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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4년 만에 남들 다 부러워하는 벤츠 100대 팔아버린 사람입니다

조회수 2020. 1. 2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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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n <미생>

"재미없네." 드라마 <미생>에 등장한 이 대사는 단 한마디로 영업 사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계약을 따내고, 성과를 올려도 늘 '월급쟁이'에 불과하다는 사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현실은 늘 영업 사원을 맥빠지게 한다. 그런데 여기 영업을 '인생의 전부'라 표현하는 이가 있다. 18년째 영업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성 자동차 삼성 전시장의 김정원 이사를 만나보았다.

평범한 물리학도, 영업 사원에 도전하다

물질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물리학. 평소 궁금한 것을 참지 못했던 김정원 이사는 물리학이 자신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렇게 가톨릭대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했지만,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너무도 컸다. 학문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그녀의 걱정도 늘어만 갔다.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는 직업을 고민하다 '기자'를 꿈꾸게 되었다. 언론 고시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 미래를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졸업할 시기는 IMF가 지나간 지 얼마 안 된 터라 경기가 더 어려웠다. 결국 김정원 이사는 대기업이라는 점에 이끌려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고, 욕심도 많은 편이라 영업 일은 잘 맞았습니다. 매월, 매년 성과가 나오는 직업이다 보니 동료들보다 판매율이 높을 때 큰 성취감을 느꼈죠.” 물론 힘든 일도 많았다. 판매를 위해 찾은 병원이나 약국의 잔심부름을 하기도 했다. “오히려 그 심부름을 기회로 잡았습니다. 저를 향한 신뢰의 지표라 생각했죠. 그래서 6년이란 시간을 힘들다고 소문난 제약회사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객이 직접 찾아오는 자동차 영업에 관심

해가 지날수록 성과는 높아졌지만, 월급은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판매량이 높은 사람과 적은 사람 간의 월급 차이는 미비했다. “더 많은 계약을 따기 위해 발로 뛴다 해도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배들 역시 이 점을 알고 현실에 안주하기만 했죠. 저는 갈증이 났습니다. 제가 하는 노력에 걸맞은 보상이 주어지는 직업을 고민했습니다.”


“제약 회사다 보니 주변에서 보험을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봤어요. 저도 궁금증이 생겨 사업 설명도 들었죠.” 그러나 보험 영업은 고객을 발굴하고 판촉까지 이어져야 했다. 그녀가 하는 일과 다른 점이 없었다. 그러다 보험 영업과 함께 고민하던 자동차 영업이 떠올랐다. 고객을 찾아가서 하는 영업이 아닌, 고객이 직접 찾아오는 자동차 영업에 흥미가 생겼다.

그러던 중 판촉을 위해 들린 병원에서 벤츠 영업 사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영업 경력이 있어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니 당연히 면접에 탈락하고 말았죠.” 포기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기회가 찾아왔다. 제약 회사 근무 경험이 있던 다른 지점 팀장이 그녀의 이력서를 보게 된 것이다.


김정원 이사는 다시 보러 간 면접에서 자신의 의지를 보여줬다. 이전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자동차 영업을 할 수 있다며 자신을 어필했다. 그녀의 근성과 자신감을 높이 산 팀장 덕분에 32살의 김정원은 자동차 영업 사원이라는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수 있었다.

실적 질투하는 동료들의 시선에도 굴하지 않아

자동차 영업은 제약 회사와는 많이 달랐다. 차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으니 판매량도 저조했다. 첫해 판매량은 23대뿐이었다. “자동차 영업 역시 고객을 찾아가야 했습니다. 제가 이 점을 간과했죠. 전시장에만 있으면 절대 목표 판매량을 도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발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제약 회사 영업은 각 직원마다 맡은 구역이 있어 고객이 겹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자동차 영업은 한 명이 판매를 잘 하면, 다른 이들의 판매량이 줄었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없었지만, 직원들 간의 경쟁도 심해 그녀를 도와주는 이는 팀장이 유일했다.


“퇴근한 후에는 무조건 공부에 전념했습니다. 영업 시나리오를 만들고, 차량 팸플릿에 있는 정보를 달달 외웠죠. 처음엔 기계처럼 외운 것만 줄줄 내뱉었지만, 경험이 축적되니 스킬도 저절로 늘어갔습니다.” 판매량도 점차 증가했다. 첫해 23대였던 판매량은 41대, 50대를 넘어 100대를 돌파했다. 업계 내에서도 입사 4년 차에 100대 판매 돌파는 흔치 않은 경우였다.

출처: 오토데일리

자축할 시간은 없었다.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관리해야 할 고객도 많다는 의미였다. 업무량은 4배로 늘어나고 고객과 상담할 일도 수두룩했다. 여기에 동료 직원들의 시기 질투가 서린 비판까지 더해졌다. 결국 다음 해 판매량은 74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판매량이 감소한 것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제 실적을 ‘우연’으로 치부하는 동료들의 시선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노력했죠.” 그녀는 업무를 체계화하기 위해 2명의 비서를 고용했다. 고객 A/S 관리와 영업 서포트 역할을 분담하게 하니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했다. 이후 판매량은 다시 100대를 돌파했고, 아직까지 그 기록은 유지되고 있는 중이다. 억대 연봉은 말할 것도 없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김정원 이사의 핸드폰은 쉴 틈이 없었다.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을 때, 그녀의 목소리는 즐거움 그 자체였다. 그녀가 영업을 어떻게 여기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저는 제가 회사 상품을 팔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정원이라는 저 자신을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죠. 고객에게 영업 사원은 하나의 브랜드이며, 신뢰와 해결의 아이콘입니다. 영업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잘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을 수밖에 없죠. 욕심과 헝그리 정신을 모두 갖춰야 하는 게 영업입니다. 이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한 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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