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훈육은 어떻게 하죠?

조회수 2019. 1. 26.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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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서 추천
“으아아아아아~ 아니야!! 이거 이거 이꺼어어어어!!!!!!!!”

절규 소리가 마트 안을 가득 채운다. 흘끔 흘끔, 간혹 빠안~히 쳐다보는 이들의 시선이 느껴져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리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조금 순화시키자면) 오, 신이시여! 진정 이 아이가 제 아이입니까?!!!’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끄러! 이게 뭐 하는 짓이야!!”라며 질질질~. 예능에서나 볼 법한 사람 끌고 가는 장면을 내가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있을 줄이야. 당신은 오늘 계획했던 일들 중 어느 것도 하지 못했지만, 이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집으로 후퇴한다.

전혀 의사소통이 안 되던 아이가 어느새 많이 커, 말도 통한다. 이제 사람이 되었구나 했더니 그만큼 자아도 생기고, 고집도 생겨서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나를 미치게 한다. 아기와 아이 그 경계선 어딘가에 있을 때 갖고 있던 사랑스러움은 어느새 사라진 건지. 이렇게 난동을 부릴 때마다 혼이 나간다. 서로에게 적응이 되었나 싶었더니, 어느새 또 새로운 판이 벌어졌다. 이제는 좀 아이를 알겠다 했더니 더 엉킨 실타래를 던져준다. 그렇게 전쟁 같은 낮 시간을 보내고, 밤이 되면 잠든 아이를 보며 눈물 글썽이게 되는 씁쓸함도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불쑥 불쑥 마주하게 되는 저 밑바닥에 있던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죄책감과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내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 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내 탓하는 듯한 눈치 주는 사회 분위기가 불편하다. 정말 우리 아이가 문제가 있는 건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떻게 손대야 할지, 얼마나 손 대야 할지도 전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그 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 정신을 놓고 그 순간을 수습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이대로 괜찮을까? 반복되는 상황이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뾰족한 수가 없다. 카더라 통신을 통해 여러 방법을 들어 보지만, 신빙성도 없고, 논리정연하지도 않다. 뿐만 아니라 정작 상황이 닥치면 전혀 기억이 안 나 같은 상황의 반복이다. 도대체 훈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행복한 아이가 되게 해주고 싶다는, 아니 적어도 무난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어서라도 이제는 안 될 것 같다. 아이를 위해서, 엄마인 나 자신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이 수렁 같은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단계별로 세 권의 책을 준비했다. 예방책에서부터 평소 관리하는 방법과 여러 가지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책. 대부분의 부모가 겪게 되는 ‘욱’하는 상황, 화를 내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 그리고 끝부분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 실타래를 풀기 위한, 손도 대지 못할 것 같은 시한폭탄 같은 아이가 있는 부모들을 위한 책이다.
| 활용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가득 |
아이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다. <우당탕탕, 작은 원시인이 나타났어요>(하비 카프, 한언, 2011) 저자는 UCLA 의과대학 소아과 전문의로 아동 발달과 건강 전문가이면서 유명한 모유 수유 전문가이다. 이 책은 특히 1세부터 5세까지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방법들을 수록한다. 아직 문제가 발생하기 전, 혹은 슬슬 조짐이 보이니 어떤 생활을 만들어 가면 좋을지 제시한다. 저자는 일단 그들은 아직 원시인이라는 전제를 깐다. 어른인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생각해봐야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장점 강화에도 초점을 둔다. 나쁜 행동을 할 때만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잘 하고 있을 때 그 행동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한 수단을 제시한다. 파란 불 켜기라고 하여 관심 갖기, 칭찬하기, 소문 내기, 보상하기, 손등 도장 찍어주기 등과 같은 방식이다. 익숙한 방법들이 많지만, 훈육이라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행동을 심어 주는 것이라는 걸 상기시켜준다. 어떻게 여러 방식들을 조합시킬 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제대로 된 훈육을 하기 위해, 잘하고 있는 것을 강화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 해결에서 여러 방법들이 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그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원시인이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먼저 아이가 천천히 차분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들이 있다. 패스트푸드 룰(상대방의 기분 되풀이해서 이야기해주기), 유아어 쓰기(짤막한 어구, 반복, 목소리와 몸짓에 감정 반영)는 아이의 기분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단계를 나눠서 노란 불, 빨간 불 정도의 상황에서 활용할 대처 방법도 제시한다. 여기에 모두 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므로 직접 확인하여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 ‘욱’하지 않는 사회 만들기 |
‘욱’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그녀의 이름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오은영 박사님’의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 KOREA.COM, 2016)이다. 사실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훈육에 대해 궁금한 부모라면 가장 먼저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 많은 분들이 효과를 보기도 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이면서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EBS <60분 부모> 등의 방송을 통해서도 알려져 있으신 분이라 믿고 보는 오은영느님 책이 되겠다.

