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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팔년도로 돌아간 형사 정경호의 운명은?

[김토끼의 대중문화 에세이]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Life On Mars, 2018)
내 얼굴 보이니
글 : 김토끼

장르물의 명가 OCN의 복고수사물 <라이프 온 마스>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동명의 BBC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무의식의 영역을 다루는 참신한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로, 미국과 스페인, 러시아 등에서 리메이크된 바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한국 버전으로 제작될 <라이프 온 마스>에 대한 국내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죠.

국내에서 제작된 <라이프 온 마스>는, 2016년 <굿 와이프>를 통해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정효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무정도시>에서 이정효 감독과 인연을 맺은 배우 정경호가 원칙주의자인 두뇌파 형사 '한태주' 역에, 묵직한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 박성웅이 주먹이 앞서는 육감파 형사 '강동철' 역에 캐스팅됐는데요. 여기에 연기경력만 20년이 넘은 베테랑 배우 고아성이 80년대 여성 경찰 '윤나영' 역을 맡아, 믿고 보는 출연진으로 이미 숱한 화제를 낳았습니다.

드라마는 2018년, 서울에서 시작하죠. 전 약혼녀이자 검사인 '서현'(전혜빈)의 부탁으로 매니큐어 연쇄살인범을 쫓던 '태주'(정경호)는 자동차 사고를 당한 후, '1988년, 인성시'에서 눈을 뜹니다. 드라마는 시작 30분 만에 주인공 '태주'를 2018년에서 30년 전인 1988년으로 옮겨 놓죠.

2018년 현재의 '태주'는 능력을 인정받아 과학수사대의 팀장까지 오른 경찰인데요. 오직 원칙과 증거만을 믿는 그는,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범인을 검거하는 동료 경찰을 무능하게 여깁니다. '태주' 자신의 '유능'이 대충 넘겨짚는 '쌍팔년도 수사'와 대립하는 지점에 있기 때문이죠.

그런 '태주'가 교통사고 이후 눈을 뜬 곳이 바로,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고 해태와 삼성의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던 '1988년'입니다. 그리고 인성시의 도로 한복판에서 깨어난 '태주' 앞에 '쌍팔년도 수사'의 대표주자인 형사 '강동철'(박성웅)이 나타나죠.

'동철'은 '과학' 수사를 운운하는 '태주'의 말에 "가학 수사는 있어도 과학 수사는 없다"는 농담으로 맞받아치는 인물인데요. 예를 들어, 그는 동네 통반장들을 경찰서로 소집해 살해 용의자의 거주지를 알아내고, 막내 경찰에게 직접 약을 먹여 범죄에 사용된 수면제 성분을 확인하죠.

'분석'과 '절차'를 중시하는 '태주'와 한참 거리가 먼 캐릭터인데요. 이렇듯 반대 성향의 두 사람이 개와 고양이처럼 티격태격하다가도, 최고의 합을 보이며 공조 수사를 진행하는 전개가 시종일관 유쾌함을 선사합니다.

여기서 '한태주'가 이동한 1988년의 화면이, 2018년과 비교해 더 밝고 따듯한 색감을 가진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동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홀로 수사를 진행하던 '태주'의 2018년과 달리, 1988년 그의 곁에는 '강동철'과 '윤나영'(고아성)을 비롯한 경찰 동료들이 있죠.

프로파일링도 DNA 검출도 없는 시절, 함께 머리를 모아 범인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태주'를 혼자 두지 않는 것입니다. '태주'는 툴툴거리면서도 자신을 걱정하고 신뢰하는 '동철'과 진심으로 그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나영'을 통해 '동료 관계'를 배워가죠.

이러한 관계는 '태주'에게 실감 나게 살아있는 느낌을 주며, 화면의 밝은 색감은 1988년을 향한 그의 따듯한 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한편 <라이프 온 마스>는 단순한 타임 슬립을 예상한 시청자들에게, 1988년 일어난 모든 일이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태주'의 무의식 속 이야기라는 가능성을 던지는데요. '태주'가 '인성시'의 사람들과 사건에 깊이 연관될수록, 꿈과 현실의 경계는 점차 흐려지죠.

'태주'는 2018년 일어난 매니큐어 연쇄살인과 똑같은 수법의 범죄를 1988년에서도 목격하는 한편, 잊고 있던 과거를 떠올리며 끔찍한 범죄 현장에 나타난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해냅니다.

이는 '태주'가 경험하고 있는 과거가 실재하는 현실인지 혹은 무의식이 만들어낸 완전한 허구인지 끊임없는 의문을 들게하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무의식, 혹은 현재보다 더 살가운 과거에서 모든 사건을 해결한 '태주'는 무사히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굿와이프> 리메이크 당시 한국 버전만의 색다른 감동을 선사했던 이정효 감독이 <라이프 온 마스>에서 쥐고 있는 결말은 과연 무엇일까요?

기존에 없던 참신한 이야기와 80년대 후반 한국 분위기를 완벽히 보여준 연출, 그리고 명품 배우들의 연기까지, 원작의 결말을 알더라도 한 회 한 회 보는 맛을 더해가는 이 드라마의 매력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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