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과 똥개사이, 망가짐을 즐기는 이 남자.

조회수 2019. 2. 19. 17: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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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리 형, 우리 오빠 정우성의 스타 성장앨범 1부

최근 <증인>을 통해 잘생긴데다 다정다감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새로운 연기 변신을 꾀하고 있는 정우성. 외모가 아닌 진정성 있는 배우를 갈구해온 그의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한 번 돌아본다.

1. <구미호, 1994> - 혁 역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우연히 만난 연예계 매니지먼트 관계자에 캐스팅돼 모델로서 연예계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다. 차츰 모델계에서 인지도가 상승하던 그 때, 연기자로 데뷔를 제안을 받게 되는데,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시도로 주목을 끌었던 영화 <구미호>였다. 연기 수업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 문외한이었던 그였지만 기획사의 요구로 마지못해 하게 된것이 그만 정식 영화 데뷔가 되고 말았다. 구미호역의 고소영과 뛰어난 비주얼적 조화로 화제가 되었으나, 영화 속 연기는 그 자신도 못 봐줄 정도라 할 만큼 너무나 부족했고 대중의 반응은 당연히 호의적이지 못했다. 그렇게 정우성의 첫 연기 데뷔는 '아프게' 시작되었다.

2. <본 투 킬, 1996> - 길 역

이후 출연한 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를 통해 한결 향상된 연기력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1996년 장현수 감독의 영화 <본 투 킬>에서 잔혹한 킬러 길로 분해 액션과 로맨스 연기를 선보인다. 극 중 가수를 꿈꾸는 룸살롱 호스트 수하를 맡은 심은하와 호흡을 맞춰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밑바닥 인생들의 아픔을 처절하게 선보였다. 피가 난무하는 영화지만, 정우성의 비주얼 만큼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3. <비트, 1997> - 민 역

정우성을 90년대 후반의 아이콘이자 영원한 청춘스타로 만들어준 인생작. 지금도 여전히 회자 될 정도로 정우성의 팬들은 <비트> 시절의 그를 떠올리고 있다. "나에게는 꿈이 없었다."라는 나래이션과 함께 오토바이를 탄 채 팔을 쭉 뻗고 정우성은 그시절 청춘들의 가슴속으로 달려들어갔다. 상처를 안고 방황과 싸움을 일삼으며 살아가는 민과 공부에 대한 집안의 기대에 억눌려 사는 로미의 모습은 당시 청소년들의 아픈 자화상을 보는 듯 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답게 정우성의 민은 말 그대로 만화책을 찢고 나온 캐릭터 그 자체였고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대중에게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당시 만화잡지 아이큐 점프에서 '<비트>가 영화화된다면 이민, 로미역에 어울리는 배우는?' 이라는 설문을 진행했었는데, 그 1위가 정우성, 고소영이었고, 2위는 이정재, 김희선이었다.

4. <모텔 선인장, 1997> - 이민구 역

모텔을 찾은 네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영화. 정우성은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진희경과 극 중 연인으로 출연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위해 관계를 가지려는 여자와 그런 여자의 집착이 부담스러운 남자 사이의 심리와 갈등을 담은 대목으로 정우성, 진희경 두 배우의 파격 노출 연기와 내면 연기가 돋보이는 에피소드였다. 서서히 연기에 눈을 뜨기 시작하며 '연기 초보' 딱지를 떼려는 정우성의 노력이 돋보인다.

