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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무비

전세계를 놀라게한 22살 한국여배우의 신들린 연기

영화 <박쥐> 비하인드 & 트리비아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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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박쥐>의 결말과 중요 부분 언급이 맨 마지막 단락에 등장합니다.
1.영화의 첫 촬영 장면은 상현의 마술과 뛰어오는 라여사!

<박쥐>의 첫 촬영은 극 중 상현(송강호)이 소아병동 아이들에게 마술쇼를 선보이고 있는데, 멀리서 라여사(김해숙)가 뛰어오는 장면이다. 최초 시사회 당시 서서히 등장하던 그녀의 모습을 본 관객들이 김해숙을 박쥐인 줄 알고 긴장하고 봤는데 갑자기 "살아남았던 신부님이신가요?"라고 창문 두들기며 묻는 모습에 빵 터져서 웃었다고 한다. 

2.영화는 단 둘만 등장했는데, 동네사람 수백명 앞에서 찍었다는 민망한 연기

태주(김옥빈)가 저녁마다 속옷 잠옷 차림으로 동네를 뛰어다니는 장면. 라여사와 마마보이 남편 강우(신하균)와의 삶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하는 장면으로, 이때 뱀파이어 능력을 얻은 상현이 등장해 그녀에게 자신의 구두를 신겨주게 된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섹시하게 느껴지는 장면으로, 단 두 사람의 애틋한 감정이 느껴져야 하는 장면이었으나, 실제 촬영때는 영화의 배경이 된 수백명의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구경했다고 한다. 심지어 평상에서 술을 마시며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니, 송강호와 김옥빈은 매우 민망한 기분으로 연기를 펼쳐야 했다. 

3.일본식 가옥에 한복집, 오래된 트로트, 마작, 필리핀 아내 등 다문화 요소가 등장한 이유

<박쥐>는 뭔가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이상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다문화적 요소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박찬욱 감독은 순수한 한국적 모습 보다는 전통과 현대 그리고 다문화가 합쳐진 지금의 '한국식 잡스러운 문화'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폐쇄적이지만 그럼에도 이국적 정서가 생황에 깃든 모습이 현대 한국사회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통해 뱀파이어의 피를 이어받은 상현의 등장이 좀 더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었다.


우선 일본신 적산 가옥에 한복집이 있는 풍경은 현재도 남겨진 지방 소도시에 위치한 적산 가옥의 모습을 그리고자 한 의도였으며, 그 안에서 보드카를 마시고 마작을 하고, 필리핀 아내가 있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그런 집안에서 이난영,남이수의 오래된 트로트가 배경 음악으로 등장한 것도 그런 의도중 하나인데 이는 이 영화가 지닌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나중에 노래에 등장하는 가사인 "생각을 말해야지"라는 단어를 김해숙이 절묘하게 대사로 활용하는데 이는 박찬욱이 평소에 즐겨쓰는 단어로 언젠가 만들 영화에 꼭 대사로 활용하려 했던 부분이었다.


마작이 등장한 배경도 흥미로운데 박찬욱 감독 윗세대의 사람들과 어른들이 종종 즐기던 놀이였으며, 특히 충무로 1세대 영화인들이 촬영이 끝나거나 쉴때마다 이 마작을 즐기는 모습이 많았다고 한다. 박찬욱은 이 때의 특이한 광경을 이번 영화에 사용하고자 했는데, 하필 시나리오 작업 당시 개봉한 <색,계>가 마작 장면이 자주 등장하자 장면을 바꿀까 고민했었다고 한다. 

4.아슬아슬한 김옥빈의 신하균 입 니퍼 장면의 비밀

김옥빈이 입을 벌리고 자는 신하균의 입에 니퍼를 갖다 대다가 빼며 분노를 표현하던 아슬아슬한 장면은 실제 촬영에서 김옥빈이 플라스틱 손잡이만 들게 했고, 앞부분의 날은 CG로 표현한 '안전한 촬영장면'이었다. 근데 실제 촬영할때 김옥빈이 실제로 신하균의 입을 플라스틱 손잡이로 건드려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 

5.하마터면 심의를 통과 못할뻔 했던 송강호, 김옥빈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신하균의 베드신 장면

죽은 강우가 상현과 태주에게 환상으로 등장하는 장면. 사람을 죽인 죄책감을 표현한 대목으로, 나중에 두 사람은 죄책감을 잊고자 성관계를 하게 된다. 이때 나체가 된 두 사람의 관계 사이에 죽은 강우가 옷을 입은채로 웃는 얼굴로 카메라 화면을 바라보며 묘한 장면을 연출한다. 성인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섬뜩한 장면인데, 박찬욱 감독은 이 장면을 좀 더 세게 표현하고자 신하균의 옷까지 벗길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충격의 강도가 너무나 쎌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심의 등급이 나오지 않을까 봐 신하균만 옷을 다 입히기로 했다. 결국 그 선택이 이 문제의 장면을 심의 통과시킨 결정적 장면이었다. 

6.하늘을 나는 장면이 긴장감이 없었던 이유는?

일반적인 뱀파이어, 초능력을 소재로 한 영화는 하늘을 나는 주인공을 멋있게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 앵글을 밑에서 부터 잡아 흥미를 돋구는 게 일반적인데, <박쥐>는 부감으로 위에서 아래를 비추는 방식으로 화면을 잡았다. 이는 이 영화가 여타의 장르 영화와 다른 방식의 영화임을 보여주는 당시에 <박쥐>가 지니고 있는 '전락'의 의미를 강하게 표현하고자 한 부분이었다. 상현과 태주가 집들을 뛰어다니며 도망다니는 장면에서 피를 구하는 방식과 논리에 대해 구차한 변명처럼 이야기하는 대목만 보더라도 자신의 초능력이 강해질수록 망가져 가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김옥빈을 안고 계단을 걷는 장면에 와이어를 쓴 이유는?

