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놈'이 된 마동석은..진짜 무섭습니다

조회수 2019. 5. 9. 12: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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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전> 리뷰

[악인전,2019]

감독: 이원태

출연: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 유승목, 최민철


줄거리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 보스 장동수와 범인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미친개 정태석.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연쇄살인마 K를 잡기 위해 손잡는다.

제목 그대로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악인들이다. 다만 그 악질적 행위의 강도나 목적에 따라 악인과 더 악랄한 악인이 희미하게 구분될 뿐이다. 성공과 야망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직 보스, 악질 형사가 전형적인 악인이라면, 연쇄살인범은 우리의 뇌리에 이 사회에 존재하면 안 되는 절대 악(惡)으로 인식되어 있는 정도랄까. 어쩌면 <추격자>에서 보여진 인물 구도와 대립 관계를 조금 확장한 개념의 <악인전>은 스릴러 장르로서는 크게 새로운 작품은 아니다.


거친 액션, 잔인한 살인장면, 육두문자가 등장하고 형사와 조폭 모두를 악인으로 규정하고 묘사했다는 점과 대중에겐 생소한 어둠의 세계를 상세히 그렸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한동안 잊혀진 한국형 조폭, 범죄물의 전형을 새롭게 재구성한 영화라 보는 게 옳다. 전체적으로 다소 투박한 형태의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그럼에도 꾸준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몰입도를 높여주는 힘과 개성이 담겨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캐릭터의 존재감과 이를 연기한 배우들이 가진 흡인력을 잘 활용한 범죄물이다. <악인전>의 장점과 관람포인트는 바로 이 부분에 있으며, 그중에서도 마동석의 이미지 변신은 이 영화의 가장 큰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MCU(마동석 영화 유니버스)'라는 별명이 따로 나올 만큼, 그동안의 마동석 주연 영화는 그의 이미지를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친근하게 묘사된 '마블리'적 정서가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의 조, 단역 시절 모습은 지금의 마블리와 거리가 먼 거침없고 폭력적인 이미지였다. <악인전>의 장동수는 그러한 거침없고 잔인한 마동석의 과거 시절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렇지만 그가 연기한 장동수는 생긴 것과는 다르게 아무 때나 폭력을 휘두르는 무지막지한 성격의 인물은 아니다. 자신의 장기나 힘을 최대한 아끼다, 적절한 타이밍에 자신의 파워를 활용한 폭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전략적이고 무서운 캐릭터다. 게다가 머리까지 똑똑해 형사들보다 한발 먼저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사건의 중요한 키를 거머쥐기까지 한다. 가끔씩 그가 분노하며 폭력을 터뜨리는 모습은 매우 무서울 정도로 잔인하게 그려졌다. 그래서인지 가끔 그의 이러한 외형적 모습을 재미있게 비트는 장면과 대사가 등장하는 대목은 묘한 재미를 가져다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감을 보인 이는 바로 '흑화'된 마동석을 상대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덤비는 악질 형사 정태석을 연기한 김무열이었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조폭과 손을 잡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악랄한 형사를 표현하기 위해 살을 찌우고,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날리는 모습은 반듯했던 그의 전작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악랄하면서도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조폭 보다 더한 악행을 보여주는 그는 마동석과 당당하게 이 영화의 투톱을 이뤄도 되는 자격이 충분했다. 이 둘의 불쌍한(?) 희생양이 되는 살인마를 연기한 김성규의 존재감은 둘에 비해 미미했지만, 충분히 제역할을 해내며 영화의 완성도에 기여했다.


이러한 인물 간 관계의 측면에서 볼 때 <악인전>은 매우 흥미로운 구도를 가지고 있다. <악인전>은 물과 기름같은 조폭과 형사가 합을 이루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리는데, 이들은 절대로 서로를 믿거나 절대적으로 협력하는 사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종일관 긴장감을 불러오게 만든다. 언제든 서로의 뒤통수를 치며, 배신과 거짓을 일삼으며 연쇄살인마를 자신의 먹잇감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점에서 절대 악(惡)보다 더한 악이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오게 만든다.

시종일관 두 캐릭터가 대립과 불안한 협력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연쇄살인범은 이 둘의 이러한 관계를 이용해 추적을 따돌리려 한다. 그러나 조직범죄, 악질적 공권력보다 살인 같은 폐륜 범죄는 절대 용서 할 수 없다는 것이 사람의 심리 이듯이 <악인전>은 불안한 협력 속에서 살인마를 처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비중있게 담으며 어떻게든 이뤄지는 정의 실현의 과정을 나름 통쾌하게 묘사했다. 선과 악 구분이 없어 혼란스러울것 같은 관객에게는 그나마 이러한 구도가 분명해 보인다는 점은 다행으로 여겨질 것이다.


물론 다소 개연성을 벗어난 전개에다 살인사건 추적과 대립 관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그로인해 살인마에 대한 상세한 묘사 부제와 중심인물을 놓쳐버린 설정이 아쉽게 다가오지만 다행히 이 영화는 마동석과 김무열로 대표되는 두 상반된 캐릭터의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요소를 만들어냈다. 투박하고 거침없는 한국형 범죄물의 특성을 오랬만에 살려낸 영화라는 점에서 '쎈 영화'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어느 정도 만족감을 전해줄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장점이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잘 어필되어 리메이크 판권 계약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한국영화에 있어서 큰 성과이자 해외 진출의 모범사례를 보여주었다. 결국 흥행 혹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인 영화라면 특화된 장점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을 이 영화가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악인전>은 5월 1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우리 영화 볼래?: <악인전>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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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위미디어그룹,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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