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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모두에게 편안한 서재가 되어주는 곳, 번역가의 서재

조회수 2019. 10. 19. 12: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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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 번역가의 서재
모두에게 편안한 서재가 되어주는 곳
동네책방 | 번역가의 서재
얼마 전 서교동에서 길 건너 맞은편 서교동으로 자리를 옮겨 조용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번역가의 서재'

작은 계단을 지나 문을 열면 햇살과 밖의 풍경을 한가득 품고 있는 넓은 창과 책방 지기를 닮은 단정하고 깔끔한 서가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곳은 번역가 박선형 씨가 운영하는 공간으로 오로지 번역서만이 서가를 채우고 있는 동네 서점이다.
"아무래도 직업이 번역가이다 보니 서가에 책이 많아졌고 어느 날부턴가 이 책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런 방법이 작은 도서관 아니면 서점으로 좁혀졌고, 두 가지 중 하나인 동네 서점을 자그마하게 시작해보자 해서 시작된 서점입니다.

번역서를 좀 더 알리고 싶고 좋은 번역서들을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 싶은 약간의 사명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런 이유에서 저희 서점의 서가에는 번역서만이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내서를 비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름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저는 또 그런 부분을 저희 서점만의 특징이고 색깔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줄여서 설명드리자면 '번역가가 운영하는, 번역서만을 취급하는 서점'입니다.

그리고 오시는 분들에게 제가 항상 소개하는 문구가 있다면 '내 서재처럼 편안한 서점'이라고 소개 드리고 드리고 있어요. 특별하게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오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서재에서 책을 읽고 가실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생각과 서점을 시작하게 된 시작의 의미를 담아 '번역가의 서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사실 번역서만을 고집해서 어려운 점도 여러 가지 있어요. 독립출판물 저자들이나 1인 출판사분들이 책 입고 문의를 많이 주시는데, 저희 콘셉트 상 많이 거절하고 있어요. 그런 부분이 죄송하고 어려운 부분이죠. 하지만 저는 앞으로도 번역서만을 알리고 싶고 그런 콘셉트로 계속 서점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책이라고 하면 그 카테고리가 너무나도 방대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서가로 꾸미기란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곳을 꾸려나가는 박선형씨는 자신만의 철학과 색깔로 이곳을 채워가고 있다.


"저는 책방을 운영하는 운영지기가 그 책에 대해서 잘 알고, 자신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도 국내 작가들의 책들을 많이 읽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모르는 분야의 국내서를 소개하기보다는 좀 더 제가 자신 있고 평소에도 많이 읽기도 하고, 또 좋아하는 번역서를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어쩌면 제가 좋아하고 잘 아는 책을 소개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다루는 책의 범위가 번역서로 좁혀지게 되었죠. 또 한편으로는 번역서를 특화 하고 싶다는 생각생각이 컸고요. 제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소개하고 싶은데 그게 바로 저에게는 번역서였던 것이죠."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사실 번역서를 떠올리면 시부터 시작해서 소설, 철학, 디자인, 미술 등등 너무나도 많다. 이것 또한 이 곳 책방지기의 고민이었다고 하는데, 그는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자신이 잘 알고 좋아하는 책들부터 소개하고 싶은 번역서들 위주로 책을 꽂아두고 있다고 한다.


"일단은 구간 같은 경우에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 위주로 선정을 하는 편이지만, 신간의 경우에는 출판사 관계 자 분들, 편집자분들이 소개해주시는 책들 중에서 두루두루 제가 한 번씩 읽어보고 고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잘 아는 책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대부분 제 취향으로 책을 고르게 되기도 하지만, 번역서라고 하는 좁혀진 카테고리 안에서 대신 장르가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책을 선정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모든 번역서들을 다 소개하고 싶은 욕심도 물론 있지만, 그중에서도 제가 추천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책들 위주로 골라서 서가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을 통해서 미리 외서를 검색해보고, 번역서가 나왔다는 소문을 들으면 또 입고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도 저희 서점에서 독서모임을 2개 정도 운영을 하고 있는데요. 독서모임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모르는 작가, 장르를 소개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 모임을 진행하면서 저도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책들이 서점에서 소개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선정한 책들은 한 번씩은 제가 다 훑어보고 또 정리해두는데, 저희 서점의 서가를 보시면 좀 다양하게 섞여있어요.

