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주의자와 흑인 피아니스트가 친구라고?

조회수 2019. 3. 11. 12: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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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북> 이 전해 주는 그 시절 리얼 스토리

<그린 북> 줄거리


1962년 미국, 입담과 주먹만 믿고 살아가던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교양과 우아함 그 자체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박사의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된다. 백악관에도 초청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 요청을 받으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돈 셜리는 위험하기로 소문난 미국 남부 투어 공연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투어 기간 동안 자신의 보디가드 겸 운전기사로 토니를 고용한다. 거친 인생을 살아온 토니 발레롱가와 교양과 기품을 지키며 살아온 돈 셜리 박사. 생각, 행동, 말투, 취향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그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그린북’에 의존해 특별한 남부 투어를 시작하는데…


▲<그린 북>의 실제 주인공 돈 셜리와 토니 발레롱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자 천재 흑인 피아니스트와 그에게 고용된 백인 운전사의 우정이라는 특별한 실화로 화제를 모은 <그린북>의 실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

돈 셜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언급되는 흑인 클래식 뮤지션이다.


일부 기록에서는 그가 자메이카 킹스턴 출생이라고 되어있지만 이는 잘못된 기록으로, 실제 그는 1927년 1월 29일 플로리다 펜사콜라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있다. 아버지는 성공회 신부였으며, 어머니는 학교 교사였다.


9살 때 워싱턴 D.C의 레닌그라드 음악학교에 입학해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운 영재로, 18살 때 연주회를, 19살 때는 최초로 작곡한 작품으로 런던 필하모닉과 협연했다. 사실상 20살이 되기 전 이미 천재성을 인정받은 그는 유명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로 부터 "돈 셜리의 천재성은 신으로부터 타고났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재능은 피아노에 국한되지 않았다. 8개 국어를 할 줄 알았고, 3개 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화가로도 명성을 쌓아 '흑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별명까지 얻은 천재 중의 천재였다.


자료출처: TERU의 브런치_그린 북_차별에 대한 세련된 위트

2. 토니 발레롱가의 특이한 비하인드 스토리

돈 셜리에 의해 운전사로 고용되기 전 토니 발레롱가는 뉴욕의 나이트 클럽인 코파카바나의 직원으로 근무했다. 나이트클럽에서 일하기 전인 1950년대에는 독일의 육군부대에서 복무했으며, 이후에는 마이너리그의 야구 선수로도 활동한 스포츠맨이었다. 평소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걸 좋아한 온화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관련 인맥도 넓은 편이었다.

▲드라마 <소프라노스> 출연진과 함께 (가운데 쇼파에 앉은 사람이 토니 발레롱가)

특히,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들과 친해 <대부><분노의 주먹><뜨거운 오후>에 단역으로, 유명 드라마 <소프라노스>에서는 마피아 보스 카미안 역으로 출연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3. 돈 셜리는 흑인이어서 클래식이 아닌 대중 음악을 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돈 셜리는 20세에 음악 프로듀서인 솔 후록으로 부터 "흑인이 클래식 무대에 선 것은 미국의 어떤 청중도 받아들인 적이 없다"라고 말하며 음반을 내고 싶다면 흑인의 음악인 재즈 음악을 하라고 조언했다. 셜리는 그의 조언을 받아들여 '돈 셜리 트리오' 라는 이름으로 재즈 연주그룹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뼛속부터 클래식 음악을 배워온 그였기에, 다시금 클래식 음악 공연과 음반 녹음을 통해 클래식 음악인 다운 명성을 쌓고자 했다.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미국 사회내 흑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 한 의도도 있었다. '그린 북' 투어가 진행된 배경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4. 돈 셜리와 여행하기전 토니 발레롱가는 극심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

영화에서 토니는 자신의 집을 방문한 흑인 수리공들이 마신 컵을 쓰레기통에 버릴 정도로 인종차별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토니의 아들 닉 발레롱가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장면이다. 당시 토니는 유색인종들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 인식을 지닌 인종 차별주의자였으며, 일상적으로 그들에 대한 험담을 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그랬던 사람이 돈 셜리와 함께 한 남부 투어 여행을 통해 커다란 인식의 전환점을 맞게된 것이다. 자신을 고용한 보스가 남부 백인들로부터 모욕과 무시를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분노감을 느끼게 되었고, 여행에 돌아와 자녀들에게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인식을 가르쳤을 정도로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5. 돈 셜리의 집은 진짜로 카네기 홀에 있었다.
▲카네기홀에 있었던 돈 셜리의 집안 내부

영화에서 돈 셜리는 유서 깊은 카네기 홀 정상에서 왕처럼 거주하는 사람처럼 묘사되었는데, 이는 실제 돈 셜리의 삶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다. 카네기 홀은 유명 예술가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고급 펜트하우스가 있었고, 돈 셜리는 영화에서 처럼 코끼리 상아와 같은 전세계 유명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6. 실제 그린 북은 어떤 용도의 책이었나?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린 북'은 실제 미국에 있었던 여행 가이드 북으로 원제는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 (흑인 운전자를 위한 그린북) 이었다. 1930년대부터 60년대 말까지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부 지역에서 판매된 가이드 북으로, 불가피하게 남부 지역을 여행해야 했던 흑인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였다.


