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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똘똘한 액티브스피커 로망의 완성

조회수 2018. 7. 18. 10: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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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sus Sound SP ONE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액티브 스피커는 계륵 같은 존재다. 소스기기만 있으면 간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솔깃하지만, 기기별 업그레이드 재미와 유저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밋밋한 것이다. 음질 또한 통상 분리형보다 떨어지는 점도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그래서 ‘민간인’들이라면 모를까, 오디오 애호가들의 방이나 시청실에서 액티브 스피커는 보통 서브 시스템에 머물고 만다.


그럼에도 기기별 전원 스위치조차 켜기 귀찮을 때, 누워서 그냥 스마트폰 하나로 음악을 컨트롤하고 싶을 때, 액티브 스피커, 그것도 무선 기능이 있는 액티브 스피커에 대한 로망은 변함없이 꿈틀거린다. 게다가 음질까지 괜찮고 가격까지 부담이 없다면? 더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 오디오 애호가들은 항상 그래왔다.


최근 셀수스 사운드(Celsus Sound)의 액티브 스피커 ‘SP-ONE’을 시청하면서 필자에게도 아직 이런 로망이 숨어있음을 깨달았다. 집에서 쓰고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와는 품격이 다른, 본격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작은 몸체에서 내뿜어오는 풍성한 저역과 스케일 큰 무대, 그리고 어떤 음악을 만나서도 담대하게 나서는 그 모습에 매료되고 말았다. 블루투스 품질도 괜찮았다.

누프라임, 셀수스 사운드, SP-ONE

▲ 누프라임 창립자, 제이슨 림 (Jason Lim)

누프라임(NuPrime)을 아시는가. 정교하고 완성도 높은 클래스D 앰프로 유명했던 누포스(NuForce)가 옵토마에 인수된 후, 누포스 CEO이자 핵심 하이엔드 오디오 엔지니어로 활약했던 제이슨 림(Jason Lim)이 2014년 독립해 세운 제작사다. 누프라임이 내놓은 DAC ‘DAC-9’과 파워앰프 ‘STA-9’, 플래그십 모노블럭 파워앰프 ‘Evolution One’은 현재 오디오파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중이다.


셀수스 사운드는 제이슨 림이 주로 포터블과 올인원 오디오 제작을 위해 2015년 별도로 세운 브랜드. 필자가 ‘SP-ONE’을 듣기도 전에 잔뜩 기대를 높였던 이유다. 예전 누포스의 빨간색 초미니 앰프 ‘Icon’을 갖고 놀며 그 당당한 구동력과 매끄러운 섀시 마감에 놀랐고, 최근 누프라임의 ‘Evolution One’을 포칼의 ‘Sopra No.2’에 물려 시청하면서 클래스D 앰프가 하이엔드화되면 어떤 소리를 들려주는지 감탄했다.


‘SP-ONE’에서도 또한번 놀라고 감탄했다. 여지없이 제이슨 림의 사운드 매직이 불을 뿜었던 것이다. 셀수스 사운드는 현재 액티브와 패시브 두 타입이 있는 스피커 ‘SP-ONE’을 비롯해 와이파이 지원 포터블 DAC 겸 헤드폰 앰프 ‘Companion One’, 오픈형 이어폰 ‘Gramo One’을 라인업에 올려놓고 있다. ‘Gramo One’이 2015년 4월, ‘Companion One’이 2015년 6월, ‘SP-ONE’이 2016년 11월 출시됐다.

외관과 스펙

▲ CelsusSound SP One

필자가 시청한 ‘SP-ONE’은 30W(6옴) 출력 앰프를 내장한 액티브 타입. 예상과는 달리 클래스D 앰프가 아니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의 ‘STA540’ 클래스AB 앰프모듈이 장착됐다. 일부 스펙에는 출력이 60W라고 돼 있지만 이는 2채널을 합산한 것이다. 실제로 ‘STA540’ 모듈 자체가 브릿지 모드에서 4옴에서 35W 출력을 낸다.


스피커 파트는 전형적인 2웨이 베이스 리플렉스 타입. 1.5인치 소프트돔 트위터에 3.5인치 카본섬유 콘 미드우퍼가 아노다이징 처리한 알루미늄 배플에 달렸다. 인클로저는 대나무를 하나하나 붙여 마감했는데, 매끄러운 질감과 모서리를 둥글게 마무리한 모습이 고급스럽다. 양판형 액티브 스피커와는 촉감 자체가 다르다. 높이는 195mm, 폭은 130mm, 안길이는 180mm를 보인다. 높이가 20cm가 안되지만 내장 앰프를 품은 탓에 안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점이 인상적이다. 무게는 2.3kg

▲ CelsusSound SP One

후면은 마스터 스피커(오른쪽 채널)와 슬레이브 스피커(왼쪽 채널)가 다르게 생겼다. 마스터 스피커에는 내장 앰프와 블루투스 수신 모듈, 네트워크 회로 기판이, 슬레이브 스피커에는 네트워크 회로 기판만이 담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스터 스피커에는 DC 전원 입력단자(19.5V), 아날로그 신호 입력단자(RCA), 슬레이브 스피커 연결용 출력단자(바나나 플러그)가 달렸다. 볼륨 노브와 블루투스 안테나, 외부 충전용 USB A단자(5V), 입력선택 스위치(AUX, Wire, Off)도 눈길을 끈다.