저희 서가는 크게 7개의 서가가 있는데요. <영미문학 소설, 신간, 일본 문학, 영미문학 중에서도 비문학, 인문학 철학 심리 책들, 디자인과 예술, 그리고 그림책> 이렇게 나라와 장르 정도만 구분해서 정리해두고 있어요. 저는 보물 찾기처럼 '어, 이런 책도 있네' 하는 느낌을 저는 좀 좋아해서 칼같이 장르별로 구분한다던가 하진 않았습니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 중에서는 제가 여러 번 읽은 책들도 많이 있어요. 서가를 보고 그런 책들을 고르시는 분들이라면 저랑 책 이야기를 길게 나누게 되기도 하죠. 사실 동네 서점의 매력은 이런 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번역서라고 해서 굉장히 낯설거나 한 책의 카테고리는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편에서는 번역서만 읽는다는 사람들이 있고, 또 반면에 번역서는 도저히 못 읽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선형 대표는 다양한 나라의 번역서를 접하면서 나름의 재미와 매력을 찾고, 그것을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번역서만의 매력은 확실히 나라별로 색깔이 다양한 것 같아요. 그게 번역서의 매력이라면 매력일 텐데요. 그게 재미있는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일본 문학 같은 경우에는 저희와 문화가 비슷하다 보니 자연의 묘사라든지 이런 부분들에서 익숙함이 느껴지고, 표현 자체도 조금 아기자기한 면이 있는 것 같아서 일본 문학은 '일본 문학스럽다'라는 매력이 있고, 또 프랑스 문학은 프랑스 문학대로 난해하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철학과 감수성을 느낄 수 있어서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저는 번역가다 보니 다양한 번역서와 번역가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나라별로 번역가들의 색깔이 분명하고 그런 부분들에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번역서를 읽을 때 이분이 얼마나 고심해서 쓰셨나까지도 저는 생각하면 읽게 되니까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색다르게 느끼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또 반면에 번역서를 못 읽겠다 하시는 분들은 이구동성으로 말씀해주시는 것들은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그런 부분들도 저도 읽다 보면 느끼게 되지만 그 부분마저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그런 문장을 만나게 될 때는 '이게 원문이 어땠을까?'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는데, 이런 순간마저도 흥미로워지더라고요.

이런 여러 가지 매력에 빠져서 저는 번역서를 계속 읽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국내서 같은 경우에는 술술 잘 읽히는 느낌이 있지만, 번역서는 조금 느릿하게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면서 읽게 되는데 그것 또한 번역서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번역가의 서재는 올해 7월에 이곳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소소하지만 다양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SNS에 책을 소개하는 방법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대하는 그의 태도 같은 것들이다. 그는 스스로를 '책방 새내기'라고 말한다. 그렇게 그는 그의 속도와 철학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이곳의 공기를 채워가고 있다.


"사실 이전 공간에서는 개인 작업실 같은 느낌이 더 강했던 것 같아요. 제가 번역 작업도 하다 보니 뭔가 나만의 공간이고 싶은 마음도 한편에는 있었어요. 그런데 저도 이제 서점 지기로써 책임감이 커져서인지, 이 일이 더 재미있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많은 분들이 공유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모두가 각각 내 서재처럼 느끼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그런 분들이 많아지고 있어 그것에 또 감사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서점을 한 줄로 설명한다면 "내 서재 때로는 모두의 서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다르게 바뀐 점이 있다면, 책을 소개하는 것도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는 매주마다 책을 소개하는 것을 새로 입고되는 책 위주로 소개를 하고 있었는데, 이 곳으로 이사를 오고 난 후에는 조금의 변화가 있었어요. 똑같이 해볼까도 생각을 했지만, 조금 색다른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했었던 것이 손님들이 고른 책을 소개하는 책 소개 코너를 만들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입고도서들이 주로 신간위주가 되기 마련인데, 이것이 저희만의 색깔이 뭍어나는 책 소개라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희 서점을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저에게 책추천을 요청하시지만, 그래도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자신의 취향으로 책을 고르시는 모습을 볼 때면 그 모습이 굉장히 좋아 보이더라고요. 뭔가 혼자만 보기 아까운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그런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어서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또 그런 기분 좋은 순간들을 저만 알고 있기에는 아쉽기도 하고, 또 오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기도 해서, 이런 순간들을 공유하고 책 소개도 하는 것으로 저희 SNS 올리기 시작했어요. 이걸 시작하고 보니 찾아오시는 분들과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느낌이 들고, 또 좀 더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는 느낌이 들어서 좋고 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저도 기쁘게 하고 있습니다."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그는 이처럼 곳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하는 일이 그에게는 이제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또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그렇게 점점 더 편안한 누군가의 서재에 놀러 가 이야기하는 사랑방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번역가의 서재'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이런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곳을 주로 찾아오시는 분들은 번역서만 있는 서점이라는 것을 모르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번역가의 서재라고 해서 정말 번역서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으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찾아오시면 제가 얘기하기 전까지는 번역서만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세요. 그것도 책방을 운영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아요.

