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살벌한 공포영화인데..왜 102분간 배꼽잡고 웃었나

조회수 2020. 11. 2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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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을 가장한 하이틴 코미디 (공포) 영화 <프리키 데스데이> 후기

공포영화 전문제작사 블룸하우스의 화제의 신작 <프리키 데스데이>.

위의 포스터만 봐도 알듯이 이 영화 잔인한 슬레셔 공포물의 특징과 전형을 지닌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장르물의 특정 마니아가 아니면 감히 기대도 할 수 없는 살벌한 영화일거라 예상될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 북미에서 성적이 심상치 않다. 현재까지 북미에서만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호주, 러시아, 멕시코, 홍콩, 싱가포르 등 25개국에서 개봉했으며, 북미에 이어 호주와 우루과이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엄을 토했다. 게다가 현지 매체들의 반응도 예상보다 열광적이었으니…


그러다 보니 이거 대체 누가 만들었기에 이 정도 결과물이 나왔나 궁금해서 찾아봤다. 그 장본인은 바로…

<해피 데스데이>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하며 공포영화 갖지도 않은 공포영화(?)를 만들어내 의외의 '끼'를 선보인 괴짜 감독 크리스토퍼 랜던 되시겠다.


감독의 전작 <해피 데스 데이>1,2를 생각해 본다면 슬레셔 공포영화의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그 안에 코미디와 SF적 색채를 적절히 결합시켜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게다가 슬레셔 장르의 일방적 피해자인 여주인공을 멋진 반격자이자 극을 이끄는 개성 넘치는 괴짜 주인공으로 만들어내 타 영화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 영화로 대표된다.

그런 독특한 이력과 재능을 지닌 감독의 신작이란 점에서 <프리키 데스데이>는 분명 심상치 않은 작품이 될것이라 예상된다. 그리고 역시 이 작품 진짜 심상치 않았다. <해피 데스데이>의 '끼'를 더 발휘했다고 해야할까? 

<해피 데스데이>에 이어 또 '공포영화 갖지도 않은 공포영화'를 만들었는데…결과적으로 뭐라할 수 없는 골 때리는 코미디 영화를 만든것이다. 대체 이 감독의 머릿속에는 뭐가 든것일까? 



오늘은 이 정체불명의 코미디 & 공포영화 <프리키 데스데이>의 특징을 상황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분명 외형은 공포인데…하필 영혼체인저가 연쇄살인범과 여고생

<프리키 데스 데이>는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지는 '영혼 체인지' 설정을 들고 나왔다. 속된 말로 한물간 소재지만 돌이켜보면 자동적으로 코미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요소를 지녔다는 점에서 꽤 괜찮은 선택을 했다.

그동안의 영혼 체인지의 주제가 가족, 친구, 남녀 간의 사이에서 이야기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프리키 데스데이>의 주체는 너무나 극과 극이다. 다름 아닌 전설적인 연쇄 살인범(빈스 본)과 너무나 소심한 여고생 밀리(캐서린 뉴튼)라는 점이다. 성격부터 전혀 다른 데다 둘 다 예측불허의 행동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랜던이 이러한 설정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다. 무조건 웃기기 위해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의 신체 체인지는 결국에는 시각적인 재미를 주기 위해서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영화는 초반부터 그러한 차이점이 낳은 재미를 유발하기 위해 두 사람의 다른 삶을 유심히 부각한다. 연쇄살인마의 이야기에는 잔인하고 냉정한 슬레셔 공포를, 여고생의 이야기에서는 명랑한 하이틴물로 전개되는 식이다. 이 극과극 인물들의 만남은 묘한 언발라스함을 불러오며 공포와 명랑함이 묻어난 독특한 크로스오버 영화의 탄생을 알리게 된다. 

2. 살인범 몸에 들어간 여고생이 한 일

본격적인 재미는 둘의 영혼이 본격적으로 바뀌면서부터다. 당연히 가장 먼저 당황하게 될 쪽은 우리의 여고생 밀리가 살인범의 몸으로 깨어나면서부터다. 여기서 재미의 포인트는 남녀 배우들의 각자의 다른 성별을 연기한다는 점이다.

