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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세력이 싫어했던 이 영화, 어땠나?

[영화 리뷰 알려줌] <신문기자> (新聞記者, The Journalis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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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공지진
글 : 박세준 에디터

지난 10월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9월 9일 임명 이후 끊이지 않았던 논란과 야당의 공격에 결국 자리를 내놓기로 한 것이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조국과 그의 검찰 개혁을 지지하던, 반대하던 그간 일어난 각종 루머와 진실 공방은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고 참혹했다.

수면 아래 잠긴 진실에 의혹을 덮고 그 위로 거짓과 논란이 쌓이니 애당초 좇고자 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잊은 채 끊임없이 서로를 헐뜯고 힐난하기에 바쁜 정치판이었다.

검찰의 화살은 조국의 가족을 향했고, "살인범이나 그렇게 잡아라"라며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과 그의 위선적인 모습에 사퇴를 주장하는 시민은 반으로 나뉘어 분열적인 국가 모습에 대통령 지지율이 급속도로 하락하기도 했다.

출처영화 <신문기자>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팝엔터테인먼트

비단 한국의 문제뿐 아니라 미디어가 TV와 종이에서 일방적 방식에서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다채널화로 변화하면서 가짜 뉴스는 전 세계적 이슈가 됐다. 극단적인 방식으로 정부의 여론조작과 민간사찰 등을 다룬 영화가 놀랍게도 일본에서 개봉했다. 바로 심은경 주연의 <신문기자>가 그것이다.

'요시오카 에리카'(심은경)는 한국, 미국, 일본의 정체성을 한 몸에 담고 있는 여성이다. 한국인의 피를 가지고 미국에서 나고 자랐고, 일본인 기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서 기자가 된다. 그녀는 미국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체득하고 있고, 일본 언론의 순종적이고 복종적인 방식을 거부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불복종 습성을 드러내는 특징을 가진다.

'요시오카'는 단편적으로 정의로운 인물로 비치지만, 그녀도 끊임없이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일종의 명예 복구와 자신과 아버지가 옳았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일종의 승부심이 강하게 작동하는 모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는 일본의 극우 혹은 보수층이 불편해할 정도로 고발의 형식을 강하게 띤다. 얼핏 자민당으로 연상되는 '현 정권'과 여당은 끊임없이 여론을 조작하고 언론을 통제한다. 민간인을 사찰하고 자신들의 주요 인사나 친정권 언론인에 대한 공격 혹은 사건이 터지면 신상 정보를 유출하거나 가짜 뉴스로 야당의 의도적 정치 공작으로 몰아가 버린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형태만 있으면 된다"는 대사는 그래서 더욱 소름 돋는다. 정치마저 대물림되는 일본의 장인정신은 도태되고 변질한 지금의 민주주의를 낳았다. 영화는 이렇게 뒤틀리고 모순된 일본의 민주화와 언론의 기능을 꼬집는다.

영화의 완성도는 기대 이하다. 현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이 없지 않은 소재와 심은경이라는 연기파 배우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일본 영화 특유의 짜임새 있는 연출도 완벽하지 않으며 극본 역시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다. 대사가 많고 사건의 진행 과정이 밋밋한 느낌을 주어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그나마 건질만 한 것은 심은경의 연기력이다. <염력>(2017년)과 <궁합>(2018년)에서 연속으로 흥행 실패를 맛보며 작품 선택의 아쉬움을 남겼던 그녀는 <신문기자>를 통해 상실에 대한 고통과 진실을 좇는 기자의 열정을 동시에 표출해내며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낸 듯이 보였다.

드라마 <대장금>(2003년)의 '생각시'로 데뷔했던 심은경의 싹은 <써니>(2011년)에서 비로소 트이기 시작했다. 어린 '나미' 역으로 등장하는 심은경은 시그니쳐라 할 수 있는 '빙의' 연기로 코믹 연기를 제대로 보여줬고, 이후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의 '사월이', <서울역>(2016년)의 '혜선'과 이어지는 면이 다분히 보이는 <부산행>(2016년)의 '가출소녀'로 점차 성장했다.

<염력>(2018년)의 '신루미' 역시 '요시오카'와 흡사한 감정을 보여주긴 하지만 <신문기자>의 심은경이 조금 더 강렬하다.

<신문기자>를 관람할 관객은 기자의 본분과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집요하게 탐구하고 성찰하는 영화를 기대할지 모른다. 이 영화는 그런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긴 어렵지만, 현 일본 내 정치 상황을 고찰하고 성토하는 일종의 토악질 정도는 돼 보인다.

한국의 언론과 정치의 수준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신문기자>를 통해 정치를 감시해야 할 언론을 국민 또한 경계해야 하고, 자유로운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는 SNS가 여론조작의 또 다른 창구가 될 수 있음을 엿볼 수도 있다는 점이, 우리가 느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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