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헷갈리는 이름의 작가들, 나만 몰랐나요?

조회수 2018. 6. 2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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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어때요?
한 소년 마법사의 모험을 다룬 소설, <해리 포터>의 작가 이름은 J.K 롤링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이야기죠? 조금 더 얘기해 볼까요? J.K 롤링의 본명은 조앤 롤링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J.롤링이 아니고 J.K 롤링이라고 했을까요?

조앤 롤링이 J.K 롤링이라는 이름을 쓴 이유는 소년이 주인공인 판타지 소설의 작가가 여성이라면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 할지도 모른다는 출판사의 걱정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조앤을 약자 J로 쓰고, 할머니 이름 캐슬린에서 K를 가져와 J.K 롤링으로 정했다는 거죠.

만약에 말입니다, 처음부터 여성 작가라는 게 알려졌다면 해리 포터의 성공은 달라졌을까요? 물론 그렇지 않겠지만, 외국에서도 이름의 성별에 연연한다는 게 새삼 신기하기만 합니다.

남성인지 여성인지 모호한 이름이 있습니다. 여자 이름 같은데 남자거나, 남자 이름 같은데 여자인 경우를 주변에서도 자주 보게 되죠.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알쏭달쏭 헷갈리는 이름의 작가들을요.





2016년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의 작가입니다. 솔직히 성별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본명인지 아닌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생각했죠.
수상 소식에 어렴풋이 남자가 아닐까 했지만 뉴스에서 보니 여성 작가더군요. 거기다 본명이고요.
올해는 소설 <흰>으로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시기도 했던 한강 작가님. 왕성한 활동 기대합니다.


‘해진’하면 두 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바로, 영화배우 유해진, 박해진! 이 두 사람만 봐도 조해진 작가님은 남자인 게 분명합니다.
이렇게 생각했다면 안타깝게도 잘못 생각하신 겁니다. 조금은 쓸쓸하지만 문장 사이사이로 흘러나오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쓰시죠.
이상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셨고, <빛의 호위>, <로기완을 만났다> 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유행어를 탄생 시킨 배우의 이름은 김상중입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만 설마 성별까지 다를까요?
<국경시장>을 읽어봤습니다만 여전히 알쏭달쏭했습니다. <개그맨> 등의 소설집을 출간한 김성중 작가는 여성 작가입니다.
최근에는 화제를 일으킨 <현남 오빠에게>에 작품을 싣기도 했습니다.


구병모 작가님은 찾아보는 재미가 제일 컸습니다. 영화배우 최병모를 비롯한 각계 각층의 인사들, 고고학 교수, 재산관리인, 조선 후기 문신의 이름에도 ‘병모’가 있었습니다.
공통점은 모두 ‘남자’였다는 거죠. 그래서 더 충격이었습니다. 역시 이름은 아무 의미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은 <위저드 베이커리>를 비롯해 <빨간 구두당> 등 청소년 소설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계시며,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 중에 같은 이름의 안경 쓴 친구가 있었습니다. 인간이란 협소한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동물이라 ‘김민철’은 ‘남자’라는 모종의 공식이 기억에 새겨져 있었죠.
그런데 웬걸! 김민철 작가님의 에세이 <모든 요일의 기록> 작가 소개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남자 이름이지만 엄연히 여자, 카피 한 줄 못 외우지만 엄연히 카피라이터’.라고요.
스스로 기억력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시시콜콜한 일상, 대화, 책 이야기를 가만가만히 늘어 놓으시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오히려 얽매이지 않는 은근하고도 따뜻한 문장을 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아들을 낳으라고 이름에 ‘아들 자’자를 넣거나, 딸은 그만 낳으라는 의미로 ‘끝순이’, ‘말순이’같은 이름을 짓기도 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남자 이름’, ‘여자 이름’하고 시시콜콜한 논란, 다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춘수 시인이 <꽃>에서 노래했듯 이름에서 중요한 건 외형이나 관념이 아니라 부르고 불리는 사람들 사이로 이어진 의미 아닐까요. 작가가 이름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으로, 작품에 담긴 이야기와 메시지로 독자와 세상을 이어주듯이 말입니다.
글 | 플라이북 에디터 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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