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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늘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창업에 대한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물론 성공은 쉽지 않다.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로는 창업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이미 검증된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저비용 프랜차이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반응도 꾸준한 편이다.

그러나 인기는 잠깐일 뿐, 저비용 창업자는 한순간에 폐업을 선언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대만 카스텔라 역시 마찬가지다. 유행의 중심에 있던 이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대만 카스텔라를 통해 저비용 프랜차이즈의 함정을 파헤쳐 보도록 하자.

대만 카스텔라는 2016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같은 해 6월까지만 해도 대만 대왕 카스텔라 브랜드는 단 4개였다. 이후 카스텔라는 SNS와 입소문을 통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하반기부터 같은 아이템 브랜드는 4배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대만'과 '대왕'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곳만이 포함된 숫자일 뿐, 카스텔라를 판매하는 가게는 더 많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주요 상권에는 대만 카스텔라 브랜드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분포해 있을 정도였다. 빠르게 퍼져 나간 창업 아이템이었지만 인기는 상당했다. 카스텔라가 나오는 시간대에는 가게 앞에 긴 줄이 생겨나기도 했다. 여기에 대만이 새로운 여행지로 부각되면서, 대왕 카스텔라의 명성에 불을 지피는 듯 했다.

몰락은 한순간이었다. 2017년 3월, 방송을 통해 대왕 카스텔라에 대량의 식용유와 첨가제가 들어간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그러나 식용유 사용은 대만에서도 준수하는 조리법이었고, 첨가제 역시 인체에 무해했다. 업체 대표들의 해명과 전문가들의 옹호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사이에서는 충격적인 반응을 주를 이룬다. 결국 손님의 발걸음이 점차 끊기게 된 대만 카스텔라 가게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만다.

실제로 방송으로 인해 대만 카스텔라가 빠르게 사라진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방송을 탓하기 앞서, 대만 카스텔라라는 아이템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카스텔라는 밀가루와 우유, 계란, 식용유라는 비교적 적은 재료로 이뤄져 있다. 일주일의 시간만 주어진다면 누구나 카스텔라 제조업자로 거듭날 수가 있는 셈이다.

카스텔라 하나만을 취급하다 보니 다른 외식업계와 달리 재료 조달도 쉽다. 게다가 테이크 아웃 전문 매장이라 그리 큰 매장이 필요하지도 않다. 자본이 부족한 초보 창업자들이 솔깃할 만한 아이템이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대만 카스텔라 매장은 한순간에 우후죽순 생겨날 수가 있었다.

너도나도 같은 아이템으로 창업한다는 건 이미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 전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 특히 대만 카스텔라는 유사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과다경쟁을 더욱 부추겼다. 비슷한 시기에 겹친 계란 파동도 저비용 창업 아이템이라는 장점을 퇴색시켰다. 즉 대만 카스텔라는 이미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태였기에, 몰락이 방송 때문이라고만은 단언할 수 없다. 방송은 그저 그 시기를 조금 앞당겼을 뿐이다.

대만 카스텔라처럼 반짝 아이템을 선택하는 건 초보 창업자에게는 너무도 위험한 일이다. '이게 유행이구나'라고 느꼈을 땐 이미 길거리엔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창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부'다.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실전 경험만이 창업 전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창업 아이템이 생각났다면 잘 될 거라는 자신감만으로 부족하다. 다른 이도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에 자신만의 기술력을 녹여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100%의 성공을 불러오지는 않지만, 최소한 초보 창업자가 실패할 확률은 현저히 줄여줄 것이다. 

저비용 프랜차이즈는 누구나 할 수 있기에 창업이 가능하고, 누구나 하고 있기 때문에 망할 수밖에 없다. 슈니발렌, 벌집 아이스크림, 대만 카스텔라 등이 사라진 진짜 이유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점을 간과하지 못하고 창업을 쉽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단 몇 가지 전략만으로 성공 신화를 쓰는 건 극히 드문 경우니, 창업을 하기 앞서 대만 카스텔라의 흥망성쇠를 되새겨 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