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이 아직도 잘못 알고있는 '한국영화 전설의 사진'의 실체

조회수 2021. 1. 15. 12:02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올드보이> 촬영장을 놀러온 <살인의 추억> 송강호? 사실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거나 SNS를 즐기고 있는 쫌 놀아본 당신이라면 한번쯤 봤을법한 사진이다.


제목은 '한국영화 전설의 순간' 이라는 사진인데…


출처: 플레인 아카이브

바로 박찬욱 감독 <올드보이> 촬영장으로 바로 옆에서 <살인의 추억>을 촬영중인 송강호가 놀러왔다는 사진이었다.


2004년 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올드보이>. 

2003년 최고의 흥행 영화이자 천재적 감독 봉준호가 상업영화계에 큰성공을 하며 주목을 받은 전설과도 같은 작품 <살인의 추억>. 

이 사진은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대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진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각각의 인생 캐릭터로 분장한 최민식, 송강호가 함께 한 사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에게 뜻깊은 이 사진은 이제 전세계 영화팬들이 환호하는 사진이 되었다. 

바로 최근 날짜로 영화 <기생충>을 배급한 할리우드 영화 배급사 네온이 얼마전 트위터를 통해 이 사진을 소개한 것이다. 네온은 얼마전 <살인의 추억>의 배급까지 한 바 있어 이 영화와 인연이 깊다. 

주모! 여기 국뽕 한사발 추가!

<기생충>과 더불어 해외에서도 한국영화 최고의 레전드로 꼽히고 있는만큼 해외팬들에게도 이 사진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오며 다시금 한국영화의 위대함(?)을 보여주었는데…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이 사진에 대해 많은 이들이 잘못알고 있는 사실이 있다.

다름아닌 송강호의 등장과 관련된 건데…

<올드보이>는 2002년 말과 2003년 초 한창 촬영을 하고 있었고, 영화는 2003년 11월 21일 개봉했다.


<살인의 추억>의 개봉일은 2003년 4월 25일이며, 촬영도 2002년 겨울에 종료되었다. 즉, <살인의 추억>을 촬영중인 송강호가 <올드보이> 촬영장에 오기란 시기적으로 맞지가 않다. 

그리고 또 하나의 증거로 전설의 사진을 다시보면 송강호의 머리가 긴편인데, <살인의 추억>속 송강호는 매우 짧은 머리에 살도 많이 찐 상태였다. 

왼쪽이 류성희 미술감독

게다가 <올드보이>의 미술을 맡은이가 류성희 미술감독인데, 그는 이전에 <살인의 추억>을 담당했었다. 그의 미술팀이 동시에 두 작품을 맡기란 말이 되지 않는 셈이다.


결국 사진속 제목인 '<살인의 추억> 찍다가 놀러온 송강호'는 잘못된 정보인 셈이다. 그렇다면 <올드보이> 촬영장에 송강호는 왜 등장한 것일까? 

이 사진에 대한 영화 전문가와 일부 네티즌들은 당시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이 아닌 다른 작품을 찍다가 <올드보이> 촬영장에 놀러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 작품은 <살인의 추억> 이후 차기작 이었던 <효자동 이발사>다. 

<효자동 이발사>의 촬영시기가 언제인지 확실치 않지만 대략 <올드보이>가 촬영중이었던 2003년 봄쯤에 진행된 것으로 보고있다. <효자동 이발사>는 2004년 5월 5일 개봉한 작품이어서 <올드보이> 일정과 겹칠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송강호는 틈날때 마다 <올드보이> 촬영장에 놀러왔다는 것.



위의 <올드보이> 메이킹 영상을 보면 송강호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는데도 메이킹 필름 인터뷰에 적극 임했고, 감독과 최민식에게 의견을 전달했을 정도로 이 영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다른영화 촬영보다는 <올드보이> 제작진과의 친분으로 응원차 방문하다 찍힌것 아닌가 생각된다.  

1998년 영화 <조용한 가족>에서 삼촌(최민식)과 조카(송강호)로 등장했던 두 배우

어찌됐건 해당 사진은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가 아닌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영화 전성기 시절의 장을 연 두 주역 배우가 한 화면에 등장한 사실이 세계 영화팬들에게 전설로 불리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한국영화팬으로서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않나 생각한다.


그런만큼 한국영화가 이때와 같은 좋은 추억을 지속할 수 있기를 한 사람의 팬으로서 희망한다.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