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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계시를 받고 만든 전설의 폭망 영화

특이한 방식으로 제작비를 모으고 완성된 영화들
필더무비 작성일자2019.01.10. | 2,954  view

꼭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지만…역시나 '돈' 제작비 때문에 뜻을 못 이룬 아티스트들은 많다. 그럼에도 불굴의 헝그리 정신과 집착으로 제작비를 조달해 꿈을 이룬 아티스트들이 있다. 자신의 주어진 여건과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영화를 완성한 그들은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오늘은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비를 조달하고 지원받은 저예산 영화들의 숨겨진 일화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신의 계시다!" 교주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완성한 전쟁 영화의 흑역사 [인천]

[인천,1981]
감독:테렌스 영
출연:로렌스 올리비에,미키 녹스, 로버트 스패포드, 재클린 비셋
예산: 46,000,000달러

1,2차 세계 대전, 월남전 그리고 고대 스파르타 시대의 전쟁 등등 할리우드는 수많은 전쟁사를 스크린에 옮겨졌지만, 정작 왜 한국전쟁은 해외에서 잘 다루지 않는 것일까? 이 질문이 나올 때마다 해외 영화 관계자들은 농담조로 "바로 당신들이 제작한 영화 <인천>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인천>은 제목 그대로 한국전쟁의 대표적인 작전인 '인천 상륙 작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세 편의 [007] 시리즈를 연출한 테렌스 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영국의 명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맥아더'로, 그리고 70년대를 상징하는 섹시스타 재클린 비셋 까지 출연하게 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사실, <인천>이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은 영화의 제작을 담당한 사람이 통일교의 창시자인 문선명 교주(이하:문 교주)였기 때문이다. 문 교주는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꿈을 통해 전해 들은 '신의 계시'(?) 때문에 제작하게 되었다고 전하며 <인천>은 무슨 일이 있어도 완성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제작에 임했다. 그는 일본의 투자사를 통해 제작비를 조달하였고, 미국 국방성의 지원을 이끌어내 1,500여 명이 넘는 미군과 장비를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할리우드와 영어권의 최고의 A급 연출,배우,제작진을 구성하게 되면서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영화는 촬영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세트장 사고와 화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고, 종교적인 이유로 통일교 관계자들이 제작에 관여하게 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이른다. 영화의 내용이 맥아더가 꿈속에서 '신의 계시'를 받고 '인천 상륙 작전'을 임하게 되는 설정이 등장하니 이후 전개는 불 보듯 뻔했다. 전쟁 영화가 아닌 산으로 가는 이야기에 나름 돈을 쏟아부은 전투 장면까지 최악으로 치닫게 되면서 <인천>은 세계 전쟁 영화사에 남을 '흑역사'로 기록되었다.

투입된 제작비(제작비가 당시 개봉한 <스타워즈> 한 시리즈에 들어간 비용 보다 훨씬 많았다) 대비 거둬 들인 수익은 3백만 달러 선이었다. 게다가 그 당시 최악의 영화에 수여하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남우주연, 각본상등 4개 부분을 휩쓸면서 그 악명을 널리 떨친 전설의 영화가 되었다.

2.감독님의 전재산이 투입된 영화 <점원들>

[점원들,1994]
감독:케빈 스미스
출연:브라이언 오할로런, 제프 앤더슨
예산:28,000 달러

할리우드의 최고 괴짜 엔터테이너 케빈 스미스는 1994년 다니던 영화학교를 4개월 만에 때려치우고, 곧바로 자신만의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하며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입한다. 아르바이트 비용을 포함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동원해 마련한 제작비는 25,000달러. 영화를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으로 스미스는 눈물을 머금고 자신의 보물 1호와도 같은 만화책, 영화 비디오 테잎 그리고 잡지들을 모조리 팔아 추가로 3,000달러를 마련한다. 철저히 자기취향적인 영화이면서 루저들에 대한 애환과 삶을 리얼하게 그린 <점원들>은 우리가 몰랐던 스미스의 피, 땀, 눈물(?)이 섞여 있는 작품이었다. 이후 영화는 제작비의 116배에 해당하는 315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케빈 스미스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3."제작비 내가 다 벌었어요" 사실은…

[브릭,2005]
감독:라이언 존슨
배우:조셉 고든-레빗,노라 제헤트너,루카스 하스,노아 플레이스
예산:475,000달러

다음은 이 영화를 순수 연출하신 라이언 존슨 감독 曰.

"<브릭>을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중 하게 된 일이 디즈니 채널에서 진행한 '청각 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모션 행사의 보조 편집이었죠. 이 일이 랜덤으로 떨어지는 일이었거든요. 운 좋게도 전 이 작업을 오랫동안 수행해서 짭짤한 수익을 얻을수 있었습니다." 라며 자신이 직접 영화의 제작비를 조달했다고 자랑했지만, 사실은 부모님이 마련해준 저축 예금을 몰래 털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4."가즈아!" 도박과 빙고 게임으로 제작비를 마련한 마이클 무어

