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1400명 탈락시킨 감독이 5분만에 합격시킨 배우

조회수 2020. 6. 17. 12: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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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 비하인드 & 트리비아 2부

*주의:영화 <아가씨>의 결말과 스포일러가 그대로 노출됩니다!

1.문제의 중요부위 만지는 장면의 비밀

출처: CJ엔터테인먼트

1부 칼럼 김태리의 애드리브에 이어서…백작이 숙희의 손을 강제로 뺏어 중요 부위에 갖다 대게 한다는 설정을 각본으로 확인한 하정우는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며 몇 번이고 확인했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은 민망한 장면을 스스름없이 연기한 하정우의 노력에 감탄했지만, 사실 그도 이 연기를 한다는 사실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무엇보다 신인인 김태리가 가장 민망하게 느낄 거라 생각해 바지 안에 아대를 착용했다.

2.알고 계셨나요? 영화 초반 등장한 어린 히데코 사진이 움직였답니다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봤던 관객들도 보고도 놓쳤던 장면. 영화 초반 코우즈키 저택에 들어온 숙희가 어린 히데코의 초상화를 보면서 계단 위로 올라가는데 자세히 보면 초상화가 살짝 움직이며 웃는 모습이 나온다. 알고 보면 섬뜩한 장면. 이 장면은 박찬욱 감독이 <레베카>와 같은 고딕 공포적 색채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다고 한다. 그 영화에서도 초상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숙희에게 곧 놀랄만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4분 40초에 등장)


3.너무나 완벽했던 <아가씨>의 CG 장면

보기와 다르게 CG가 많이 사용된 영화. 그것도 관객이 전혀 눈치채지 못한 장면들에서 활용되었다. 색채와 배경에 메시지가 담긴 영화인만큼 박찬욱 감독은 실제로 구현할 수 없는 장면들을 CG로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배 위 바다 장면의 배경과 벚꽃의 숫자를 늘린 장면, 문제가 된 거대 문어는 CG 기술로 실제 크기보다 확대시킨 장면이다.


그 외 관객이 눈치채지 못한 CG 활용 사례로 실제 서대문 형무소를 정신병원으로 사용한 장면인데, 서대문 형무소인지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 붉은색 형무소 벽돌을 검정 벽돌로 바꾸도록 지시했다. 이 장면이 CG 활용 사례 중 가장 어려웠다는 대목. 

출처: CJ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김해숙이 연기한 사사키 부인이 히데코의 어린 시절에서 잠시나마 젊게 그려지는데, 이 장면은 김해숙 배우의 얼굴을 CG로 활용해 젊게 그린 장면이었다고 한다. 일본의 화장품 광고에 배우의 얼굴을 어리게 묘사하는 기술이 많이 활용되고 있어서 일본 시각효과팀의 기술력으로 이 장면을 완성했다.


나머지 <아가씨>의 시각효과 활용 사례는 아래 영상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4.영화에서 가장 폭력적(?)이었다는 문소리와 조은형의 얼굴을 뭉개는 장면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코우즈키가 자신의 아내(문소리) 어린 히데코(조은형)의 얼굴에 손을 뭉개는 장면. 원래는 코우즈키가 두 사람을 때리는 장면이었는데, 박찬욱 감독은 조진웅의 손이 큰 것을 보고 손을 짓누르는 게 더 모욕적인 거라고 생각해 그 장면을 주문했다. 조진웅은 그 장면이 두 배우에게 잔혹하다며 거부했지만, 문소리와 조은형이 괜찮다며 그 장면을 그대로 이어나갔다. 이 장면은 무려 세 테이크나 촬영되었고, 극 중 귀족 출신인 문소리가 압박 속에서도 특유의 꿋꿋함과 도도함을 잃지 않으려고 다소 코믹해 보일 수 있는 표정을 지어냈다고 한다. 훗날 박찬욱 감독은 인터뷰에서 "내가 만든 영화에서 가장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었다. 얼굴을 쥐고 흔드는 거뿐인 데도 당한 사람은 정말 기분 나쁠 장면일 것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서운 장면이다"라며 이 장면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5.원래는 <아가씨> 오디션 심사위원 이었던 문소리

출처: CJ엔터테인먼트

히데코 이모로 출연한 문소리는 사실 <아가씨> 오디션의 심사위원이었다. 원래 그녀는 과거 박찬욱 감독이 연출했던 단편 영화 <파란만장>에 출연하기로 했었는데, 그 시기 임신을 해서 하차했다. 이 때문에 박찬욱 감독은 문소리와 언젠가 다시 한번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심사위원으로 온 문소리가 극 중 히데코 이모 역할에 관심을 보이면서 출연이 극적으로 성사되었다. 

