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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는 왜 나를 죽이러 왔나?

[줄거리 알려줌] <어스> 해석 편 (U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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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함
※ 이 영상에는 작품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이 영상에는 알려줌 팀의 주관적 해석이 포함돼 있습니다. 아직 작품을 안 보신 분은 되도록 작품 관람 후 이 영상을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여기, 1986년 5월 25일에, 미국 내 빈민을 돕기 위해 개최됐던 자선 이벤트, "Hands Across America"가 있습니다.

아프리카 기아를 돕기 위해 진행된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1985년)' 캠페인의 제안자 중 한 명이었던 "켄 크라겐"이 주도했던 이 행사는, '위 아 더 월드'와 '라이브 에이드' 공연의 흥행 대박이 불러온 전 세계적인 자선 열풍에 힘입어, 미국인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받았는데요.

행사 당일 15분 동안 진행된 '인간 띠 잇기' 메인이벤트에는 10달러를 기부한 사람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약 6,500만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손을 잡고 줄을 서는 장관이 미국 주요 도시에서 펼쳐졌고, 덕분에 "Hands Across America" 캠페인은 3천4백만달러라는 엄청난 기부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까지 참여했던 이 이벤트가 너무도 큰 성공을 해버리면서, 주최 측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되었단 것인데요. 그 대표적인 비난이 바로, "Hands Across America" 캠페인이 미국 본토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본토 이외 지역의 주민들을 소외시키고 차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시기 '하와이주'의 상원의원이었던 '대니얼 이노우에'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하와이 사람도 '미국인'이다!(Hawaiians are Americans, Too!)"라고 말하며, "Hands Across America" 행사에서 제외 되었단 사실에 상처입은 지역주민들의 분노를 대변 했는데요.

이 여파로 하와이와 알래스카, 플로리다와 미시시피 등 본토 외곽 지역에서 추가적인 행사가 진행됐지만, 이 추가 행사부터는 '빈민 돕기'라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소외 받고 차별 당하던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던 이들 앞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당당히 선언하는 이벤트로, "Hands Across America"의 성격이 변화되었다는 내용이, 영화 <어스>의 핵심 배경 입니다.

영화는, 이유와 목적을 알 수 없는 수천 마일의 지하 터널이 미대륙 곳곳에 실제한다는 자막을 보여준 뒤, '그 지하 터널 속에 지상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과 운명을 가진 도플갱어들이 살고 있다면'이란 흥미로운 세계관을 들려주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이 땅속 사람들이 한꺼번에 땅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마치 '10달러'를 기부하듯, 지상에서 풍요롭게 살고있던 자기 자신을 죽인 뒤, "Hands Across America"를 재현하며 자기 존재를 선언한다는 내용이 영화의 핵심 줄거리입니다.

전작 <겟 아웃>에서 인종 문제를 세련된 공포영화로 풀어내 극찬을 받았던 '조던 필' 감독은, "각본을 쓰려고 할 때, '우리가 서로를 두려워하는 시대에 있다'는 사실에 시달렸다"며, "우리가 실제로 봐야 할 괴물이 어쩌면 우리 얼굴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인터뷰를 통해, '극단주의'에 빠진 현 세태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기획 의도를 밝혔는데요.

이를 위해 감독은 2가지 고전을 영화에 차용했는데, 먼저, 밝은 자아가 그림자 자아에게 살해당한다는 도플갱어 이야기는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 <윌리엄 윌슨>(1839년)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으로서, 조던 필 감독은 주인공 가족의 성을 '윌슨'으로 설정해 이를 명확히 드러냈습니다.

다음으로, 신이 타락한 인간들을 '이민족의 침략'이란 방법으로 징벌한다는 이야기는 구약성경 속 <예레미야> 예언서 11장 11절을 그대로 인용하여, 영화상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는데, 특히 이 장면에서는 성경 속 예레미야의 외모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부랑자를 등장시켰습니다.

반복 관람을 할수록, 감독이 숨겨둔 상징을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와 점점 확장되어가는 감독의 메시지를 발견하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었던 <어스>는 개봉 첫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뒤, 이 기간 동안 미국에서 7,707만 달러, 전 세계에서 9,397만 달러를 벌어들여, 2,000만 달러였던 제작비 대비 놀라운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이제 겨우 두 번째 연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놀라운 각본과 연출 실력을 보여준 조던 필 감독의 걸작이자, 2020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이 유력해 보이는 '루피타 뇽'의 소름끼치는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 <어스>는 2019년 3월 27일에 개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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