스펙에서 놀란 것은 주파수응답특성.
이 조그만 용적과 3.5인치 우퍼를 갖춘 2웨이 모델의 저역 특성이 55Hz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물론 이 때 음압이 몇 dB까지 떨어지는지 공개는 안됐지만 대단한 스펙인 것은 분명하다.
고역은 20kHz까지 올라간다. 공칭 임피던스는 6옴, 감도는 88dB를 보인다. 블루투스는 4.0버전이며 고음질 코덱인 aptX를 지원한다.

설계디자인

▲ 내부에 사용된 퀄컴사의 ‘CSR8645’ 칩셋

‘SP-ONE’의 설계디자인을 음의 입구부터 출구까지 조금은 찬찬히 들여다봤다. 우선 유선 연결. RCA 입력단자를 타고 들어온 음악신호는 ‘STA540’ 클래스AB 증폭모듈을 통해 증폭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브릿지 모드로 연결해 채널당 4옴에서 35W를 내는 아날로그 앰프 모듈로, 뒤에는 방열판이 붙어있다. 이 앰프를 가동하는 전원은 820 마이크로패럿 용량의 평활 커패시터 2개를 통과한 DC 전원이다.


블루투스 수신 모듈은 퀄컴의 ‘CSR8645’ 칩을 썼다. 내부 사진을 보면 이 칩 옆에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저잡음 OP앰프 ‘N5532’이 장착됐는데, 이는 블루투스 수신 신호를 1차 증폭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선 입력 신호 역시 또다른 ‘N5532’ OP앰프로 1차 증폭된 후 볼륨 포텐션미터로 레벨 조정후 본격 증폭단인 ‘STA540’ 모듈로 넘어가는 구조다.

▲ CelsusSound SP One

스피커 유닛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3.5인치 미드우퍼다. 수천 가닥의 가느다란 카본섬유로 진동판을 짠 것이다. 잘 아시는 대로 카본섬유는 유리섬유의 3배, 케블라 섬유의 2배, 철보다는 20배나 강도가 높다. 진동판의 강도가 높을수록 분할진동에 따른 주파수 왜곡 가능성이 줄어든다. 또한 카본섬유는 알루미늄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에 스피커 모터시스템(마그넷+보이스코일)에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 ‘SP-ONE’이 인클로저 덩치나 3.5인치 미드우퍼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풍성한 저역 특성과 섬세한 디테일 재생이 가능했던 배경은 바로 이 카본섬유 콘 미드우퍼 유닛 덕분이다. 더욱이 셀수스 사운드에 따르면 서라운드(엣지) 구조는 특허출원한 2단 폴더형을 채택, 리니어리티를 높이고 주파수응답특성을 개선했다고 한다. 기존 1단 폴더형 서라운드는 2kHz 대역에서 10dB 정도 딥 현상이 일어난다는 게 제작사측 주장이다.


1.5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는 둘레에 얕은 혼이 파여진 점이 두드러진다. 물론 고역대 주파수를 보다 넓게 확산시키려는 설계다. 이밖에 인클로저는 안쪽 인클로저를 바깥쪽 대나무 인클로저가 두른 독특한 형상이며 내부에는 흡음재가 잔뜩 들어있다.


셋업 및 시청

사실 ‘SP-ONE’을 셋업하면서 반신반의했다. ‘반신’은 누프라임의 손길이 닿은 스피커라는 점 때문이었고, ‘반의’는 액티브 스피커에 대한 몹쓸 편견 때문이었다. 더욱이 덩치는 작고 미드우퍼는 직경이 3.5인치밖에 안되는 것이다. 어쨌든 소스기기로 오렌더의 DAC 내장 네트워크 뮤직서버 ‘A10’을 동원, ‘SP-ONE’ 마스터 스피커와 언밸런스 케이블로 연결했다. 그리고 스피커 케이블 하나로 1.2미터 정도 떨어진 슬레이브 스피커를 연결하면 셋업은 끝. 볼륨은 2시 방향이다.

