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모든 애니, 하나로 연결됐다?

조회수 2019. 11. 14.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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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이슈 알려줌] 디즈니의 역사로 유추하는 <겨울왕국 2>
글 : 박세준 에디터
출처: 영화 <겨울왕국>. 표지 및 이하 전체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모든 애니메이션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돼 있다고 상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그게 바로 디즈니 정신입니다." - 2015년, 크리스 벅 감독, MTV와의 인터뷰 中

1. 디즈니의 역사
디즈니는 강력한 이야기의 힘을 가진 가장 거대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월트 디즈니 컴퍼니' 산하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그것이다. 최근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마블은 영화(시네마)가 아니다"는 힐난으로 '디즈니=공장형 프랜차이즈'란 오명(?)을 씌우기도 했지만, 우리는 조금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마블 스튜디오', '20세기 폭스' 등은 자사 영화를 자체 제작하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자회사다. 일명 '디즈니 영화' 혹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란, 바로 이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일련의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일컫는다. 여기선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디즈니'로 명명한다.
출처: 영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디즈니는 현재까지 총 58편의 작품을 제작, 개봉했다. 1937년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시작으로, 올해 11월 개봉 예정인 <겨울왕국 2>까지 줄곧 세계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D 애니메이션의 시대가 저물고 CGI의 시대가 펼쳐지면서, 디즈니도 격변의 시간을 겪어야 했다. 디즈니의 역사는 크게 월트 디즈니 생전과 사후의 전성기와 암흑기, 르네상스, 그리고 포스트 르네상스로 구분할 수 있다.

월트 디즈니가 사망하기 전 <정글북>(1967년) 까지를 전성기로 본다면, 사망 이후 <인어 공주>(1989년)가 다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 때까지가 암흑기, 그리고 2002년 <릴로 & 스티치>까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르네상스다.
출처: 영화 <알라딘>
이 르네상스 덕분에 현재의 디즈니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기에 디즈니는 <알라딘>(1992년), <라이온 킹>(1994년) 등의 걸작을 탄생시켰다.

이후의 디즈니는 다시 한번 암흑기에 접어든다. <보물성>(2002년), <카우 삼총사>(2004년), <로빈슨 가족>(2007년) 등 이름도 생소한 애니메이션들은 서사와 그래픽 모두 과도기를 겪는다.

새로운 이야기를 창출하고, 2D와 3D를 실험하는 시간 동안 처참한 흥행 실패와 혹독한 평가를 들어야 했다. 2009년 개봉한 <공주와 개구리>로 그나마 전성기 시절 노하우를 살려 성공을 거뒀을 뿐이다. 이후 디즈니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바야흐로 '포스트 르네상스'의 시작이다. <라푼젤>(2010년)이 그 시작이다.
출처: 영화 <라푼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새로운 이야기의 무리한 창조, 2D와 3D의 계속된 실험에서 디즈니는 많은 걸 깨달았다. <라푼젤>을 통해 동화의 각색과 친숙한 캐릭터의 애니메이션화를 꾀했고, 이는 굉장한 성공을 가져왔다.

이후 <겨울왕국>(2013년), <주토피아>(2016년), <모아나>(2016년) 등 꾸준한 성과를 거뒀고, 최근 <겨울왕국 2>는 북미 현지에서 개봉 첫날(First-Day) 애니메이션 예매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대박' 조짐을 보인다.

이 만화 왕국의 역사에서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다. 바로 그들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들이라는 것. 이미 해외에선 '디즈니 이론(Disney Theory)'이란 이름으로 유명한 몇몇 가설과 증거들이 팬들 사이에서 유행했는데, 사실상 증명된 연결고리를 모아 소개하고자 한다.
출처: 영화 <인어 공주>
2. <인어 공주>와 <라푼젤>, 그리고 <타잔>과 <겨울왕국>
이건 가설이 아니다. 팩트다. '에리얼(인어 공주)', '라푼젤', '타잔', 그리고 '엘사'와 '안나'는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 심지어 타잔과 엘사, 안나는 남매다. 각각 덴마크, 독일, 그리고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한 원작과 달리 영화에선 가상의 왕국, 즉 '코로나'와 '아렌델'을 배경으로 한다.

그럼에도 각 영화의 직·간접적인 이스터 에그를 통해 세 영화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엘사의 대관식 전 안나가 궁을 나설 때 '유진'과 '라푼젤'의 모습이 정확하게 보인다.