6.웃겨서 촬영하기 힘들었다는 하정우의 복숭아 먹방

출처: CJ엔터테인먼트

하정우가 "이제 다 익었다"라며 김태리를 향해 복숭아를 먹는 장면. 하정우 특유의 먹방 연기에 엄청난 과즙이 튄 이 장면은 초반 테이크에서 과즙이 제대로 터지지 않아 하정우가 다음 장면에서 여러 번 복숭아를 주물러 만든 장면이었다. 그런데 실제 촬영장에서 이 장면이 너무 웃겨서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가 '빵'터져 NG가 지속되었다. 무엇보다 이 장면을 바로 앞에서 지켜본 김태리가 웃음을 참느라 혼났는데, 이를 본 스태프가 "저 연기 더럽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말해주면서 감정이 잡혀 진지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하정우는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스태프와 배우들에 별명을 붙여주며 놀았다고 한다. 김민희에게는 '미니미니'를 김태리에게는 '태리야끼'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7.사실 NG였는데…하정우여서 NG가 아닌줄 알았다는 이 장면

출처: CJ엔터테인먼트

히데코와 숙희가 숲길을 걷다가 서로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장면. 이때 하정우가 멀리서 두 여성을 향해 걸어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이 장면은 조감독이 실수로 사인을 잘못 줘 미리 출발한 NG 장면이었다. 그런데 박찬욱 감독이 감독 출신인 하정우를 지나치게 맹신한 나머지, 그의 이러한 돌발 행동을 즉흥연기라 생각해 그대로 두게 되었다. 덕분에 묘한 긴장감과 여운이 담긴 장면으로 탄생되었다.  

8.네 배우, 네 명의 캐릭터가 유일하게 한 공간서 만난 이 장면

출처: CJ엔터테인먼트

히데코, 숙희, 코우즈키 그리고 손님으로 초대된 백작이 함께 모인 식당 장면. 히데코의 아름다운 복장에 백작이 "탁월하게 아름다우십니다!"라고 감탄하는 이 장면은 네 주연배우가 유일하게 함께 출연한 장면이다. 주요 출연진이 함께 모인 이날 촬영이 끝나자마자 부산국제영화제 홍보용 사진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를 대표하는 이 사진은 이날 촬영되었다. 

9.정신병원 앞에서 히데코의 일본어를 사투리 자막으로 표기한 이유는?

출처: CJ엔터테인먼트

히데코가 숙희를 정신병원에 넣는 장면에서 히데코가 자신을 하녀로 속이기 위해 "불쌍한 우리 아가씨 완전 돌아버리셨슈"라고 한글 자막이 등장한다. 그녀의 일본어를 사투리 형식의 한글 자막으로 표기한 이유는 실제 히데코가 한 일본어가 일본의 지방 사투리였기 때문이다. 히데코가 하녀로 보이기 위해 일부러 하층민의 언어를 썼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10.코우즈키 저택은 실제로 있는 곳?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일본식 건축물과 영국식 양관을 본떠 건축한 코우즈키의 저택은 일본 미에 현 쿠와나 시에 위치한 육화원이란 건물이다. 일본을 동경하고, 영국의 정서를 따르고 싶어 한 코우즈키의 변태, 허세적 모습을 표현하고자 이 건물을 선택했다. 1911년에 착공하고 1913년에 준공되었고 저택과 정원 장면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하지만 영국식 건물을 비롯한 일부 건물들의 외관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CG로 합성한 장면들이 많았다. 코우즈키의 서재는 일본이 아닌 동아방송대학교 세트장을 활용했으며, 하녀들이 머물던 조선식 건물은 민속촌에서 따로 촬영했다. 

