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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타인'의 원조가 나타났다!

[영화 리뷰 알려줌] <퍼펙트 스트레인저> (Perfetti Sconosciuti, Perfect Stranger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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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쭐!
글 : 박세준 에디터

지난 10월 24일, <완벽한 타인>(2018년)의 원작 <퍼펙트 스트레인저>(2016년)가 개봉했다. 국내에선 2017년 이탈리아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가운데, 가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판권이 팔리며 같은 플롯과 형식을 갖춘 다국적 영화로 발돋움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프랑스 버전인 <위험한 만찬(르 주)>(2018년)이 서비스되고, 한국 버전인 <완벽한 타인> 역시 나쁘지 않은 평가와 흥행을 기록하자, 원작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개봉과 함께 즉시 확인했다. 과연 원작은 리메이크작들과 어떤 차별점을 가졌을까?

원작과 프랑스판의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판 <완벽한 타인>은 조금 다르다.
현재까지 리메이크된 이 이야기의 버전은 총 12개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 스페인, 독일, 러시아, 헝가리, 터키, 그리스 등 유럽권 국가와 멕시코 등 남미국가, 그리고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까지 인종과 문화를 넘어 동일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 표지 및 이하 사진 ⓒ 삼백상회

이 중 국내 영화 팬들이 확인할 수 있는 버전은 극히 제한적인데, 넷플릭스를 통한 프랑스판,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판과 원작 이탈리아판, 중국판인 <완벽한 타인: 킬 모바일>(2017년) 정도.

사실 캐릭터와 설정, 극의 진행과 결말이 모두 동일하니 다른 버전이라고 해봐야 새로운 것도 없긴 하다. 가장 큰 차이라 하면 아무래도 문화권에 따른 설정과 배경의 차이가 아닐까.

예컨대, 원작과 달리 한국판에서 남성과 여성의 위치는 사뭇 다르다. 이것은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식탁을 둘러싼 영화 속 일곱 명의 동등한 입장에서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태수'(유해진)는 아내 '수현'(염정아)을 사랑하고 아끼지만 늘 나무라듯 이야기하고, 그 정도가 원작에서 따온 '죄책감에 시달리는 아내'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수현'은 '예진'(김지수)의 집을 부러워하면서도 시기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원작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적 혹은 동양적 면모의 단면을 삽입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친구 관계에서도 <완벽한 타인>은 평등하지 않다.

원작은 동성애자인 '페페'(주세페 바티스톤)가 '호모'로 비난받기 전까진 직업과 배경에 따라 우위가 정해지지 않지만, 한국판은 학교와 직업 등으로 상하 관계가 결정되는 씁쓸한 하이라키 문화를 내비친다.

그래서일까? 원작인 이탈리아판과 프랑스판은 그 차이점이 극히 드물다. 동성애자인 인물이 자신의 가짜 여자친구가 아픈 이유를 열병에서 장염으로 바꾼 것 등이 그나마 달라진 부분이다. 개인적으론 프랑스판이 원작보다 연출적인 면에서 더욱 세련되고 우수했다고 생각한다.

집 외관의 등, 스마트 폰이 올려진 식탁 위 동그란 깔개 등을 통해 끊임없이 월식의 마법을 설명했고, '레아'(도리아 틸리에)와 '토마스'(뱅상 엘바즈)의 사이로 그들의 키스를 바라보는 '마리'(베레니스 베조)의 표정처럼 감각적인 화면 연출로 인물의 내면 감정을 표현했다.

원작의 강점은 역시 이야기의 힘이다. 극본이 워낙 탄탄하기에 영화는 빠져나갈 틈이 없이 진행된다. 식탁을 둘러싸고 각자의 파트너 혹은 다른 상대에게 끊임없이 질문과 공격을 이어간다. 이른바 '티키타카식' 대사 전달인데, 밸런스가 워낙 좋아서 흡입력이 상당하고 집중력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모두 청교도적인 진실을 말한다.
원작과 리메이크작들의 내용은 역시 진실 추궁이다. 동일한 이야기의 다른 영화를 여러 차례 보다 보면 결국 나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되는데, '과연 나는 타인에게 진실한가'와 같은 근원적 궁금증이 그것이다. 그 누구도 완벽한 진실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불필요해서, 때로는 시기 때문에, 그리고 때로는 자존심과 이익 때문에 우리는 거짓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하거나 혹은 그저 숨긴 채 살아간다. 재밌는 건 그러면서도 상대에겐 청교도적인 솔직함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의 치부가 발각(?)되면 잠시 당황해하면서도, 상대의 문자, 이메일 등의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면 즉시 태세를 전환한다. 마치 영화 속 '코시모'(에도아도 레오)의 벨소리이자 이 이야기의 시그니쳐와도 같은 글로리아 게이너의 노래 'I Will Survive'처럼 모순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의 습성을 꼬집는 듯하다. 영화에서 숨겨둔 진실이 없는 인물은 두 명 정도다.

바로 원작의 '로코'(마르코 지아리니)이자 <완벽한 타인> 속 '석호'(조진웅)와 원작의 '비앙카'(알바 로르와처)이자 <완벽한 타인>의 '세경'(송하윤)이 그들이다. 재밌게도 이들은 상대를 기만하지 않는다. 작은 꼬투리로 의심하기보다 가능한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전진하길 원한다. 반면, 비밀을 간직한 타인의 경우 일종의 방어 기제인지 상대를 깎아내려 상황의 당위성을 찾고 환기를 유도한다.

OSMU(원소스멀티유즈)와 이야기
<극한직업>(2018년)이 올해 초 유례없는 흥행을 이끌며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계보를 이어갔다. 이 영화는 '한중 스토리 공동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하나의 각본을 두 국가에서 만들어 내는 'OSMU' 방식을 사용한 결과다.

'원소스멀티유즈'라 통칭하는 개념은 하나의 아이디어와 이야기, 콘텐츠로 여러 작품을 만든다든지, 혹은 다양한 경로로 문화, 예술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을 말한다. '마블'의 콘텐츠 역시 코믹스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 드라마로 재창출돼서 엄청난 성공을 누린 것과 일맥상통하다.

<퍼펙스 스트레인저>는 이러한 OSMU 방식을 의도적으로 차용한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인의 공감과 입소문을 끌어내며 강제 진출하게 된 대표적 사례다. 갈수록 아이디어와 인문학적 창조성이 결여되면서 과거 소설, 혹은 만화의 영화화가 이어지는데, 그런 와중에 중독성 있는 이야기의 탄생은 주목할만하다.

비록 영화의 기술과 그래픽의 발달로 콘텐츠를 주도하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 등이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이야기의 힘을 믿는 유럽 유수의 나라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소스'를 생산해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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