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카페에서 업무효율이 오른다? 공간차이가 만든 몰입효과

조회수 2021. 1. 8. 10: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1초에 만 원씩 버는 책이
탄생한 공간

전 세계 20, 30대와 같이 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해리 포터'. 사람들은 해리 포터의 작가인 조앤 K. 롤링에게 "대체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썼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집 근처의 작은 카페 구석 자리에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써 내려갔다고 밝혔어요.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마법 세상이 작은 카페에서 탄생한 건데요.

출처: 조앤 K. 롤링이 해리 포터를 집필한 엘리펀트 하우스

프랑스 실존주의 사상가이자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카페에서 일했던 단골손님이었고, 생택쥐 베리 또한 카페에서 '어린 왕자'를 집필했어요. 그 시대의 코스피족(Coffee+Office)이었던 거죠! 그들에게 넘볼 수 없는 생각과 창의력을 선사한 카페는 현재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커피 하우스 이펙트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며 카페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과연 카페에서 일이 더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코스피족? 카페를 사무실처럼 활용하는 직장인

* 커피 하우스 이펙트? 카페처럼 개방된 공간에서 일이 더 잘 되는 현상

01-1. 예술가들의 사랑방

사람들이 카페에서 업무를 본 것은 언제부터 일까요? 앞에서도 살짝 언급했듯이 카페는 태생적으로 지성인과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아왔어요.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는 말이죠. 베네치아에 위치한 카페 '플로리안'은 루소, 괴테, 바이런, 쇼펜하우어, 니체, 모네 등 이름만 들어도 후덜덜한 당대 철학자와 문인, 예술가들이 문지방이 닳도록 찾던 공간이에요. 그곳에서 삶을 얘기하고 예술적 영감을 얻었습니다.

출처: 파리 최초의 카페 레뒤마고(LES DEUX MAGOTS)

카페 문화가 화려하게 꽃 핀 20세기에도 카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는데요. 1884년 오픈한 파리 최초의 카페 '레뒤마고'는 헤밍웨이와 피카소, 생택쥐 베리 등 예술가들의 단골 가게였어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영감을 얻으며 당대의 문학과 예술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01-2. 직장인은 왜 카페에서 일할까?

지금도 카페를 둘러보면 손님의 반 이상은 노트북을 펼치고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어요.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건데요.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카페에서 일을 하는가?"에 대해 물었고 절반 이상이 "그렇다"라고 답했어요. 카페에서 일하는 이유에 대해선 제각각이었습니다. '무선 인터넷이 잘 갖춰져 있어서'가 가장 큰 이유로 꼽혔고 '업무를 보면서 커피와 스낵을 즐길 수 있어서', '조용한 분위기와 쾌적한 환경'등이 뒤를 이었어요. 실제로 현대 사회에서 카페가 일하는 장소가 된 데에는 와이파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답니다.

01-3. 와이파이가 불지른 카페의 사무실화

인터넷과 노트북만 있다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직장인들, 때문에 와이파이가 빵빵한 카페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어요. 커피 한잔 값만 지불하면 쾌적하고 번듯한 사무실을 얻을 수 있거든요.

스타벅스가 코피스족이 사랑하는 공간으로 입지를 굳힌 것도 와이파이의 공이 커요. 스타벅스는 2008년 12월부터 전국 260여 개의 매장에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전 세계 스타벅스 중 와이파이를 완전 무료로 제공한 건 한국이 처음이었는데요. 반응은 상상이상이었어요. 무료로 와이파이를 제공한지 한 달 만에 인터넷 접속자 수가 24배나 뛰었거든요.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스타벅스 매장에선 노트북을 들고 출근하는 고객도 심심치 않게 발견됐죠. 업계의 일인자 차리를 차지하게 된 것도 무선 인터넷과 콘센트 제공으로 코피스족을 흡수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어요.

02-1.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 사이, 그 어딘가

카페는 집(제1의 공간)도 아니고 직장(제2의 공간)도 아닌, 어중간한 장소입니다. 제3의 공간인 거죠. 

우리는 공간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을 때 가장 깊게 몰입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카페는 최적의 장소에요. 혼자 있고 싶으면 이어폰을 끼고 주변 소리를 차단하면 되고, 사람이 보고 싶으면 고개를 들면 되죠. 말이 하고 싶으면 카운터에 가 주문을 하면 됩니다. 본인의 의지대로 공간을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카페에서 집중도가 훨씬 높아져요. 다시 말해, 카페의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몰입도를 높여 업무 효율까지 올라가는 겁니다.

02-2. 소음으로 소음을 막다

외부의 소음을 새하얗게 없애버린다는 백색소음. 카페는 백색소음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 공간이에요. 미국 시카고대 소비자 연구 저널 또한 50~70데시벨(dB)의 소음이 완벽하게 조용한 상태보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한국 산업 심리 학회도 너무 조용한 상태보다 약간의 소음이 있을 때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고 말했는데요.


카페는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과 대화, 커피 내리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카페를 가득 채운 소음이 특정한 패턴 없이 일정한 주파수로 거슬리는 소음을 차단해요. 소음이 또 다른 소음을 막아주는 것이죠. 반면 소음이 70데시벨을 넘길 경우 집중력이 흐트러져 업무 효율이 낮아지는 역효과를 낳습니다.

02-3. 타인의 시선

브뤼셀 자유대 연구진은 대학생 38명을 대상으로 집중력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어요. 그 결과, 카페에서 업무나 공부를 할 때 집중력이 높아지는 이유가 '옆 사람'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다른 사람이 집중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아 덩달아 집중력이 올라간다는 겁니다.

라고 묻는다면 앞서 말했던 여러 환경적 요소들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거예요. 다작으로 유명한 일본 교육심리학자 사이토 다카시는 자신의 비결을 '카페에서 일하기'라고 말합니다. 무려 30년 동안 카페에서 글을 써왔는데요. 그는 타인의 시선과 개방된 공간, 자유로운 분위기가 맞물려 집중력이 올라간다고 설명해요. 집처럼 자유롭지만 타인의 시선이 있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카페에서 업무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어요. 코피스족의 카페 사랑이 점점 두터워지자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제3의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예 로비나 라운지처럼 편하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공간을 제공하는 건데요. 

출처: 패스트파이브 라운지

카페 분위기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생겨났어요. 코로나19사태의 여파로 카페 가기가 두려운 코피스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아늑한 분위기와 백색소음, 자유 등 카페의 모든 장점이 녹아있는데다가 '커피를 한 잔 더 주문해야 하나'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본인의 일에 열성적인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도 얻을 수 있죠. 카페의 장점을 흡수한 새로운 제3의 공간,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신선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답니다.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싶을 땐
스타벅스에 가라

-타임지-

집중력을 높이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제3의 공간, 카페. 공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요. 사무실과 집에서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카페와 같은 제3의 공간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풀리지 않던 문제의 해답을 생각보다 쉽게 찾을지도 모른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