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졌어요..

조회수 2018. 11. 11.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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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사연 100책
100사연 100책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과 사연.
그 사연에 맞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1년 넘게 만나는 동안 두 번쯤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했지만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서로를 속여왔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허무합니다. 이번에는 잡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지나지도 않은 지금, 벌써부터 자꾸 생각납니다.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요. - 이별후에 님
이런 말이 있습니다. '헤어진 사람과 다시 시작하더라도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지게 된다'하는. 하지만 이 말 역시 진리는 아니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같은 이유로 다시 헤어지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헤어져 지내는 동안 서로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더 잘 지내기도 하니까요. 책은 분명 쓸모가 많지만 사연이 있고 깊이가 있는 애정 문제까지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는 솔직히 의구심이 듭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마음의 결정은 결국 본인의 몫이에요.

어떤 책을 읽는다고 해도 결과가 갑자기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마음에 이미 답이 있으실 테니 그 답을 따라가시길 바라요.

인간의 역사는 사랑의 역사라고도 합니다. 그에 어울릴 만큼 무수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또 지어지고, 읽히고 있고요. 기적 같은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비극적인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랑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놀라움, 공감, 바람, 희망, 슬픔, 아픔, 랑의 가치.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또 느낍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것일 거예요.

사랑은 전적으로 두 사람의 문제입니다.

결혼이 사랑의 결실이라거나, 사랑이 결혼으로 가는 과정 중 하나라는 생각 역시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조금 다르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많은 것에서 그러한 것처럼 사랑에 있어서도 현실과 이상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지금,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가'하는 마음에서 답을 구하세요.
이별한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
'F. 스콧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입니다.
개츠비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성공과 출세에 대한 이상적인 야망을 품은 야심찬 남자이기도 했어요. 우연인지 운명인지 한 부자의 요트 여행에 동행하게 된 그는 이상적인 교육과 품격을 갖추고 꿈을 키워 갑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부자의 죽음으로 본래의 가난한 상태로 돌아가게 되고 이상적인 교육과 품격을 몸에 익힌 상태였기에 그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군에 입대하고 장교로 근무하는 동안 개츠비는 데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되고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지요. 전쟁이 끝난 후에 개츠비가 돌아왔을 때 데이지는 이미 결혼한 상태였고, 이때부터 개츠비는 자신의 사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합니다.
개츠비의 이상적이고 환상적인 사랑에 대한 갈망은 어리석어 보입니다. 그 결말 역시 비극적이고요. 하지만 그토록 오랫동안 하나의 이상을 가슴에 품고, 꿈을 좇는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위대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는 두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대화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깊은 관심이 요구되고, 인내심과 포용력 역시 필요합니다.


가장 흔한 이혼 사유 가운데 하나가 '성격 차이'라고 하죠.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자기기만인지 깨닫게 됩니다. 성격은 처음 만날 때부터 달랐던 겁니다. 어느 순간에 달라지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거죠. 처음에는 문제 되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인내와 포용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심이 줄어들고 노력하는 것조차 힘들어져 갑니다.

흔히 말하는 권태와 다툼의 시기가 시작된 거죠. 이 시기는 모든 연인에게 찾아옵니다. 현명하게 계속하느냐, 현명하게 그만두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 누가 나쁘다거나 착하다거나, 잘했다거나 잘못했다거나 하는 문제는 아닌 거죠.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자신의 이상을 '이해시키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둘은 말 그대로 성격이 너무 달랐어요. 개츠비는 이해시키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고, 데이지는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이 갈등하는 이유가 바로 성격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안도, 배경도, 사랑에 대한 생각도 모두 달랐던 거죠.

개츠비는 이상을 품고 삶의 모든 순간에 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상적인, 완벽한 사랑을 꿈꾼 사람이었죠.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인 사람들, 세속적인 이들에게는 너무나 이해하기 어려운 다른 세계의 이야기였습니다. 개츠비도 그것을 깨달아 가죠.
비극의 희생양으로 죽음에 이르지 않았다면 개츠비는 데이지와의 사랑이 끝났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또 다른 이상을 찾아가는 새로운 항해에 나섰을 겁니다.

돛으로 움직이는 배가 바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도 없습니다. 지금의 시기를 거센 바람 때문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아직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다하지 않았고, 서로에게 애쓰고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처음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과거의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 변화가 두렵고 서로의 빈자리가 주는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서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은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기만 하는 것은 결국 잘못을 거듭하는 일이 될 거예요.

함께든 혼자든 앞으로 나아가세요.
플라이북 에디터
서동민
captaindrop@flyb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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