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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VS 박소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조회수 2019. 6. 2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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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비교 알려줌] 김태리 & 박소담
글 : 박세준 에디터
출처: 영화 <문영> 속 김태리. 사진 ⓒ KT&G 상상마당
1. 시작
'단단함'. 배우 김태리의 주변 사람들이 김태리를 설명하는 공통된 미사여구.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뚝배기 속 천천히 끓여내는 된장과 같다.

김태리는 결코 가벼운 배우가 아니다. 그녀는 '운 좋게 뜬' 신인이 아니며, '한순간' 사라질 스타도 아니다. 그녀의 단단한 매력은 장편영화 <문영>(2017년)에서 오롯이 드러난다.

<문영>은 <아가씨>(2016년) 이후, 2017년 1월에 개봉하며 두 번째 필모그래피가 되었지만, 실제로는 2015년 제작된 영화로 김태리의 첫 장편 영화로 보는 게 맞다. <문영> 속 '문영'은 김태리 속 '김태리'를 보는 듯하다. 아직 원석에 불과했던 김태리는 '문영'을 통해 담대하고 묵묵한, 그러면서도 세련된 김태리식 연기를 선보였다.
출처: 영화 <검은 사제들> 속 박소담.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출신 박소담은 배우 김고은과 자주 비교되는 동양적이고 중성적인 매력의 소유자다.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시작으로 극단을 거쳐 데뷔한 김태리와 달리 대학교 진학부터 배우의 길을 선택한 박소담은 2013년 한 해 세 편의 단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장 보통의 존재>, <사형극장>을 거쳐 두 편의 장편 <소녀>와 <잉투기>로 데뷔했다.

"네(박소담)가 조선의 눈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박소담의 매력은 강렬한 눈매에서 나온다. 묘한 집중력이 있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듯한 박소담은 사실 대학교 졸업 이후 한 달에 17개의 오디션에 낙방할 정도로 순탄치 못한 시작을 겪었다.

인상적인 연기를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하던 박소담에게 변곡점이 된 영화가 <검은 사제들>(2015년)이었고, 악령에게 빙의된 캐릭터를 선보이며 '박소담'이라는 얼굴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출처: 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김태리. 사진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 대표작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년), 700만 관객을 돌파한 <1987>(2017년)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연급 배우로 활약했던 김태리의 역사(歷史)이지만, 그중에서도 <리틀 포레스트>(2018년)를 그의 대표작으로 꼽고 싶다.

<문영>이 미완성된 김태리의 매력을 보여준 '원톱' 영화의 시작이라면, <리틀 포레스트>는 그야말로 '완성된 배우' 김태리의 출발을 선보인 영화라 하고 싶다.

사계절 동안 고향에서 음식을 지어먹는 '혜원'을 보여줘야 하는 설정 때문에 1년의 촬영 기간을 감내해야 했지만, 김태리는 작품의 크기와 관계없이 자신의 연기 폭을 넓힐 기회에 자신을 던지는 선택을 했다.

2018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작은 숲에 들어가는 듯한 위로의 순간들이 표현된 영화"라며, "(관객들에게) 삶의 우물을 더 넓혀 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애와 취업에 실패해 고향으로 '도망' 온 '혜원'의 처절한 속내를 목가적으로 표현해낸 김태리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내레이션을 통해 전작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자연미를 선보일 수 있었다.
출처: 영화 <기생충> 속 박소담.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다소 순탄하고 뚝심 있는 필모그래피를 걸어온 김태리와 달리, 박소담의 행보는 '꽃길'로만 이어지지 않았다. <검은 사제들>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한 그녀는 1년의 공백을 뒤로하고 <기생충>(2019년)으로 복귀했다.

현실주의자 '기정'을 맡은 박소담은 28살의 나이에 대학 진학과 취업에 실패한 '미술학도'를 통해 현실 속 청년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위로했다.

트레이드마크였던 '쇼트커트'에 변화를 주며 '기정'의 '여성성'을 부각했고, 꿈을 좇는 '기우'(최우식)와 달리 끊임없이 계획을 세우며 초조하고 주눅 든 캐릭터의 내면을 충실히 연기했다.

<검은 사제들>이 박소담의 어둡고 강한 면을 부각했다면, <기생충>은 그녀의 밝음을 조명함으로써 인물의 운명을 반전화하는 비극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주연급 배우로 성장한 박소담은 전작들보다 차기작이 더 기대되는 배우임에 틀림이 없다.
출처: 영화 <아가씨> 속 김태리.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3. 미래
박찬욱이 발견한 김태리, 봉준호가 선택한 박소담은 모두 '여배우 기근'이라 불리던 충무로에 보석 같은 존재로 인정받는다.

'코어가 잘 잡힌 배우'라는 인상을 심어준 김태리에게서는 젊은 배우에게서 보기 드문 안정감이, 천의 얼굴을 가진듯한 박소담에게서는 변화의 가능성이 돋보인다. 그런 그녀들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출처: 영화 <특송> 대본 리딩 중인 박소담. 사진 ⓒ (주)NEW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각각 '신인여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김태리와 박소담은 추후 독보적인 몇몇 '여배우' 대열에 들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들에게 남은 숙제라고 한다면 <아가씨>, <문영>, <1987>, <미스터 션샤인>(2018년) 등 시대극 속 투쟁적인 역을 맡아왔던 김태리에겐 캐릭터의 다양성이, <검은 사제들>, <기생충>의 박소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끌고 가는 단독 주연의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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