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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미르 에디터

한국영화는 3월 극장가에서 잠시 쉬어가기를 택했다. 주요 상업영화는 '사극의 달인'인 이준익 감독과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있는 설경구가 다시 만난 <자산어보>가 3월이 다 끝나가는 '31일'에 개봉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

하지만 그 빈틈엔 알찬 독립영화들이 포진해 있다. 각종 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여졌던 독립영화를 포함한 10편의 3월 개봉 예정 한국영화를 살펴봤다.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자료 참조. <태극기 휘날리며> 등 재개봉 및 특별전 재상영 작품은 제외했으며, 모든 작품은 '코로나19'의 확산 변수로 인해 개봉 시기가 연기될 수 있다.)

1. <멀리가지마라>
- 개봉일 : 3월 4일 예정
- 장르 : 범죄, 코미디 / 등급 : 15세 관람가
- 감독 : 박현용 / 출연 : 손병호, 손진환, 박명신 등
- 제작 : (주)파노라마이엔티, 영화사 야경꾼 / 배급 : (주)영화사 오원

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 모인 가족들이 유산 분배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을 때,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20억을 준비하려는 유괴범의 협박 전화가 걸려오면서 점잖았던 한 가족의 민낯이 드러난다는 내용을 담았다. 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섹션에 초청됐다.

최근 방영한 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허쉬>에서 활약하며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악역 연기로 연기 내공을 보여준 손병호가 둘째 '정헌철'로 출연한다. '정헌철'은 유산의 절반을 차지한 형 '정헌구'(손진환)에게 반감을 품으면서도,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2. <밤빛>
- 개봉일 : 3월 4일 예정
- 장르 : 가족, 드라마 / 등급 : 전체 관람가
- 감독 : 김무영 / 출연 : 송재룡, 지대한, 강영일 등
- 제작 : 보이드 스페이스 / 배급 : 씨네소파

산속에서 홀로 살며, 삶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던 '희태'(송재룡)가 아들 '민상'(지대한)과 처음으로 만나 함께 2박 3일을 동행하게 되면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맞이한다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무영 감독의 극영화 장편 데뷔작으로, 그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산에서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취재를 하던 중, 산과 가족, 그리고 죽음에 대한 연결고리를 소재로 시나리오를 떠올렸다. 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고, 그해 열린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의 '경쟁부문 - 장편' 섹션에 초청되어 김보람 촬영감독이 열혈스태프상을 받았다.

3. <정말 먼 곳>
- 개봉일 : 3월 18일 예정
- 장르 : 드라마 / 등급 : 12세 관람가
- 감독 : 박근영 / 출연 : 강길우, 홍경, 이상희 등
- 제작 : 영화사 행방, 봄내필름, 찰나 / 배급 : 그린나래미디어(주)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진우'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담았다. 지난해 열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고, 이후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초청됐으며,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양정훈 촬영감독이 열혈스태프상을 받았다.

지난해 스크린 데뷔작 <결백>으로 제41회 청룡영화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던 홍경이 시인 '현민'을 맡았다. 그는 "시가 어떻게 영화에 담기고, 어떻게 시를 읽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면서, 캐릭터의 톤을 잡으려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독립영화와 함께 성장한 배우, 이상희가 오빠 '진우'를 갑자기 찾은 동생 '은영'을 맡았다.

4. <파이터>
- 개봉일 : 3월 18일 예정
- 장르 : 드라마 / 등급 : 12세 관람가
- 감독 : 윤재호 / 출연 : 임성미, 백서빈, 오광록 등
- 제작 : 영화사 해그림(주) / 배급 : 인디스토리

복싱을 통해 자신의 삶과 처음 직면해 비로소 삶의 동력을 얻게 된 여성, '진아'(임성미)의 성장을 담았다. 지난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과 올해의 배우상(임성미)을 받았고, 3월 1일 개막하는 제71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제너레이션 경쟁 부문 '14플러스 섹션'에 공식 초청받으면서 주목받았다.

임성미는 올해의 배우상 수상 당시 "난도 높은 양가감정들을 고요한 집중력으로 한 호흡도 지나치지 않고 구현했다"라는 평을 받았다. 임성미는 짧은 프리 프로덕션 기간에도 부룩하고 연기와 운동을 완벽히 병행하며 '진아'를 완성했다. <뷰티풀 데이즈>(2017년)를 연출한 윤재호 감독의 신작.

5. <아수라도>
- 개봉일 : 3월 25일 예정
- 장르 : 액션, 범죄 / 등급 : 미정
- 감독 : 윤여창 / 출연 : 장광, 이원종, 이설구 등
- 제작 : 굿픽처스 / 배급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법과 원칙도 통하지 않는 악명 높은 제3교도소에서 제각기 다른 욕망을 가진 악인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슈렉> 시리즈의 '슈렉'부터, <도가니>(2011년)의 '교장'까지, 베테랑 성우이자 배우인 장광이 범죄자들의 기세에도 눌리지 않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교도소장 '조평호'를 맡았다.

