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추억의 음을 충실한 통찰력으로 환원시켜 주다
앰프의 성능이나 품질이라는 것이 한가지 특성으로만 점철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분명 앰프는 전체 오디오 시스템의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심장에서 온몸에 원활하게 혈액을 공급해 주지 못한다면 신체를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듯이, 스피커가 전체 신체라고 한다면 앰프는 거기에 혈액과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심장이나 근육이라고 할 것이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앰프란 무엇인가? 합리적인 가격이면서도 신뢰할만한 물량투입과 만듦새, 그리고 설계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과 최종적인 음질.. 그러한 모든 조건들을 합리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눈을 자세히 뜨고 관찰력을 높이면 그러한 제품을 분명히 찾을 수 있다.
진공관 삼각 편대 2팀과 대용량 트로이덜 트랜스와 좌우 분리 증폭부
상단 패널을 열어보니 삼각 편대로 구성된 6개의 진공관이 눈에 들어온다. 분명 TR앰프이긴 하지만 진공관이 무려 6개나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 관들은 출력관이 아니기 때문에 분류에 따라서는 진공관이 들어가 있더라도 본격적인 진공관 앰프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소위 하이브리드 방식 앰프라고 분류하는 것이다. 진공관이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 출력의 발생을 위한 출력관은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진공관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거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빈센트오디오에서는 이 진공관을 멋을 부리기 위해 사용한 것도 아니고, 트랜지스터 부품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음의 에너지감이나 풍부함, 그리고 질감을 개선시키기 위해 진공관의 사용이 꼭 필요했다고 한다.
이 6개의 진공관을 살펴보면, 진공관의 진동과 떨림을 억제하기 위해 진공관 댐퍼까지 탑재되어 있는데, 고가의 부품이거나 특별한 기술까지는 아니지만 그 세심함에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파워부와 증폭부를 살펴보면 커다란 트로이덜트랜스가 든든하게 눈에 들어온다. 아주 듬직한 느낌이다. 그리고 좌우로 채널 설계가 분리가 되어서 각각 4개의 고용량 커패시터가 탑재된 것도 눈에 띈다. 이정도 구성이면 부피에서도 느껴지듯이 소형 앰프의 수준은 확실히 넘어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앰프는 하위기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V-237MK 와 동일한 방식으로 광입력과 동축 디지털 입력을 지원함으로써, DAC로도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며, SV-237MK가 지원하지 않는 XLR 아날로그 입력 단자도 탑재하고 있다.
A Class 설정과 AB Class 설정은 간단히 버튼 하나로만 설정을 바꿀 수 있어서 취향이나 매칭되는 스피커에 따라 손쉽게 선택해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스피커 출력 단자도 A 단자와 B 단자가 구분되어 있고, A 출력과 B 출력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도 있고 동시 출력도 되기 때문에, 스피커 케이블의 바이와이어링 연결이나 더블런 연결을 하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이 앰프의 무게는 무려 24.2kg으로 상당한 물량투입이 된만큼 중량급 무게를 자랑한다.
그리고 이 앰프의 가장 큰 특징은 A Class 증폭 방식과 AB Class 증폭방식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때 로망으로 생각하던 A Class 앰프의 경우가 A Class 30w의 제품이었는데 빈센트오디오 SV-700은 A Class로 작동시켰을 때, 50w의 출력을 발휘한다. A Class 라는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50w라는 출력을 절대로 무시하지는 않게 된다. 출력이 낮다는 생각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순 A Class 앰프에 대한 로망
순 A 클래스라는 말에서 전달되는 아늑한 음악적 동경이나 로망 같은 것이 있다. 말만으로 전달되지 않는 일종의 음질에 대한 아늑한 로망같은 것이 있는 것이다.
너무너무 부드럽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순도가 높으면서도 맑은 음을 낸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인데, 그 어려운걸 해내고 있으니 기특할 따름이다.
분명, A Class 작동일 때와 AB Class 작동일 때의 음색 성향은 다르다. AB Class 작동일 때는 분명 먼저 풀레인지에서 소개한 SV-237MK와 유사하면서 더 힘이 굵직굵직하고 에너지감이 육중한 느낌의 음을 내준다. 저음은 더 묵직하면서 단단하며 깊고 중후하다. 그렇지 않아도 가성비가 좋은 SV-237MK보다도 더 물리적인 특성이나 힘이 더 좋고 깊이감이나 에너지감이 더 좋은 특성이기 때문에 가성비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느낌이다.
그렇지만 분명히 이 앰프의 매력은 확실히 A Class 방식에 있다. 매력적인 제품이라는 것은 동일한 매력으로 승부했을 때도 기본기가 탄탄하면 좋지만, 그것보다도 더 매력적인 것은 다른 경쟁기기들이 해줄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고 만족시켜줬을 때가 더 매력적인 것이다.