하필 이 살인범을 연기한 배우는 빈스 본. 196cm의 큰 신장을 자랑하는 거구의 덩치이자 할리우드의 제일가는 코미디 연기의 달인으로 불린 그가 여고생인 척 연기한다고 상상해 보자. 그것도 연쇄살인범의 무서운 인상에 지저분한 옷을 입으면서 말이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말괄량이스러운 행동에 이미 살인범의 몽타주 마저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평소 다니던 시내에 드나들게 되었으니… 당연히 도시는 난리가 나고 밀리는 계속 사고를 친다. 이러한 빈스 본의 어처구니없는 유머러스한 장면들이 연달아 발생하게 되면서 영화는 그를 통한 예상치 못한 유머를 발생시킨다. 전적으로 빈스 본의 역할은 유머 담당이다.

그 이후 장면들은 자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살인마가 된 밀리가 어떻게든 학교 친구들과 소통을 시도하며 도움을 얻게 되는 과정과 어색했던 가족, 그리고 로맨스까지 등장하게 되면서 의외의 훈훈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잠시 하이틴 영화인가 착각하게 만들지만 캐릭터의 비주얼과 상황을 적절하게 활용해 나름의 재미있는 정서를 적절하게 완성시키는 과정이 의외로 안정적이다.

이쯤되면 랜든 감독은 정말 천재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3. 여고생 몸에 들어간 살인범이 한 일

이제 우리의 여고생 주인공은 졸지에 공포 담당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전반부 까지만 해도 영락없는 미국의 금발 여고생 같았던 캐서린 뉴튼이 이 대목에서 정말 무서워진다. 눈빛에서부터 살인마의 모습을 풍기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이코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자기가 여자라는 점에 신기해하고, 가족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이들을 처치하고 싶다는 욕망을 눈빛과 행동만으로 말없이 표현하는 뉴튼의 연기는 새삼 섬뜩하게 다가온다. 이 부분에서부터 영화는 컬트적인 유머를 완성하며 극과 극 정서를 완성한다.

눈빛과 스타일에서부터 완전히 달라진 밀리가 학교로 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 대표적인데, 거구의 신체 때는 자연스러웠지만 너무나 작고 여린 여고생의 신체를 통해 살인을 저지르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해 당황하는 장면들이 묘한 재미를 불러온다. 그렇지만 살인본능이 담겨있어서 주변의 도구와 신체적 약점을 장점으로 만들어내 어떻게든 목표를 실행하는 잔혹한 행동이 자연스럽게 공포를 불러온다.

십 대 여고생이 살인을 자행한다는 파격적 설정이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랜든 감독은 '그럴 줄 알고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말하듯이 이 살인마의 행동을 쾌감으로 연결시키려 한다. 공교롭게도 살인마에게 당하는 피해자들은 일상에서 밀리를 괴롭히고 상처 줬던 사람들이다. 영화는 이 살인범의 행동을 통해 밀리가 마치 복수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결국 살인마의 영혼을 빌린 밀리가 극 중 나쁜 놈들을 처단하는 셈이며 이 과정을 매우 잔혹한 슬레셔 물로 표현한다.

이전에도 밀리의 몸을 빌린 살인범이 가족을 위협할 뻔한 아슬아슬한 장면도 있었지만 이를 유머와 적절한 수위로 해결했듯이 랜든 감독은 나름의 설정으로 이 영화를 전통적인 슬레셔 물로 만들기보다는 불편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로 완성하려 했다. 포스터만 잔혹할 뿐 이 영화는 의외로 명랑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임을 강조한다.


4. 그리고 그들이 만났더니…이거 코미디인가 공포물인가?

당연히 압권은 이 영혼이 체인지 된 둘이 만났을때이다. 당연히 이 부분은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겠다!

어찌됐든 코미디와 공포를 상징하는 극과 극 비주얼 캐릭터들이 만났으니 그야말로 쉽게 정의할 수 없는 묘한 장면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묘한 재미와 웃음을 시종일관 불러오게 된다. 코미디와 공포물의 정서 사이를 오가며 하이틴물의 정석마저 자연히 흡수한 <프리키 데스데이>는 어떤 장르로 특정할 수 없는 완벽한 오락영화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물론 그러한 크로스오버가 모두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을것이다. 아마도 전통적인 슬레셔를 좋아하는 공포영화 팬에게는 이같은 시도가 적잖이 불편할 것이다.


그럼에도 과감한 크로스오버를 무난하게 완성했다는 점, 그것도 이 코로나 시국에 이러한 작품을 만났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게 다가온다. 그점에서 <프리키 데스데이>는 극장가의 희망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감상용 작품이라 과감히 정의한다. 

<프리키 데스데이>에 대한 필더무비의 이모티콘 평!

우리 영화 볼래?: <프리키 데스데이>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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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니버설 픽쳐스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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