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VS 류준열..쿠바에서 만난 인연의 끈, 전격 비교

조회수 2019. 8. 1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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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비교 알려줌] 이제훈 VS 류준열
글 : 박세준 에디터
출처: 예능 프로그램 <트래블러> 표지 및 사진 ⓒ JTBC
"재훈이 형 준비됐죠?" "준열아 난 너만 믿는다." 류준열과 이제훈이 출연한 JTBC 예능 프로그램 <트래블러>에서 두 사람이 만나 막 쿠바 여행을 떠나기 전 나누는 대화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발표회에서 "할 수 있었던 절대적인 이유는 류준열 배우 때문인 것 같다"며 서로의 우정과 신뢰를 담담히 밝힌 이제훈과 류준열은 어딘지 형과 동생이 바뀐 모습이다.

거칠고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맡으며 선이 굵은 이미지를 형성해 온 류준열과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뭇 여성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해 온 이제훈의 특징도 그런 점에서 부합한다. 이쯤에서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와 작품 속 캐릭터를 통해 그간 걸어온 족적을 살펴보고자 한다.
출처: 영화 <파수꾼> 사진 ⓒ 필라멘트 픽쳐스, CJ CGV
1. 이제훈의 길
연예계 '진지충'으로 불릴 만큼 숫기 없고 무던한 성격의 이제훈은 류준열과 <트래블러>를 통해 쿠바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나 홀로 배낭여행' 한 번 한 적 없는 집돌이라고 알려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그는 <진실, 리트머스>(2006년)를 통해 단편에 데뷔했고, 이후 <파수꾼>(2011년)과 <고지전>(2011년)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 각인시킬 때까지 수많은 단편, 독립 영화에 출연했다.

<건축학개론>(2012년)에서 남자의 찌질한 과거를 회상케 하는 국민 순정남으로 굳어진 이제훈의 이미지는 사실 걸어온 필모그래피를 통해 겪은 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물이었다. <파수꾼>의 '기태'부터 <고지전>의 '일영'까지 인물의 어둡고 불행한 현재와 과거를 그려낸 이제훈은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휩쓸며 일약 스타 배우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멈춰버린 연기 변신이다. 물론, <박열>(2017년)을 통해 독립운동가 '박열'의 뜨거운 삶을 보여주는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박열>을 전후로 보여준 모습은 초창기 가열찬 행보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출처: 영화 <양치기들> 사진 ⓒ CGV 아트하우스
2. 류준열의 길
류준열은 어느덧 유망주에서 대표 배우로 성장한 사람이 됐다. 2016년 <로봇, 소리>, <섬. 사라진 사람들>, <글로리데이>, <계춘할망>, <양치기들> 등 무려 5개 작품을 소화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충무로에서 '연기 잘하는 개성 있는 배우'로 유명했다.

<더 킹>(2017년)의 '두일'부터 최근 개봉한 <봉오동 전투>까지 3년 여간의 류준열의 시간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영화의 흥, 망과는 별개로 류준열이라는 배우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했고 그 기반엔 개성 있는 얼굴과 부러지지 않을 듯한 배우로서의 뚝심, 그리고 탄탄한 연기력이 있었다.

류준열의 약점이라 치면 몇 년간의 다작을 통해 복제되고 소비된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제아무리 평타 이상의 연기를 작품마다 보여준 류준열이지만, '건달'(<더 킹> 속 '두일'), '시골 청년'(<리틀 포레스트>(2018년) 속 '재하'), '폭주족 출신 경찰'(<뺑반>(2019년) 속 '민재'), '독립운동가'(<봉오동 전투> 속 '장하') 등 다양한 역할에서 제각각의 얼굴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배우에게 다작도 죄라면 죄랄 수 있겠다. 일 년에 두, 세 편의 영화에 꾸준히 참여한 (그것도 주연으로) 류준열에게 벌써 '이미지 소비의 심각성'을 논하는 사람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출처: 영화 <건축학개론>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3. <건축학개론> VS <리틀 포레스트>
이쪽 분야에선 이제훈을 이길 배우가 있을까? '납뜩이'(조정석)의 키스 강의는, 조정석의 현란한 손짓(?)만큼이나 얼빠진 '승민'(이제훈)의 표정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수수하고도 순수한 20살의 추억은 '국민 첫사랑' 수지를 탄생시키기도 했지만, 그 배경엔 뭇 남성들이 그랬을 '자화상' 이제훈이 있었다.

<택시운전사>(2017년)와 <독전>(2018년) 사이 <리틀 포레스트> 같은 작품을 한다는 것은 조금 신기한 일이다. '제하'(류준열)는 주인공이지만 '혜원'(김태리)의 내레이션을 따라 진행되는 영화를 감싸는 뚝배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류준열은 이마저도 잘한다. <응답하라 1988>(2015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류준열의 다양성은 어쩌면 이미 검증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이제훈처럼 특정 장르의 히어로가 될 정도는 아닐지라도 항상 그렇듯, 평타 이상은 된다.
출처: 영화 <고지전> 사진 ⓒ (주)쇼박스
4. <고지전> VS <봉오동 전투>
이른바 국뽕의 시대다. 전례 없는 반일감정을 타고 지난 7일, <봉오동 전투>가 개봉했다.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일제를 상대로 최초의 승리를 거둔 독립운동가들을 다룬 영화가 광복절을 일주일 남겨두고 관객의 저항감을 건드리는가 하면, 뻔히 보이는 애국 마케팅과 신파로 극장가의 질을 떨어트린다는 의견도 있다. 국뽕은 빼고 영화만 보자.

2011년 개봉한 <고지전>은 지우고 지워져 이제 '처절함'이란 잔상만 남았다. 어설픈 CG로 몸에서 피가 물총처럼 솟구치던 '일영'(이제훈)의 모습은 슬픔도 분노도 아닌 무언가 느껴지는 허무함이었다.

전쟁의 끝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준 <고지전>은 그래서 괜찮은 작품으로 여겨진다. 당시까지 좀 더 저돌적이었던 이제훈의 연기도 그러한 영화의 평가에 한몫했을 것이다.
<봉오동 전투>는 어떠할까? 영화의 흥행과 별개로 자신의 몫은 확실히 챙기는 류준열의 습관은 여전하다. <용의자 X의 헌신>(2008년) 등으로 유명한 '키타무라 카즈키' 등이 출연하며 일본 유명 배우들의 합류도 큰 힘이 되고는 있다.

다만 애국심이라는 쉽고도 확실한 흥행 요소가 요즘은 오히려 반발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울어라' 해서 울고 '웃어라' 해서 웃는 신파의 관점에서, 수년 전 <고지전>이 오히려 조금 더 세련돼 보이기도 한다.

"개인의 영리보다 시대가 요구했던 당시의 희생정신을 본받으면 다른 문제는 해결될 것 같았다. 학창 시절 연기를 배울 때부터 배우는 시대를 반영하는 얼굴이 되어야 한다고 배웠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지금 시대에 살 수 있는 것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출처: 영화 <리틀 포레스트> 사진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봉오동 전투>와 관련 인터뷰에서 류준열의 대답이 두 배우의 정답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결국 배우는 인물을 표현해야 하고, 인물은 시대를 따라가야 한다.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제훈과 류준열이 시대의 어떤 모습을 반영하고 보여주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평가도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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