[로저와 나,1989]
감독:마이클 무어
예산:160,000달러

모두 까기의 제왕 마이클 무어의 데뷔작 <로저와 나>를 떠올려 본다면, 마이클 무어가 당시 GM의 사장이었던 로저 스미스를 따라다니기란 쉽지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직접 기획한 영화인 만큼 무어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제작비를 조달하기로 한다.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생존이 걸린 GM의 플린트 공장 철거를 조금이라도 막아보고자 막무가내로 로저 스미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지만, 세상의 편견과 자본의 벽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GM과 로저 스미스를 향한 '빅 엿'을 날리겠다는 각오로 집을 팔고, 빙고 게임 대회와 소규모의 도박 모임을 주최해(?) 160,000 달러의 제작비를 조달하게 된다. 몇 년간 버티면서 먹고살기에 충분한 예산이었지만, 무어는 영화 촬영을 감행한다. 그렇게 완성한 <로저와 나>는 자본주의 사회의 씁쓸한 현실을 유머와 인간미가 담긴 다큐이자, 천재적 감독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었다.

5.장편을 만들기 위해 단편을 만들다

[이블데드,1982]
감독:샘 레이미
출연:브루스 캠벨
예산:350,000 달러

오늘날의 샘 레이미를 있게 한 <이블데드>의 탄생은 한편의 단편 영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78년 <Within the Woods>는 샘과 그의 친구 브루스 캠벨,로버트 타펫이 의기투합한 32분짜리 단편이었다. 그들은 단돈 1,900달러를 갖고 타펠의 시골집으로 가 단, 3일 만에 이 영화를 완성한다. 주인공 브루스 캠벨이 악령에 의해 친구들을 죽인다는 <이블데드>와 반대되는 내용의 작품이었다. 완성 후 문제의 시골집(?)에서 친구들에게 먼저 공개된 영화는 입소문을 통해 극장으로 직행하게 되었고, 90,000 달러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샘 레이미와 그의 동료들은 이 영화의 성공을 토대로 투자를 받게 되 총 350,000 달러의 제작비를 마련하게 되었다. 충분한 예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샘과 친구들은 다시 한번 '헝그리 정신'을 외치며 이웃, 친척의 통나무집과 차고를 전전하며 영화를 촬영했다. 셈레이미와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열정을 불태운 친구들은 편집을 담당한 ‘코엔 형제’와 촬영을 맡은 ‘베리 소넨필드’였다. 전설적인 공포 영화의 탄생에는 미래의 전설적 영화인들의 탄생이 함께했다.

6."애들아, 경험 좀 쌓아 보지 않을래?" 열정페이의 원조 로저 코먼 감독

[테러,1963]
감독:로저 코먼
출연:보리스 카를로프,잭 니콜슨
예산: 0달러?

로저 코먼은 호러,SF,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2, 3일만에 완성하는 보기 드문 재주를 지녔다. 게다가 그는 이 모든 것은 10,000 달러의 초저예산으로 해결했다. 그 비법을 공개하자면 바로 영화 학도들의 '열정'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 첫 타자는 <대부><지옥의 묵시록>을 연출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었다. 이제 막 영화계에 입성해 무슨 일이든 할 각오를 가진 청년 코폴라를 본 로저 코먼은 편집, 각색을 비롯한 여러 중요한 일들을 '무보수' 또는 최소한의 비용만 받는 조건으로 코폴라에게 작업을 맡겼다. 이 고용방식은 1963년 <테러>에도 똑같이 적용되었고, 마틴 스콜세지, 피터 보그 다노비치, 몬테 헬만등의 영화 학도들이 이 영화의 스태프로 동원되는 희생양(?)이 되었다. 심지어 영화의 각본도 시나리오 전공 지망생을 이용해 거의 무보수로 일하게 시켰으니…시간이 흐르며 이제는 거장이 된 이 학도들은 2011년 <로저 코먼의 세계>라는 다큐를 통해 그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지만, 속마음은 과연 그랬을까?

7.진짜 '피 같은 돈'을 투입한 [엘 마리아치]

[엘 마리아치,1992]
감독:로버트 로드리게즈
출연:카를로스 갈라르도,콘수에로 고메즈
예산:7,000달러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분명 천재다. 어린 나이에 카메라 다루는 기술과 VCR 편집술을 익히며 감독으로서의 감각을 키워온 그는 대학 졸업 후 당장이라도 영화를 만들고 싶은 기세였다. 이미 여러 단편 영화로 영화제의 모든 상을 휩쓸며 명성을 키우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제작비가 '뚝'하고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자신만의 액션 영화를 찍어 장편영화를 데뷔하고 싶었던 그에게 어느 날 눈에 들어오는 문구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 의학회사의 '콜레스테롤 치료제' 실험자 모집이었고, 수고비는 4,000달러 였다. 로드리게즈는 아무 생각없이 그 실험에 참여했고, 이후 쉽게 제작비를 조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두 번째 비용인 3,000 달러의 경우는 생명의 지장이 없는 선(?)에서 신체의 일부를 추출해가는 거였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몸을 희생해 영화의 제작비를 조달하게 된다. 누가 보면 "미쳤다"라고 할정도로 진짜 '피 값'을 투입한 이 작품은 260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며 로버트 로드리게즈를 '천재 감독'의 반열에 올리기에 이른다.

그의 이러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뜻으로 그의 차기작인 <알리타:배틀 엔젤>이 오는 2월에 개봉하는 바를 알린다.

damovie2019@gmail.com

사진=IMDB,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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