태주를 든채로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다시 날아가는 상현의 장면 다음으로 상현이 태주를 든 채로 계단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장면에서 김옥빈의 몸에 와이어를 달아 송강호의 힘을 덜어주었는데, 그 이유는 송강호가 영화를 위해 너무 심하게 다이어트를 한 바람에 김옥빈을 드는 게 무거워 제작진 측에서 배려해준 장면이었다. 

8.영화 캐릭터에게 자신의 과거 아픔을 선사한 감독

박찬욱이 과거 알러지성 피부염 때문에 코로 숨을 못 쉬었는데, 그때의 고생했던 일화를 신하균이 연기한 강우에게 이입시켰다. 

9.송강호에게 큰 예술적 장면 같았던 이 영화의 키스신

송강호는 상현이 태주를 뱀파이어로 만들어 되살리고 서로에게 피를 먹이며 키스를 하는 장면을 <박쥐>가 지닌 미술적 아름다움이자 영화사상 잊지못할 최고의 시퀀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장면을 보고 자신이 처음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기억의 지속'을 보고 느꼈던 충격적인 느낌을 그대로 받았다고 전하며, 이후부터 박찬욱을 '박달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말했다.

10.이때가 22살 이었어? 전세계의 호평을 이끈 김옥빈의 열연

의외로 많은 이들이 몰랐던 사실. 당시 김옥빈이 태주를 연기하던 시기는 놀라게도 22살이다. 지금 봐도 22살의 젊은 배우가 펼쳤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매우 어렵고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고, 이는 해외 언론에서도 크게 극찬한 대목이었다.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공개 당시 공식 일일 소식지를 발간하는 버라이어티는 <박쥐>의 김옥빈에 대해 "도전적인 역할을 소화하는 데 있어 그녀의 능력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상반신을 과감히 노출한 섹스신에서 자신을 내던져 뱀파이어의 욕망과 악녀로서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라고 평했다. <박쥐>는 칸 영화제 공개당시 해외 평단으로 부터 극명한 호불호 반응을 불러왔는데, 그럼에도 김옥빈의 연기에 대해서 만큼은 공통적인 호평을 불러왔다. 결국 <박쥐>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다. 

*이 부분 부터는 영화의 결말, 스포일러 장면에 대한 언급이 등장합니다!
11.김옥빈,메르세데스 카브랄 두 여배우를 힘들게 했던 태주의 폭주 장면

<박쥐> 회식장소에서 메르세데스 카브랄과 박찬욱 감독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김옥빈과 메르세데스 카브랄 두 배우는 후반부 태주가 폭주하며 집안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에서 남모를 심적인 고통을 느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송강호가 그녀만큼은 살려두기 위해 창고에 가두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문제는 그녀가 실제로 폐소공포증이 있었다는 것. 가뜩이나 무서운 장면인데, 폐소공포증이 느껴질 좁은 창고에 가뒀으니, 공포는 2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극 중 메르세데스가 공포에 떨며 소리지르는 장면은 사실상 실제 무서워서 소리지른 대목으로 그녀를 가둬야 했던 송강호 본인도 힘들었다고 한다. 

<박쥐> 촬영장에서감독과 배우들의 기념 사진

출처온라인커뮤니티

과감한 연기를 펼쳤던 김옥빈은 극 중 수많은 선배를 때리고 괴롭혀야 하는 입장이어서 매 촬영 때 마다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해야 했다.(정작 선배들은 괜찮다고 했지만…그만큼 마음이 편치못했다.) 가장 크게 미안함을 느낀 대목은 오달수를 목졸려 죽이는 장면과 손종학을 기절시켜 피를 빨아먹는 장면이었다. 두 장면을 찍을때 김옥빈의 모습은 겁없고 도전적 이었지만, 실제로는 두 선배를 거칠게 몰아붙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떨면서 울며 연기를 펼친 장면이었다. 

12.국내에서는 논란이었는데, 해외에서는 애교였다는 송강호의 노출 장면

송강호의 성기가 노출된 장면은 극 중 신자들의 믿음을 무너뜨리는 문제적 장면으로 국내 개봉 당시 대스타의 파격 노출이란 대목에서 큰 논란이 되었다. 심지어 그의 노출 연기를 놓고 작품을 위한 '순교'(?)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해외 공개 당시 이 노출 장면이 논란이 되지 않았고, 묻는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역으로 물으면 '그 정도 노출은 애교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제작진과 출연진은 노출에 대한 동양, 서양 문화권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3.<박쥐>와 별개의 독립된 단편영화처럼 보이려 했던 마지막 최후 장면

두 사람의 최후를 그린 마지막 장면은 배경상 이국적인 공간으로 느껴지지만 실제 장소는 인천 영종도에서 촬영되었다. 감독은 이 장면을 영화와 별개로 독립된 단편영화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러한 느낌을 주려 했었다. 그래서 이 장면은 이전의 분위기와는 다른 무성시대의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지니고 있다. 

14.박찬욱이 따로 생각했던 섬뜩한 <박쥐>의 원래 결말

박찬욱 감독은 <박쥐> 구상당시 상현을 호스피스 병동을 관리하는 신부로 설정했다. 모두 죽음을 앞둔 신자들로 처음에는 일부 사연이 있는 신자들에게 새 생명을 주다가 나중에는 수십명의 호스피스 신자들에게 미사에서 성채를 나눠줄때 자기 피를 나눠주게 된다. 이는 결국 뱀파이어들의 미사가 되어버리고, 수십 명의 뱀파이어들이 거리로 나오게 되는 대참사로 이어지게 된다. 하마터면 영화사상 최고의 무서운 영화가 탄생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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