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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태를 영웅드라마로 그린 논란의 영화

조회수 2019. 9. 1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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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후쿠시마 50> 예고편 공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사태 여파로 재난으로 이어진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다룰 일본영화 <후쿠시마 50>의 예고편이 9월 8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었다.


<후쿠시마 50>은 후쿠시마 원전 멜트다운(원자로의 냉각장치가 정지되어 내부의 열이 이상 상승하여 연료인 우라늄을 용해함으로써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아버리는 현상) 위기 상황에서 전력 복구를 위해 최후까지 남은 50인의 원전 직원들의 사투를 담았다. 당시 현장 기술자와 원전 전문가들이 쓴 논픽션 도서 'On the Brink: The Inside Story of Fukushima Daiichi'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일본의 스타 배우 사토 코이치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와타나베 켄이 주연으로 출연해 화제가 되었으며, 두 사람은 당시 교대근무 감독자 이사키(사토 코이치)와 요시다(와타나베 켄)로 각각 출연했다. 연출은 <화이트 아웃>과 <지지않는 태양> 등 재난 관련 소재를 주로 다뤄온 와카마츠 세츠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제작 소식이 전해질 당시 이 영화가 후쿠시마 사태로 촉발된 일본 정부와 원전 산업에 대한 고발이 담긴 작품이 될지, 일본 정부의 입장에선 작품이 될지 제작 당시 논란이 있었다.

현재로서는 결과물이 나와봐야 알 수 있으나 공개된 예고편은 후자에서 우려한 일본 정부가 원하는 시각이 담긴 영화가 될 것임을 암시해 큰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의 재해 과정을 묘사한 시각효과와 함께 50인 인물들의 희생을 다소 과한 정서적 영상과 배경음악으로 다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방사능 논란으로 인한 우려가 큰 가운데 일각에서는 2020년 개봉과 함께 동시에 진행될 도쿄올림픽 홍보를 위해 이 영화를 제작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예고편의 분위기와 해당 문구들이 근로자들의 노력에 의해 후쿠시마가 안전해 졌다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란 여운을 남기고 있어 사실상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논란을 이 영화를 통해 잠재우려 한 의도가 담겨있다.


하지만 가장 큰 논란 요소는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후쿠시마 50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당시 이들을 행동을 숭고한 희생으로 묘사해 영웅으로 그릴 예정이지만,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은 이와 한참 다르다.


후쿠시마 사태당시 AFP, 월스트리트 저널, BBC 등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정보에 의하면 후쿠시마 50인(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은 자식이 없는 계약직 직원들로 불과 일당 1만엔(약 12만 원)을 받아온 사람들 이었다. 당시 원전 운영을 맡고있던 도쿄전력은 멜트다운 위기로 전직원을 대피시키려 했으나, 간 나오토 당시 일본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이를 거절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사태를 막으라고 압박해 결국 비정규직 직원 50인이 남아서 목숨을 걸고 전력 복구 작업을 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당시 현장에 투입된 50인 중 수십 명의 직원들이 희생되었고, 50인 이후 투입된 580여 명의 직원들이 교대근무 형식으로 일하다 투입된 지 10분 만에 구토와 탈진으로 쓰러질 정도로 강력한 방사능에 피폭돼 하루에만 20명이 넘는 직원들이 부상을 당해야 했다.


이후 현장에 투입된 50인 중 상당수의 직원이 사망하고 심각한 부상으로 피폭당한지 18개월이 지나서야 간 나오토 총리가 고마움을 표시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도 이들이 방사능으로 인해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지 않았다며 이들의 피폭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바로 이런 민감한 사실과 정보를 담고 있기에 지금의 이 영화가 어떤 시각으로 당시 사태를 정의하려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상에서 이 영화에 대한 상반된 논란이 불고있는 가운데 현재 이 예고편을 공개한 카도카와 영화사의 유튜브 예고편 1위 댓글로 HBO 드라마 <체르노빌>의 극 중 대사이자 메시지인 "What is the cost of lies?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가 랭크되어 있어 상당히 큰 여운을 남기고 있다.


<후쿠시마 50>은 2020년 개봉 예정이며,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사진=KADOKAWA映画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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