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는 책을 만나고 싶다면?

조회수 2018. 6. 26. 10: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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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사연 100책
100사연 100책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과 사연.
그 사연에 맞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회사에 다니지만 책을 읽을 때가 제일 좋고, 그러면서 글을 쓰는 게 취미이자 낙입니다. 글을 잘 쓰고 싶기도 하고, 책을 마음껏 읽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시간이 갈수록 일에 치여서 책과 글을 위한 시간이 줄어들곤 합니다.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줄 책이 없을까요? 즐거운 여행을 하면서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은 없을까요? 책을 읽기 위한 독서가 아니라 삶을 바꾸기 위한 독서는 없을까요?
- 글 쓰는 삶을 꿈꾸는 회사원 류*하 님
송나라의 문인 구양수는 다독, 다작, 다상량을 권했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이미 잘 알고 계실 이야기죠. "쓰고 싶고, 읽고 싶고, 느끼고 싶다"하셨으니 이미 마음속에서는 가닥을 잡고 계신 게 아닌가 합니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알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계신 건 아닌가요?

독서가 단지 '읽는 행위'를 의미한다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간 낭비'일 거예요. 많은 책을 읽으면 그만큼 지식은 늘어나겠지만 지식을 쌓는 것만으로는 삶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쓴다는 것 역시 '쓰는 행위'만을 위한 것이라면 기술과 기교를 익히는 것으로도 많은 글을 쓸 수 있겠지만 기술과 기교만으로는 진실된 글을 쓰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생각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을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생각이 '닫힌 생각'일 때, 자기 안으로만 치닫는 편협한 것일 때에는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다독, 다작, 다상량이 삶의 변화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읽은 것은 삶으로 들어가고, 생각을 거쳐, 글이 되어 세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결국 읽기와 쓰기와 생각하기는 별개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여기까지의 이야기가 모두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떤 변화도 생각만으로는 시작되지 않습니다. "그건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된다는 거지?"하고 되물으실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습니다. '삶을 바꾼다'는 것은 다섯 글자밖에 안 되지만 사실은 엄청난 일이죠. 작은 것을 바꾸고자 할 때에도 무엇 하나 간단히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나' '자기' '스스로'를 자꾸 이야기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거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이 '너'라고 규정한 정의에 끌려 다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아니더라도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하는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하지만 삶은 바꾸고자 한다면 떠나 보내고 내려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말 가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요.
삶을 바꾸는 독서를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
'헨리 데이빗 소로우'<월든>입니다.
<월든>은 스물여덟 살의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2년 2개월 동안을 기록한 것입니다. 집을 짓는 것부터 숲에서의 생활과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가득해서 일기처럼 읽히기도 해요.

명문대학인 하버드를 졸업하고도 소로우는 출세지향적 삶보다 소요하는 삶을 살아가기로 합니다. 그 모든 선택과 결정이 소중한 삶을 헛된 것으로 채우지 않으려는 의지에서 시작된 것이었어요.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으며,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 불가피하게 되지 않는 한 체념의 철학을 따르기는 원치 않았다.
소로우는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합니다.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요. 소로우가 자신의 삶에 있어 무엇을 가장 가치 있게 여겼고, 어떤 삶을 추구했는지를 보여주는 표현이죠.

처음부터 소로우가 존경을 받고, 부러움을 사는 인물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 당시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별난 사람,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겨졌을 것이고, 생활 역시 불편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시선과 불편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얻기 위해 스스로의 습관과 생활, 생각까지를 바꿔나갔던 것 아닐까요?

책을 읽는 독서와 삶을 바꾸는 독서는 방법이라는 차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독서 방법이 아니라 생각과 행동을 나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니나 상코비치의 <혼자 책 읽는 시간>을 소개하며 적었던 것처럼 독서는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가 되어야 합니다.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는 책 속에서 발견하고 깨달은 것을 삶에 충실히 담아내려는 꾸준한 노력이 이어질 때 실현될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소로우의 월든 숲에서의 생활을 도피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소로우에게도 그것은 도피였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 도피는 삶에서 멀어지는 도피가 아닌, 자신의 삶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도피였던 겁니다. 내려놓고 비움으로써 소중한 것을 얻었던 거죠.

그토록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다운 삶을 살고자 했던 진실함이 있었기에 그 진심이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어져 그의 글을 읽고, 그의 삶을 살피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게 된 것 아닐까요?

가장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은 그 글을 쓰는 사람의 삶을 진실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믿어요.
삶을 소중히 여기고, 진실한 삶을 찾아간다면 더디지만 확실하게 바뀌어갈 거예요.

글 | 플라이북 에디터 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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