권력 앞에서 가장 야비해지는 보안과장 '이해명' 역에는 영화부터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 중인 이원종이 출연한다. 이 밖에도 이설구가 전국구 보스 '이태식' 역에, 정미남이 범파 두목 '김대호' 역에, 황인무가 독사파 두목 '이정훈' 역으로 캐스팅됐다.

6. <시 읽는 시간>
- 개봉일 : 3월 25일 예정
- 장르 : 다큐멘터리 / 등급 : 12세 관람가
- 감독 : 이수정 / 출연 : 오하나, 김수덕, 안태형 등
- 제작 : 생의 한가운데 / 배급 : 마노엔터테인먼트

각자 다른 고민, 상처를 지닌 다섯 사람의 시를 만나기 전과 그 후의 삶을 바라보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에서 처음 상영됐으며, 이후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초청됐다.

고단한 직장 생활 속에 번아웃 위기에 빠진 30대 여성,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자 신세가 되어 천막농성하고 있는 노동자, 한 직장에서 용케 버텨내고 있지만 알 수 없는 죄의식으로 공황 장애를 앓고 있는 50대, 게임 속 확실성의 세계로 도피하는 프리랜서, 페미니즘을 공부하며 차별과 고통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담았다.

7. <자산어보>
- 개봉일 : 3월 31일 예정
- 장르 : 드라마 / 등급 : 12세 관람가
- 감독 : 이준익 / 출연 : 설경구, 변요한, 이정은 등
- 제작 : (주)씨네월드 / 배급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원>(2013년) 이후 8년 만에 이준익 감독과 설경구가 재회한 작품.

이번 작품으로 처음 사극 영화에 도전한 설경구는 "200여 년 전, '정약전'이 낯선 공간인 흑산도에서 느꼈을 감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라면서, 태풍으로 인한 촬영 취소에도 섬에 남아 생활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한편, 이준익 감독은 다양한 문헌 사료와 전문 서적을 검토한 후, 역사에 남아 있는 일화들을 영화 전반에 배치했다.

8. <인천스텔라>
- 개봉일 : 3월 예정
- 장르 : SF, 가족, 멜로/로맨스 / 등급 : 미정
- 감독 : 백승기 / 출연 : 손이용, 정광우, 권수진 등
- 제작 : 꾸러기스튜디오 / 배급 : (주)영화사 그램

27년 전, 지구로 수신된 의문의 목소리를 따라 아주 멀리 떨어진 별 '갬성(STARGAM)'을 탐사하러 떠나는 'ASA(아시아항공우주국)'의 비밀 프로젝트를 담았다. 지난해 여름에 열린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경쟁' 후보에 이름을 올려, 배급지원상을 받았다.

인천영상위원회의 '인천 배경 저예산영화 제작 지원 사업' 지원작으로 "제목부터 <인천스텔라>여서 백승기 감독의 변함없는 재기발랄함을 엿볼 수 있을뿐더러, 그 스스로 스타일과 내용 면에서 이전 작들로부터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작품이라 신뢰성을 안겨준 작품이었다"라는 심의 총평을 받았다.

9. <최면>
- 개봉일 : 3월 예정
- 장르 : 공포, 스릴러 / 등급 : 미정
- 감독 : 최재훈 / 출연 : 이다윗, 조현, 김도훈 등
- 제작 : (주)더프라이데이픽처스 / 배급 : (주)스마일이엔티

'최교수'(손병호)에 의해 최면 체험을 하게 된 영문학과 과대표 '도현'(이다윗)과 친구들에게 시작된 악몽의 잔상들과 섬뜩하게 뒤엉킨 소름 끼치는 사건을 그렸다. <검객>(2020년)으로 뛰어난 액션 검술을 보여줬던 최재훈 감독의 신작.

아역으로 데뷔해 주목받은 이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년)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다윗이 청춘의 불안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손병호 역시 온화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교수로 사건의 핵심 단초를 제공하는 '최교수'로 출연한다. 이 밖에도 베리굿 멤버 조현을 비롯해 김도훈, 남민우, 김남우 등 젊은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10. <아무도 없는 곳>
- 개봉일 : 3월 예정
- 장르 : 드라마 / 등급 : 미정
- 감독 : 김종관 / 출연 : 연우진, 김상호, 이지은 등
- 제작 : 볼미디어(주) / 배급 : (주)엣나인필름

어느 이른 봄, 7년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연우진)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9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 작품으로, <최악의 하루>(2016년), <조제>(2020년)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 감독은 "단 며칠 동안 한 명의 인물이 여러 사연을 통과해 나가는 이야기"라면서, "삶에 대한 이야기로, 여기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상태를 잡아내기 위해, 불확실하더라도 과감한 시도를 했다"라고 밝혔다. 아이유(이지은)가 넷플릭스 연작 <페르소나>(2019년) 속 <밤을 걷다>로 인연을 맺은 김종관 감독의 우정으로, 작품의 시작을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