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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어쩌다 금기된 사랑을 선택했나? ★★★☆

조회수 2019. 1. 11. 10: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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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 리뷰 ★★★☆


[리지,2018]

감독:크레이그 맥닐

출연:크리스틴 스튜어트, 클로에 시비니, 제이미 쉐리던, 데니스 오헤어


줄거리

메사추세츠의 대부호 보든 가의 상속녀 리지(클로에 세비니) 호시탐탐 아버지의 유산을 노리는 새엄마와 삼촌이 두렵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 온 하녀 브리짓(크리스틴 스튜어트)이 리지에게 말을 건네고 둘은 은밀한 만남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소재만 보면 제2의 <아가씨>를 기대하게 하지만 <리지>는 익숙한 동성애 영화의 방향 대신 철저하고 냉정한 범죄 심리 드라마의 흐름을 이어나간다. 대부호 집안의 자제인 리지와 하녀로 들어온 브리짓이 신분 관계를 뛰어넘어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사랑 소재의 작품에서 느낄법한 정서적인 측면과 거리가 멀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답게 <리지>는 두 인물을 범죄에 공모한 용의자로 규정하면서, 그들이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과정을 심리 드라마의 측면으로 바라보려 한다.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답게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며, 적나라한 살인과 끔찍한 동물 살해 장면까지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 인간 내면에 사로잡힌 극단성이 어떻게 표출되는지 조명한다.


영화는 이 끔찍한 사건의 원인을 리지의 아버지로 대변되는 당시의 남성 권력과 사회적 분위기로 정의하려 한다. 영화 속 아버지는 딸들을 생각하고 아끼는 다정한 인물이지만, 성인이 된 자녀들에게까지 엄격한 가치관을 적용해 노처녀로 늙게 만든 주요 인물이자 젊은 브리짓을 성적인 욕구로 활용하려는 이중적인 캐릭터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리지>의 동성애 코드는 로맨스가 아닌 한 남성(혹은 남성 권력)에 의해 상처받은 두 여성이 '연대'를 맺게 되는 의미로 정의될 수 있다.


언어 능력에 부족함을 지니고 있는 브리짓을 리지가 도와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동지의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은 여성사(史)적인 의미로 봤을 때 '혁명'에 가깝게 그려진다. 그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개혁적인 메시지를 지니고 있는 것 같지만, 영화가 다루려는 시선은 '혁명'이 지니고 있는 공격적인 의미다.

일탈이자 삶의 희망과도 같던 이들의 관계마저 억압당하게 되자 두 여성은 극단의 선택을 감행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후 진행되는 이야기는 뜻밖의 흐름으로 이어간다. 자유와 행복이라는 전제하에 누군가는 인간성을 포기했으나, 그러한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리지>는 이 대목에서 잠시나마 로맨스 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간절함과 달콤한이 베인 로맨스가 아닌 연인의 갈등과 이별 같은 비극에 가깝다. 이처럼 로맨스의 대목에서도 동정심 없는 핏빛 드라마를 지향하는 영화답게 후반부에 충격적이면서도 강렬한 장면을 선보인다.


문제의 비극적 살인이 발생하는 과정을 담아낸 장면으로 인간의 원죄가 시작된 에덴동산에서의 범죄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인간의 근본적인 야수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란 점에서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긴다. 지나치리만큼 투박한 분위기가 강한 탓에 로맨스와 같은 정서적 측면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부분은 아쉽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냉철한 영화만의 시각과 파격 노출도 불사하며 극단의 상황을 선택한 인간의 심리를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나름의 완성도를 유지해 준다.


<리지>는 1월 1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리지> 메인 예고편

damovie2019@gmail.com


(사진=씨네라인월드/팝엔터테인먼트)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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