노르웨이에 위치한 아렌델 왕국의 여왕 즉위식에 독일 코로나 왕국의 공주가 찾아온 것. 그뿐만 아니라, <인어 공주> 속 해저의 침몰선은 엘사와 안나의 부모가 여행 중 사망한 그 함선과 모양이 같다. 그들은 노르웨이에서 독일로 향했는데, 그 사이 태풍을 만나 덴마크 인근 북해에서 좌초됐을 것이다.
출처: 영화 <타잔>
인근 세 왕국 혹은 지역에서 공주들이 같은 시간에 존재하고 있는 것. 한편, 배는 좌초됐지만, 엘사와 안나의 부모는 바다에 빠져 죽지 않았다. <겨울왕국>의 감독 크리스 벅은 MTV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네, 조난을 당하긴 했어요. 하지만 그들은 우리 생각보다 좀 더 오래 바다에 머물렀고, 임신 중이었던 엘사와 안나의 어머니는 배 위에서 남자아이를 낳았죠. 배가 난파된 후, 어떻게든 바다에서 빠져나오려 노력했고 결국 정글에 당도했죠. 그들은 나뭇집을 짓고 살았지만, 결국 표범에 잡아먹혔어요. 사내아이는 고릴라들에게 길러졌죠. 제 생각에, 안나와 엘사의 남동생은 타잔입니다."

이렇게 <타잔>(1999년)과 <겨울왕국>도 연결된다. 네 영화가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한다. <겨울왕국>에서 타잔의 모습이 나오거나, <라푼젤>과 인어공주의 만남이 이루어져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수십 년 전 작품을 끌어와서 작금의 이야기에 병합하는 것은 디즈니의 기발하고도 영리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출처: 영화 <헤라클레스>
3. <인어 공주>, <헤라클레스>,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그리고 <노틀담의 꼽추>
에리얼은 헤라클레스와 5촌 지간 이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의 아들이고, 제우스의 형제 포세이돈은 트리톤의 아버지다. 트리톤은 에리얼을 낳았기 때문에, 에리얼과 헤라클레스는 같은 혈통이다. <인어공주>를 중심으로 앞선 세계관 속 영화들과 <헤라클레스>가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헤라클레스>(1997년)에서 헤라클레스는 '스카'의 가죽을 쓰고 있다. 하이에나들에게 죽임을 당한 <라이온 킹>의 스카가 <헤라클레스>에도 등장한다. 이렇게 개별 영화들은 모두 하나의 세계관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쉽게도, <미녀와 야수>(1991년)와 <노틀담의 꼽추>(1996년)는 다른 영화들과 연결점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두 영화끼리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미녀와 야수>의 '벨'이 <노틀담의 꼽추> 속 파리의 한 거리에서 발견되는 것. 이쯤 되면 디즈니의 이스터 에그는 전략적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출처: 영화 <겨울왕국 2>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스터 에그나 증거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가히 보물섬과 같다. 그들이 숨겨 놓은 다양한 힌트와 장치들을 찾아내면서 개봉할 애니메이션과 어떻게 연결할지,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병합, 창조해나갈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4. <겨울왕국 2>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들
<겨울왕국>은 가족애와 남녀의 사랑을 중심으로 관계의 위기를 극복하는 이야기를 주로 그렸다. 동시에 왕자(남자)가 극의 흐름을 이끌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하여 주인공 엘사 스스로가 고난을 극복하며 진정한 여왕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안나 역시 왕자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내 각성하고 가족의 중요성을 깨닫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주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엘사와 멀어진 이후 안나는 잃을 것이 없었어요. 그녀는 언니를 되찾으려고 했고, 결국 결말에 이르러 성공했죠. 이번 영화에서 안나는 시작부터 모든 걸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들을 잃을 수도 있죠." - 크리스 벅 인터뷰 中

엘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따라 '마법의 숲'으로 찾아가고, 그곳에서 부모님의 비밀을 알게 된다. 전편보다 극적 긴장도는 떨어지지만, 전편에서 죽음을 맞이한 부모의 이야기가 핵심으로 등장해 재미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노불드라 부족의 새로운 인물들, 아그나르와 이두나의 어릴 적 모습, 네 가지 정령의 모습까지 <겨울왕국 2>에선 더욱더 많은 캐릭터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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