11.<아가씨>를 촬영한 국내 배경 장소들

출처: CJ엔터테인먼트

히데코와 숙희가 산책하던 숲길은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국민의 숲이다.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자동차가 지나가던 인상적인 바다 옆 절벽 길은 변산반도에서 촬영되었다.

출처: 로케이션마켓

메콰세타이어 숲길은 안성시에 위치한 풍산개 마을에서 촬영되었다. 

히데코와 숙희가 자유를 찾아 뛰었던 들판의 질주 신은 경기도 화성군의 형도에서 촬영된 장면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출처: CJ엔터테인먼트

이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히데코가 매달렸던 나무는 국립 소록도 병원에 있는 장소다. 

출처: 로케이션마켓

백작과 숙희가 다툰 곳은 파주 벽초지 수목원 길이다. 

출처: CJ엔터테인먼트

백작, 히데코, 숙희가 함께 건넌 안개 낀 호수는 충청북도 괴산군에 위치한 호수에서 촬영되었다.

12.'숙희'역 김태리 캐스팅 비하인드

출처: hancinema

사실상 신인이었던 숙희역의 김태리 캐스팅은 영화보다 극적인 비하인드가 담겨있다. <아가씨>는 배우 오디션 때부터 화제였는데, 세계적 거장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란 점과 파격 노출신 연기를 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크게 화제가 되었는데, 그로 인해 1차 오디션에만 1,400여 명이 넘는 지원자가 참여했다. 이후 2차에서 10명을 그리고 최종 3차에는 한 자리 숫자의 합격자들을 선발해 최종 오디션을 진행했으나, 심사위원들 각자의 의견이 일치하지 못해 합격자가 없는 상태서 오디션이 마무리되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오게 된다.


결국, 제작진은 숙희역의 배우를 찾기 위해 전국의 모든 기획사, 연기 관련 단체를 수소문해 새 얼굴 찾기에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알아본 배우들만 100명이 넘었다. 이때 프로듀서로 참여 중인 용필름 소속의 윤석찬 PD가 연예 기획사 채움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준 프로필 사진에 김태리를 발견하고 그녀가 박찬욱 감독이 원하는 배우임을 직감하게 된다.


처음 김태리는 윤PD의 제안에 부담감을 느끼며 출연을 거절하자, 윤PD는 출연 설득 대신 티타임 미팅을 제안한다. 2014년 11월 15일 용필름 사무실에서 윤PD와 김태리의 만남이 이어졌고, 윤PD의 적극적인 설득 끝에 김태리는 오디션을 보기로 한다. 당시 그녀의 연기 경력은 단편영화 1편, CF 2편, 연극동아리 활동이 전부였다. 연기 경력이 적은 신예였으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란 점에서 제작진과 박찬욱이 원했던 자격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11월 29일 김태리는 두 번의 카메라 오디션을 조감독이 보는 자리에서 진행되었다. 첫 번째는 <박쥐>의 김옥빈 연기였으며, 두 번째는 <아가씨>의 대사 연기였다. 촬영된 영상은 박찬욱 감독에게 전달되었고, 영상을 확인한 박찬욱 감독은 용필름과 김태리 측에 "가능한 빨리 보자"라는 답신을 남긴다.


12월 1일 용필름 대표, 박찬욱 감독, 김태리의 미팅이 이뤄지게 된다. 1,400명의 지원자와 100명이 넘는 기획사 신인 배우들을 탈락시킨 박찬욱 감독은 불과 5~10분 만에 김태리와의 짧은 대화를 통해 곧바로 캐스팅을 결정한다. 박찬욱 감독은 훗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태리의 꾸밈없고 순수한 외모에 될 대로 되라는 식의 건방지지 않고 할 말은 하는 똑 부러진 성격이 머릿속에 생각한 숙희의 모습 그 자체였다."라며 김태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3부에서 계속…

*자료참조


<아가씨,2016 & 아가씨 박찬욱 감독 인터뷰> - 네이버 영화 스페셜 리포트 2016년 6월 9일

<[스페셜] <아가씨> 본격 스포일러하는 인터뷰 - 박찬욱 감독에게 묻다> - 씨네 21 2016년 6월 6일

영화 <아가씨> 촬영지 - 다음 브런치 by 로케이션 마켓, 2016년 6월 7일

도서 <아가씨 아카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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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엔터테인먼트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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