빌 에반스 트리오 ‘Waltz For Debby’(Waltz For Debby)
일감은 음이 부드럽고 양감이 풍부하다는 것. 사운드스테이지 역시 제법 크게 그려진다. 물론 안길이가 아주 깊거나 무대가 완전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베이스 현을 ‘철커덕’ 하며 튕기는 촉감이 생생하게 전달되고, 피아노 오른손 고역도 청명하고 깨끗하게 뻗는다. 전체적으로 음 표면에서 거친 구석이 느껴지지 않는다. 달리 보면 음끝이 약간 동그랗게 말려있는 느낌도 있지만, 자극적이거나 신경질적인 음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어쨌든 놀라운 것은 풍성한 저역의 양감과 탄력감이다.
안네 소피 무퍼, 쿠르트 마주어, 뉴욕필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Beethoven Violon Concerto, Romances)
2악장을 들었다. 그야말로 3.5인치의 매직이 펼쳐진다. 아주 여리고 저음량의 재생음인데도 디테일을 무시하지 않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선명도와 투명도를 자랑한다. 그러면서 부드럽고 편안하며 자극적이지 않은 소리다. 청감상 노이즈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 조그만 스피커에서 품격이 느껴진다면 과장일까. 하지만 바이올린의 야들야들 유연한 보잉의 생생한 감촉과 낮게 깔려 등장하는 오케스트라의 큰 무대는 분명 멋지다. 시중에서 쉽게 구해 막대해도 되는 양판형 데스크톱 스피커는 절대 아니다.
버나드 번스타인, 뉴욕필 ‘말러 교향곡 2번’(Mahler Symphony No.2)
투티가 스케일 크게 그려진다. 물리학의 기본법칙을 완전 무시한 상태다. 파워감이 대단하다. 악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도 이 조그만 액티브 스피커는 허둥대지 않는다. 당황하거나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담대하게 그리고 대범하게 음들을 대하는 모습이 진정 멋지다. 낯가림이나 수줍음이 없는 스피커다. 또한 저역 하한이 55Hz인데도 청감상 저역이 잘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역시 광대역도 중요하지만, 제한된 대역일지라도 그 안에서 대역밸런스가 얼마나 잘 잡혀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RATM ‘Take The Power Back’(Rage Against The Machine)
메모하는 손이 바쁘다. 킥드럼의 둔탁함과 날것 그대로의 투박함, 야생 수컷들의 시퍼렇게 살아있는 음끝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야말로 정신이 번쩍 나는 현장감이자 약동감, 파워감이다. 그러면서 음에 일체의 혼탁함이 없다. 조리개를 바싹 조여 사물을 제대로 보는 DSLR의 느낌 그대로다. 보컬의 입모양이나 숨결, 마이크에 부딪히는 거친 숨결이 생생하게 전해온다. 스피커는 사라지고 무대와 밴드, 프런트 싱어의 이미지가 확연하다. 약간의 미니어처 느낌이 아쉽지만, 음 자체는 매우 적극적이다. 마치 절대음감을 갖고 태어난 스피커처럼 음들을 정확히 제자리에 꽂아주는 모습에 감탄했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블루투스 시청

아이언 버터플라이의 ‘In-A-Gadada-Vida’
블루투스 성능도 테스트해봤다. 필자의 LG V10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페어링을 한 뒤 곧바로 아이언 버터플라이의 ‘In-A-Gadada-Vida’를 타이달 음원으로 들었다. 확실히 유선 연결 때에 비해 음질이 약간 떨어진다. 고역은 왠지 신경질적이고 까탈스러운 느낌. 하지만 드럼의 리듬감과 펀치력이 대단한 것을 보면 3.5인치 카본 미드우퍼의 물성이 탁월한 것은 분명하다. 로베르타 플랙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에서는 갑자기 풍성한 화음이 시청실 전면 벽에서 훅 하고 쏟아진다. 이렇게나 소프트하고 리퀴드한 촉감이 저 조그만 스피커에서 그것도 블루투스로 가능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평

▲ CelsusSound SP One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음원을 들었다. 콜레기움 보칼레의 ‘Cum Sancto Spiritu’에서는 곡의 핵심과 진행과정을 꿰뚫고 있는 듯한 통찰력이 돋보였다. 소스기기를 아주 좋은 것으로 골라 정성스럽게 매칭해주고픈 스피커다. 블루투스로 들은 노라 존스의 ‘Those Sweet Words’는 첫 음부터 ‘됐어, 마음에 들어’ 라는 낯부끄러운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나왔다.


셀수스 사운드 ‘SP-ONE’는 한마디로 본격파 액티브 스피커다. 진정한 의미에서 음원에 충실한 ‘하이 피델리티(High Fidelity) 스피커의 면모를 거의 빠지지 않고 갖췄다. 좋은 음원을 좋은 소스기기를 통해 흘려주고, 전원에도 신경을 써준다면 지금보다 더 훨훨 날 것 같은 취미성도 만점이다. 처음 듣는 음악이라도 직관에 의해 빠르게 적응하고 솔선해서 재생음을 들려주는 작지만 대단한 스피커다. 간만에 설렘 가득한 시청이었다.

S P E C I F I C A T I O N

Frequency Response 55Hz to 22kHz
Impedance 6 Ohms
Power Rating 60W
Sensitivity 88db
Inputs Bluetooth & Line In
Power Supply AC adapter (DC19.5V, 3.16A)
USB Port 5V DC charging Port for external accessory
Dimensions (H x W x D) 195mm X 130mm X 180mm
Weight 2.3Kg
수입사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69만원
글 : 김편
담백하면서도 든든한 트렌스포트 - 누프라임 CDT-8 PRO
200시리즈와 나를 동일한 방식으로 나를 비교하지 말아줘 - 엘락 BS 403 스피커
행복감을 높여주는 아련하고 투명한 미음 - 앰피온 Argon 3S / Argon 1 / Helium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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