그리고 동네분들도 찾아오시는데, 서교동에는 작은 출판사들이 많아서인지 주변에 출판 관련된 분들이 많아서 그런 분들이 많이 찾아주시기도 합니다. 다양한 분들이 찾아주시는 것만큼 기억에 남는 손님들, 또 순간들도 많습니다. 책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밀도가 높은 느낌이라고 설명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때때로 서점을 하고 싶은데 조언을 얻고 싶은 분들이 많이 오시기도 하는데 그런 분들 중에 두 분이 각자의 동네에서 책방을 오픈하셨어요. 동네가 멀어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하면서 지내는 인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분은 동네 주민분이신데, 젊은 분인데 암 투병을 하고 계세요. 한참 힘드셨을 때 저희 서점을 알고 매주 찾아오셨어요. 매주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그분은 힘든 와중에 책으로 힐링을 하시고 하셨는데, 얼마 전에 수술을 하셨다고 하셨어요. 안타깝기도 하고, 치료하시면서 여기서 읽고 가시는 책들이 병에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요. 묘한 감정이 드는 게,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이런 다른 면에서 마음의 치료가 될 수 있다면 뭐든지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저도 살아오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서점을 열고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너무 가까운 사이에는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거나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 이렇게 책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경험 자체가 저에게도 언제나 새롭게 다가와요. 정말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불러옵니다. 이런 경험들이나 감정들이 제가 서점을 하면서 받는 혜택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서점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벌고 이런 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경험들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 값지고 소중하고, 또 너무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제가 뭐 따로 해드리는 것이 없다고 얘기를 자주 드리는데 또 오히려 오시는 분들은 뭘 받으려고 오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시니 그것 또한 감사하고, 이곳을 찾아시는 분들께 위로라도, 편안함이라도 드리고 싶고,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계속 이곳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올해 서울시에서 지역 서점 활성화의 일환으로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의 문화공간 역할을 하는 서점을 심사를 통해 50곳을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하였는데, '번역가의 서재'도 이곳 중 하나이다. 이제 서점은 책뿐만 아니라 동네의 문화를 더하는 문화공간으로서 나아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의미에서 동네에 다양한 모습으로 서점이 생겨나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박선형 대표는 이런 변화들에 발맞춰나가는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저도 아직 새내기라 천천히 알아가고 있는 중이지만, 근래 몇 년 사이에 서점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서점이 책만 파는 공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거창하게 이야기하자면 문화를 파는 곳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저희 같은 동네 서점은 동네 주민들이 찾는 사랑방 같은 곳으로 정착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나아가고 있는 이 모습이 제가 생각하는 서점의 본 모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은 저희 책방도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공간을 조금 넓혀서 왔는데요. 제가 공간을 넓혀서 온 이유는 조금 더 많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고,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그의 이런 마음처럼 '번역가의 서재'에서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누는 독서모임부터, 전시, 플리마켓 등 책과 문화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만드는 마음에는 숨어있는 좋은 책들을 소개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한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것들은 2번의 독서모임, 전시, 번역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있는데요. 작년에는 바자회도 했었어요. 바자회도 기획 단계에서 서점을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얘기를 드렸었는데, 손님분들이 본인도 참여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그렇게 모아진 10명의 셀러들과 함께 했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너무 깜짝 놀랐어요. 거기서 나온 수익은 셀러들끼리 물물교환을 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전시도 제가 아는 작은 인맥들이 넓어지면서 시작되었는데요. 주로 대형 출판사보다는 1인 출판사나 작은 출판사들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어요. 대형 출판사에서도 제안이 많이 오기는 하지만 그분들은 저희 서점이 아니라도 다른 곳에서 전시나 행사를 열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홍보가 되면 저에게도 수익이나 여러 가지 혜택들이 있겠지만, 굳이 저희 공간이 아니라도 하실 수 있으니까 저는 대형 출판사보다도 잘 알려지지 않은 출판사나 책들을 소개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주로 1인 출판사와 전시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잔'출판사와 같이 원화전을 열고 있는데요. 표지에 실린 그림들의 원화들을 보면서 저는 대표가 생각하는 편집의 기준이 느껴져서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고요. 11월에는 <유유출판사 원서전> 전시를 기획하고 있어요.

