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랜드마크 아파트, 8억 떨어져도 응찰자 '0'명이 된 이유

조회수 2020. 4. 27. 11: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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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본래 부동산 시장은 늘 여러 가지 변수에 따라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곤 한다. 이러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집값은 쉽사리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왔다. 그래서인지 부동산은 현재까지 최고의 투자처이자 안전자산으로 주목받는 중이다.


그런데 영원할 것 같았던 부동산 신화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예기치 못한 바이러스 리스크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거세지면서, 새해가 밝자마자 쏟아져 나온 '시장 전망'도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변수가 생긴 지금, 현명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경기 침체에 규제 더해진
현재의 부동산 상황

2020년 3월 16일, 한국은행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임시 금통위는 9·11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3번째로 이뤄진 결정이다. 그만큼 세계 경제에 불어닥친 위기가 극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연 0.75%는 한국 경제사상 첫 제로 금리이다.

보통 금리가 인하하면, 대출 부담이 함께 감소해 부동산 투자 수요가 증가한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실물 경제가 위축되어 저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전보다 줄어들었다.


반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물건은 많아질 전망이다. 1%대의 이자 수익이 집주인에게 주는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시가격 인상으로 집주인이 지불해야 하는 세금이 늘어나면서, 서울 주요 주거 지역을 중심으로 월세 매물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sedaily

지난해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 역시 국내 부동산 시장을 요동치게 한 원인이다. 정부는 전세 대출을 이용한 갭투자와 투기를 막기 위해 해당 제도를 마련했다. 이로 인해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9억 원 이상 아파트 수가 많은 지역의 거래량은 감소세에 들어선다.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강남마저 주춤

출처: sankyungilbo, mk

경제 침체가 장기화되자, 국내 부동산 시장의 핵심 강남 아파트 가격도 주춤하기 시작했다. 3월 18일 발표된 공시가격 인상안에 따르면, 2020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4.7%나 상승했다. 특히 강남 3구 등 고가 주택이 몰린 지역의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그 결과 올해 9억 이상 주택 소유자들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전년보다 50% 증가한 상황이다.

출처: 대치 아이파크와 반포 자이의 모습

고가주택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일까. 현재 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6월 말 다주택자들을 위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사라질 예정이어서다. 실제로 각 지역 대장주로 꼽혔던 강남구 대치아이파크와 송파구 파크리오 전용 84㎡는 2억 원이, 서초구 반포자이 84㎡는 3억 원 떨어진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기도 했다.

경매 시장도 찬바람이 부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전용 140㎡는 감정가 41억 9,000만 원으로 경매 시장에 등장했지만 유찰되었다. 이후 20% 저렴한 33억 5,200만 원으로 다시 입찰에 도전했으나 역시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를 보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지난 3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3.3%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바로 직전인 1, 2월 강남 3구 아파트가 99% 이상의 낙찰가율을 자랑하던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다. 

2020년 부동산 투자 전략은?

경제 침체와 규제 확대,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예상치 못한 복병이 계속해서 생겨나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라며 단언하고 있다. 가격 하락은 강남을 시작으로 서울 주요 신축 단지, 수도권 외곽 지역 순으로 뻗어 나갈 전망이다.


바이러스 종식 시기를 단언할 수 없어, 가격 조정은 길게는 2021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에 뛰어들기보다는, 자신의 자산을 분석해 조심스레 부동산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무주택자의 경우 청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7월 28일, 민간택지 정비 사업 단지에 적용되었던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이 종료된다. 해당 기간이 끝나면 분양가 규제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만큼 분양 일정이 몰릴 수 있다.


신축 아파트 단지가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가 흔치 않기에,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이었던 무주택자에게 완벽한 기회가 될 것이다. 실제로 3월 말 기준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594만 8,234명으로 집계되며,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속 청약의 인기를 가늠케 했다.

출처: gyeonggiejournal

경기권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현명하다. 서울 인근 경기권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 GTX 등의 개발 호재가 겹친 지역이 서울 아파트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중이다. 경기 침체로 시장에 등장한 급매물 위주로 매수하는 것 역시 합리적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절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1주택자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올해 처음으로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러운 세금이 주는 부담은 매우 클 수밖에 없어, 절세를 통해 이를 덜어내는 편이 나을 것이다.


다주택자 역시 마찬가지다. 6월 말이 되면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가 끝난다. 이미 공시 가격 상승으로 재산세와 보유세가 늘어났는데, 양도세 부담까지 더해진다면 다주택자의 한숨은 짙어지게 된다. 따라서 시세 상승이 크게 기대되지 않는 주택은 매도를 통해 세금을 절약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시세 상승이 예상되는 주택이라면 증여, 부부 공동명의 변경 등의 방법으로 절세를 실현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장기화가 예상되자, 사회 전반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찬란할 것만 같았던 부동산 시장 역시 안갯속으로 접어들어 주택을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드물어 졌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저 '불안하다'라는 시선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찾아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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