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몰랐던.. 1년 전 '기생충'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이 영화

조회수 2021. 2. 2. 15:00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영화 <페어웰> 소개 & 간단 후기

나이 서른에 직업은 작가지만 이룬 것 하나 없이 무일푼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뉴요커 빌리.(아콰피나) 

그나마 마지막 희망으로 생각한 지원금마저 끊겨 앞일이 어떻게 될지 막막한 상황… 부모님은 그런 빌리를 볼 때마다 

돈 필요하니?"

라며 그녀의 현재 상황을 걱정하고 있지만, 빌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그런 빌리의 유일한 낙은 중국에 살고 있는 친할머니(자오수젠)와의 통화시간. 먼 타국에 있지만 전화를 통해 하루하루 일상을 나누는 빌리와 할머니는 친구 같은 사이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 집에 온 빌리는 가족들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건강검진을 받은 할머니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되고,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이 소식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이모할머니가 할머니에게 사실을 숨기고 일본과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 친척들에게만 알린 것이다. 빌리는 당사자인 할머니에게 왜 이 사실을 말하지 않는지 의문을 느끼게 되는데…


이에 부모님은


중국에는 이런 말이 있어. 암에 걸리면 사람이 죽는다. 하지만 암이 아닌 공포심이 사람을 죽인다."

라며 나쁜 소식은 당사자에게 비밀로 해야 한다는 중국의 풍습이 있다고 전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니에게 이 사실을 비밀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가족, 친척들은 일본에 살고 있는 큰 아버지의 아들 하오하오와 그와 만난지 3달 밖에 안된 일본인 여자 친구 아이코의 결혼식을 중국에서 하기로 계획하며 이를 핑계로 마지막일지도 모를 할머니를 뵈러 모두 모이기로 한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빌리만 이 모임에 제외되는데…

이유인즉슨 할머니와 너무 친해서 표정 관리(?)를 잘하지 못할거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빌리만 홀로 미국에 남겨졌지만, 할머니와의 마지막 작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빌리는 견디지 못하고 무작정 할머니와 가족들이 있는 중국으로 가게 된다. 

당연히 그녀의 충동적인 행동에 할머니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은 아연실색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어렸을 적 유년의 기억이 담긴 중국에 오게 되고, 그곳에서 할머니와 반갑게 재회하게 된다. 오랜만에 모든 자녀, 손주들이 모여 신이 난 할머니는 결혼식 준비에 열의를 보이게 되고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음식을 차리며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가족들은 할머니에게 불치병의 사실을 숨겨야 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그런 할머니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빌리 역시 먹먹한 마음을 느끼게 되는데… 과연 빌리와 가족들은 마지막까지 이 사실을 숨기고 결혼식을 마무리 지을수 있을까

<페어웰>의 룰루 왕 감독

<페어웰>은 2019년 영화로 중국계 미국인 룰루 왕 감독이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그녀는 이 영화에 대해 

<페어웰>은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실제 삶에서 일어난 스크루볼 코미디와도 같았지만 그 웃음 안에 더 큰 질문들이 들어있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이 말해주듯이 <페어웰>은 지극히 잔잔한 일상을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어찌보면 잔잔하고 전형적이며, 스토리텔링에 큰 변화가 없는 작품이지만 그 안에는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유머와 드라마가 담겨졌다. 

이민자 그리고 본토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함께 모인다는 설정에서 <페어웰>은 가족에 대한 다양한 정서와 문화적 차이로 인한 보이지 않는 갈등을 디테일하게 담아낸다. 그런 가족이 할머니로 인해 거짓말에 동참하게 되면서 암묵적인 화합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아이러니하게도 따뜻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가족들은 할머니에게 거짓을 유지해야 하느라 전전긍긍 하지만 이와달리 스스로 긍정을 만들며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순간을 즐기는 할머니의 모습은 대비되는 재미를 불러온다. 할머니와 손녀의 정겨운 순간과 나눔이 그러한 영화만의 특별한 재미를 배가해준 대표적인 장면이다. 거짓이지만 그로 인해 행복해지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는 빌리의 희망과 슬픔이 교차하는 순간이 <페어웰>이 어떤 정서를 지닌 작품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서 천연덕스럽고 장난기 많은 모습을 보여준 아콰피나의 진중하면서도 손녀다운 귀여움을 유지한 연기와 정말 우리의 할머니를 보는듯한 일상연기를 자연스럽게 펼친 자오 슈젠의 앙상블이 최고의 호흡을 만들어내며 모두가 공감할 가족 드라마를 완성한다. 아시아 가족 특유의 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 담겨 100분의 시간이 즐겁고 따뜻하게 느껴질 작품이다. 

그래서 한 해외 평론가의 말을 빌리자면 두 번 이상 봐도 지겹지 않은 편안하면서도 힐링되는 깊은 여운이 담겨있는 즐거운 작품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보고 나면 우리 할머니의 애정이 담긴 따스한 기운이 저절로 느껴지게 되는 영화라고 할까? 

<페어웰>은 2019년에서 2020년까지 무려 33개의 영화제 수상에 157개의 노미네이트를 차지하며 <기생충>과 함께 그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불린 작품이었다. 우리에게는 <기생충> 열풍에 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의 인기와 화제성은 그에 못지않았다.


특히 여러 유수의 영화제에서 <기생충>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반응까지 불러오기도 했다. 심지어 봉준호 감독 또한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을 표했을 정도였다. 두 작품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작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과 <페어웰> 배우들이 시상식 후보에 제외되자 영국 내 영화팬, 비평가들이 "명백한 인종차별!" 이라며 SNS에 항의시위를 했을 정도였다. 

<페어웰>은 <기생충>과 함께 2020년 아시아 영화인들의 파워를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이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주요 부문을 휩쓸었던 역사를 썼다면, <페어웰>은 아시아계 최초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는 새 역사를 썼다. 영화의 주연을 맡은 중국, 한국계 혼혈 배우 아콰피나는 이 역사적인 수상을 한 자리에서 특유의 유쾌한 수상소감을 남겨 전 세계 많은 영화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녀의 색다른 연기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요소다. 

이렇듯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영화가 드디어 1년 만에 국내 개봉을 앞두게 되었다. 국내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대체 '이 영화는 언제 개봉하냐?'라고 물어보며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는데… 그들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1년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페어웰>은 2월 4일 개봉한다. 

두번 보세요!
<페어웰>에 대한 필더무비의 이모티콘 평

우리 영화 볼래?: <페어웰> 메인 예고편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