5. <태양은 없다, 1998> - 도철 역

<비트>에 이은 정우성의 또 다른 대표작이자 당시 20대 청춘의 페르소나가된 작품. 이정재, 정우성은 이 영화를 통해 더이상 기대주에 그치지 않고 한국 영화의 중심배우로 당당히 자리 잡게 된다. 돈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한 이정재의 홍기, 전성기가 지난 한물간 복서인 정우성의 도철, 두 청춘은 우연한 만남으로 친구가 되고 여러 우여곡절을 겪게 되지만, 마지막 까지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하며 절망적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두 배우의 외형적 비주얼이 강조된 여러 스타일리시한 장면과 정감있는 호흡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6. <유령, 1999> - 431역

<비트>에서 외롭게 세상과 싸우던 소년은 군인이 되어 광기에 빠진 집단과 외로운 사투를 벌인다. 정우성은 이 작품에서 카리스마 1세대 최민수와 과감한 연기 대결을 펼치며, 한층 발전된 연기력을 선보인다. 대한민국 정부가 구소련으로부터 비밀리에 차관 대신 받은 핵잠수함 '유령'의 승무원이 된 정우성은 부함장 최민수의 선상 반란에 맞서 동아시아를 전쟁의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7. <러브, 1999> - 명수 역

<비트>의 민, 로미 커플의 재회로 화제가 된 작품. 두 사람의 케미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영화로 정우성은 극 중 슬럼프에 빠진 마라톤 선수로, 고소영은 한국에서 입양되었지만, 양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여자 제니로 분했다. 인생의 길을 잃어버린 남녀가 사랑을 통해 서로의 미래를 발견하게 된다는 로맨스.

8. <무사, 2001> - 여솔 역

정우성의 '멋짐'은 이 영화를 통해 드디어 해외로 전파된다. <비트><태양은 없다>의 김성수 감독이 연출을 맡은 <무사>는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간첩 혐의를 받고 귀양길에 오르게 된 고려의 무사들이 사막 한가운데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담은 액션 대서사시다. <와호장룡>으로 월드 스타가 된 장쯔이가 이 영화에 출연해 화제가 되었고, 해외에 수출되어 프랑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극 중 정우성은 노비 출신의 무사 여솔로 분해 화려한 창 솜씨로 적들을 제압하는 멋진 액션 연기를 펼친다. 눈빛만으로도 강렬함을 전하는 정우성 특유의 카리스마가 잘 담긴 작품이다. 정우성의 한층 성숙한 열연에 더해 <무사>는 생생한 스팩터클한 화면과 스케일 뿐만아니라 지금의 한국 영화를 비롯, 할리우드도 감히 따라 하기 힘든 비주얼로, 한국 영화가 이뤄낸 최고의 기술적 쾌거로 손꼽히고 있다.

9. <똥개, 2003> - 차철민 (똥개) 역

<무사>에서 '멋짐'을 날리시던 꽃미남은 이 영화에서 완벽하게 망가진다. 번역이 필요할 정도의 경상도 사투리에 꾀죄죄한 몰골, 후줄그레한 츄리닝을 입고, 코믹 오버액션 연기까지 하는 모습은 우리가 알던 정우성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달랐다.  누가 봐도 루저 '동네 형'이 되어 버린 정우성은 극 중 아버지가 아침에 계란 프라이 두 개를 먹었다며, 그날 저녁 프라이 열 개를 만드는가 하면, 김장 핑계로 아버지에게 10만 원을 삥땅 치려는 모습은 카리스마 넘치던 정우성이 감히 맡을 수 있는 캐릭터라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정우성은 이 모든 것을 훌륭히 소화해냈고, 마지막에는 처절하게 눈물, 콧물 다 흘리며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제대로 망가진 정우성의 신선한 모습이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10. <내 머리 속의 지우개, 2004> - 철수 역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 라는 전설의 작업 멘트를 남기신 우리 형. 정우성은 베테랑 목수인 남자 철수로, 손예진이 연기한 청순한 여자 김수진과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연기한다. 초반부가 모두가 꿈꾸는 꽁냥꽁냥 로맨스였다면, 중후반부는 눈물을 자아내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알츠하이머 증후군에 빠진 애인을 끝까지 지키려는 정우성의 감성 멜로 연기에 수많은 여성 관객들이 눈물을 흘렸고, 다시금 한국 멜로영화의 전성기를 불러일으켰다.

2부에서 계속…

damovie2019@gmail.com


사진=다음영화 DB,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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