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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어떻게 왕이 될 수 있었나?

조회수 2018. 12. 21. 1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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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알려줌] 마약왕 (THE DRUG KING, 2017) 편
영화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배경지식과 역사적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마약왕' 스포는 없음.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인지 확인해 보세요.
여기, 1888년에 동경대 의학부 '나가이 나가요시' 교수에 의해 최초로 발견된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이란 화학물질이 있습니다. 행복감을 높여주고 불안감을 낮춰주며 활력을 높여줘서 피로와 두려움을 잊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던 이 화학물질은, 제조 비용이 낮고 대량생산이 가능하여 '피로회복제'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대형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1930년대 이후에는, 미국과 영국에선 '벤제드린(Benzedrine)'으로, 독일에선 '페르피틴(Pervitin)'으로, 일본에선 '히로폰(ヒロポン)'으로 팔리게 되었는데요.

그 결과,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연합국과 추축국을 가리지 않고 각국 정부는 메스암페타민을 모든 장병들에게 '전쟁의 비타민'처럼 복용시켰고, 특히나 일본 정부는 전쟁 군수물자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자국의 민간인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보급했었습니다.
문제는 이 메스암페타민이, 소량만 복용해도 뇌 내 도파민 수용체를 손상시켜 점점 더 많은 약물을 찾게 만드는 치명적인 중독성을 가지고 있었고, 더불어 환각과 망상, 강박증과 조급증, 식욕 감퇴와 폭력성 등의 부작용과, 우울증과 불안증, 자살 충동 등의 금단 현상을 가지고 있었던 '마약'이었단 것인데요.

1950년대가 되어서야 이러한 부작용이 사회 문제화 되면서 메스암페타민 계열 약물들은 각국 정부에 의해 생산 및 판매가 금지되었지만, 상당수의 인구가 이미 히로폰에 중독되어버린 일본에선 1970년대까지 거대한 마약시장이 존재했다는 내용이 <마약왕>의 핵심 배경입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1972년의 부산을 배경으로 귀금속 밀수나 하던 소시민 '이두삼'(송강호)이 박정희 유신정권의 핵심권력이었던 '중앙정보부'와 결탁해 일본 마약시장을 석권하고 마약왕이 된 1976년까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그러나 1979년 10.26 사건 이후, 그 중앙정보부가 김재규(중앙정보부장)와 함께 전두환의 육군보안사령부에게 숙청을 당하게 되면서, 권력과 멀어진 이두삼이 스스로 무너지는 1980년의 모습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70년대 말에 부산에서 국내 최대규모의 히로뽕 밀조단을 조직했었던 '이황순'을 모티브로 하여 제작된 <마약왕>은, 1980년 3월에 벌어진 이황순 체포과정에서, 이황순과 경찰 사이의 총격전을 충실한 고증으로 재현했는데요.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와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가지고, 이렇게 심심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안타까운 영화, <마약왕>은 2018년 12월 19일에 개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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