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자·비장애인 백수의 우정, 리메이크는 어땠나?

조회수 2019. 6. 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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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교 알려줌] <언터쳐블: 1%의 우정> VS <업사이드>
글 : 박세준 에디터
출처: 영화 <언터쳐블: 1%의 우정> 이하 사진 ⓒ (주)NEW
<언터쳐블: 1%의 우정> VS <업사이드>
<언터쳐블: 1%의 우정>은 2011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실화 바탕 드라마 영화다. 2012년 3월 22일 개봉 이후, 국내에서만 17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 세계 4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프랑스 역대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던 <언터쳐블: 1%의 우정>은 별다른 자극적인 요소 없이 나이, 인종, 계층 간 차이를 극복하고 두 남자가 우정을 쌓는다는 따뜻한 드라마다. 살인과 마약으로 얼룩진 영화 속 스토리 세계에 훈훈하고 담백한 이야기가 오히려 먹혔던 건지도 모른다.

<업사이드>는 이러한 <언터쳐블: 1%의 우정>을 최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극 중 '드리스'(오마 사이)의 이름을 '델'(케빈 하트)로 바꾼 것 외에는 별다른 설정상 변형 없이 기존의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마치 <퍼펙트 스트레인저스>(2016년)를 가져와 동일한 플롯으로 개봉한 <완벽한 타인>(2018년)과 같다.

이미 북미 개봉을 1월에 한 영화는, 북미에서만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로튼 토마토'의 기대지수는 40%, 팝콘지수는 82%로 비평가와 대중의 조금은 엇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먼저 접한 입장에서, 그 이유를 사뭇 짐작할 수 있다.
출처: 영화 <업사이드>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디스테이션
'드리스'(오마 사이) VS '델'(케빈 하트)
<언터쳐블: 1%의 우정>은 명실상부 '오마 사이'의 대표작이다. 개인적으론 '드리스'의 원톱 영화로 보고 싶은 측면도 있다. 그만큼 영화에서 차지하는 '드리스'의 역할과 '오마 사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업사이드> 관람 전, 가장 궁금했던 지점도 바로 '델'의 변형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케빈 하트는 훌륭한 코미디언 배우다. 2015년 MTV영화제 코믹 천재상을 수상하며 그 재능을 뽐낸 하트는 '드리스'와는 차별화된 '델'의 매력을 보여주긴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언터쳐블: 1%의 우정>에서 '드리스'는 '필립', 혹은 백인 상류층과 모든 면에서 정반대에 위치한 인물이다.

예컨대, '드리스'의 외형은 마치 헐크와 같다. 큰 키와 근육질 몸매, 유연한 신체뿐 아니라 큰 목소리와 다혈질적인 성격까지 영화 속 백인 상류층과 이질적이다.

극단적으로 '필립'의 딸 '엘리사'(알바 가이아 크라게데 벨루기)에게 이별을 통보한 '바스티안'(토마스 솔리베르)을 찾아가 멱살을 쥐는 장면은 그가 신체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만으로 얼마나 압도적인 포스(?)를 가지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정신적인 부분이다. '드리스'는 절망 속에 살아온 청년이다. 자세한 사연은 나오지 않지만, 청소일로 생활을 연명하는 어머니와 줄줄이 달린 동생들, (아마도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6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석방된 '드리스'를 통해 프랑스 빈민가의 모습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필립'의 생활 보조원 면접에서 최악의 후보로 보이는 '드리스'가 고용될 수 있었던 건, '필립' 자신도 절망 속에 죽어가는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가식으로 점철된 다른 후보들 사이, 마치 '에고이스트'와 같은 '드리스'의 모습은 오히려 '필립'에게 매력적으로 보인다.

<업사이드> 속 '델'의 유쾌한 마스크와 능글맞은 연기는 '드리스'를 닮았다. 하지만 '오마 사이'가 보여준 카리스마를 '케빈 하트'는 보여주지 못했고, 더불어 프랑수아 클루제가 보여준 인자한 모습의 '필립'과 달리, 브라이언 크랜스톤의 '필립'은 조금은 투박하고 심술궂어 보인다.

절대적으로 상반된 이미지의 '드리스'와 '필립'이 절박한 상황에서 만나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를 '공감'한다는 서사가, <업사이드>에선 단순한 유머와 코믹한 연기로 뭉개진 느낌이 없지 않다.
실화 VS 실화
두 작품 모두 동일한 실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작품이다. <택시>(1998년)가 생각나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대부분의 설정을 공유하는 두 작품의 핵심은 실화에 대한 이해와 고증에 달렸다.

프랑수아 클루제는 실제 '필립'과 3일간 거주하며 그의 모든 면을 배우려 노력했고, 오마 사이 역시 감량과 삭발을 통해 '드리스' 역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실화 속 인물들을 접할 기회가 없지만, 이 스토리의 행보는 마치 요즘 방송가에서 다시 유행하는 '고요 속의 외침'을 보는 기분이다. <가족오락관>의 인기 코너였던 '고요 속의 외침'은 큰 소리로 나오는 헤드폰을 끼고 옆 사람에게 단어나 문장을 전달하는 게임이다.

그 의미가 전달되기 쉽지 않은 특성상, 엉뚱한 말을 하는 재미가 예능 프로그램의 웃음 코드로 사용되곤 한다. <언터쳐블: 1%의 우정>이 실화 속 두 사람의 진정성을 제대로 전달하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었다면, <업사이드>는 동일한 웃음을 지녔지만, 원작이 가진 감동은 내포하지 못한 미완의 리메이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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