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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올 줄 알았는데, '모세'는 테러리스트가 됐다

[영화 알려줌] <그날이 온다> (The Day Shall Com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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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미르 에디터

"총기 금지! 마약 금지!"를 외치던 마이애미의 비폭력주의 혁명가, '모세 알 세베즈'(마샨트 데이비스)는 혁명 단체 '스타 오브 식스'를 이끄는 리더다. 다른 멤버로는 '모세'의 아내 '비너스'(다니엘 브룩스), 추종자 'X'(말콤 M. 메이스)와 '아프리카'(앤드렐 맥퍼슨)가 있다.

이 '스타 오브 식스'라는 단체는 묘한 단체다. '모세'는 알라와 무함마드를 부르짖는 것뿐 아니라, 멜기세덱과 예수도 외치고, 여기에 '블랙 산타'와 '투생 장군'(아이티의 독립운동가)까지 숭배한다. 백인들로부터 빼앗긴 자유를 되찾으면서, 흑인들의 세상을 만들자는 꿈을 품었지만, '모세'의 현실은 밀린 월세 때문에 쫓겨나기 직전의 상황.

한편, FBI 요원 '켄드라'(안나 켄드릭)는 승진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건수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서라면, '조작'도 눈을 감았다. 아랍인을 '테러리스트'로 만들어 폭탄을 터뜨린 후, 현장에서 붙잡는 일 말이다. 하지만 이 작전은 실패하고, '켄드라'는 상사가 주는 눈치와 동료 요원의 견제를 받는다.

'켄드라'는 우연히 SNS 라이브 방송에서 '모세'의 설교 영상을 발견하고 좋은 기회임을 직감한다. FBI는 스폰서로 위장, '모세'에게 자금이면 자금, 총기면 총기, 심지어 '핵물질'도 필요하다면 제공해주겠다고 한다. '모세'는 궁핍한 상황에 스폰서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 '테러리스트'가 된다.

출처영화 <그날이 온다>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실화냐고 생각할 수 있겠다. 종교와 표현의 자유가 한국보단 좀 더 관대할 거 같은 미국이지만, 이런 유사한 일은 실제로 벌어졌었다. 배우부터 작가, 프로듀서, 감독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동 중인 크리스토퍼 모리스는 2006년 일어난 '리버티 시티 세븐'이라 붙여진 '테러 단체'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당시 그는 "미국인이 미국인을 상대로 꾸민 공격이다. 이들은 무기를 요구했고, 실제로 테러를 위한 공격을 취했다"라는 미 법무부 장관 앨버토 곤잘레스의 브리핑 뉴스를 접한다. 이어 FBI는 이 단체들이 "시카고의 시어스 타워(현 월리스 타워) 등을 폭파하겠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2001년 '9.11 테러'로 인해, 테러에 대한 미국인들의 공포가 더욱 커진 시점인 터라, 사건의 심각성은 더욱 커졌었다. 하지만 훗날 이 사건은 그저 돈을 목적으로 한 촌극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만다.

FBI 정보원이 '5만 달러'를 줄 테니 미국을 공격하라는 제안을 했고,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던 범인들이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말았던 것. 당연하게도 FBI가 급습한 마이애미 '리버티 시티'에 있는 이들의 '창고'엔 어떠한 무기나 폭탄 재료가 발견되지 않았다.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낀 외신들은 앞다투어 가족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족들은 그 창고는 이른바 '다윗의 바다'라 불리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가르침을 혼합한 종교집단의 '사원'이라고 부인했다. "그들은 채식주의를 했고, 술이나 담배도 하지 않았으며, 고도의 수련을 진행했다"라는 것이 그 시기 'CNN'에 보도된 가족들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스타 오브 식스'처럼 총기 대신 '장난감 석궁'을 들던 단체라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데도 '리버티 시티 세븐'은 세 번의 재판을 거친 후 투옥됐다. 감독은 너무나도 허술하고 불합리한 국가 기관의 수사 과정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된다.

크리스토퍼 모리스 감독은 이후 실제로 벌어진 다양한 범죄 사건의 자료들을 수집하면서, 비슷한 사례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FBI가 범법에 조금이라도 흥미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법을 어기도록 유인하고, 범법 행위를 저지르려는 순간에 나타나 그들을 체포했던 것.

그리고 이러한 계획들은 정보기관 요원은 물론 각 연방 변호사의 협조 아래 진행됐다. 이처럼 조작된 사건들이 98%의 유죄 판결률과 평균 25년 형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영화 기획에 돌입해 연출, 각본, 제작을 도맡았다.

크리스토퍼 모리스 감독은 감옥에 수감된 사람들의 가족부터 그들의 변호사, FBI, 보안관까지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모두 찾아가 탄탄한 스토리를 위한 자료 수집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현실을 날카롭게 비꼬는 풍자, 시의성과 유머 모두를 잡은 대사, 톡톡 튀는 캐릭터 등 특기를 살린 연출로 유쾌한 동시에 그 속에 담긴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은 완성도 높은 블랙코미디가 태어났다.

감독은 "이런 가짜 사건들은 겉보기엔 흥미진진하지만, 사실은 불합리한 것"이라면서, "억지로 짜 맞추는 그 모습이 아주 우스꽝스러웠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물론, <그날이 온다>는 초반부 느린 전개를 비롯해 한국 관객에겐 살짝 낯설게 느껴질 소재라, 쉽게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이런 '조작'으로 인해 국가의 폭력 앞에 무너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존재했으며, 심지어 최근에도 벌어졌다.

지난 11월 12일,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 휘말린 유우성 씨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사건은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2016년)을 통해서도 소개된 적도 있다. <자백>의 엔드크레딧에는 이 사건 말고도, '간첩'으로 조작된 이후, 현재는 '무죄'를 선고받은 이들의 명단이 모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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