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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명을 죽인 테러범을 마주한 생존자들의 선택

조회수 2019. 4. 16.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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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남겨진 '아픈' 우리들을 위한 위로의 영화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인 영화 <생일>은 세월호 사건 이후 아들을 잃은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희생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추모와 함께 당시의 상처와 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는 소중한 작품이다. <생일>처럼 큰 비극이 남긴 상처와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세 편의 영화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1. 가족을 잃은 친구를 위로하다 <레인 오버 미>

9.11 테러로 가족을 잃고 하루하루를 상심에 빠진 찰리 파인먼(아담 샌들러)이 대학 동기였던 앨런 존슨(돈 치들)을 만나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코미디 전문 배우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담 샌들러가 복잡한 감정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의 영화다. 하지만 극 중 아담 샌들러는 기대 이상의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드라마도 소화할 수 있는 좋은 배우임을 확인시켜주었다.


영화는 깊은 상처를 않고 사는 찰리가 앨런의 도움으로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버디 무비 형식으로 다룬다. 앨런은 어떻게든 찰리를 위로하기 위해 애쓰지만, 그로 인해 서로 티격 태격 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여러 번의 다툼과 화해를 하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영화는 앨런이 찰리를 위로하려는 다양한 방식을 조명하며 '나라면 마음이 아픈 사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만든다. 누구든 타인에게 상처를 드러내는 것과 그런 타인을 위로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며, 결국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 주는 모습에서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2. 아버지가 남긴 유품의 비밀을 찾아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9살짜리 괴짜 소년 오스카(토마스 혼)가 9.11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품에 담긴 비밀을 추적하는 드라마. 아버지의 유품이 담긴 자물쇠의 '블랙'이라는 이름을 단서로 뉴욕시에 블랙이란 이름을 지닌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서 맞는 열쇠를 찾으려 하는 아이의 고군분투는 안타깝게도, 귀엽게도 느껴진다.


영화는 소년이 그런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조금씩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 있게 담아낸다. 이 방식은 앞에서 소개한 <레인 오버 미>와 비슷하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조금이라도 교감하려는 소년의 모습과 당시의 상처로 버스와 지하철도 타지 못하는 장면을 통해 9.11 테러가 가져다준 후유증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모습은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든다.


소년이 열쇠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은 곧 '인생의 열쇠'를 찾는 것이였다. 결국 아픔을 극복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라 말하며 절대로 아픔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3. 77명을 죽인 테러범을 마주한 생존자들의 선택 <7월 22일>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발생한 '노르웨이 연쇄 테러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범인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은 정부청사에는 폭탄테러를 일으키고, 우퇴위아 섬에는 7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총을 난사해 총 77명을 살해했다. 브레이빅은 이민과 다민족 문화에 반대하는 극우주의자로 자신의 테러 행위를 노르웨이에 대한 독립이라 주장하며, 법정에 들어서서는 유족들을 향해 미소를 짓는 등 전 국민의 분노를 사게 된다.


<블러디 선데이>, <본> 시리즈를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작품답게 비극적인 테러 사건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담긴 장면과 테러범 브레이빅, 노르웨이 총리, 당시 테러를 당해 큰 부상을 입은 십대 피해자, 그리고 브레이빅의 변호사등 여러 인물들을 다양하게 조명하며 테러 사건 이후의 여파를 의미심장하게 해석한다.


악마에 가까운 브레이빅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동시에 상처를 입은 개개인들의 심리 상태를 마주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따라서 이 영화는 힐링과는 거리가 먼 작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비극적인 테러를 당했지만 그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인간의 본분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대처방식이다. 이민과 다문화를 금지하라는 테러범의 요구에 대해 변함 없이 개방된 사회를 추구하려는 정부의 대응, 한평생을 감옥에서 보낼 중죄인에게조차 최대한 인간적인 대우를 받게 하려는 모습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분노와 증오에 사로잡히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비극에 대처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감동에 대한 반응은 다르더라도 영화가 끝나고 나면 강렬한 여운과 인간성의 가치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사진=NEW, IMDB,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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