그럼에도 이 책을 가져온 이유는 이 책을 읽을 때 달리 생각해 볼 점이 있어서다. 저자는 아이의 문제 행동보다 부모의 ‘욱’하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의 문제 행동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상세히 논하고 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아이가 하는 행동은 발달 과정 중에 있는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는 반면 어른들의 ‘욱’함은 경계해야 한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안 훈육하는 방법도 좋았지만, 부모에게 현 사회 문제점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많이 씁쓸했다. 화가 많은 사회, 다들 분노하는 사회. 그러니 아이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 문제라고. 아이를 그렇게 만든 것은 당신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우리 아이가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도 있다.

부모들이 ‘내면아이’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아이의 문제 행동이 무조건 부모 탓일 순 없다. 아이의 성향도 있고, 상황도 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한다. 죄책감을 가지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신 마음속 어딘가에서 상처받아 울고 있는 내면아이를. 아이와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점은 나와 나 자신의 문제 해결에서부터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얜 도대체 누굴 닮아서 이 모양이야!!”라고 소리 지르기 전에 내 행동이 어떠한지, 내 행동이 아이에게 미칠 영향부터 생각해봐야겠다.
| 심연에 가라앉아 있는 원인부터 찾자 |
제목에서부터 엄마의 절절한 마음이 드러난다. <엄마가 몰라서 미안해> (로즈 그린, 스몰빅에듀, 2018) 책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저자 로즈 그린은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와 버지니아 공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30년 넘게 아이들을 상담 치료하며 CPS라는 치료 모델을 만들었다. 그런 그녀의 책에는 아이들 입장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지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만큼 구구절절 아이 입장을 대변해주는 책은 없었다. 특히 크면서 곪을 대로 곪아 손댈 수 없을 것 같은 아이들도 가능한 해결책들이다.

이 책에서 가르쳐 주는 방법은 부모의 초인적인 인내심을 요구한다. 속된 말로 부모 몸에 사리가 쌓일 정도로 차근차근 진행해야 하는 방법이다. 특히 실타래가 어디에 가라앉아 있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일 경우 조금씩 조금씩 접근해서 꺼내야 한다. 하지만 분명히 생각해볼 점은 그렇게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생을 살얼음판 위를 걸으며 살아갈 수는 없다. 차라리 그나마 단기간인 지금부터 조금씩 해결해 갈 생각을 해야 한다.

책 전체에서 어떻게 해결할지를 두 가지 큰 사례를 통해 풀어 나간다. 그래서 내용도 쉽게 이해되고, 방법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게다가 가장 극단적인 사례들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그 정도는 아닌데 싶은(?) 우리들의 이야기는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듯하다. 저자의 플랜 A, B, C 방식은 그리 어려운 방식이 아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부터 찾아내 보듬어 줄 수 있다.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새로운 관계를 쌓아갈 수 있다. 이제 우리 아이와 현재 겪고 있는 문제에 따라 어떻게 적용할지 부모가 잘 궁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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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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