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벌어진 일

조회수 2020. 9. 26.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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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The Rest of Us,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 아이 엠(eye m)
이혼한 후, 딸 '애스터'(소피 넬리스)와 함께 살던 동화작가 '캐미'(헤더 그레이엄)는 운전 중 전화 한 통을 받는다. 갑작스럽게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 장례식 복장으로 갈아입은 후, '캐미'와 '애스터'는 전에 살던 남편의 집으로 향한다.

그곳엔 전 남편과 결혼한 '레이첼'(조디 발포어)과 딸 '털룰라'(애비게일 프니오브스키)가 살고 있었다. 사극에서나 볼 법한 '첫째'·'둘째' 부인의 만남은 '천적 관계'처럼 날카로웠다. 그렇게 더는 만날 일이 없어 보일 것 같았던 네 사람에게 운명의 장난이 펼쳐진다.

남편이 죽기 전 담보 대출금을 반년 동안 갚지 않은 상황에서, 집을 비롯한 모든 것이 경매로 넘어가는 '파산 위기'에 처한 것. 이를 모른 척 해도 될 것 같은 상황에서, '캐미'는 '레이첼'과 '털룰라'에게 잠시 동안 같이 살자는 제안을 한다.

한편, '애스터'는 이 모든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애스터'와 '캐미'의 모녀 관계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털룰라'로부터 나오는 아버지에 대한 발언을 들을 때마다 '애스터'는 그야말로 불쾌한 반응을 보인다. 동시에 '캐미'와 '레이첼' 사이의 불화도 커진다. '레이첼'은 혼자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캐미'를 보며 일종의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
지난해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 섹션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은 원제 'The Rest of Us'의 뜻처럼, 한 남자의 죽음으로 인해 남겨진 네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캐미'는 이혼 후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또다시 상실과 마주하며, '레이첼'은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결혼했으나 남편의 죽음으로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고, '애스터'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어머니의 선택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털룰라'는 아버지의 그리움과 더불어 아직은 세상을 잘 몰라 함께 모여 사는 것이 더 좋을 뿐.

작가 알라나 프란시스와 아이스링 친-이 감독은 네 명의 캐릭터에게 깔끔한 해결책을 주입하지 않았다. 실로 과감한 주제인 만큼, 막장 요소로 이야기를 전개할 법하지만, 이 작품은 네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시선에 거리를 둔다. 다니엘 그랜트 촬영감독은 네 캐릭터를 관찰하는 시점으로 카메라 위치를 설정했다.

대사로 본다면, 그들은 선의의 목적으로 말을 걸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상대방에게 일침으로 적용되기도 했다. '애스터'는 아버지의 흔적이 남은 캠핑카를 자신만의 은신처로 삼으려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찾아온 '털룰라'의 아버지 이야기는 괴로움만 남겼을 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애스터'가 '레이첼'에게 아버지와 외도할 때 기분이 어땠는지를 물으면서, 그것이 일종의 쾌감을 잠시 느낄 순 있어도, 이내 불편해지기 때문.

그런 상처와 갈등을 주는 발언이 반복되면서, 서로가 같은 상황에 부닥칠 때, 그들은 과오를 반복하는 것을 잠시 멈춘다. 어차피 이런 불행을 남긴 사람은 진작 세상을 떠났는데, 싸우기만 해서 뭘 하겠는가? 영화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는 곧 네 사람의 화해와 치유로 이어지고, 나아가선 연대가 된다.

처음으로 장편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아이스링 친-이 감독은 "인생의 혼란을 겪는 진짜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들에 대한 세계의 기대를 담고 싶었다"라면서, "여성들이 서로에게 진정한 지지와 능력을 보여주며 방향을 제시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라는 연출 소감을 남겼다.

한편, 배우들의 호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첫 장편 작품인 <부기 나이트>(1997년)에서, 타락과 순수를 동시에 보여준 포르노 스타, '롤러걸' 역할로 팬들의 눈도장을 찍은 바 있는 헤더 그레이엄이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섬세하고, 영리한 감정 연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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