장이나 컬러링이 없이, 마치 깊은 산속에 숨은 우물의 신선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듯하다.


클랩튼을 들어보면, 어쿠스틱 기타의 텐션이나 통 울림이 매우 사실적이고, 짜임새가 좋은 밴드의 위치도 명료하다. 일체 틈이 없이 세션이 전개되는데, 이 부분에서 마치 스튜디오에 온 듯하다. 정교 치밀하면서, 또한 자연스럽다. 듣는 내내 참 내공이 깊은 음이라 탄복했다. 개인적으로는 본 기와 매칭이 좋다는 인상이다.

마지막으로 모니터 오디오. 이것은 리본 트위터를 써서, 약간 고역이 온화한 느낌을 주는데, 여기에 예쁜 중역이 잘 엮여져서,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PL 시리즈는 외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여기서 그 면모를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크롤로 말하면, 여성의 느낌이 잘 살아 있고, 일종의 관능미도 발견할 수 있다. 피아노의 터치는 왜 이리 아름다운가. 약간 탐미주의 경향도 발견한다. 오로지 이 보컬만으로도 만족도가 무척 올라갈 정도다.


한편 클랩튼은, 일체 공격성이 없고, 에지도 부드러우며, 담백한 맛도 일품이다. 어떤 면에서 우아하기까지 하다. 이런 격조 높은 클랩튼의 연주는 처음이라 당황할 정도. 그러나 많은 분들에게 어필할 내용을 갖고 있다.


시험 삼아 말러의 '교향곡 1번 1악장' 을 인발 지휘로 들어봤는데, 역시 PL 시리즈의 위력을 실감했다. 널찍하게 펼쳐진 공간에 다양한 악기들이 개성을 갖고 출몰하고, 투티에서 깜짝 놀랄 만한 임팩트가 가해진다. 시청실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아마도 클래스 D라는 방식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본 기를 듣고 깜짝 놀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진화한 내용을 갖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클래스 D의 장점, 즉 발열이 적고, 일체 트랜스 험이 없으며, 빠른 스피드 거기에 터무니 없이 저렴한 전기세까지, 그 미덕을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

301 이후 또 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 명품이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시청 공간이 다소 작다면, 본 기의 밑으로 I25, I15 등도 포진하고 있으니 참고 바란다. 프라이메어 I35 라면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스칸디나비아의 신비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글 :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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