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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생 김팀장이 90년생 이대리와 웃으면서 일하지 못하는 이유

조회수 2021. 1. 6. 10: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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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가 궁금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전 직원에게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선물했어요. 책과 함께 '새로운 세대를 알아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경험한 젊은 시절, 그러나 지금 우리는 20대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라는 글을 함께 전달해 화제가 됐죠.

이 책은 HR 담당자들은 물론 90년생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싶은 80년생 리더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처럼 떠올랐습니다. 책 내용 중에 '자꾸 눈치 보게 되는 90년생과 일로 행복해지는 비결'은 큰 공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 90년생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있는 걸까요?

퇴근시간이 되자 이 대리는 오늘 마친 업무들을 확인한 뒤 퇴근을 하기 위해 짐을 챙깁니다. 김 팀장은 오늘 보고받은 팀원들의 보고서를 확인한 뒤 내일 있을 업무들을 다시 한번 체크합니다. 팀원들이 모두 나간 뒤 김 팀장은 8시까지면 일을 마칠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지금 팀장급을 맡고 있는 세대는 주로 80년생들로 일명 낀 세대로 통합니다. 베이비부머와 586세대를 이어 70년대에 태어난 X세대와 디지털 세대가 익숙한 일명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80년대 생들이 속해있기 때문입니다. 충성심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온 X세대 밑에서 사회생활을 배운 80년생들은 밀레니얼 세대처럼 합리적인 일 처리와 개인주의를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윗사람의 말에 순응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인데요.


윗세대와 아래 세대의 눈치를 다 보면서 양쪽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중간관리자로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죠. 그래서 퇴근 시간이 되면 업무를 더 전달하지 못하고 팀장이 오히려 혼자 야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누구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그날의 일을 마치고 자신의 여가시간을 즐기기를 원하죠. 회사가 개인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생각하기 때문에 퇴근 후 자기개발을 위해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리더로서 90년생과 즐겁게 업무를 진행하려면 90년생 팀원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제휴 업체와의 미팅 일정을 잡아달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김 팀장은 바로 업체 담당자에게 전화를 겁니다.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뒤, 이 대리는 전달할 내용을 정리해 메일 작성을 시작합니다. 일정과 전달사항을 다시 한번 체크한 뒤 메일을 전송합니다.

80년생이 소통의 도구로 전화를 활용하는 이유는 즉각적인 일처리를 위해서에요. 빠른 대처를 위해 전화를 활용해 상황을 파악하고, 업무를 진행합니다. 90년대생이 사용하는 소통의 도구에는 '효율'이라는 가치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대면 소통보다는 톡이나 메일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대면이나 전화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예측불가의 상황을 대비하고,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정리한 뒤 소통하기 위해서죠. 


90년생들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이며 일상의 대화 역시 메신저로 해온 세대입니다. 그래서 업무 중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메신저와 메일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데요. 대면 보고 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을 서면으로 전달하게 되면 놓치지 않고 전달할 수 있어 더 선호합니다. 그래서 두 세대가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하려면 서로의 의사소통 수단을 활용해 이해하려는 과정이 필요해요.

박 부장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고생한 팀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회식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저녁 회식을 제안하자 김대리는 선약이 있다며 불참 의사를 밝힙니다. 사실 박부장은 그동안 이 대리는 물론 사원들과 한 번도 회식을 한 적이 없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회식은 일의 연장선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퇴근 후 밥 한 번 먹자는 소리도 쉽게 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기성세대는 회식 문화를 통해 구성원 간 결속력을 다지는 것을 원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모든 부서 사람들과 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감도 가지 않는 이야기에 반응하는 것이 가식적이고 불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죠. 업무 외 시간까지 감정을 소모하는 일에 지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대를 불문하고 '팀 빌딩( team building)'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팀원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고 공동체 의식도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회식이 아무도 반기지 않는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단순히 먹고 마시는 자리보다는 의미 있는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관계의 적정거리 찾기

나의 닫힌 문을 열고 싶다면,
먼저 상대방의 닫힌 문을 열어줘라
-그리스 속담

90년생들이 효율적으로 일 처리하는 방식을 두고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는 비난도 있어요. 하지만 각자 다른 업무 방식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업무를 하는 것이게 때문에 책임감이 없다고 볼 수 없죠. 이것을 세대 차이로 몰고 가기 보다 성향 차이로 보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한 마디로 모든 90년생이 '책임감이 없어'라고 일반화하면 안 된다는 거죠.


'무조건적으로 90년대생을 이해해야 하는가, 80년대생의 업무 스타일이 옳다.' 이런 이해보다는 서로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세대의 차이는 오히려 성장의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서로를 분석하기보다 이해하려는 태도.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이해하려는 존중의 자세는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 서로가 공존하는 방법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왜 저렇게 밖에 하지 못할까? 왜 이렇게 말하지?"라고 비난부터 하기보다 서로의 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인정하고 그 가치를 서로에게 전달할 수 있는 소통 방법을 배워야 해요. 상대가 정해놓은 경계선을 함부로 침해한다면 편한 업무 분위기를 유지할 수가 없답니다.

'세대 차이'의 뜻은 같은 집단 내에서 개인 간의 경험에 따라 구별되는 태도나 가치관을 의미해요. 세대 간의 차이는 구성원들 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특성을 통해 새로운 창조성을 가져다주는 효과도 커요. 무조건 90년생을 어려워하기보다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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