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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작은 어쩌다 '동물의 왕국'이 됐나?

[영화 비교 알려줌] <라이온 킹> 애니메이션 VS 뮤지컬 V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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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세준 에디터

영화 <라이온 킹>은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 <라이온 킹>의 원작 애니메이션(1994년) 성공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모티브로 한 비극적인 서사에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많은 사람이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삼촌('스카')이 아버지('무파사')를 죽이고 조카('심바')에게 그 누명을 씌운 후 권력을 찬탈하는 이야기는 사실 좀 무서운 내용이다.

'심바'는 아버지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초원을 떠돌다 '티몬'과 '품바'를 만난다. 이후 "현재를 즐겨라"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적인 '티몬'의 "하쿠나 마타타" 철학을 받아들고 불행한 과거를 회피한다. 주술사 원숭이 '라피키'의 도움으로 겨우 아버지의 망령을 만나 각성한 뒤 왕국으로 돌아온 '심바'는 삼촌을 죽이고 왕권을 되찾는다.

출처영화 <라이온 킹>(2019년) 표지 및 이하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 가운데 '티몬'과 '품바'라는 캐릭터 덕분에 만화라는 장르에 어울리게 포장되었을 뿐이지, 이 애니메이션의 본래 이야기는 상당히 암울하고 비극적이다. 이런 진중한 메시지가 없었다면 이 작품은 정말 어린이의 전유물로 존재하고 끝났을 것이다.

<라이온 킹>의 첫 시작은 1994년 디즈니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동물의 세계, 그 중의 '왕' 사자를 주인공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뒀다. 전 세계적으로 총수익 4억 2천만 달러 이상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두며 디즈니에게 <인어공주>(1989년) 이후 또 한 번의 '대박'을 안겼다.

1997년 뮤지컬로 제작된 <라이온 킹>은 토니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다양한 상을 받으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현재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작년 10월 런던 '라이시움' 극장에서 직접 보고 느꼈던 뮤지컬 <라이온 킹>을 추억하고자 한다. 바로, 7월 17일 개봉한 실사 영화 <라이온 킹>을 비판하면서 말이다.

출처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년) 이하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예고편 ⓒ 뮤지컬 <라이온 킹> 한국 공식 유튜브 채널

표정의 차이!
2D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표정의 다양화다. 사자에게 인간의 감정을 불어넣는 건 모든 장르에서 불가능한 것이다. 사람 손으로 그리는 '만화'를 제외하고 말이다. 애니메이션 속 '무파사'의 절망감과 '심바'의 두려움, '스카'의 악랄한 웃음 등은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끔 해준다.

표정이 뭐 그렇게 큰 대수냐 하겠지만, 뮤지컬에서 좌석의 위치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가장 앞줄에 앉아 배우의 표정을 유심히 보면, 그 캐릭터가 보여주는 감정과 크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반면, 가장 최근작인 영화 <라이온 킹>에선,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실사 영화에서 가장 실사화가 힘들어 보이는 동물의 표정은, 이번에도 역시 극복하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무파사'의 표정은 25년 전 만들어진 '만화'만도 못하고, 대사의 싱크로율도 형편없다.

정해진 이야기 안에서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건 한정적이고 표정이나 대사 전달 같은 감정적인 부분이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할 텐데, 영화 <라이온 킹>은 전혀 이겨내지 못했다.

음악의 차이는?
<라이온 킹>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음악이다. 작품 초반 "아즈반냐~"라며 시작하는 '생명의 순환(The Circle of Life)'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떠오르는 빨간 태양의 이미지와 함께 웅장하고 감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역시 음악은 뮤지컬이다. 뮤지컬 <라이온 킹>을 꼭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빙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나 실사 영화와는 달리, 귓속 고막을 타고 흐르는 라이브 선율과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동적이다.

영화 <라이온 킹>도 그 시작은 괜찮았다. 원작이 가진 자산이 워낙 훌륭하므로 CGV의 아이맥스나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갖춘 메가박스의 MX관 정도에서 관람한다면 그 절반의 감동 정도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의 차이?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굉장히 비극적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뮤지컬이든 현대 예술이 비극적일 수만은 없다.

그래서 '티몬'과 '품바'와 같은 긍정적이고 유쾌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반전이 일어나며 희망적 메시지를 담는다. 그리고 해피엔딩이다. 동일한 이야기를 가진 작품들을 무슨 이야기로 평가를 하냐 싶겠지만, 그런데도 연출적인 면에서 역시 원작의 손을 들고 싶다.

비극적인 이야기를 비관적이지 않게 그리면서, 유치하지 않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냈다. 거기에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진행은 왜 이 애니메이션이 대성공을 이뤘는지 알게끔 해준다. 같은 이야기라도 실사 영화의 진행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는 핑계는 허용하고 싶지 않다. 되도록 (꼭 봐야 한다면) 조조나 심야 시간대는 피하라 권하고 싶다. 극적인 순간에도 떨어지는 긴장감, 두 아기 사자의 귀여운 뒷모습에서도 '더빙된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하다. 세 작품 중 졸음이 몰려온 건 영화 <라이온 킹>이 유일하다.

미장센 돋보인 뮤지컬
이 항목은 그저 뮤지컬을 위한 것이다. 뮤지컬 <라이온 킹>이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OST보다 훌륭한 무대 장치와 분장 덕분이다. 동물 분장을 하고 어떻게 뮤지컬을 하느냐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가면으로 반쯤 가린 상태의 배우가 직접 연기하는 방식이다.

자칫 몰입도가 깨질 수 있는 설정에도 6m 높이의 회전무대는 입이 벌어질 정도의 환상을 경험케 한다. 조명과 의상도 말할 것 없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더불어 돈이 아깝지 않은 공연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제작비의 차이!!
영화 <라이온 킹>이 유일하게 앞설 수 있는 대목이다. 2억 5천만 달러라는 사상 최고 제작비를 투입한 이 영화는 CG를 제외하곤 큰 장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세스 로건, 비욘세 등 괜찮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지만, 그 빛을 보지 못했고 존 파브로 감독의 아쉬운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물론 기대가 컸기에 그만큼 불만이 많은 것도 맞다.

애니메이션과 뮤지컬의 성공을 디즈니가 어떻게 이어갈까 하는 궁금증이 남긴 찝찝함일 수도 있다. 문제는 존 파브로 감독의 능력이다. <아이언맨>(2008년)과 <아메리칸 셰프>(2014년)를 만든 감독이 <아이언맨2>(2010년), <라이온 킹>(2019년)을 연출했다는 건 납득이 가질 않는다. 존 파브로는 신기한 연출가다.

결론은?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영화를 모두 본 사람으로서 평가를 하자면, 애니메이션은 재미, 뮤지컬은 감동, 영화는 아쉬움 정도로 말하고 싶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알라딘>(2019년)의 효과로 어느 정도 흥행은 하겠지만 그만큼의 좋은 평가는 힘들, 영화 <라이온 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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