즉, 남부 지역내 흑인들이 따로 가야만 하는 호텔, 식당, 여행지, 상점을 기록해둔 책자였다. 말이 안내서였을뿐, 사실상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이 담긴 남부 사회의 뿌리깊은 편견의 상징인 셈이다. 당시의 흑인이 남부에 오는 것이 얼마나 큰 모험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으로, 돈 셜리가 백인인 토니 발레롱가를 고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7. 토니 발레롱가와 돈 셜리의 실제 여행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

영화는 두 사람의 여행을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이 포함된 2개월로 그렸지만 실제여행 기간은 1년 반이었다. 이야기 전개와 길 이상의 문제 때문에 2개월로 압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실제 영화 속 특정 에피소드가 발생한 날짜와 장소는 다르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여행의 마지막으로 그려졌지만, 실제로는 두 사람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냈었다.

8. 토니 발레롱가는 진짜로 26개의 핫도그를 먹어치운 대식가였다.

극 중 토니 발레롱가는 아들 닉이 보는 앞에서 식당의 핫도그 먹기 대회에 충동적으로 참가하게 되고, 그 자리서 무려 26개를 먹어치웠다. 이는 이번 영화화에 도움을 준 닉의 실제 증언이며, 그 정도로 토니의 먹성은 대단했다고 한다.

9. 토니 발레롱가와 돈 셜리는 실제로도 인종차별 경찰을 폭행했나?

극 중 두 사람은 여행 도중 남부의 한 경찰로부터 검문을 당하게 되고, 그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당하자 분을 참지 못한 토니가 경찰관을 폭행한 바람에 감옥에 갇히게 된다. 실제 문제의 경찰은 돈 셜리에 대한 모욕은 물론이며, 토니가 이탈리아계인 사실을 알고 이탈리아인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까지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격분한 토니가 경찰을 폭행해 감옥에 갇힌 에피소드는 모두 사실이다.

10. 두 사람은 정말로 로버트 케네디 법무부 장관의 도움을 받고 풀려 났나?

토니 발레롱가의 처세술과 주먹에 의지하던 돈 셜리가 자신의 능력인 정계 인맥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대표적인 장면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법무부 장관의 도움을 받게 된다. 실제 돈 셜리와 로버트 케네디 장관은 절친한 사이였으며, 남부 경찰로부터 불합리한 대접을 받던 돈 셜리가 도움을 요청하자 즉각적으로 두 사람을 풀어주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안 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돈 셜리는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남부 투어를 잠시 중단하고 케네디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된다. 이는 영화에서 그려지지 않은 실제 일화 중 하나다.

11. 토니 발레롱가는스타인웨이 피아노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영화 속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관련된 일화들은 모두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토니는 돈 셜리의 스타인웨이 피아노 설치 명령을 잘 수행해 왔으며,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준비되지 않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해올 정도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준비된 피아노에 쓰레기와 닭 뼈가 버려지고, 돈 셜리를 향한 인종차별적인 모욕이 나오자 토니가 격분한 에피소드는 모두 실화다.

12. 돈 셜리는 정말 YMCA에서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으려 했나?

이 에피소드도 실제 있었던 이야기. 알몸인 상태서 한 백인 남성과 욕실에서 수갑에 묶여있는 모습을 본 토니는 경찰들에게 200달러를 건네며 이 일을 조용히 끝낼 수 있도록 부탁하며 사태를 무마시켰다. 돈 셜리는 과거 여성 연인과 결혼을 해 이혼한 경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스스로 양성애자라고 밝힌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대로라면 그에게 양성애적 성향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3. 토니는 정말로 아내를 위해 편지를 썼나? 편지 작성에 돈 셜리가 도움을 줬나?

실제 <그린 북>의 영화화가 진행될 당시 토니의 아들 닉 발레롱가는 아버지가 남부 투어 여행 당시 어머니에게 쓴 편지와 살아생전 아버지와 나눈 이야기를 녹음한 테이프까지 제공해 성심성의껏 제작진을 도왔다. 이 내용은 영화에 매우 중요한 에피소드가 되었다. 글쓰기 능력이 부족한 토니를 위해 돈 셜리가 편지 작성에 도움을 준 에피소드도 토니의 육성 자료에 담긴 내용을 기반으로 했다.

14. 여행 후 돈 셜리와 토니의 가족은 친해졌나?

여행이 끝나고 두 사람의 고용 관계가 끝난 이후에도 토니 발레롱가와 돈 셜리는 지속적해서 만남을 이어왔다. 심지어 두 사람은 남부 투어 이후 함께 캐나다로 여행을 떠났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발전했다.


외로움 속에 나 홀로 살았던 돈 셜리는 종종 토니 가족의 초대를 받게 되었고, 결국에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닉 발레롱가는 돈 셜리를 삼촌처럼 생각해 왔다고 회상하며 "그는 정말 예의 바르고, 우아하고, 멋있는 엘리트였다. 우리 집을 방문할 때 마다 우리 형제를 위해 선물을 사 오셨다. 돈 셜리는 우리 가족에게 있어 정말 특별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토니 발레롱가는 2013년 1월 4일 83세의 나이로 별세했으며,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된 4월 6일 돈 셜리는 심장병으로 운명한다.


그린북은 어떤 영화보다 실제적 사건과 증언을 중심으로 에피소드를 구현한 작품으로 서슬퍼런 시절 인종차별을 뛰어넘은 두 남자의 브로맨스을 느껴볼 수 있는 영화이다.

*자료출처

historyvshollywood.com

TIME

IMDB 트라비아 TERU의 브런치

<그린 북> 메인 예고편

damovie2019@gmail.com


사진=IMDB, historyvshollywood.com,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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