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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영화이자.. 조선 역사상 가장 위험한 이 남자 이야기

조회수 2021. 3. 29. 13: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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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산어보> 간략소개와 후기

때는 바야흐로 순조 1년, 조선 시대 최고의 성리학자이자 실학자였던 정약전(설경구), 정약종(최원영), 정약용(류승룡) 삼 형제는 신유박해(1801년 발생한 대규모 천주교 박해 사건)로 체포된다.


세 형제 모두 천주교에 입교했지만, 성리학의 가치를 거부하는 천주교의 사상에 반대한 정약전과 정약용은 천주교를 등져 살아남게 되지만, 둘째 정약종만 마지막까지 배교를 거부해 처형당한다.


이후 살아남은 동생 약용은 강진으로, 형 약전은 세상의 끝으로 불린 흑산도로 유배되면서 형제는 눈물의 작별을 하게 된다. 

약전은 흑산도에서 글을 읽고 학문을 가르치는 풍헌(차순배)과 남편을 보내고 홀로 살고 있는 가거댁(이정은)의 도움으로 안정된 유배 생활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 그는 마을 어부들이 잡는 각종 어류와 해양생물을 음식으로 접하게 되면서 호기심을 갖게 된다.

이후 약전은 틈틈이 자신에게 어류를 가져다주는 어부가 창대(변요한)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임을 알게 되고, 창대가 바다에 대해 훤히 알고 있음을 알고 그에게 어류 지식을 배워 이에 대한 책을 유배 생활에 쓰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를 줄 알았던 이 청년이 그에게 한 말이 

성리학을 버리고 천주를 택한 죄인인 당신을 도울 수 없소이다"

라는 말을 듣고 이 청년이 보통이 아님을 알게 된다. 알고 보니 창대는 나 홀로 글공부를 해오며 실력을 키우고 있었던 청년으로 명심보감을 비롯한 각종 서적을 섭렵한 마을의 수재였다.

하지만 창대는 기본지식이 부족하던 탓에 글쓰기와 이후 전문 서적을 읽는 것에 매우 힘들어했다. 결국 나 홀로 공부의 한계를 드러내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이 사실을 간파한 약전은 창대에게 서로의 지식을 거래하자고 제안하고, 거래라는 말에 창대는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신분, 나이, 지식의 차이를 넘어선 사이가 되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점차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되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약전은 창대가 공부하는 이유가 지적인 발전이 아닌 출세를 위해 공부에 매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크게 실망한다. 반대로 약전을 통해 더 넓은 지식을 배워나가며 출세의 길로 나아가려 했던 창대는 약전이 추구하는 세상과 가치관에 대해 듣고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라디오스타>, <사도>, <동주>의 이준익 감독의 작품으로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등 믿고 보는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게 했다.


그리하여 감독의 의도를 잘 반영한 성공적인 결과물이었다.

감독의 전작 <동주>에서 사용된 흑백 화면이 이번에도 적용돼 고전미의 매력이 잘 담긴 가운데 그 안에서 낡고 투박한 정서를 따뜻하게 표현하는 세 배우의 열연과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연출력이 매우 돋보인다.

흑백 화면은 당시의 낡고 보수적인 시대적 정서를 부각해 신분관계를 엄격하게 고집하는 조선시대에 인간적인 친분을 나누는 정약전과 창대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한다.

이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팬이라면 기대했을 만한 대목으로 이 영화의 정서, 유머, 드라마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이 영화의 시대적 특성과 배경을 고려해 본다면 이준익 감독의 그러한 인간적인 따뜻함과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역사에 관심 많은 영화팬에게는 정약용보다 덜 알려진 정약전이라는 인물의 행적과 그에 대한 재해석이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정약용과 다른 길을 걸으려 했고, 남다르면서 급진적인 철학을 추구하는 그가 시대를 넘어선 혁신가이자 당시대 기준에서 매우 위험한 사상을 지녔던 사람임을 직감하게 한다. (영화 중후반 그가 창대에게 자신이 추구한 국가관을 이야기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그런 사람이기에 당 시대에 창대와 같은 사람과 신분차를 넘어서 스승이자 벗의 관계를 나눌 수 있었음을 암시하며, 진정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우리 마음의 벽과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관계의 중요성이 상실되고, 보이지 않는 신분차가 존재하는 이 시대에 아름다운 인간애와 관계를 담은 따뜻한 영화 <자산어보>를 추천한다. 

오 뜨끈 뜨끈해! 따뜻하 구먼!
<자산어보>에 대한 필더무비의 반응

우리 영화 볼래?: <자산어보> 파이널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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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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