워낙 종이책이 팔리지 않는 요즘 같은 시대에 본인의 소신을 가지고 책을 만드시는 분들은 많은데 알릴 곳이 없고, 방법이 없으니까 그게 저는 좀 안타깝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책임감을 느껴지기도 하고 해서 함께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저희 서점을 결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게 고집이면 고집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서점이 있어서 나쁠 것은 없지 않을까요?"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그는 앞으로도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혼자 운영하는 서점이다 보니 머릿속에 가득한 재미있는 기획들의 실행이 더디기는 하지만, 그는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신문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한다.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의미 있고 또 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운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이다.


"사실 혼자 하다 보니 기획이 무궁무진한데 운영하는 데 있어서 더딜 수밖에 없어요. 제가 또 번역가이다 보니 번역 일도 병행을 하다 보니 너무나도 재미있는 기획들이 많은데 실행이 좀 느려지곤 합니다.

그래도 연말 안에 신문을 만들고 싶어서 지금 기획 중에 있어요. 신문은 지역신문이기도 하면서 책을 알리는 신문이 될 것 같습니다. 발행인은 제가 되겠지만 그 안의 내용을 채워주시는 분들은 아마 저희 서점을 찾아주시는 손님분들이 되실 것 같아요.

총괄 책임 편집은 제가 하지만,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은 사진을, 그리고 일러스트 하시는 분은 그림을 등등 여러 가지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살려서 담아보려고 해요. 일단은 과정이 즐거울 것 같아서 결과물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주된 내용은 책이 될 것 같고, 주변 동네 서점에 무료로 배포하는 신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은 그런 정보지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책에 대해서 정보를 얻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과 작은 읽을거리들이 스마트폰만 보고 사는 우리들에게는 또 필요한 것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 번역가의 서재 대표 박선형님


어느 시대보다도 다양한 개성을 인정하려는 요즘이지만, 대세라는 것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자신만의 철학과 개성을 지켜가는 일이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말했던 것처럼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처럼 '세상에는 조금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서점들이, 그리고 책들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어쩌면 요즘 우리가 이야기하는 '다양성의 인정과 이해'가 아닐는지.

어느 날 문득,
변화가 필요하다 느껴진다면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담긴 번역서,
그리고 그의 서재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번역가의 서재 박선형님의 추천책>
헤세의 색깔이 짙은 산문들만 모아둔 책으로 헤세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함축적인 부분들을 느낄 수 있어서 좋고, 모르시는 분들은 '헤세의 글이 이렇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여서 추천드리고 싶어요. 제가 재밋게 읽기도 했지만 읽어보신분들도 호불호 없이 다 재미있게 읽으셨다고 해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번역가의 서재
위치 | 서울 마포구 동교로17길 67(서교동 457-11 1층)
홈페이지 | @tlbseoul
영업시간 | 화~금 12:30-19:30 / 토 1:30-19:30/ 월, 일 휴무
플라이북 에디터
황수빈
imbluebird@flyb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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