빈센트오디오 SV-700이 내주는 A Class 방식 음을 듣고 나서는 말 그대로 이 가격의 앰프가 이렇게 두툼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지극히 맑은 음을 내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기특할 따름이다. A Class 방식의 음이라는 것이 꼭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흔한 AB Class 방식의 앰프들과 달라서 경쟁력이 될 수 있는 특성이라면, 일단 음이 얇고 가벼워서는 안되며 차갑게 느껴져서는 안된다. 절대로 경직된 느낌이나 탁한 느낌이 있어서도 안되며 지극히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야 된다. 음의 경계를 과도하게 선을 나눠서 음과 음들끼리를 이질적으로 표현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당연히 이러한 깊고 밀도감이 있는 음에 풍부한 배음과 풍부한 뉘앙스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특성들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음이 결코 답답해서는 안되며 맑디 맑은 음을 재생해야 한다. 빈센트오디오 SV-700이 그걸 해내고 있다.
다만, 이러한 A Class 방식일 때는 스피드감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극도의 첨예함이나 극도의 예리함, 엄청난 스피드로 치고 빠지면서 단단한 저음을 시전해 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것만큼은 분명하게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정확하게 분리해서 논하는 것이 오디오 평론의 목적이자 임무라고나 할까?
저음도 굳이 무턱대고 뭉쳐져서 지저분하고 퍼대대하게 표현되는 저음이 아니다. 저음의 시작은 묵직하지만, 소프트하게 금새 소멸되는 듯한 울림이다. 괜히 뭉쳐져서 공간을 때려서 원하지 않는 저음의 지저분함이나 부밍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방 소멸된다고 해서 뭔가 절대적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음의 울림의 중후함과 깊이감이나 그로 인해 표현되는 공간감의 넓고 그윽하다. 그렇지만, 소프트하고 중후하게 울리면서 대단히 부드럽게 사라지는 느낌은 역시나 듣는 자의 가슴을 따스하게 물들여 준다.
아늑한 추억의 음을 충실한 통찰력으로 환원시켜 주다
100만원대라는 가격이 소비자의 입장에 따라서는 당연히 저렴한 가격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10년 전이나 15년 전만 하더라도 동일한 가격대에 이정도 구성의 앰프는 없었다. 유럽의 앰프 중에 이정도 구성이라면 대부분 가격대가 이보다는 훨씬 비싸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그나마 감성적인 음질을 만들줄 아는 제작자가 만들어서 다행이지 않은가? 구동력 좋으면서 밸런스 좋고 질감 좋은 전형적인 앰프다. 거기에 A Class 방식에서의 맑고 아름다운 음색은, 음악을 듣기 위한 오랜 벗과 같은 존재가 되어 줄 것이다.
오디오 시스템에서 앰프가 약할 때는 전체 대역 밸런스가 가벼워지거나 심지어는 탁하고 산만해지며 음의 연결감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매끄럽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빈센트오디오 SV-700에서는 그러한 아쉬움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앰프를 매칭하고 선택하기 위한 결정의 단계에서는 음질이 좋고 나쁨보다는 먼저 본인의 취향부터 잘 고려해야 될 것이다.
다만, AB Class 로 작동시켰을 때는 보편적인 기준에서의 올라운드 성향이라고 할 수 있으며, A Class로 작동시켰을 때는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든 순 A Class 앰프다운 가볍지 않은 매력을 발휘한다.
적정한 가격대에 믿음직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앰프로서 반가운 마음이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Frequency response | 20 Hz – 20 kHz +/-0.5 dB |
Nominal output power RMS / 8 Ohm | 2 x 100 Watt |
RMS / 4 Ohm | 2 x 160 Watt |
Nominal output power RMS Class A / 8 Ohm | 2 x 50 Watt |
Harmonic distortion | < 0.1% (1 kHz, 1 Watt) |
Input sensitivity | 350 mV |
Signal-noise ratio | > 90 dB |
Input impedance | 47 kOhm |
Power consumption | 350 Watt (Class A mode), 150 Watt (Class AB mode) |
Inputs | 3 x stereo RCA, 1 x stereo XLR, 1 x optical, 1 x coaxial |
Outputs | 1 x Stereo Rec Out, 1 x Stereo Pre Out, 2 x 2 Speaker terminals, 2 x 3.5 mm Jack socket (Power Control) |
Playable Digital Formats | WAV, FLAC, APE, LPCM, MP3, ACC, AC3, WMA |
Tubes | 1 x 6Z4, 2 x 12AX7, 4 x 12AU7 |
Colour | Black/Silver |
Weight | 24.2 kg |
Dimensions (WxHxD) | 430 x 192 x 430 mm |
수입원 | 다웅(02-597-4100) |
가격 | 42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